* 번역란에 다른 사람의 번역글을 올리는 건 처음인데, 아주 좋은 연재글이 있어서 퍼옵니다. Mary Kaldor 의 New and Old Wars: Organized Violence in a Global Era라는 책의 번역인데, [평화 네트워크]에서 연재를 시작했군요. 반전평화운동을 위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서문] 연재를 시작하며


 

 

 

 

 

 

 

 

 

 

 

 

 

 

Mary Kaldor 의
『New and Old Wars』를 번역하기까지

적극적평화행동
(평화네트워크 회원 소모임)



우리가 ‘반전-대항지구화’라는 이름으로 모인 것은 작년 10월이었다. 2004년 초에 인도에서 열렸던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겠다고 무턱대고 모였던 것이다. 우리가 처음 모였을 때, 공동의 화두는 막연한 ‘반전’과 ‘대항지구화’ 정도였다. 이라크 전쟁 반대와 세계사회포럼의 기본정신이라고 생각했던 아래로부터의 지구화, 그리고 전쟁과 지구화는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 정도가 전부였다. 사회포럼에 그냥 구경만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 시작한 워크샵 준비는, 우리에게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워크샵 주제를 정하기에 앞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천적인 국제연대를 만들어 보자, 한국의 문제를 지구적인 의제로 제시하자, 그리고 사회포럼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평화운동을 펼쳐보자는 것이 그것이었다.

동북아, 한반도에 일단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우리의 관심을 분쟁지역이 아닌,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곳으로 돌린 것이었다. 당장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곳, 전쟁을 가능케 하는 구체적인 준비가 이루어지는 일상이 우리의 초점이 되었다. 반전을 넘어서 전쟁과 폭력의 요소를 제거해나가는 ‘적극적 평화’라는 개념을 자연스레 만나게 되었고, 인도로 떠날 즈음 모임의 이름은 ‘적극적 평화행동’이라고 바뀌어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전쟁의 원인을 제국주의, 자본주의로 규정하고 전 세계적인 반자본주의 투쟁을 주장하는 논자들의 이야기는 환원론적으로 느껴졌고, 무엇보다 구체적 실천에 있어 공허했다. 결국 ‘MD(Missile Defense)와 북핵’이라는 주제로 워크샵을 준비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사회포럼 이후 한국에서는 3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추가파병을 막기 위한 파병반대 운동이 한창이었다. MD 문제에 대한 구체적 개입지점을 잡지 못하던 우리는 한국인 인질 살해 사건, 이라크 포로  수용소 학대 사건 속에서 파병반대 운동에 힘을 보탰다. 그러던 중 지속적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Mary Kaldor의 『New and Old Wars』를 읽게 되었다. ‘지구화 시대의 조직화된 폭력’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지구화 시대의 전쟁과 폭력의 양상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일환이자 통치전략이라고 거칠게 정리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던 우리들로서는 더욱 그랬다. 영어 책 세미나 하는 김에 뭔가 성과물을 남기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세미나 겸 번역은 고난의 시작이었다. 많이 부끄러운 번역이지만, 이 글을 계기로 지구화 시대 새로운 전쟁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게 되기를 바란다.


이른바  ‘새로운 전쟁(New Wars)’

