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천 만개 모여도 이런 식이면 파병철회 못한다"

책임져라 하지만 노무현 책임 묻지 않는 촛불 집회
1만여 참가자는 사라지고 500학생들만 청와대 진출 시도
용오 기자



[2신:밤 11시30분]'노무현을 찍은 이 손을 자르고 싶다'
1만여 참가자는 사라지고 500학생들만 청와대 진출 시도

밤 10시 20분경 추모 대회가 끝난 후 정리가 한참인 무대 앞으로 와 한 학생이 옷에 피를 묻힌 채 무대의 사회자를 향해 "노사모는 집에가라! 오늘 주최측은 노무현의 시다바리인가? 주최측을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쳤다. 한 여성 참가자 역시 " 학생들이 다쳤는데 이대로 집회를 끝낼 수 있냐?"며 무대 아래에서 사회자를 향해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호를 외치며 무대위를 향해 항의하던 방통대 학생(24) 이주완씨는 자신이 구호를 외친 이유가 "추모대회가 끝날 즈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경과 몸싸움이 붙었고 이 과정에서 8명의 학생이 연행되거나 다쳤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최측이 민중의 분노를 촛불하나로 잠재우려 하는 지극히 개량적인 방법으로 이 투쟁을 정리하려 합니다. 우리는 주최측이 동원한 노사모 이중대가 아닙니다. 우리를 한낱 방청객으로 만들지 마라. 진짜 살인자인 노무현을 퇴진시키고 청와대로 가자"고 외쳤다.

"저희는 더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을 조직하기 위해 과격한 행동은 참으라고만 하는데 오히려 주최측은 조직적으로 온 학생들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국민행동은 절대 노무현 퇴진 구호를 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눈물은 첫째 날 다 흘렸습니다. 눈물을 넘어 분노하고 분노를 넘어 투쟁해야합니다. 그런데 국민행동은 '너희는 눈물만 흘려라'고 합니다. 눈물만 흘리다 저 같은 젊은이들은 다 죽으로 가야 합니까? 전 이렇게 죽을 수는 없습니다"

이주완씨가 주최측에 항의하는 사이 시간은 10시 30분경이 되었고 전국학생연대회의, 전국학생행동연대, 고려대, 경희대 총학등이 주축이 된 학생들 500여명은 청와대로 가기 위해 경찰의 방패 앞으로 다가갔고 학생과 경찰사이 대치가 시작되었다.



학생들 뒤에서 지켜보던 학생 한가람(23세, 서울대)씨는 학생들의 청와대 진출시도에 대해 "정권 일부분의 책임만 강조하고 추모행사로만 와서는 문제가 있다. 학생들은 이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에 있다고 분명히 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학생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진격을 시도하자 행사장 대형 스피커에서는 "공식일정은 완전히 끝났습니다. 쓰레기는 잘 처리해 주십시요"라는 방송이 나왔다. 김선일씨의 영정이 놓인 무대 왼쪽 옆 분향소 앞으로 나아가려는 학생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사이에 간헐적인 몸싸움과 욕설이 오고 갔다. 다시 한번 스피커에서는 "음향도 정리하려고 합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촛불행사를 돕기 위해 참가한 한 자원봉사자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학생들을 만류하며 "왜 주최측의 말을 들어주지 않느냐"며 학생들에게 "우리도 노사모가 모인만큼 모여야 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전경과 싸우면 방송에 다나간다. 방송으로 몸싸움하는 모습이 나가면 국민들이 맨날 데모한다고 촛불집회에 오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항의했다.

학생들의 진출시도를 바라보던 한 시민이 격분하며 경찰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천시 말단공무원 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병열씨(39)는 경찰에게 학생들을 막지 말라며 "내가 노무현을 찍은 이 손을 자르고 싶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씨는 "지난 대선 때도 노무현을 찍고 총선 때도 열린우리당을 찍었습니다. 노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도 거리로 나왔는데... 저는 이래 갖고는 안 된다고 봅니다. 돌멩이도 나오고 쇠파이프라도 들고 나와 싸워야 합니다. 이렇게 백 만개 천 만개 촛불이 모이면 뭐합니까? 촛불시위 끝나고 그냥 흩어져 무슨 음악 콘서트에 온 것도 아니고"

이씨는 자신은 노사모 회원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이회창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노대통령을 찍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기대를 버렸다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지지해 줬는데 이건 아닙니다. 정말 재대로 해야하는데 분양가 원가 공개 문제나 파병문제를 보십시요. 재대로 된 게 없습니다. 김선일씨 죽음의 책임을 노무현에게 물어야 합니다"

