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그 모든 능동적인 시민들께 부탁드립니다.

 

촛불집회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현재의 촛불집회는 분명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분노와 현 정치권 전체의 무책임함을 심판하고자 하는 대중들의 투쟁을 가로막고 잠재우고 관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행동은 이 싸움을 밑도 끝도 없으며 아무런 뚜렷한 정치적 목표도 갖고 있지 않은 '노무현 정권 퇴진 없는 단순 반미' 투쟁으로 가두어 버림으로써 대중들이 스스로 자포자기하고 자신의 분노를 삭힐 때까지 기다리는 기회주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미국 나쁜 놈들'이라는 감정 뿐입니까? 미국의 침략전쟁에 대한 규탄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은 단지 미국의 문제일 뿐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시민들의 뜻에 반하여 파병결정을 내릴 수 있고, 또 '사람 하나 잡혀갔다고 파병철회할 수는 없다'는 유시민의 망발에서 볼 수 있듯, 시민의 생명을 한갖 국가를 위한 '수단'으로 밖에 여기지 못하는, 아니 그렇게 여기도록 만드는 이 한국의 썩어빠진 비민주적인 정치체제 때문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따라서 단순한 감정의 배설이 아닙니다. 심지어 슬픔의 감정조차 만일 그것이 영화관에서 슬픈 영화를 보고 흘리는 눈물의 카타르시스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그 눈물을 결코 흘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기 보다는 '노무현 이것은 당신의 실수다.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라!'라고 절규했던 김선일 씨의 유언을 지금 이 자리에 곧이 곧대로(!) 조금의 유보도 없이(!)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실현하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따라서 여전히 문제는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시민들 스스로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존엄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국가를 세우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경멸한다는 가슴아픈 소식이 들려옵니다.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이고 생명을 전혀 존중할줄 모르는 국가가 다 있단 말인가 라고 말입니다. 이것이 노무현 정부의 책임입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정부가 시민들을 두려워 하지 않고 지멋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놔둔 우리들 자신의 책임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단지 권력자만의 책임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시민들 자신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민주주의를 국가에 강제했다면, 지금 고 김선일 씨의 죽음과 같은 끔찍한 죽음, 전혀 이해할 수 없으며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토록 가슴속을 난도질하는 죽음은 쉽게 일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저 파병정권 살인정권 무능정권 전범정권 노무현 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한 투쟁에 떨쳐 일어서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시민들의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저 배은망덕한, 인륜을 저버린 노무현 정권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새로운 민주정부를 세워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민주정부 안에서 우리들이 실현해야 할 가치들 또한 바로 '더 많은 민주주의'의 가치들입니다.

침략전쟁은 해서도 안되며 그것에 협조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법적으로 명시할 뿐 아니라, 만일 그런 일을 국가와 국가의 정치인들이 저지를 경우, 시민의 이름으로 그런 정치인들을 즉각 소환하여 해임할 수 있도록 헌법을 뜯어 고쳐야 합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제도가 있을 때, 그것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도록 급진적인 시민발의권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대표자들은
있을테지만, 그 대표자들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으며 그들이 만든 법률과 제도들이 시민들의 뜻에 어긋날 경우 시민의 이름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 비정규직을 철폐시키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자리와 노동권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그런 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국가 자신이 산출한 최저생계비에도 턱도 없이 못미치는 최저임금을 받고 살라고 강요하는 말도 안되는 제도들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합니다. 초민족적인 금융 투기꾼들이 이 나라 전체를 쥐고 흔들 수 없도록, 이들이 진정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투기를 할 때는 그 때마다 세금을 엄청나게 부과할 수 있는 토빈세를 만들어야 합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수입의 대부분을 고스란히 건물주들에게 갖다 바쳐야 되며, 치솟는 집세에 허덕이게 만들며, 집세를 벌기 위해 자신의 아이들을 집에 가두고 몇개의 일자리를 쫓아 하루종일 뛰어 다니게 만들다 사고가 생기면 무책임한 부모라고 손가락질 해대는 이 썩어빠진 부동산 현실을 완전히 갈아 엎을 수 있는 특단의 정책들을 실현해야만 합니다.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 와서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온갖 고된 일을 그토록 저임금으로 그토록 극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몇년 동안을 해왔는데, 고마워하기는 커녕 적반하장으로 당장 나가라고 인간사냥을 하고 강제추방을 하는 이 말도 안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의 '영주권' 및 더 나아가 '시민권'을 이주노동자들 자신의 대표자들과 함께 서로 논의하고 협조하고 제도화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열어내야만 합니다.

해야할 일들은 산적해 있고 끝이 없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더 많은 민주주의'란 항상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민주주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첫단추를 제대로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노무현 정권의 퇴진을 주장해야 합니다.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을 이대로 헛되이 보낼 수는 없습니다.