저자는 1980년대와 90년대에 주로 아프리카와 동유럽에서 나타난 ‘조직화된 폭력의 양상’을 ‘새로운 전쟁’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이전 문헌과 연구에서는 ‘저 강도 전쟁(low-intensity conflict)’ 또는 내전이라고 묘사되어왔다. 이러한 폭력들은 보통 국가간 무력 분쟁을 지칭하는 ‘전쟁’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범죄 또는 내부분쟁이라고 왜곡되어 왔다. 하지만 Kaldor는 ‘조직화된 새로운 폭력’은 매우 정밀한 정치-문화 이데올로기 속에서 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다양한 세력들과의 연계로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국가 내의 범죄나 내부갈등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저자는 이러한 폭력의 양상들을 ‘새로운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범죄, 저 강도 전쟁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의미의 전쟁, 낡은 전쟁(Old Wars)과도 구분한다. 또한 그렇게 정의된 ‘새로운 전쟁’이라는 개념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분쟁들의 올바른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실천적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글의 후반부에 UN의 개입방법, 평화유지군의 역할 등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서술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전쟁은 목표, 전투방식, 전쟁경제에 있어 낡은 전쟁과는 다른 특징들을 보인다. 먼저 목표는, 분리적 정체성-국가, 언어, 종족, 종교-에 기반해 집단을 강화하는 것이다. 20세기 중반까지 민족주의, 국가주의를 비롯한 각종 이데올로기들이 식민지 해방이나, 국민국가의 건설을 추구하며 통합적인 방향으로 작동했다면, 새로운 전쟁은 분리적인 방향으로 정체성을 형성해나간다. 분리적 정체성에 기반해 집단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표는 전투방식의 변화 역시 수반한다. 20세기의 세계대전이 가장 완전한 방식의 국가 간 총력전을 실현했다면, 다른 정체성을 지닌 이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쟁은 인종청소, 강제이주와 같은 방법들을 사용한 주민 배제를 이루어낸다. 따라서 새로운 전쟁에서는 국가나 집단 전체의 힘끼리 겨루는 총력전이 아니라, 소수의 무장집단에 의한 특정 지역의 주민 배제와 소거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폭력은 민간인을 겨누게 되며, 실제 전투 횟수와 참가 인원은 소수이다. 국가나 특정 집단의 모든 힘을 쥐어짜내는 총력전이 아닌 새로운 전쟁에서의 전쟁경제 역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정상적인 경제활동, 사회조직이 붕괴된 ‘새로운 전쟁’의 사회에서는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자원이 생산될 수 없다. 따라서 전쟁경제의 자원은 대부분 외부로부터 들어온다. 국제기구를 통한 원조, 해외 집단을 통한 원조, 불법무역을 통한 이익이 전투 집단들의 자원이 되며, 전투가 격렬해지고 지속될수록 이들의 자원 역시 풍부해진다. 이에 대해 저자는 세계시민주의적 다문화주의를 옹호하며, UN, EU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개입방식이 평화유지에서 세계시민주의적 법-강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문의 국제 면에 자주 등장하는 크고 작은 분쟁들과, 끔찍한 인종청소에 경악했던 구(舊)유고 전쟁들에 대해 그 발생과 작동방식, 해결방향까지 일목요연하게 읽어낼 수 있었던 ‘새로운 전쟁’의 개념 설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문제는 ‘새로운 전쟁’이라는 개념을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트랜스코카시아, 발칸, 구소련, 아프리카를 벗어나서 적용할 때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동북아(한반도) 위기 등에서 저자가 이야기한 ‘새로운 전쟁’의 특징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저자는 새로운 전쟁이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서유럽이나 북미의 대도시 내부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친절하지 않다. 더 이상 지정학적인 의미에서의 진영 구분이 불가능하며, 지구화의 물결은 지구 곳곳에서 넘실대고 새로운 전쟁의 요소와 특징들은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특정 지역을 넘어서는 다양한 사례 연구와 지구화 시대 폭력의 양상에 대한 일관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지구화 시대를 가로지르는 동시대의 비동시성