노대통령의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합니까? "퇴진도 아니고 탄핵해야 합니다. 스스로 하야 하던지"

밤 11시 10분경 학생들이 도로상에서 정리집회 등을 하고 마무리 분위기를 보이자 경찰은 방패로 학생들을 인도로 전원 밀어내 버렸다. 또한 학생들이 대치하고 있던 뒤쪽에서는 민주노동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진출을 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쉬움 많은 촛불집회,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되어야
이날 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추모제와 문화행사로만 이어졌다. 아침이슬, 광야에서, 솔아솔아 등의 추모가가 이어졌고 사회자는 "살려내라, 살려내라"만 연신 외쳤다.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구호가 외쳐졌지만 주최측이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은 언급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인천에서 올라온 이진숙씨(32세)는 "첫날에도 촛불행사에 왔는데 추모는 첫날 충분히 했다"면서 "촛불시위가 너무 힘도 없고 너무 수동적이다. 과연 파병철회를 어떻게 할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 파병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 어떤 투쟁을 할 것인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의 탄핵 얘기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탄핵 무효를 외쳤던 그 사람들 스스로 노무현을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서 추모 일색인 것 같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전혀 못 내고 있다"

강북 미아동에서 온 이모씨(35세)는 "우리가 이뤄야 할 파병철회에 비해서 너무 자족적인 행사"라고 말하고 "이 행사 자체가 실질적인 압박이 되어야 하고 투쟁 계획이 되어야 한다. 촛불이 파병철회 투쟁을 결의하는 행사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방향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갑갑함을 드러냈다. 그는 또 "촛불집회가 너무 행사를 치루는 것 중심"이라면서 "가령 청와대로 간다던가 이런 것도 좀 열어놓고 논의하고 실질적인 투쟁에 대한 자유 발언 등을 시켰으면 좋겠다. 행동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행사만 치루고 끝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1신: 밤 9시] 1만여 촛불 모여 파병철회요구
26일 밤 9시, 광화문에는 1만여 명의 민중들이 모여서 이라크 파병철회와 고 김선일 씨를 추모하는 범국민 추모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이날 추모대회는 김선일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무모한 추가파병 강행으로 김선일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뿐 아니라, 피랍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고 있는 정부와 미국을 비판하며 진상 공개를 요구하는 대회다. 또한 제2, 제3의 김선일이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한 유일한 길은 파병철회라는 것을 분명히 선포하고 범국민적인 파병철회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된 1부 추도식은 김선일 씨의 마지막 유언과 이메일 내용을 낭독하고 사회단체 원로들의 분향과 함께 시작되었다. 민족문화작가회의 손세실리아 씨는 김선일 씨에 대한 추모시를 낭독했다.

살려달라, 제발!/그리고 기다렸다는 듯/그대의 살가운 전자우편이 부고장처럼 날아들었다/주인잃은 6월의 오렌지 빛 슬픈 휴가와 함께/그대의 죽음을 팔아 모국어로 씌여질/모든 시어들에 헌화하며/더 이상 눈앞에 탱크와 전쟁을 시로 쓰고 싶지 않다던/자카리아 모하메드의 고백을 훔친다

이어 연단에 오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나라의 이익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누구의 이익인가. 노무현 정권에게 묻는다. 나라의 이익을 빙자해 자기 정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나라의 이익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민중을 죽이고 그 이익을 가져와 뭘하자는 건가. 언제까지 미국의 쫄병 노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저지르는 추악한 전쟁에 동참하면서 세계질서 편입을 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미 파병한 나라조차 제 나라로 가는 판에 무슨 대단한 약속이라고 그 나라에 가야 하는가. 정부 논리 중에 맞는 것은 하나도 없다. 미국의 패권에 굴복하는 노대통령은 국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망발을 멈춰라“고 노무현 정권을 규탄했다.

두 번째 추도사에 나온 라핵집 목사는 “정부가 추가 파병으로 수많은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절대 젊은이들을 보내서는 안 된다. 제2, 제3의 선일이가 나오지 않도록 이 땅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1부 추모제를 마치고 저녁 8시 경부터는, 참가자들의 ‘광야에서’ 합창으로 2부 추모문화행사가 시작되었다. 문화행사를 시작하기 위해 올라온 사회자는 참가자들을 에워싸고 있는 경찰들에게 “이렇게 자리를 막고 서 있는 것은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시민들이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경찰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경찰은 물러가라‘고 외친 후, 2부 추모문화행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살려내라, 살려내라, 김선일을 살려내라“고 외쳤다.