이 땅의 그 모든 능동적인 시민들께 부탁드립니다. 파병정권 노무현정권의 퇴진과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떨쳐 일어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almas 2004-06-28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오늘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과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나서서 싸우는 과정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데 밑거름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민주주의의 확대이고 시민의 역량의 강화입니다.
자기들 멋대로 정책을 결정하고 국민들, 시민들을 호도할 수 없다는 것을 저들에게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오늘 비록 우리가 목표로 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한다 해도, 사실은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저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나오셔서 즐겁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하고, 옆의 사람들과 어깨를 걸고 행진하십시오. 그 자체만으로도 저들은 큰 타격을 입고 우리들은 한 발 더 전진할 수 있습니다.

philliee 2004-06-2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말고도 토요일 집회에서 분통터졌던 분들 많이 계시군요. 몇가지 반성하겠습니다. 저희는 주최측의 구호를 노무현퇴진구호로 바꿔서 외쳤지만 전체 목소리에 묻혀버렸습니다. 독자적으로 대중들의 다양한 외침이 터져나오도록 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주장을 담은 피켓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주최측의 깃발,피켓 내려주세요 등의 요청에 응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시민발언시간에도 다른 목소리를 가진 분들이 참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처 준비되지않은채로 집회에 참가했던 잘못을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조직적인 준비가 필요할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단위이던 자기가 속한 집단내에서 사전에 토론과 준비가 있어야만 주최측의 자기검열을 뚫고 대중들의 의지를 표현하고 또 고양시키는 집회를 만들수있을것입니다.
 

* 사회진보연대 게시판에서 퍼옵니다. 모든 점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일반시민'들의 촛불잔치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이 파병반대의 움직임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지금껏 지키고, 또한 만들어온 민주주의가 너무도 어이없게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이번 6월 26일 파병반대 집회에서의 시위 집행부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입니다.

 26일 오후 7시경 집회는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자원활동을 하는 친구를 따라 20여명 정도의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시위대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집회가 시작한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우리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했습니다. 그 날의 집회가 10여 년 전 관변단체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행태로 진행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집회 시위의 자유’란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는 여기까지 허락해줄게.”하는 경찰의 친절한 협조 아래, 폴리스라인과 함께 선 ‘네티즌 자원봉사단’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조교’들의 “앉아주세요!”, “질서를 지켜주세요!”라는 말을 들으며, ‘일반 시민’이라는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 붙은 어느 누군가들을 위해 모두가 다 깃발과 피켓을 내리며, 촛불조차 마음대로 켜지 못하고 앞에서부터 뒤로 일사분란하게 켜야만 하는, 거리에 앉은 사람들은 무대 위를 구경하다가 지시에 따라 소리 좀 지르는 그런 집회가 바로 우리가 독재에 맞서서 싸워 얻어낸 집회의 자유입니까!

 모든 국민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어떤 글이라도 써 낼 수 있고, 거리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고, 어떤 조직이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헌법의 권리가 마치 공권력의 시혜로 이루어진 것인 양 스스로를 관변단체로 만들어버린 파병반대 국민행동 집행부의 26일 집회에서의 행동에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었기에 우리는 독자적인 시위 대오를 만들어 대오를 이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반 시민’은 누구입니까!
 
 우리는 시위대에서 나와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체 집회를 가졌습니다. 20여명의 시위대가 자유롭게 두런두런 둘러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앞에서 우리의 주장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몇 분이 더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연락을 받고 이 쪽으로 온 분들도 있었고, 어쩌다가 합류하게 된 분들도 있었습니다. 한 30여 명의 사람들이 ‘조직’이 되자 우리는 중지를 모아서 행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앞에 서서 그들을 조롱하며 규탄하였고, 시청까지 걸어가서 서울 광장을 지나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놀랍게도 우리는 정치집회가 금지된 그곳에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활보하였습니다. 경찰들이 모두 광화문의 시위대를 보호하러 투입된 탓이었을까요. 거기서도 몇 분이 더 동참하였고, 네 명의 초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위대에 들어오기도 하였습니다. 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는 전쟁 앞에서 침묵하고 있는 인권위원회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다시 광화문에 왔을 때 그곳에서는 만 오천 명의 사람이 여전히 깃발을 내리고, 일사분란하게 앉아서 경찰의 보호와 ‘네티즌 자원봉사단’의 지시를 받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집회 대오 뒤, 폴리스 라인 밖에서 둥그렇게 둘러서 정리 집회를 하려고 하자 경찰들이 와서 대오 안으로 들어갈 것을 종용하였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싫어요.’라고 말했고 경찰들은 이상하게도 순순히 물러났습니다. 다시 정리집회를 하려는데 이번에는 ‘네티즌 자원봉사단’의 어느 남자분이 오셔서 아까의 경찰들과 ‘똑같은’ 소리를 하였습니다.

 “집회 대오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이러시면 ‘질서’없이 보입니다.”
 “저희는 저희 스스로 정리하고 갈 껍니다.”
 “그래도 이러시면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어떻겠습니까?”

 ‘일반시민’이라는 말이 제 머리를 때렸습니다. ‘일반시민’이란 대체 누구입니까? 여자친구를 따라 나온 대학교 4학년생인 저는, 민주노동당원이며, 아나키즘에 관심이 많은 저는 ‘일반시민’입니까? 아니면 운동권입니까? 아니면 무엇입니까? 저기 가는 저 사람은 누구입니까? 투표 같은 것은 하지 않으며, 정치에는 별다른 관심 없고, 이라크에 군대 보내서 다 쓸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 사람은 그럼 ‘일반시민’입니까? 조금 더 솔직히 말해,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성을 숨기고 파병 반대 시위대 안에 앉아 있는 수많은 노사모, 국민의 힘 등 노무현 지지자들은 ‘일반시민’입니까? 아니면 그들은 또 무엇입니까?