저자는 런던정경대학(LSE)에서 인권과 지구적 통치(Global Governence)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이자, 헬싱키 시민의회(HCA)의 의원으로 활동하는 활동가이다. 2차례의 세계대전과 동구권 붕괴를 거치면서 EU로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유럽의 상황과 그에 기반 해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는 저자의 의견은 우리에게 매우 낯설다. 3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한국전쟁 이후 양 진영은 핵전쟁의 공포 속에 40여 년 동안 냉전을 치뤘으며, 한반도는 아직도 53년 정전협정 이후의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일본, 미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뇌관으로 자리 잡은 한반도는 분명 새로운 전쟁의 모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20세기 초중반의 군사적 대립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 중국-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은 높아져 가고, 북한을 핑계로 미국-일본-한국을 한 축으로, 중국-러시아를 다른 축으로 전개되고 있는 군비경쟁은 이미 다른 의미에서의 전쟁인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지구화의 주도 세력과 배제된 부분, 세계시민주의 세력과 정체성의 정치 세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을 때, 동북아시아의 모습은 상호 연결된 지구화의 주도 세력들이 정체성의 정치를 앞장서 펼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핵무기라는 큰 변수가 있지만, 유럽처럼 정치, 경제적 기능의 통합력이 상승하는 것이 곧바로 평화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는 경제적 관련성만을 보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했으며, 현재 긴장이 높아져 가는 중국과 대만은 이미 상당한 정도의 경제교류를 하고 있다. 이처럼 동북아의 상황은 유럽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어떨까? 이 역시 국가 주권의 붕괴와 그에 따른 초국적 네트워크 속에서 진행되는 전쟁이라는 새로운 전쟁의 모델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석유를 위한 제국주의적 전쟁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처럼 지구화의 주도 세력이자 세계시민주의와 친화성을 갖는 EU가 자리하고 있고, EU 주변의 발칸, 트랜스코카시아, 구 소련 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전쟁이라는 구도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황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렇다면 저자의 논의는 지역적 사안에 그치는 것일까. 저자는 새로운 전쟁은 분명 지구적 현상이라고 단언한다. 우리 역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양상에서 새로운 전쟁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분리장벽, 유대인 정착촌 건설, 주민 강제 이주 등은 인종적, 종교적 정체성에 기반한 새로운 전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라크라는 국가 간 전쟁의 외관을 띄었지만,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이슬람 근본주의, 세계적 네트워크 조직,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부시 행정부의 기독교 근본주의적 성격 역시 새로운 전쟁과 관련을 가진다. 또한 미국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미군정이 이라크에서 각종 이권 배분을 통해 시아파, 수니파 갈등을 부추기고 종교 전쟁의 가능성을 언론을 통해 흘린 것은 전형적인 새로운 전쟁의 기반 만들기였다. 동북아시아의 경우 국가 간 대립이 당면 현상이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내 소수 민족 분쟁,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북한 주민과 남한 주민 간의 대립,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고 있는 계급 간 분리 등도 예상할 수 있다. 결국 국가 권력, 치명적 폭력의 유무와 국제기구의 개입 여부 등이 새로운 전쟁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지구화 시대의 조직화된 폭력’은 지구화가 야기한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분리에 기반한 폭력으로 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지구화는 정치, 경제, 군사적인 수단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가장 먼저 90년대 초반 사회주의권 붕괴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정치 경제적 변화에 직면했던 동유럽의 국가들이 붕괴하기 시작했고, 다음은 7, 80년대 선진국으로부터 무상원조, 차관을 제공받았던 아프리카 국가들이 신자유주의에 의해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많은 나라들이 IMF나 World Bank 등의 원조를 받았고, 이는 국가의 긴축 재정과 개입력 약화를 불러왔다. 결국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나라에서 국가 기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종국에는 무장력의 독점이 깨지면서, 저자가 묘사하는 새로운 전쟁 상태로 돌입하게 된다. 특히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석유와 각종 광물에 대한 이권 다툼 속에서 선진국의 자본에 의해 무정부 상태와 살육전이 조장 된다.1) 국가의 붕괴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지구화,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계급 간 분리, 갈등은 선진국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설 보안업체 직원이 경찰의 2배를 넘고, 세계 각지의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계급 간의 분리는 오래된 이야기이다.2) 하지만 저자는 지구화가 야기한 새로운 전쟁의 양상에 대해서는 대부분 생략하고 있다.


세계시민주의적 접근이 가지는 한계들

저자가 ‘새로운 전쟁’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얻고자 했던 바는 국제분쟁 해결방식의 혁신이었다. ‘새로운 전쟁’은 수많은 범죄를 저지른 분쟁 당사자들이 협상자가 되는 모순, 그러한 협상 테이블이 그들을 더욱 성장시킬 뿐이고 폭력은 중단되지 않는다는 사실, 현재의 방식대로 투여되는 국제원조는 오히려 전쟁원조가 되고 있다는 총체적인 문제제기를 가능케 한다. 저자는 대안으로 1)합법성의 재건 2)인도주의적 지원에서 재건으로 3)세계시민주의적 법 강제를 제시한다. 이 때의 합법성은 세계시민주의적이며 다문화주의적인 권력을 뜻한다.