2부 첫 번째 추모사에 나선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파병을 감행하면 인질을 죽이겠다는 데도 강행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참담하고 혼란스럽다"면서 "이것이 이 나라 대통령의 모습이다. 모든 국민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의원은 또 "장관 몇 명 바꾸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3천명의 추가파병을 요구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데, 한점 의혹 없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그러나 그것으로는 김선일의 마지막 유언을 지킬 수 없다. 김선일의 죽음을 그렇게 헛되이 할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이라크 전쟁을 막아야 한다. 추가파병을 한명도 보내서는 안 된다. 모든 군인을 철수시켜야하며 이라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은 “백만의 촛불로 탄핵을 막았다면 파병을 막기 위해서는 200만, 300만의 촛불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오신 노사모 국민의 힘 동지여러분, 여러분이 패닉 상태인 것을 잘 안다. 이 자리에 오면 노무현이 욕먹는 줄 알고 온 것 잘 안다. 그러나 파병철회가 노무현을 살리는 길이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의 70%가 운동권 출신인데 파병철회를 당론으로 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선일 씨의 후배인 한국외국어대 학생도 무대에 올랐다. “제가 다니던 교정의 모든 것들이 선배님의 손때가 묻어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선배님의 죽음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며 "정부는 왜 그렇게 파병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파병을 하지 않는다면 경제가 힘들어 진다고 하는데, 사람 목숨을 팔아서 경제가 발전하면 뭐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서 서울대학교 홍상욱 총학생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홍상욱 총학생회장은 다음 주 월요일 12시부터 학교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해 국회에 도착한 후, 국회에서 파병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월 30일에는 광화문 촛불시위 장소에 도착해 노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서 청와대까지 노대통령을 만나러 가겠다고 밝혔다

가수 안치환 씨는 파병반대의 의지를 밝히고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부르며 김선일 씨를 추모했다.

이날 추모행사는 추모영상과 상징 의식들을 마치고, 김선일의 한을 푸는 일은 파병을 막아내는 것이며 여기에 온 국민이 나서자고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이날 범국민추모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동경과 미국 뉴욕, 로스엔젤레스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일본에서는 자위대 철수와 한국군 파병철회, 동북아 평화 군축을 구호로 시위를 벌였으며 미국에서도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004년06월26일 22: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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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6-2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어제 [파병반대국민행동]의 기만적인 태도는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청와대와 입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촛불집회를 추모와 문화행사로 이끌어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마지막 사회자가 외친 구호는 그야말로 걸작입니다. "대통령님, 대통령님, 우리를 살려주세요!"이게 파병철회 집회 사회자라는 사람이 내뱉은 구호입니다.
이런 식으로 허튼 수작을 계속 한다면, [파병반대국민행동] 측은 노무현 정부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MANN 2004-06-28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군장갑차살인사건 때 촛불집회가 '추모'로 시작했던 게 기억나는데... 여전히 촛불집회는 '추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촛불'의 이미지도 좀 그렇고 말이지요. 적극적으로 파병철회와 노무현 정권 퇴진을 외치는 집회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촛불집회를 그렇게 바꾸든지...

지난 탄핵 사건 때 전국학생연대회의 같은 학생운동진영에서 탄핵을 한 것도 말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노무현을 대통령 자리에 돌려놓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핵반대도 영 탐탁치 않고, 노무현을 의회가 아니라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던 게 기억나네요. 지금이 또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은데, 파병반대국민행동의 행보는 영 아니더군요ㅡ

balmas 2004-06-28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투쟁방식을 모색하는 움직임들이 있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
오늘(월) 집회를 한번 기다려봐야지.
 


2004년 06월 24일 (목)
제 2600 호
발행처 : 인권운동사랑방

 

"공동체 일원으로 체류할 수 있는 권리"

이주노동자인권연대 토론회…장기체류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 주장

국내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어떤 지위 속에서 살아가는가? 외국인력 수급정책에 따라 필요하면 '손님'으로 맞이하고, 필요 없으면 추방시켜 버리는 '소모품' 같은 존재는 아니었는지?