 ‘일반시민’이란 대체 존재하지 않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모든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정치적 판단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존재이며, 직장에서는 직장인이 되기도 하고, 수업시간에는 학생이 되기도 하며(‘운동권’도!), 시위 현장에서는 운동권이 되기도 하는 것일 뿐, ‘일반 시민’이라는 시민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반시민 보기에’라는 그 분의 말이 왜 저에게는 자꾸만‘어른들 보기에 안 좋다’를 들먹이며 똑같은 머리스타일, 똑같은 운동화, 일렬로 늘어선 조회대오를 강요하던 중고등학교적 선생님들의 말과 같이 들리던 것일까요. ‘질서’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탄핵반대집회가 우리를 관변단체로 만들었습니다!

 탄핵반대집회의 코메디를 기억하십니까? 집행부와 법무부, 행자부, 청와대가 모두 한 목소리로, “정치 집회 아니다.”, “우리는 문화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하면서 집시법 위반을 애써 피해가며 공권력의 허락을 받기 위해 애썼던 그 코메디 말입니다. 한겨레와 같은 ‘진보적인’ 언론들이 집회시위문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며 극찬을 한 ‘촛불 문화제’의 그 코메디 말입니다.
 
 2002년의 촛불집회 이후, 탄핵반대집회가 그 동안 정치집회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에 대해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참여’가 완성되는 순간, ‘집회의 자유’가 망가지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 우리는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민사회의 자유로운 개인들이, 혹은 조직된 단체들이 각자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서 때론 한 목소리로, 때론 여러 목소리를 외칠 수 있는 집회가, 경찰의 가호 아래 집행부와 ‘자원봉사단’의 일사분란한 지휘를 받으며 이루어지는 관변단체의 집회와 같이 변질된 그 지점에서부터 우리는 다시금 ‘집회의 자유’라는 권리와 시위의 새로운 형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촛불집회는 아무 이슈가 되지 못합니다. 집행부가 그렇게 원하는 대로 한 100만 명이 모여서 움직인다면 모를까. 아니 그런다 할지라도 이미 공권력이 허락해준 한 평 땅 안에서 그들이 예측가능하게 움직이는 질서정연한 대오는 더 이상 권력자와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 촛불집회들의 기사 양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2002년 12월 7일의 촛불집회를 기억합니다. 그 때는 아마 고 심미선, 신효순 씨(지나가는 이야기지만 누가 그들을 ‘미선이’, ‘효순이’로 부를 권리를 주었나요? 남자인 김선일 씨가 추모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를 기리기 위한 첫 번째 ‘대형’집회였을 것입니다. 혹시 그 때 나오셨던 분들 기억하십니까? 집회 집행부는 ‘정리집회 합시다.’를 외쳤음에도 시위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의해서 최초로 미국대사관 앞까지 돌파해내었던 그 때를 말입니다. 그 때의 참가 인원은 26일 집회와 비슷한 만 오천여 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일반시민’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때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대사관 앞으로 달려가는 대오의 최전선에는 여고생들이 있었음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그런 ‘일반시민’이 국민행동 집행부의 생각처럼 비정치적인 대중이 결코 아님을 기억합시다. 집행부와 노무현 지지자들의 그런 태도야말로 또 다른 ‘엘리트주의’는 아닐까요? 깃발을 끝까지 내리지 않는다고 당신들에게 비판받는 ‘운동권’ 사람들의 그것보다 말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rim 2004-06-28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만과 비판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데...
이 난국을 타개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의 촛불집회가 분노와 대안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
계속 이런식으로 진행된다면 그 분노는 개별적인 방법으로 밖에 표출될 수 없을텐데 말이죠.
지금 상황이라면 그런 개별적인 표출들 또한 고립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참으로 답답합니다.....

balmas 2004-06-28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이지만, 오늘 월요일 집회부터는 분명히 현 [파병반대국민행동] 집행부의 의도대로 그렇게 집회가 진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중들의 분노와 파병반대의 의지를 좀더 효과적이고, 좀더 정확하게 표출할 수 있는 집회를 꾸려나갈 것이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파병반대를 원하는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많이 집회에 참석하는 게 중요합니다.
피켓 같은 것도 자발적으로 제작해서, 자신이 원하는 구호를 적어 외치십시오. 오늘은 분명 다른 양상으로 집회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분명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조선인 2004-06-2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말해 저도 토요일에 그거때문에 좀 싸웠습니다. 끊임없이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자의 지시에 그만 욕이 터져나왔습니다. 줄창 "김선일을 살려내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때문에도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무당굿을 하려고 모인 겁니까? 불가능한 감정적 호소만으로 당면한 정치적 과제가 해소될까요? 분노가 치밉니다.

balmas 2004-06-2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에 분노하신 분들이 정말 많군요. 몇군데 인터넷 사이트에 가봤더니, 욕을 하지 않는 곳이 없더군요. 집행부를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하지,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답답해서 나온 그 많은 사람들을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 건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파병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 (2003, 9, 23)