이러한 대안의 문제는 먼저 실행주체에 있다. 세계시민주의 세력이 실행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저자가 현실적으로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은 UN, IMF, WB의 개혁이다. 하지만 이들이 바로 새로운 전쟁을 야기한 지구화의 주체이다. 결자해지의 원칙을 적용하기엔 상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당장의 비인도적 범죄와 폭력에 대해서는 UN이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긴 하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건으로 바꾸기 위해 IMF, WB가 자신들의 기조를 바꾸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저자는 지구화가 야기한 새로운 전쟁의 양상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은데 이는 자신의 결론과 배치되는 논거들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평화유지에서 세계시민주의적 법 강제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면서, 평화유지군의 적극적인 행동, 특정 지역에 대한 신탁통치를 예로 들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수준의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UN의 위상이 훨씬 강화되어야 하지만, 이는 현재의 수준에서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리고 강화된 국제기구는 반드시 그에 걸 맞는 민주적 절차와 통제, 참여가 가능해야 하지만 대안 세력의 힘이 약한 지금은 오히려 강화된 국제기구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라크에서는 이미 ‘정체성의 정치’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군을 평화유지군으로 돌리면, 그 평화유지군이 세계시민주의적 법-강제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국제기구나 국제사회의 할 일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쟁과 학살을 멈추도록 적절한 무력을 사용하고 그 지역의 자치적인 발전을 보장하는 것으로 제한된다면, 세계시민주의에 입각한 정치를 수립하는 것이 곧바로 서구적 가치를 이식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NGO나 시민단체가 주체가 되어서 그 지역의 ‘사람’들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연계된다면? 하지만 좋게 말해서 법-강제이지, 사실은 더 압도적인 무력의 사용이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개입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문제는 폭력의 사유화인데, 자치와 공동체만으로는 맞설 수 없는 상황이 있지 않은가? 무력이 개입된다는 것은 한쪽 편을 든다는 것이다. Kaldor는 무장개입이 가져왔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권관점에서 개입하지 않고, 그걸 벗어던지고 개입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가능할까? 무력에 무력으로 맞서는 것은 정당한가? 무장력으로 인한 분쟁에 대한 해답이 비폭력 투쟁일 수 있는가? 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명확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는 이 ‘새로운 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는 많은 질문들을 안고 이 책을 읽었고, 여전히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이 지구화와 전쟁, 평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많은 질문들을 던지기를 바란다.



1)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단 다르푸르에서의 인종청소는 수단 남부에서의 유전개발에 투자하는 중국 국영석유공사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주거지역의 분류는 강남구 CCTV 설치, 타워팰리스의 요란한 보안절차와 같이 더욱 치밀하게 진행된다. 남미에서는 광범위한 부유층 납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헬기를 타고 다닌다. 사실상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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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09-2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퍼가서 나중에 읽을게요^^

chika 2004-09-2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

balmas 2004-09-2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러세요.
chika님은 처음 뵙네요.^^
댓글저장
 

* 재미있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남한의 군사력에 대한 한 가지 객관적인 평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나, 자국의 군사력에 대한 국민들의 주관적인 무지를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나 한번 읽어볼 만한 글이 아닌가 합니다. 글의 출처는 [사회진보연대] 게시판입니다.

 

 

후배들 커뮤니티를 가보니 이런 글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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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영국의 한 포럼에서 올라온 글을 본건데...한
국의 핵문제를 다룬 곳에서 발견한 글입니다.아주 흥미롭더군요.Karack이
라는 분이 쓰신 글입니다. 

A world Super power 'South Korea' 
세계적인 군사대국 '대한민국' 

1.Only Country in the world expect for US,Russia possesing more then 
1500 3rd Generation MBTs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하여 1500이상의 3세대전차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 

2.One of the top5 World Air powers that has over 100 aircraft that 
has 
BVR capability. 
시계밖 교전 능력을 갖춘 전투기를 100대이상 보유한 세계5대 공군력을 보
유한 국가. 

3.Has one of the best submarine fleets in the world that ever killed 
an English Invincible class aircraft carrier. 
영국의 인빈시블급 항공모함을 격침시킨 유일한 잠수함대를 보유한 국가. 

4.Has the most powerful marine corps in the world except for US. 
미국외의 가장 강력한 해병대를 보유한 국가 

5.The only country in the world that can built a whole fleet of 
modern high tech warships in less than 10years. 
10년안에 최신예전투함으로 이루어진 일개 함대를 건조할수 있는 유일한 
국가. 

6.The best country in the world in moblie ART tech. 
자주포 기술에 있어서 세계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국가. 

7.One of the 8 countries with SSM missle Tech. 
대함미사일 제작 기술을 보유한 8개국중 한 국가. 

8.The only country in the world that has better aircraft then the 
US. 
전세계에서 미국보다 고성능의 항공기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 

9.Has the biggest Helicopter force in east asia.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헬기전력을 보유한 국가. 