국내에 이주노동자가 본격적으로 '정주'한지 10여 년이 흐른 지금, 장기체류 이주노동자에게도 '영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주노동자인권연대는 '이주노동자와 시민권'이라는 주제로 23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 이주노동자의 시민권 확대에 관해 각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박천응 목사는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 중 하나는 이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거"이라며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을 합법적인 신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시민권의 개념이 혈통주의에 입각한 국적 개념을 넘어 지역사회 거주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재구성돼야 한다"며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적인 법과 제도, 관행을 개선하는 실천운동 △지역사회 내 이주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적·정치적 접근과 의식개혁 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름다운 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정정훈 변호사도 "이주노동자의 시민권이란 공동체의 일원으로 체류할 수 있는 권리가 핵심이며 이것을 법적인 권리로 말하자면 '영주권'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된다"고 설명한 뒤 "국내에서 이주노동자가 영주권을 획득해 나갈 수 있도록 영주권 제도를 완화하는 것과 현재 단기순환정책에 머물고 있는 정부의 외국인력 수급정책이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도록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이규홍 사무관은 "국익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정부는 외국 전문인력은 흡수·통합하되, 단순인력에 대해 단기순환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균관대 최현 교수는 "이주노동자들이 이미 우리사회에 기여하는 정도가 큰데 무슨 이유로 이들을 몰아내려는지 근거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장기체류 이주노동자들에게 그 동안 법무부가 추진했던 '강제추방'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들이 한국사회의 공동체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데 어떤 해결책도 될 수 없다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최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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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6-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자리에 참석해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걸 배웠습니다.
아주 뜻깊은 심포지엄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합니다.
 
 전출처 : 메시지 > 복수를 하자고?

복수.  이라크에 핵폭탄을 터뜨리자는 글도 보았다. 도대체가......

복수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동유럽의 한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일하러온 노동자가 있었다.서른이 넘은 그는 그의 나라에 아내와 딸을 둔 가장이었다. 그는 그의 가정을 생각하며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적은 임금과 고된 노동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었다. 어느날 저녁, 편의점 앞에서 그는 죽었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한국 사람들이 그를 때려 죽였다. 도망치려는 그를 붙잡아놓고, 살려달라는 그를 때려죽였다. 먼 이국의 땅에서 아무런 죄도없이 그는 맞아 죽었다. 그를 기다리며 꿈을 키워가던 그의 소중한 가정도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나라의 낯선 거리에서 맞아 죽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일하시는 어느 목사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파키스탄의 한 이주노동자가 죽었다. 밀린 월급을 달라고 했을뿐인데... 그 시신을 수습한 목사님은 곧바로 화장을 해서 고국으로 보냈다고 했다. 화장을 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파키스탄의 국민들이 그 시신을 보면, 대한민국에 핵폭탄이라도 쏘자고 했을 것이다. 화장할 수밖에 없었다." 일을 시키고, 월급은 주지않는다,  돈 달라고 하면 때려 죽이는 나라. 대~한민국! 

4월 이라크의 팔루자에 대대적인 미군의 폭격이 있었다. 1000여명의 민간이 사상자들. 운동장엔 여성과 아이들의 시신이 즐비했다. 거리에 나서는 일은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곳곳에 위치한 미군 저격수들이 움직이는 모든 것에 총격을 가했다. 6월 19일 또 미군의 폭격이 있었다. 20여명의 민간이이 죽거나 다쳤다. 이들은 자신의 땅에서 남의 나라 군대에 의해서 가족을 잃고 있다. 재건을 돕기위해 왔다는 미군은 이라크 국민을 몰아내고 새로운 미국을 세우려는가 보다. 인디언을 몰살하고 기뻐하던 그들의 총이 또다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한민국. 이 이름을 얻기위해 많은 목숨이 희생되었다. 일본 제국주의의 통치에서 벗어나기위해, 그들의 총칼로부터 자유를 얻기위해서. 일제시대 한국에 주둔한 일본군대는 우리를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었다. 물론 일본 군인들 중에는 아파하는 조선인을 치료한 군의관도 있었을 것이고, 무너진 담장을 고쳐준 일본 병사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우리의 조상들은 그들에게 고맙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감사의 표시가 일본군의 주둔에 공감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였을 것이다. 이라크에 간 우리의 서희, 제마부대의 활동은 다른 주둔 국가의 활동에 귀감이된다고, 이라크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얻고있다고 연일 떠들어대던 것을 들었다. 그러나 서희, 제마부대는 이라크의 군대가 아니다. 그저 파병된 다른 나라의 군대와 비교했을 때 조금 나은, 고마운 사람들이 많은 남의 나라 군대일뿐이다. 빨리 물러가주기를 바라는 남의 나라 군대라는 사실은 절대로 변함이 없다.