이른바 '국익'론이 파병 주장의 논거가 되는 듯하다. 그 허구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번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전투병 파병 요청은 전후 복구 참여가 아닌 미군 전투병 교체의 시급한 필요성 때문이다. 미국 부시행정부는 유엔의 결의를 유도함으로써 외국의 금전적 지원과 병력 지원을 유리하게 할 조건을 마련하려 하고 있으나, 프랑스가 조속한 통치권 이양을 요구하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시의 한국 등 몇 나라에 대한 파병요청은 미국의 지휘권 하에서 현재 미국의 점령군으로서의 역할을 분담하자는 것으로서 이것은 전후 복구사업과 이라크의 민주적 재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프랑스가 계속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는 이유는 미국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이라크 과도정부 구성, 지휘권, 그리고 전후복구에서 다른 강대국과 전혀 권한을 분담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다시 유엔이나 주변 국에게 손을 벌이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전투병력 교체가 원할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것은 재선에 적신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부시의 요청은 미군의 점령군 역할을 분담하여 미군의 교체를 신속히 하고, 국내의 정치적 곤경을 탈피하자는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파병요청은 현재 미국 내에서 부시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에 대한 탈출구로서 모색된 것이다. 현재 부시에 대한 지지도는 약 50% 정도인데, 이것은 9.11 직전과 거의 같은 수치이다. 내년 2,3월까지 현재 주둔하는 미군의 순조로운 병력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부시는 더욱 심각한 정치적 곤경에 처할 것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이라크 파병 군인 가족들은 의회와 행정부에 빗발치는 항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이라크 사정으로 볼 때 설사 후세인이 체포된다고 하더라도 이라크에서의 미군에 대한 공격은 계속 될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한국이 파병해서 미군의 대신 역할을 해 준다면 한국은 미국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미군 대신 총알받이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곤경에 빠진 부시를 구제해 주는 결과가 된다. 전세계 어느 나라도 선뜻 부시의 이라크 전쟁과 현재의 점령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데, 미국에게 만만한 한국이 세계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파병을 한다면 그것은 세계를 버리고 미국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부시를 지지한다는 말은 2000년 집권 이후 한반도의 평화적 해결을 더욱 꼬이게 만든 장본인인 부시가 더욱 자신만한하게 남북화해를 이간시키고 북한을 공격하고 고립시킬 수단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이 파평했다고 해서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푸는 데 있어서 한국을 더 봐줄리는 없다. 오히려 최근들어 부시가 궁지에 몰리게 됨으로써 북한에 대해서도 더욱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파병은 한반도 문제를 푸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부시의 재선을 도와주고, 결국 한국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 봐서 한국이 이라크 유전개발이나 전후 복구 작업 등 각종 사업에서 별로 실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라크 유전은 이미 미국 회사들과 미국 정부 간에 계약이 끝나서 작업을 진행중이고, 전기 전화, 도로 등 각종 인프라 사업도 미국 정부와 기업사이에서 상당부분 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작전 지휘권이나 자신이 사실상 임명한 이라크 임시 대표부 교체를 완강히 거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러한 권한을 놓치 않겠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러시아와 독일이 이라크 전후 복구에 약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프랑스도 상황에 따라 전투병은 파견하지 않더라도 경찰은 훈련시키겠다고 말하고 있어서 미국이 이들 프랑스, 독일 등과 이면에서 약간의 타협을 해서 이들의 참여 몫을 허용할 수는 있으나, 한국이 어떤 발언권을 갖고서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라크 정세가 대단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각종 시설들을 이제 외국 기업들에게 넘기겠다고 말하고는 있으나 그것이 한국에게까지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설사 파병을 통해서 이러한 이권을 노린다고 하더라도, 부도적한 전쟁의 전리품을 나누어갖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르크 파병은 아랍권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이란의 유전을 잃어버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사우디 등 미국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국가가 버티고는 있으나 이들 아랍 국가의 내심, 그리고 국민들의 여론은 미국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제국으로서 미국의 도덕적 위상은 흔들리고 있으나 아랍권은 이제 깨어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아랍국가가 민주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한국은 미국이라는 썩은 동아줄에 목을 메는 곡예를 하는 셈이 된다. 아랍권 사람들에게 한국이 결국 미국의 수족에 불과한 점령군이자, 마름과 같은 위치에 있다는 인상을 줄 경우 장기적으로 석유 수급 문제를 비롯한 경제적 관계에서도 불이익을 당할 위험성이 있다. 인도, 파키스탄, 터키 등이 모든 이러한 문제와 자국의 여론을 의식해서 파병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한국이 진정한 성숙한 국가라면 어려움에 처한 이라크 국민들을 도와주는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 사람들의 미국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이것은 미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되던 수니파까지도 미국의 점령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데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테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이라크의 반한감정이라는 뉴욕타임즈의 보도에서 확인한 것처럼 이라크인들은 미국을 대신하는 어떤 외세가 오더라도 그들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과도 정부 대표자까지 공격하였는데, 그것은 미국과 그 대리자를 동일하게 보겠다는 태도의 표현이다. 파병요청은 미국군인 대신 한국군인이 점령자의 하수인이 되어 총알받이가 되어달라는 이아기다.

