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철학사상 연구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최원 님의 글 [이 땅의 그 모든 능동적인 시민들께 부탁드립니다]를 올려놓았더니, 다음과 같은 답글들이 달렸습니다. 혹시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퍼왔습니다.
이병창 (2004-06-28 13:15:37)
글쎄, 노무현 정권의 퇴진 운동을 벌리기는 것은
좀 무리한 주장 같은데..........
설혹 퇴진했다 해서, 더 나은 정권 예를 들자면
민주노동당 같은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도 없어 보이고
오히려 한나라당이 복귀하지나 않을까요?.
그러므로 어떻든 이 정권 하에서,
파병철회 투쟁을 벌리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다행히 연말까지만 버티면,
부시가 떨어지고, 미국의 압박도 줄어들테니
국히의 파병동의도 연말까지고
그래서 실제로 파병을 철회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지금 정부가 파병철회의 마음이 있더라도
(사실 있는 거 같지 않기에 문제이지만)
정부가 당장 파병철회를 공개적으로 표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파병의 시기를 연말을 넘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해요.
balmas (2004-06-28 15:20:49)
이런저런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 중요한 것은 파병철회가 됐든, 파병연기가 됐든, 실제로 파병강행을 막아내는 것입니다. 견해의 차이는 차이대로 남겨두고, 우선 파병철회(또는 파병연기) 구호를 외치면서 집회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리라고 봅니다.
balmas님에게 (2004-06-28 16:52:42)
저도 최원씨와 balmas님의 의견, 즉 '노무현 정권 퇴진'을 전면적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노무현 정권은 결코 파병철회를 하지 않을 정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만 해도 그렇습니다. 한나라당과 열우당은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천정배 같은 의원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민단체와 함께 이 법의 비민주성을 비판했는데도 말입니다. 이렇듯 열우당 정권은 이제 더 이상 최소한의 개혁이라는 이미지마저 소진된 정권입니다. 이런 정권에 무엇인가를 더 바란다는 것 자체가 고인을 두번죽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병창 (2004-06-28 18:42:52)
노무현 정권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분노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파병반대를 정권퇴진으로 연결시킨다면
이는 파병반대 주장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데
오히려 장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으로
파병반대의 주장이 좀더 대중적으로 확산된다면
노무현 정권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좀더 인내를 가지고
파병반대 내지 철회라는 주장을 중심으로
우리가 단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balmas (2004-06-29 00:04:35)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왔더니 글이 두 개 더 달려 있어서 답변을 씁니다. 우선 제 생각에 동의해주신 분에게 감사드리고, 차분하게 입장을 밝혀주신 이병창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저는 노무현 씨는 굉장히 위험한 정치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늘 극단적인 대립선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양 편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제합니다. 이 대립선이 너무 첨예해서 그의 지지자들은 대개 어쩔 수 없이, 다소의 불만이 있더라도 그의 편을 택하게 됩니다.
이런 식의 정치는 그어지는 선이 수구와 개혁, 반동과 민주주의의 선이라면 비교적 명쾌하게 동의하고 따라갈 수 있습니다. 지난 번 탄핵 정국이 그랬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노무현 씨가 그어놓은 선의 경계가 이렇게 모호한 경우, 또는 오히려 객관적인 이해관계에서 볼 때 국내외의 수구반동세력과 같은 편에서 그가 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노무현 씨를 지지하는 분들의 판단과 행동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그 이전처럼 노무현 씨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한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이 원래 지지했던 노무현 씨, 노무현 씨의 정책과 정치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또는 이병창 선생님께서 원래 지지했던 노무현 씨의 모습을 계속 지켜주길 원하신다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번에는 노무현 씨에 맞서 노무현 씨를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이상, 우리의 희망은 이런 게 아니라고 분명히 외치면서, 노무현 씨의 잘못된 선택,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일어서셔야 합니다. 노무현 씨가 극단적으로 그어놓은 대립선 안에, 이번에는 여러분들이 합리적인 정정, 교정의 여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에 그런 여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노무현 씨는 영영 수구반동세력과 객관적, 주관적으로 같은 편이 되어버릴 것이고, 여러분은 더 이상 노무현 씨를 바로잡을, 그의 극단적인 정치를 교정할 수 있는 여지조차 얻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를 살려야 할 분들은, 저처럼 처음부터 노무현 씨를 지지하지 않았고, 그에게 기대를 걸지 않았던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병창 선생님과 같은 분들입니다. 노무현 씨를 지지한다고 해서 반드시 노무현 씨처럼 극단적인 선택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그의 극단적인 정치를 적절하게 교정할 수 있을 때에만 여러분은 노무현 씨를, 노무현 씨의 원래 모습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노무현 씨를 지지하는 분들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지만, 또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바라고 민주주의를 확대하길 원하는 한, 우리는 아직도 같은 편에서, 같은 길 위에서 함께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노무현 씨를 지지했고, 또 지금도 지지하고 계신 분들께 부탁드리거니와, 여러분들이 노무현 씨를 지켜드리고 싶다면, 이번에는 그의 정책에 맞서 그를 지켜야 합니다. 이 불가능한 가능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오는 6월 30일 <이라크 '주권이양' 사기극 항의 국제공동행동>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balmas (2004-06-29 00:09:36)
아, 한 가지 빠뜨린 게 있습니다. 노무현 씨의 보위에만 열을 올리는 극단적인 보위론자들을 비판하고, 그들이 노무현 씨의 정책을 바로 잡는 일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촉구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일 역시 저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이병창 선생님 같은 분들, 여러분들이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