더 이상의 허망한 죽음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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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트로츠키스트가 본 김선일 살해 사건 
"김선일 살해는 미 제국주의에 대한 부역"
 


편집부 editor at digitalmal.com



배리 그레이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편집자

출처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wsws.org)

게시일 : 6월 23일



이슬람 지하드 테러리스트들은 최근 5일 동안 인질 두 명을 참수했다. 알
카에다 관련 조직으로 자처하는, 이런 집단들의 본성이 사실은 얼마나 반
동적인지를 알려주는 더러운 행위였다.

6월 18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참수된 폴 존슨(미국 록히드마틴사 아파치
헬기 기술자)과 이라크에서 살해된 김선일 사건(6월 22일)은 공통점을 가
지고 있다. 바로 자비를 호소했던 희생자 가족들 뿐 아니라 남한과 미국
의 보통 사람 수백만 명의 감정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강행되었다는 것이
다. 특히 이 보통 사람들은 호전적인 부시 집단이 중동에 가하고 있는 억
압과 폭력이 종식되기를 갈망하면서 자기네 정부의 군사정책에 항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김선일 살해는 미 제국주의에 대한 부역"

존슨은 미국의 군수산업체인 록히드마틴 소속으로 사우디 왕가를 위한 아
파치 헬리콥터 기술자로 일하고 있었다. 김선일은 미군에 대한 군납업체
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코 이런 사실들로 살인자들의 끔찍하고 잔
혹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에서 살인자들은 참
수가 남한과 미국의 전체 인민에 대한 보복이라고 선언했다. 그들은 대중
과 이들을 억압하는 지배 엘리트를 구별하지도 않았다.

아부 무사브 알-자카위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신과 성전'이 33세
의 젊은이를 팔루자에서 살해한 그날, 희생자의 조국인 남한 시민들은 정
부를 비난하면서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살인자들은 아무렇게나 희생자를 골라 잔혹하게 살해하는 행위가 이라크
침략 등 미 제국주의의 범죄를 반대하는 세계적 대열에 혐오감과 혼란의
씨를 뿌리게 될 뿐이라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 반제국주의 투쟁은 국제적
인 문제이다. 또한 이처럼 세계의 근로 대중을 소외시킨 상태에서 벌어지
는 행위는 단지 제국주의자들을 강화시켜 줄뿐이다.

또한 살인자들은 당시 부시 행정부가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 아부 그레이브의 고문 사실이 폭로되고, 이라
크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부시 행정부의 주장들이 거짓으로 드러났으
며, 미군과 이라크인 사상자들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한편
김선일이 살해된 바로 그 날, 『워싱턴 포스트』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는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으며 부시의 지지율이 더욱 떨
어졌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살려 달라"는 김선일의 모습이
공중파를 탄 바로 다음 날, 한국의 젊은이는 참수당했다. 이는 '인류 문명
의 수호자'로 자처하고 싶었던 부시 행정부에 다시 사기를 칠 수 있는 기
회를 제공했을 뿐이다.

살인자들은 부시 행정부에게 직접적으로 정치적 서비스를 제공한 격이다.
이는 살해가 이루어진 장소와 타이밍에 의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했다. 김
선일이 잔인하게 살해된 팔루자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중심지이다. 미군은
최근 팔루자를 집중적으로 폭격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25명의 이라크
인들이 살해됐다. 워싱턴은 이 폭격을 알-자카위 지지자들의 '은신처'에
대한 '외과수술적 공격'이었다며 정당화시키고 있다. 살인자들은 이렇게
한편으로는 이라크 저항운동에 대한 세계 여론을 악화시키고, 다른 한편으
로는 미군의 팔루자 만행에 대한 비난을 잠재워 부시 행정부를 도와주었
다. 이렇게 알-자카위 그룹은 미군의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대중운동의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알-자카위가 국제 평화운동의 장애물로 등장한 사례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지난 2월, 시아파 이라크인들은
주로 수니파 지역에서 진행 중이었던 무장저항에 동참할 기미를 보이고 있
었다. 이때 알-자카위가 썼다는(미국 정부에 따르면) 편지가 공개되었는
데 그 내용은 수니파에게 시아파에 대항하는 내전을 일으키자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당시 부시 행정부는 이 편지를 근거로 미군의 점령이 이라크의
유혈 내전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일 카발라와 바그다드의 시이파 사원에서 자살폭탄 사건이 발
생, 수십 명의 신도가 살해당했다. 미국 정부는 즉각 이 잔혹한 행위에 대
해 '자카위 네트워크'의 짓이라고 몰아 세웠다.