만약 노무현 정부가 국내에서의 부정적 여론을 부릅쓰고 어설픈 실리론에 기대어 파병할 경우, 이 정부의 개혁적 드라이브는 심각한 좌초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한국인 전투병 중 이라크 인들의 공격을 받아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이 정부에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연결될 것이다.

한국인들 80퍼센트가 이 전쟁이 미국의 자국의 이익을 위한 부도적한 전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을 평화유지군이 아닌 점령군으로 파병을 한다면 한국이 사실상 미국과의 일방적인 종속관계 속에서 비굴하고 불가피하게 파병하게 되었다는 것을 쓰라라게 쓰라리게 인정하는 것이 되고, 그것은 한국인들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도덕적으로 옭지 않은 일을 지지해야 하는 정신적 공황상태로 이들을 몰아갈 것이다. 아무리 큰 이익이 오더라도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일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정부나 국가는 장기적으로 지탱하기 어렵다.

 

 

한미동맹을 위해 김선일을 버렸다 (2004, 6, 25)


슬프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어이없고,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답답하다. 그 착한 젊은이가 월 200만원 벌기 위해 사지에 가서 테러범에게 참혹하게 살해된 일이 너무 슬프다. 미 점령군의 하수인이 되어 이라크에 파병을 하는 처지에 ‘평화 재건’이라는 호소로 헛물을 켜서 이라크 테러범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 정부의 무지, 무능함, 외교의 부재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김선일씨의 피살은 철저히 부시의 부도덕한 전쟁에 동조하여 3000명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려는 한국에 대한 정치적 경고임에도 불구하고 파병 강행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극우파의 입장과 완벽하게 보조를 맞추어 이 사건을 이라크 사람 혹은 테러범에 대한 분노로 몰아가는 한국의 보수 세력의 현실인식에는 말문이 막힌다. 한국과 이라크는 아무런 원수질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쟁 장난의 희생양이 되어 자국 민간인의 목숨을 바쳐야 하는 이 약소국 한국의 처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가눌 수 없는 슬픔을 어찌할 수 없지만, 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냉정해야 한다. 1945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인이 정치적으로 희생된 모든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를 보지 말고 미국을 보아야 하듯이, 이 모든 과정에는 ‘한미동맹’ 문제가 걸려있다. 5월30일 이후 미국과 한국정부가 그의 억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문제는 아직 진실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좀 더 두고 보자. 우리는 19일 이후 미국 정부의 입장이 어떠했는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 부시의 발언을 보면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한국이 파병 계획을 변경할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었고, 또 미국은 공개적으로도 한국에 신호를 보냈다. 한국정부는 김선일씨의 목숨이 백척간두에 서 있던 바로 그 위기에 순간에 ‘파병방침 불변’이라고 미국의 요구에 충실하게 화답을 했다. 테러범들은 이 메시지를 듣고 김선일씨를 살해했다. 김선일씨의 살해 소식이 알려진 이후에도 부시는 재차 “한국정부가 파병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못을 박았다.

즉 한국정부는 부시의 부도덕한 전쟁을 지지하기 위해 김선일씨를 버렸다. 이것이 진실의 처음과 끝이다. 정말 테러범들이 ‘한국군은 평화 재건을 목적으로 이라크에 간다’는 호소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정부는 바보다. 현재 상황, 이라크 사람들이 당하는 고통과 상처, 미국에 대한 그들의 굴욕감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으면 평화와 재건이 얼마나 공허한 구호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런 줄 알고서도 ‘헛소리’를 계속했다면 이 정부는 한국인의 정부가 아니라 부시의 정부임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 된다. 물론 그 짧은 시간에 한국 정부가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파병론을 철회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정부의 행동은 사실상 그를 죽여도 좋다는 사인에 불과했다.

테러범들의 잔인한 처형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미국, 영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가 지금 이라크에서 빠져나오고 있으며 생색내기 파병만 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 한국이 오직 부시를 도와주기 위해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추가로 보내려한다는 사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한국인의 목숨을 포기하더라도 미국의 으름장에 화답해야 했었다는 사실이 문제의 근원이다. 이라크인은 한국인의 적이 아니다. 한국에서 이 어리석은 파병강행론이 강해질수록, 그리고 파병방침이 원점에서 재검토되지 않는 한, 죄 없는 한국인의 희생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동맹’을 지킨다는 명분 하에 지난 50년 동안 그 만큼 많은 한국인이 죽고 다쳤으면 됐지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한국은 이라크에서 나와야 한다”는 김선일씨의 마지막 절규가 가슴을 친다.

김동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병의 핵심 이유는 미국과의 관계입니다"

신기남, 홈페이지 통해 파병 불가피론 주장... 뜨거운 논쟁 촉발

 

이한기 기자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 이후 이라크 파병 찬반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라크 파병 정책이 어떤 경우에도 변해서는 안될 지고지순한 정책은 아니며 파병을 철회할 필요성이 있다면 철회할 수 있다"며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에 굴종하여 파병을 철회할 수는 결단코 없다"고 이라크 파병 원칙을 명확히 했다.