10.The only dumb ass country in the world that has their own people 
thinks their country is a blown ass wimp. 
세계에서 자기네 나라가 약해빠졌다고 생각하는 한심한 국민들이 있는 유
일한 국가. 

-K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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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이 특히나 원츄군요...씁쓸해요...

 

아래는 이 글에 대한 댓글입니다.

 

A world Super power 'South Korea'
세계적인 군사대국 '대한민국'

---> 세계적인 군사대국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군사력 밸런스로 봐서 미국 - 러시아 - 영국 - 프랑스 - 일본
- 중국 - 인도 - 이스라엘에 비해서는 하위에 속합니다. 터키나 독일,
대만과 유사한 그룹에 속하겠지요. 북한도 이 그룹에 넣을 수 있겠습니다.
세계 10위권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라 볼 수 있겠지요. 남북한 공히...

1.Only Country in the world expect for US,Russia possesing more then
1500 3rd Generation MBTs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하여 1500이상의 3세대전차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

---> 독일과 이스라엘은 거의 1500대 수준에 달하고 있습니다.
K-1전차와 K-1A1전차를 합쳐도 아직 1500대를 넘기진 못했으니
5위권 안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약간 과장되었네요.

2.One of the top5 World Air powers that has over 100 aircraft that
has
BVR capability.
시계밖 교전 능력을 갖춘 전투기를 100대이상 보유한 세계5대 공군력을 보
유한 국가.

---> BVR 능력을 가진 전투기라면 KF-16 밖에 없는데,
BVR능력 자체에도 제한이 많습니다. 조기경보기가 없기 때문이지요.
세계 5대 공군력을 보유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 러시아 - 중국 - 인도 - 이스라엘 - 영국 - 프랑스 - 독일 - 일본
까지 모두 대한민국보다 열위에 있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이들 나라는 모두 BVR능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는 전투기가 100대 이상입
니다.

3.Has one of the best submarine fleets in the world that ever killed
an English Invincible class aircraft carrier.
영국의 인빈시블급 항공모함을 격침시킨 유일한 잠수함대를 보유한 국가.

---> 인빈시블급 항공모함은 한척도 격침된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영국 군항에 세척 모두 생생하게 잘 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이 보유한 209급 잠수함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과장하여 표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4.Has the most powerful marine corps in the world except for US.
미국외의 가장 강력한 해병대를 보유한 국가

---> 기계화 전력에 있어서는 세계 3위로 추정됩니다.
(미국 - 러시아 다음 순위) 병력수로는 세계 2위입니다. (미국 다음)
그러나 해병대 자체의 전투력은 뛰어나지만 상륙작전을 위한 해군 / 공군
력의
지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실전 발발시 전력투사에 있어서는 영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보다 수준이 낮아집니다.

5.The only country in the world that can built a whole fleet of
modern high tech warships in less than 10years.
10년안에 최신예전투함으로 이루어진 일개 함대를 건조할수 있는 유일한
국가.

---> 일본은 언제나 위의 사항이 가능한 국가이며, 미국도 그러합니다.
중국의 신형함 건조속도는 한국에 못지 않습니다.

6.The best country in the world in moblie ART tech.
자주포 기술에 있어서 세계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국가.

---> 대한민국이 근래 양산하는 K-9 자주포를 예로 든 것 같습니다.
K-9 자주포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자주포 중 2위권의 자주포이긴 합니다.
그러나 차체 기술 등에서 독창성보다는 조립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
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7.One of the 8 countries with SSM missle Tech.
대함미사일 제작 기술을 보유한 8개국중 한 국가.

---> 자체적으로 대함미사일을 이미 개발한 국가라면,
미국, 러시아, 일본,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스웨덴, 중국, 대만, 노르
웨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미 자국산 미사일을 가진 나라가 10개국이 넘습니
다.
대한민국은 이제 한국형 대함미사일 개발 완료단계에 접어든 상황입니다.

8.The only country in the world that has better aircraft then the
US.
전세계에서 미국보다 고성능의 항공기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

---> 아마도 대한민국이 보유한 KF-16이 미공군의 F-16에 비해
고사양이란 점을 예로 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기종보다 더 발전된
기종을 아랍에미리트와 그리스가 도입하고 있는 중이며, 이스라엘 역시
이에 준합니다. 미국에서 F-16은 성능상 주력기가 아니라 수적 주력기일
뿐입니다.