부시, 럼스펠드, 체니가 아부 그레이브의 고문 스캔들로 곤경에 처했던 지
난 5월 중순엔 두건을 쓴 테러리스트들(역시 자카위 관련자라고 자처하는)
이 닉 버그를 참수했다. 이 사건 역시 미 행정부에겐 '울고 싶은 데 뺨을
때려준' 격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매우 미심쩍고 지금까지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했다. 닉 버그는 미 당국에 의해 북부 이라크 지역
에 구금되어 있다가 4월 6일 풀려났다. 그는 석방 직후 바그다드로 여행
을 떠났다가 곧바로 살인자들의 손에 떨어진다. 미 당국의 구금에서 풀려
난 지 불과 72시간 후의 일이었다.

알-자카위 그룹과 폴 존슨을 살해한 자들(스스로 아라비아의 알카에다라
는)의 작태는 이런 조직들의 시각과 목표를 나타내고 있다. 록히드 피고용
인(폴 존슨)을 참수하고, 피로 얼룩진 머리의 이미지를 웹사이트에 공개
한 것은 사우디 정권 및 석유회사에 고용된 미국인 해외 체류자들을 위협
하기 위한 것이다. 그 목표는 사우디 정권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무
엇을 위한 것인가.

분명한 것은 살인자들의 목표가 사회혁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다. 오히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현재의 지배 엘리트를 다른 지배 엘리트
로 교체하는 것이다.

"알카에다의 목표는 민중해방이 아니라 아랍 지배권력의 교체"

미국의 군사, 정보 복합체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스트래트포』(미국
의 국제정치 정보지)는 최근의 한 분석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카에다
관련 그룹들은 근본적으로 부르주아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
다. 「알카에다의 전략적 목표」 제하의 이 기사는 이 그룹의 목표가 "족
장들과 사업가, 군부 지도자, 왕족 중에서 알카에다의 세계관과 장기적 목
표에 대한 동조자를 골라 권좌에 앉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계속해서 이렇게 주장한다.
"알카에다가 미국의 침략을 자극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또한
알카에다는 제대로 된 혁명이 일어나거나, 사우디 아라비아가 분열되어 리
야드(사우디의 수도)의 정치적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만약 알카에다가 현재 왕족 중에서 협조자를 찾게 된다면 굳이 체제를 파
괴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스트래트포』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정치, 종교 외에 경제적 동기도 가
지고 있다.
"서구인들을 몰아내게 된다면 에너지 및 군수 산업에 수천 개의 자리가 생
길 것이다. 알카에다는 이 자리에 자기 조직에 동정적인 사우디인이나 무
슬림들을 앉히고 싶어한다."

이 기사는 오사마 빈 라덴으로 여겨지는 인물의 연설을 인용하기도 하는
데, 그것은 현재의 정부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적 리더쉽을 건설하자고 주
장한다. 그리고 이 정치적 리더쉽은 "정직한 고위 성직자, 명망가, 상인
들"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살인자들이 제국주의의 손에서 놀아나면서 국제적 반전운동
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또한 이런 단체들은
그 존재적 특성 상 국내외 정보조직에 종속되어 조종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알카에다 등의 집단들은 피억압 대중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
니다. 그들이 대변하는 것은 '아랍의 지배계급 중 비교적 소외된 세력'의
야망일 뿐이다. 알카에다 등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혁명적 대
중운동에 적대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참수는 사우디 왕가의 특허품

한편 폴 존슨과 김선일, 닉 버그, 대니얼 펄(『월스트리트저널』 파키스
탄 특파원으로 무장집단에게 참수당함) 등에게 적용된 야만적인 살해방법
은 알카에다의 발명품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범죄자와 정적들
을 참수해온 것은 미 행정부의 오랜 동맹군인 사우디 왕가이다. 사우디 왕
족들이 저항세력의 손가락과 팔, 머리 등을 자르고 이를 통해 미국 석유회
사들이 엄청난 이익을 누릴 수 있었을 때 미국 정치가들 중 누가 분노했었
단 말인가. 더욱이 부시 자신도 텍사스의 주지사로 있을 때 1백명 이상의
수감자들을 교수대로 보낸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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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6-25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을 수도 있지만, 김선일 씨 살해 이후 미국에서 부시의 지지도가 다시 케리의 지지도를 앞섰다고 합니다.
 