신 의장은 26일 오후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파병을 반대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높고 당원 동지들 중 일부는 파병 원칙을 재확인한 당과 정부의 태도에 반대하며 탈당하시겠다는 분도 있다"며 "그러나 파병을 반대하는 분들도 나름의 정당성과 이유가 있지만, 파병을 찬성하는 것에도 나름의 정당성과 이유가 있는 것을 생각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 의장이 이라크 파병 불가피론을 주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테러리즘에 결코 타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함으로써 국익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김선일씨 피살사건 이후 더욱 거세진 파병반대 주장에 대해, 아이를 납치해 살해한 유괴범의 협박 요구에 대한 대응을 예로 들며 "만약 유괴범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그 가정은 또 다른 유괴범의 표적이 될 것이고, 국가를 대상으로 한 테러 협박의 경우에도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고 반박 논리를 폈다.

이어 그는 "만약 이번에 테러리스트들의 야만적인 협박에 굴복하여 파병을 철회한다면, 파병 문제로 인한 희생자는 더이상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은 협박에 굴종하는 나약한 정부로 인정됨으로써 테러집단의 표적이 돼 더 큰 테러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국익론'과 관련해 신 의장은 "이라크 전쟁뿐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모든 전쟁은 명분이 없고 오로지 전쟁하는 이유만 있을 뿐"이라고 전제한 뒤 "현실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 국가가 참전, 찬성, 중립, 반대, 아니면 응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외교관계에서의 국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남의 전쟁에 파병해야 하느냐'는 반대론자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동맹국"이라며 "수십 수백 가지의 파병 원칙 이유 가운데에서도 핵심은 미국과의 관계이며, 이를 통해 지켜가야 할 국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을 활용해야 하고, 미국에 줄 건 주고받을 건 받는 관계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신 의장은 "시민단체뿐만이 아니라 정치인들 가운데에도 (파병을) 반대할 수 있고 자신의 사상대로 실천할 권리와 의무도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국가정책을 책임지는 정부와 여당이 테러에 굴복하여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정부 여당 책임론을 폈다.

신 의장의 이같은 파병 불가피론에 대한 주장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 사이에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며 뜨거운 논쟁이 전개되고 있다. 그는 6월 중순 당·정·청 간의 불협화음이 불거졌을 때도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가급적 일주일에 한 번은 직접 정국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홈페이지에 밝히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음은 신기남 의장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번주에도 글을 남겨야 할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정치인에게는 때때로 '무언(無言)의 실천'의 시기가 필요한데, 지금이 그 때가 아닐까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과의 약속이 더 소중하다는 판단으로 글을 남깁니다. 무거운 글이 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고(故) 김선일씨를 생각하면 할 말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슬프고도 비통할 뿐입니다.

그날 밤 막 잠자리에 들려 할 때, 이라크에서 동양인 시신이 발견되었고 정황상 김선일씨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하늘에 간청했건만, 결국 확인 전화를 받고서 충격과 슬픔을 주체하기 힘들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한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새벽녘… 정신을 바로 세우고는 '당과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 전 세계가 지켜볼텐데…' 하는 고통스러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한국군은 이라크에서 나가달라"고 절규하던 고 김선일씨의 살아생전 모습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침 일찍 소집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 나가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고, 테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음을 천명하며, 파병 원칙은 변함이 없어야 함을 힘주어 강조하기로 결심했고, 결심대로 실천했습니다.

파병반대 여론이 이미 70%에 육박해 있었고, 시민단체에서 파병반대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이 예상되었으며, 이 흐름의 맨 앞에서 열린우리당 당원동지들의 대다수가 파병반대를 외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의 선택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찬찬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감정은 조금만 뒤로하고, 여러분과의 이성적인 대화를 바랍니다. 이 문제는 '테러리즘에 대해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테러리즘에 대해 국가는 확고한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테러에 대해서 국가는 의연하고 흔들림 없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테러를 통해서는 어떤 목적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확인시켜 주어야 합니다.

테러는 공공의 적입니다. 테러를 통해 국가정책이 변화된다면 테러는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부추기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만약 이번에 테러리스트들의 야만적인 협박에 굴복하여 파병을 철회한다면, 파병문제로 인한 희생자는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협박에 굴종하는 나약한 정부로 인정됨으로써 테러집단의 표적이 되고, 따라서 더 큰 테러의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유괴범이 협상도 벌이지 않은 채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 기미가 없자 아이를 살해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살해하면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당신의 두 번째 아이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이 경우 유괴범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나요? 만약 요구를 들어준다면 그 가정은 또 다른 유괴범들의 표적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자녀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며, 부모가 유괴범을 체포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됩니다.

국가를 대상으로 한 테러 협박의 경우에도 같은 이치가 적용됩니다. 테러리스트들의 요구를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소위 한나라당의 논리도 아니고, 수구 기득권 세력의 논리도 아닙니다. 이는 주권국가로서 변함없이 견지해야 할 지극히 당연한 원칙입니다.

물론 이라크 파병정책이 어떤 경우에도 변해서는 안될 지고지순한 정책은 아닙니다. 파병을 철회할 필요성이 있다면 철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에 굴종하여 파병을 철회할 수는 결단코 없습니다.