9.Has the biggest Helicopter force in east asia.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헬기전력을 보유한 국가.

---> 일본과 대한민국의 헬기 보유대수는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경우 항공작전사령부로 통합운용이 가능하여
이 부분을 어느정도 인정해줍니다만... 일본에 비해서도 월등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일본과 동등한 수준이다라고 보면 되겠지요.

10.The only dumb ass country in the world that has their own people
thinks their country is a blown ass wimp.
세계에서 자기네 나라가 약해빠졌다고 생각하는 한심한 국민들이 있는 유
일한 국가.

---> 세계 10위권의 군사대국이면서도 언제나 북한에 밀린다는 자기최면에
빠져있는 점을 지적하는데 의의를 두고 쓴 글 같네요.

-Karak-

---> 굳이 트집잡기처럼 글에 코멘트를 단 것은,
어쨌건 객관적인 사실과 어긋난 부분은 바로 이해되어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지엽적인 부분에 일일이 꼬리잡기한 셈이지만......
그래도 항상 우리 반대편에서는 꼬투리 잡힐 거리만 찾으니까요.
보다 정확한 준비자료에 근거한 일격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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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강좌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시간이 되는 분들은 들으시면 참 좋을 것 같군요.
 
인권운동연구소 인권강좌 1

인권의 역사; 마그나카르타에서 세계인권선언까지
(2004년 10월 6일-12월 8일,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참가신청; 류은숙(인권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 02-3675-5363,
soom03@hanmail.net)

인간이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갖는 권리를 인권이라고 합니다. 그럼,
인간이 언제 어떤 체제에서나 그와 같은 인권을 항상 갖고 있었을까요? 인권을
억압해온 대부분의 인류의 역사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인권의
선언이란 인권의 존재와는 다른 문제가 아닐까요? 

인간이 인간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특수한 역사 사회에서
어떤 구상을 가졌고 어떠한 불굴의 실천활동을 펼쳐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인권의 역사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마그나카르타, 인신보호법, 권리장전, 독립선언서, 프랑스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여성의 권리선언, 인민헌장, 제네바조약, 바이마르헌법, 소비에트헌법,
세계인권선언 등 인권의 역사에 등장하는 주요문서들과 직접 접할 수 있는
인권강좌입니다. 또한 인권을 위해 투쟁한 이들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인권의 역사
강좌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1강(10/6) 특강; 차병직 운영위원(변호사)-인권의 역사적 맥락과 오늘의 의미
2강(10/13) 기본적 인권의 등장배경
3강(10/20) 특강; 최갑수 운영위원(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프랑스 혁명과
인권
4강(10/27) 시민혁명과 인권
5강(11/3)  산업혁명과 인권
6강(11/10) 특강; 이경주 운영위원(인하대 법학과 교수)-현대시민헌법과 인권
7강(11/17) 특강; 조효제(성공회대 NGO학과 교수)-국제인권
8강(11/24) 세계대전과 인권
9강(12/1) 세계인권선언을 넘어서 
10강(12/8) 세계화와 인권 

 
많은 분들이 문의하시는 내용에 대해

1. 강좌가 열리는 곳은 인권운동사랑방 회의실입니다. 
찾아오시는 길은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출구로 나오셔서 고가밑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성대쪽으로 오시다 보면 고가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란 한복집이 있는 건물 4층입니다. 버스로 오시는 분은 성대입구나
동성고등학교 쪽으로 오는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2. 강좌 참가비는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일률적으로 정하면 비용 때문에 부담을 갖는
분들이 계실까봐요. 연구소의 운영을 위해 자발적으로 능력껏 성의껏 후원금을
내주시면 됩니다. 
후원계좌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은행 512-222918-02-101 (예금주
서준식-인권운동연구소) 

3. 참가신청은 전화 또는 메일로 해주시면 됩니다. 
성함과 연락처, 참여동기를 간단하게 보내주세요. 메일은 soom03@hanmail.net,
전화는 3675-5363입니다. 

4. 별도의 참가자격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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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 왜 이라크에 있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영국 〈비비시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유엔 헌장을 위반한 것으로 불법”이라고 말했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유엔의 책임자가 미국에 대해 ‘불법’이라는 말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더 험악해진 이라크 상황에 대해 경고하고, 새로 떠도는 미국의 이란내 핵 의심시설 공격설을 잠재우려 했을 것이다. 우리로선 자이툰 부대 철수가 급선무다.