노무현 정부의 생명은 끝난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노무현 정부는 이제 살아 있으되 살아 있지 못한 유령이 되었고, 앞으로는 박제된 채 꼭두각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먼저 [프레시안]의 보도를 봅시다.

  ‘고개숙인’ 외교부, 하룻만에 AP 통화자 찾아내
  “공보관실 사무관급 직원”. 외교부 및 정부 신뢰성 치명적 타격

  외교통상부는 25일 모 사무관이 지난 3일 AP통신측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 “공보관실 사무관급 직원 AP측과 통화”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저녁 브리핑을 갖고 “현재 2명이 거론되고 있다”며 “외교부 공보관실의 사무관급 직원이 한국인 외신기자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한국인 실종 여부에 관해 간단히 문의한 전화를 받은 기억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봉길 대변인은 “아중동국 소속의 또 다른 사무관급 1명은 기억이 너무 흐려서 관련된 전화를 받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고 진술했다”며 “이 직원의 진술은 분석한 결과 진술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자체확인 결과 이날 아침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철저한 확인 차원에서 이 두 사람의 진술서를 이날 오전 모두 감사원에 제출했다.

 외교부 직원, 한국인 실종여부 질문 받고 “알지 못한다”고 답변, 상부 보고 안해
  
  한편 보다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공보관실 사무관은 ‘한국인 실종 여부에 관해 특정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대변인에 따르면 이 사무관은 “AP 통신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한국인 외신기자인 것 같다”면서도 “이 기자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불명확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변인은 또 “이 사무관은 AP 통신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시간도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고 ‘김선일’이라는 이름도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우리로서는 감사원에 자료를 넘겨서 객관적인 조사를 거쳐서 발표되기를 희망했는데 AP 통신 쪽이 김씨 피랍 관련 통화한 직원 이름을 알지만 공개하지 않기로 공식적으로 얘기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가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및 정부 부서 신뢰성 국내외적으로 큰 타격
  
  AP 통신측의 24일 보도로 불거진 외교부와 AP 통신간 통화여부 논란과 관련해 외교부측이 하룻만에 외교부 직원과 AP통신 측의 통화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AP와 공방을 벌인 외교부는 국내외적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전날인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AP통신 보도를 강력 비판했던 외교부 신봉길 대변인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확인통화 관련자료를 감사원에 제출했고 성실히 협조하겠다"면서도 "AP측이 피랍문제 해결에 결정적 자료인 비디오테이프도 외교부에 알리지 않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지를 답해야 한다"고 AP측의 분명한 설명을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AP통신 보도가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외교부의 신뢰성은 국내외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고, 그 결과 무더기 인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한규/기자

 

[프레시안] 기자는 외교부 및 정부 부서의 신뢰성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기자인 이상 그 정도밖에는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게 "외교부 및 정부 부서의 신뢰성의 큰 타격"의 문제일까요? 외교부 하급관리의 실책의 문제일까요? 또는 외교부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나면 되는 문제일까요? 문제가 과연 그 정도에 그칠까요?

당연히 그 윗선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문제는 노무현 씨가 과연 김선일 씨의 피랍 사실을 몰랐느냐 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알았다면, 왜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까라는 데 있습니다. 더 나아가 왜 모른다고 했을까, 왜 알면서도 모른다고 거짓말했을까라는 데 있습니다.

오늘 촛불집회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았습니다. 인권실천시민연대의 활동가 한 분 덕분에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습니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가나무역 직원들이나 교민들은 6월 3일 이후에 이미 김선일 씨의 피랍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라크에는 많은 국정원 직원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되어 있습니다. 국정원 직원들이 일개 민간인들도 알고 있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2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그 사실을 몰랐을까요? 더 나아가 국정원으로부터 직속으로 매주 정례 보고를 받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실을 몰랐을까요?

의혹이 생깁니다. 그럼 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사실들을 전혀 모른 체했을까? 왜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다고 말했을까? 그 이유를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앞으로 밝혀지겠지요. 그리고 밝혀야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정부 부처만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김선일 씨의 피랍 및 살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거짓말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또는 이런 거짓말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무엇일까요?