지금 파병을 반대하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당원동지들 중 일부는 파병원칙을 재확인한 당과 정부의 태도에 반대하며 탈당하시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먼저 한 가지만 생각해 주십시오. 파병을 반대하시는 분들도 나름의 정당성과 이유가 있지만, 파병을 찬성하는 것에도 나름의 정당성과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파병을 반대하시는 분들의 핵심적 이유는 두 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는 이라크 전쟁이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의 나라 전쟁'에 국민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라크 전쟁만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니고, 모든 전쟁은 명분이 없습니다. 세상에 명분 있는 전쟁이 어디 있습니까? 과거 근대국가 시절까지는 국민의 생명보다 왕과 국가의 존엄이 중요했기에 국민 생명의 희생을 감내할 명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대사회에서 모든 전쟁은 명분이 없습니다. 있다면 오직 전쟁하는 이유가 있을 뿐이겠지요.

그러나 전쟁은 벌어집니다. 그리고 국가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해 태도를 정해야 합니다. 참전, 찬성, 중립, 반대, 아니면 응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외교관계에서의 국익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난한 논의 끝에 파병을 결정한 것입니다. 그것도 실제 전쟁은 끝난 후, 재건과 정권이양의 시기에 평화재건을 목적으로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을 결정한 것입니다. 물론 저항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이것이 국가간의 전쟁은 아니라는 점에서 전후에 평화재건과 복구를 위한 파병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그리고 남의 나라 전쟁이라는 것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와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전세계 몇 개국이라고 알고 계십니까? 오직 한 나라 밖에 없습니다.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동맹국입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지난한 논의 끝에 결정한 파병정책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 이유를 대라면, 수십 수백 가지를 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하나입니다. 바로 미국과의 관계이며, 이를 통해 지켜가야 할 국익입니다. 대한민국은 더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미국을 활용해야 합니다. 미국에 줄 건 주고받을 건 받고, 도와주고 도움 받는 관계는 필수적입니다.

파병을 철회하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충정도 이해합니다. 그 분들도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시위나 집회를 열 권리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시민단체가 그렇게 주장하고 행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 분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정치인들 중에서도 반대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파병을 반대한다면 자신의 사상대로 실천할 권리는 물론 의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그래서는 안됩니다. 국가정책을 책임지는 집단이 테러에 굴복하여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조선 인조 때 영의정을 지낸 최명길은 청나라와의 화의론(和議論)을 주장하며 항서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명나라와의 의리를 중시한 김상헌은 최명길의 항서를 찢고 통곡하였습니다. 최명길은 "항서를 찢는 김상헌의 행동도 의미가 있지만, 찢어진 항서를 붙이는 최명길도 필요하다"며 독단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당시 새로운 대국으로 등장한 청나라와 균형 잡힌 외교를 강조하였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가 바로 최명길의 예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파병반대를 주장하는 분들의 행동도 의미가 있지만,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파병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정부와 여당의 확고한 자세도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정부의 미숙한 대처는 반드시 바로잡을 것입니다. 20일 넘도록 피랍사실을 몰랐다는 외교부의 사건 초기 무사안일한 대응, AP통신의 전화통화 사실에서도 확인된 공직기강 해이 등 납득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다음주 또 찾아 뵙겠습니다.

2004년 6월 26일
당 의장 신기남 올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모모 2004-06-28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보고 있기가 괴롭군요. 이거야 원, 황희 정승이 따로 없군요. '니도 옳지만 나도 옳다..' 도 닦자는 것도 아니고 대체 ...

욕이 부글부글 끓지만, 손님 된 몸이니 자제해야 겠네요. 쩝.

balmas 2004-06-2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열받게 해드려서 ... 그래도 이게 현실이니 어쩌겠습니까?
평화개혁 정당이라는 열린 우리당 당의장의 의식수준이 고작 "대하사극"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상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히지 않고 무지한 백성들 다독거려가면서 대국의 눈치도 살펴야하니, 참 신 대감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러니 열린 우리당이 노무현의 사당이라는 말이 안 나오겠습니까?
 


 
파병 위해 '은폐'했다면 정권 퇴진"  

국민행동, 김선일씨 사건 진상규명 위한 청문회-국정조사 촉구 
 
  
   
 "정부가 6월초에 김선일씨의 납치 사실을 알고도 외교 안보라인에서 은폐
했다면 문책을 넘어 처벌되어야 한다. 청와대와 대통령이 (김선일씨의) 파
병을 위해 피랍 사실을 숨기고 추가 파병결정을 발표했다면 이는 정권의 
도덕성과 진퇴가 걸린 문제이다.

(김선일씨의 피랍 사실을) 미국 정부가 몰랐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 미
국이 피랍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면 부시 미 대통령은 한국민에게 석고대
죄 해야 하며, 한미동맹은 재정립되어야 한다.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관철
해 김선일씨 피랍사건 은폐사건을 진상 규명하겠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강한 어조로 고 김선일씨 피납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고 김선일씨 피납사실을 알고도 추가 파병을 위해 은폐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AP통신의 TV뉴스인 APTN이 6월 초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한테 
심문을 받는 모습을 찍은 비디오를 확보한 뒤 김씨의 실종여부를 한국 외
교통상부에 문의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김 사무처장의 의혹 제기는 설득
력을 얻어가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24일 오전 11시 30분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파
병반대 국민행동)'이 외교통상부 정문 앞에서 가진 '고 김선일씨 피랍의
혹 규명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뒤 진상 규명을 촉구했
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근수·한상렬 공동대표와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
처장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김선일씨 피랍사실에 대한 정부의 인지시점 ▲외
교부가 공개한 김천호(가나무역 대표)씨의 관련 진술 ▲정부의 무장세력과
의 교섭과정 및 내용 ▲미국 당국의 김선일씨 피랍 인지시점 등을 묻는 공
개질의서를 외교부에 전달했다. 