미국의 불법 침공은 이라크인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다. 민간단체인 ‘이라크보디카운트’가 세계 언론의 보도 내용을 분석해 집계한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수만 해도 1만5천명에 이른다. 침공 명분으로 삼았던 대량살상 무기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미국 정부조차 이라크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내 고위 정보 당국자들의 모임인 국가정보위원회가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한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 내년 말까지의 이라크 상황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경우가 기껏 “정치·경제·안보 면에서 (지금처럼) 불안정한 상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내전이다.

미군의 대규모 주둔이 계속되는 한 이라크에는 지금도, 앞으로도 평화는 없다. 재건을 얘기할 수도 없다. 이는 지난해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184억달러의 전후 복구 예산이 지금까지 6%밖에 집행되지 못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이런 상황에서 자이툰 부대 병력 수천명이 평화·재건을 명목으로 이라크에 가 있다. 미국이 수송기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국방부가 서둘러 항공수송단을 보내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수송단은 필요할 경우 다국적군의 수송작전에도 투입된다고 한다. 불법 침공에 들러리를 서는 것도 모자라 전투행위에도 참여하겠다는 것인지, 갈수록 태산이다.

미국이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라크인과 국제사회에 협력을 구하지 않는 한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 이는 자이툰 부대를 하루빨리 철수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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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9-1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널리 읽히기를 바라며....

balmas 2004-09-19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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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인권영화 정기상영회 반딧불 소개

 


   ■ 주제 : 대학 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                      ■ 주최: 인권운동사랑방, 불철주야

   ■ 장소 : 고려대학교 민주광장 (우천시 4.18 기념관 강당)          ■ 후원: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노동자뉴스제작단

   ■ 일시 : 9/20(월) 늦은 7시

    상영작: <점거>, 고대 투쟁 관련 짧은 영상물

    부대행사:

       ①문선패 공연

       ②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노동자의 인권 실태를 알아보는 자리
                                            

                                               

9월 인권영화 정기상영회 반딧불은 고려대학교 청소용역노동자들의 투쟁을 되돌아보면서 ‘대학 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

자들의 인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반딧불은 고려대학교 내 학생단체인 '불철주야'와 함께 준비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99년 학내 청소 용역노동자들을 직영 노동의 형태에서 비정 규직 용역의 형태로 바꾸어 버리며, 저임금 장시간의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조성했 다. 대학의 역사적, 사회적 존재 의의를 망각한 채, 고려대학교는 해마다 등록금을
 올리고 대학 내 건물에 온갖 업체들을 유치하며 수익을 늘려가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더불어 최소한의 비용으로 깨끗한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청소 용역노동자들의 고단한 심신은 응당 자연스러운 대가인 양 치부해왔다.

 

 여성 노동자들이 다수를 이루는 고려대학교의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대리석 깐 화 장실의 바닥을 닦고 수북이 차오르는 쓰레기통을 묵묵히 치우며 팍팍한 하루하루를 감내해 왔다.

 

                                                                                                                           

  그러던 지난 6월, 용역업체 재입찰을 앞두고 노동자들은 “전원고용승계 보장하라”고, “노동의 유연화 전략에 따른 노동형태 변경을 저지하라”고 외치며 조직적 행동을 시작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동자들은 익숙지 않던 투쟁 구호를 연호하며 묵직하게 쌓여있는 피폐한 육신의 한을 풀어냈고, 결국 전원고용승계와 노동조합 설립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 주저하지 않게 된 데에는 몇 년 간 꾸준히 학내에서 청소용역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알려온 학생단체 ‘불철주야’(불안정노동철폐를 주도할거야)의 힘이 적지 않았다. ‘불철주야’는 학생들이 새벽 도서관을 찾을 때 빗질을 시작하는 바로 옆의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적극 손을 내밀자고 외치면서 학내에 만연된 불안정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청소 용역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설립이라는 중요한 성과를 얻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새벽 5시부터 하루 작업을 준비해 오후 4시까지 11시간 동안 한 사람당 평균 450∼500평에 해당하는 면적을 청소한 대가로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은 65만원 남짓이다. 이제 첫발을 내딛은 고려대학교 노동자들의 싸움은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9월 반딧불은 고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고려대학교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연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준비하였다. 