 내일자 [조선일보] 사설을 봅시다. 이 사설은 외교부 브리핑이 이루어지기 전, 오늘 오후 6시에 작성된 사설입니다.

[조선일보]

사설1] 정부의 도덕성이 걸렸다

입력 : 2004.06.25 18:14 00'

미국의 AP 텔레비전 뉴스가 이달 초 김선일(金鮮一)씨 납치 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 외교부와 열린우리당은 오히려 AP의 태도가 납득하기 힘들다며 “진실을 밝히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이 정부나 AP 중 한쪽의 신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AP측은 사실 규명에 협조를 하고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 취재원 보호 등 지켜야 할 원칙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취재원 보호와 직접 연관을 짓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정작 미심쩍은 것은 충분한 조사도 없이 “누가 전화를 받았는지 밝히라”고 발끈하는 외교부와 이에 덩달아 “진실을 밝히라”고 나선 집권당의 태도다. AP는 오랜 세월 세계의 뉴스 현장을 누벼 오면서 그 정보력과 신뢰성에 정평을 인정받은 언론사다. 그 언론사가 공식문서로 입장을 밝혔다면 일단은 내부 조사라도 철저하게 하고 나서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이성적 태도다.

만일 AP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외교부와 정부는 정말 어쩔 셈인가. 외교부 실무자가 전화를 받고 무시했을 가능성도 있고, 윗선에 보고 또는 문의를 했음에도 상부에서 묵살했을 수도 있다.

어느 경우이건 외교관으로서 기본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우르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그리 되면 능력 부족, 사명감 부족에다 국제적 망신까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정부의 상표 중 하나가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이다. 작년에 이라크에서 우리 교민이 피격되고 지난 4월에 우리 목사들과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납치된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외교부는 자체 대응지침을 만들어 전 직원이 숙지하고 긴장했어야 마땅하다. 전화를 받고 불과 57명밖에 되지 않는 이라크 교민 명단 속에서 ‘김선일’이란 이름만 확인했어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만에 하나 정부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 그런 정부는 부도덕한 정부다. 국민에게 부도덕한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섬뜩한 사설입니다. 마지막 문장을 보십시오. "국민에게 부도덕한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칼을 갈고 있을 겁니다. 더욱이 이 사설은 외교부 브리핑이 나오기 전에 작성된 사설입니다. 아직 새로운 사설은 올라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가 이 사태가 지니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까요? 그저 외교부 하급 직원이나 외교부 장관이 책임지면 되는 문제로 생각하고 있을까요? 국정원의 정보력이나 국정원과 대통령 사이의 직속 라인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선일보가 모르고 있을까요?

조선일보로서는 고민하겠지요. 이 정도의 사설로 협박하면서 노무현 정부를 계속 꼭두각시로 부려먹을지, 아니면 좀더 강한 사설을 새로 써서 이 참에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파병도 하고 노무현도 쫓아내고" 일거양득을 얻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지. 정말 이런 횡재가 있습니까? 이런 기막힌 반전이 있습니까? 4,15 총선이 불과 두달 전에 있었습니다. 노무현과의 전투에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조선일보와 수구세력들로서는 이런 반가운 소식이 더 있겠습니까?

앞으로 외교부 직원들이 파면되고, 외교부 장관이 경질되고, 국정조사가 시작되겠지요. 노무현 씨는 청와대에 계속 거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생명력은 이미 수구세력의 손아귀에 넘어갔다는 의미에서 노무현 씨가 청와대에 계속 살든, 대통령으로 불리든 말든, 그것은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세력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노무현 정부의 생명줄을 조여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만면에 미소를 띤 채 그 계산을 하느라고 바쁜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정말 두 가지 길만 남은 것 같습니다. 하나는 부시와 국내외 수구세력의 손아귀에서 꼭두각시로 놀아나는 노무현 정부를 바라보면서 그 고통을 모든 국민이 감내하든가, 아니면 그에게 궁극적 책임을 묻고 그를 우리 손으로 끌어내리든가. 또는 그 스스로가 물러나는 길도 있겠지요.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제 노무현 이후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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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4-06-2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는 부시와 국내외 수구세력의 손아귀에서 꼭두각시로 놀아나는 노무현 정부를 바라보면서 그 고통을 모든 국민이 감내하든가" Do you really think (or believe) '모든 국민'? And you have the same thought with Josun('국민에게 부도덕한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Is there any government which doesn't lie to people? (How about 'Josun'?) You go too far, I th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