이날 시민단체 회원들은 "노대통령은 사건은폐 책임지고 국민 앞에 사죄하
라" "사건은폐 진상규명 책임자를 철폐하라" "김선일을 살려내라, 진상을 
공개하라, 국정조사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국과 미국정부에 진
상규명을 촉구했다. 

한상렬 공동대표는 회견에서 "죽지 않고 살고 싶다고 몸부림치던 김선일씨
를 누가 죽였는가"라고 물으며 "테러 단체에 참수된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
의 아버지가 '내 아들을 죽인 것은 부시와 럼스펠드'라고 절규했듯이 김선
일씨를 죽인 것은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책임을 물었다. 

한 대표는 또한 "노 대통령이 파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김선일씨를 죽이
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2, 제3의 김선일씨 같은 희생자를 막기 위
해서는 파병결정이 철회되어야 한다.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파병을 강행
할 경우 탄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종환 민화련 이사장은 "이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묻고 싶다. 파병 
변함없다는 말로 김선일씨를 죽게 한 비인도적 비인간적인 우리 정부에 실
망했다"며 "김선일씨의 유해가 도착하면 모든 부모들이 한 마음이 돼 정부
가 일으킨 사태에 항의하는 국민행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이날 외교부에 전달한 공개질의서에서 "정부는 '이
라크는 안전하며 한국군 파병은 이라크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결론을 내는데 급급했다"며 "김선일씨 피살사건은 정부가 이라
크 정세나 이라크 국민들의 정서에 심각한 판단오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가파병을 강행하면서도 정부가 유사시에 취할 수 있는 대응능력
은 거의 부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며 "정부는 한국군 파병에 
대한 심각한 판단오류에 대해 책임져야 하며 또한 한국군 이라크파병은 재
검토되어야 한다"며 파병철회를 촉구했다. 

미군이 몰랐다고 정부가 단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파병반대 국민행동'이 외교부에 전달한 공개질의 가운데 주요 내용은 다
음과 같다. 

▷5월 31일 이후 이라크 혹은 카타르 한국대사관 등 외교부 현지 외교관들
이 김선일씨 피랍여부에 대한 정보보고 혹은 첩보 등을 해당 국가 대사 혹
은 외교부 아중동국 등 보고라인에 보고한 기록이 전혀 없는가?

▷가나무역이 민간인 학살 군사작전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일고 있는 팔
루자 주둔 미군에게 군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교부는 알고 있었는가? 
4월 5일 이후 가나무역 직원의 안전문제와 관련, 외교부가 미국 당국과 협
의했던 모든 기록을 공개해달라.

▷테러 위협에 대비해 주재 중인 국민들에 대한 일일점검을 해왔다면 왜 
김선일씨의 피랍 사실을 3주 동안이나 알지 못했는지 입장을 밝혀달라. 외
교부가 시행하고 잇는 재외국민보호 매뉴얼, 가나무역을 비롯한 교민에 대
한 일일점검 일지 등 관련 기록 일체를 공개해달라. 

▷김 사장은(가나무역 대표) 미군과 외교부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외교부가 받아냈다는 사유서와 진술서는 외부 압력
이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성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외교부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으며 따라서 (피랍 은폐) 조사를 외교부
가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외교부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감사원 차원
의 특별감사나 국회의 국정조사를 스스로 요구할 의사는 없는가?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은 (무장세력과) 직접협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정부가 김선일씨 석방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을 보고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접촉했던 미국당국과 성직자, 부족장이 누구
인지 밝혀달라. 

▷반기문 장관이 '납치단체가 처음부터 김씨를 살해할 목적을 갖고 있었
던 것 같다'고 발언한 근거는 혹시 정보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의 결과는 
아닌가? 피랍자 석방 협상을 책임졌던 주무기관의 장이 조사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으로 피랍자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는가

▷김 사장 진술만으로 미군이 몰랐다고 정부가 단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정부는 사건지역의 미군지휘관을 포함한 미군 당국이 김씨의 피랍사
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요청 한 적이 있
는가? 그리고 해당지역의 미군지휘관은 누구인지 밝혀달라.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미군이 몰랐다는 미국과 외교부의 주장은 설득력
이 없다. 만약 미국이 알고도 한국정부에 일러주지 않았거나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미리 알고도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면 매
우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정말로 미국과 한국 정부는 몰랐는가?

▷한국 정부는 정세예측과 안전대책 마련 실패를 인정하고 파병을 원점에
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almas 2004-06-2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말하면 로쟈님의 코멘트를 들으니 허탈한 생각이 듭니다.
어이업는 오해를 풀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실렸던 기사 한 편을 퍼왔습니다. 이는 외교부에서 AP 통신 문의사실을 시인하기 이전에 나왔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