 

 

 

                                  상영작: <점거 Occupation>    45분/01년/ 감독 : 메이플 라즈사, 파초 벨레츠

 

                                                                                                             *제6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상영작

 

                                             

 

 

9월 반딧불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 대학인 하바드 대학을 상대로 하바드 대학생들과 대학 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벌인 생활임금투쟁 이야기 <점거 Occupation>를 상영한다. 이 작품은 3주간에 걸친 총장실 점거로 생활 임금 쟁취 투쟁이라는 이슈를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한 학생들의 승리를 생생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해고의 위험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이는 대학생들의 시위는 결국 노동자들이 직접 투쟁에 참여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자본의 세계화 반대 투쟁과도 일맥 상통하는 생활임금 투쟁에서의 대학생들의 활약은 노동자들의 대리 행동으로서가 아니라 연대행동이자 전략으로서 좋은 사례를 남겼다.
 

 

                                    8월 반딧불 '범죄와 여성인권' - <사라진 여성들> 후기

 

                                                                                        혜선(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영화가 끝난 후 밝아지는 실내와 함께 관객들의 깊은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여성, 폭력, 마약, 정부, 묵인 등의 단어는 그렇게 보는 이들의 가슴을 콱콱 막아대었을 것이다. 아니, 그런 것보다는 어마하게 죽어간 여성들의 숫자에 놀라고 갑갑했을까. 여러 문제들이 혼재해 있는 이 영화는 허구의 문제가(세계가) 아닌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를 갑갑하게도 했고, 머릿속을 복잡하게도 했다. 
 인간의 세계는 동물의 세계라, 범죄에서의 피해자는 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 위험에 노출된 여성…. 그렇다면 여성은 왜 약한 존재일수밖에 없는 걸까. 이것은 육체적, 사회적 문제가 엉켜있을 것일텐데 이 영화에서의 희생자들 역시 어마한 숫자의 여성들이었다. 여성들은 범죄에 먹히고 그 범죄자는 정부를 먹어 더러운 힘  앞에 무너지는 여성들과 묵인하는 정부는 위태로운 구조로 거친 숨을 쉬는 괴물 같아 보였다.

그럼, 범죄자는 누구인가. 직, 간접적으로 희생자들의 수를 늘리고 있는 범인은 영화에서도 보
 이 듯이  죄라는 것은 어느 특정한 악한 (?) 존재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꼭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범죄자에 대한 옹호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악한 사회의 구조에서 범죄는 생기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뒤틀린 구조 안에서 바들바들 떨며 살아야 하는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범죄를 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몸조심해야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 나 역시도 비오는 목요일 밤에 혹시라도 흰옷을 입게 되면 괜한 불안감에 휩싸였고, 늦은 시간 어두운 길에 낯선 누군가가 지나가면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거나 잠시 멈춰서 그 낯선 이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내가 여성이라기보다는 여자이기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성 범죄를 떠나 모든 범죄로부터 불안한 여성들. 비단, 여성들뿐만 아니라 아동, 장애인, 노인 등 우리사회의 물리적 약자는 항상 몸조심해야 하는… 모든 것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내 친척 분 중의 한분은 주머니에 항상 송곳을 넣고 다니다가 옷에 손상이 많이 가서 그만 두신 분이 있다. 왜 우리는 범죄에 대해 항상 불안해하며 조심해야 하는 건가.

여성과 범죄에 대해 생각하며, 범죄라는 것, 처벌이라는 것, 그것의 원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왜, 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일까. 죄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유 없이 살인을 한다 해도 그 살인에는 다 원인이 있다? 그럼 그런 것을 참작해야 하는 것인가? 그럼, 희생자는? 그 희생자를 생각하면 죄를 지은 사람은 절대 용서 할 수 없는 것인가? 그 죄가 생길 수밖에 없도록 만든 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특수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은 범죄자의 의심을 항상 받아야 하는 건가? 범죄는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물론,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말 할 순 없겠지만….

나의 성이 어떻건 간에 어두운 밤길이 귀신 때문에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무서워 다닐 수 없는 그런 사회에서 해방되기 위해선 범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암튼, 이 영화는 내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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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9-1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가보기 싶긴 한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고대라면 거리도 좀 멀고 ...
따우님은 시간 괜찮으시면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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