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동향 : 저자들이 본 오늘의 학술출판
안목 갖춘 편집자와 소통하고 싶다

2004년 06월 07일   강성민 기자 

▲ © 일러스트 김차준
저자와 출판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이건 자명하지만 저자와 출판사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서는 의외로 공론화가 거의 없다. 학술출판일 경우 양측은 훨씬 밀도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하지만, 각박한 출판현실은 여러 가지로 이를 어렵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기초학문을 하는 지명도 없는 신진학자들이 엄청난 자비를 들여서 책을 내는 풍경을 보면 그 열악한 현실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그럴수록 저자와 출판사의 관계는 끊임없이 공론장으로 호출될 필요가 있다. 우리시대 저자들은 출판사들에게 어떤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絶版의 거대한 연쇄'를 주목해야 한다. 요즘 많은 중소형 학술출판사들이 '초판 6백부 시대'를 열고 있다. 고가정책을 써서 사볼 사람만 보게 하고 책의 생명을 끝내 버리는 것이다. 사회과학 서적에서 이름 있는 H 출판사는 제작단가가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 책인데 3만원 육박하는 가격을 붙여 시중에 내놓고 있다.


저자로서는 당연히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책이 너무 비싸면 독자들에게 미안하고, 지식을 널리 퍼뜨리려는 지식인의 본심에 위반된다. 문제는 5백권이 1년 정도 후 다 팔리고 나면 그 후의 독자들은 책을 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저자에게 "혹시 보관용이 없냐"고 전화를 해도 무소용이다. 노성두 이화여대 강사는 지난 1997년부터 41권의 저·역서를 냈는데, 현재 10권이 살아있다. 그는 사계절출판사를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의 저서 '알베르티의 회화론'이란 어려운 미술이론 교재를 7년째 절판시키지 않고 꾸준하게 인쇄하기 때문이다. 노 씨에 따르면 출판사로서는 "책 담당자 왔다갔다하는 경비도 안나오는" 수입이지만, 출판사 측은 개의치 않아 감동적이라는 것.

그많던 학술서들은 어디로 갔을까

열악한 대학출판부나 사장 혼자 편집하고 영업하는 '1인출판사'와 거래하는 저자들은 '독립군'처럼 뛴다. 출판사에 '전문 교열인력'이 없어 저자가 원고를 완벽하게 써야하는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많은 경우 저자들은 원고를 초고 상태로 만들고 나면 지친다. 더 이상 원고를 쳐다보기 싫을 때도 있다. 이걸 극복하고 저자가 직접 교정을 보더라도 '자기 원고'이기 때문에 잡아내지 못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출판사가 도움을 주지 못할 때가 많아 책이 나오고 난 후에 사소한 오타부터 시작해 한 문단이 빠져버리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한다.


이것은 첫째, 영어 이외의 외국어와 기본적인 학술담론에 익숙한 편집진이 부족한 데서 발생한다. 둘째, 교정을 외부용역으로 넘기는 현재의 '외주시스템'이 많은 오타를 생산하고 있다. 미학이론가 강성원 씨는 "출판사에서는 문장이 어렵다고 쉽게 써달라 하는데, 문제는 출판사들이 '어렵지만 말이 되는 글'과 '어렵고 말도 안되는 글'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 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시쳇말로 '고친다고 했는데 더 악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강 씨의 말을 토대로 국내 주요 학술출판의 교정실력을 평가하자면 한글맞춤법 같은 '형식교정'은 제법 꼼꼼한 편인데, '내용교정'은 부족한 듯 보여진다.


옛날에는 많은 저자들이 자기 문장을 손도 못 대게 하는 경우가 많았고 요즘도 그런 학자들이 있지만, 경력 있고 전문성과 성실성을 갖춘 편집자와 일을 같이 해본 학자들은 출판사에서 꼼꼼히 원고를 이해한 뒤에 수정요구하면 즐겁게 받아들인다. 특히 번역서일 경우 '문장'이란 게 고치면 고칠수록 좋아진다는 법칙을 경험적으로 깨달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쪽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출판사는 민음사, 그린비출판사, 푸른역사, 책세상, 이제이북스 등이다. 철학전문 신생출판사인 이제이북스는 상당수 번역자와 문장과 개념의 '정확성'을 둔 '멱살잡이'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이를 갖고 타박하는 사람은 드물다. 네그리, 라이히, 가타리 등의 번역서를 내온 윤수종 전남대 교수는 "저자와 출판사간 교정본을 세차례 주고받으면 알맞은 것 같다"라고 경험담을 말한다. 그 정도는 해야 책이 깔끔해진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고집센 저자'들에게도 넌지시 충고하는데, "학술지에 싣는 것이 아니라면, 독자를 위해 문장에 대한 출판사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라고 말이다.


저자들이 대표적 불만의 또 하나는 '지각 출판'이다. 원고를 넘긴지 3년이 넘어도 "밀린 일정이 많아서 출판이 안 되는" 경우는 이만저만한 지각이 아니다. 박홍규 영남대 교수(법학)는 "머레이 북친 책을 출판사에 넘겼는데 몇 년이 있어도 출판이 안됐다. 다른 출판사로 옮기려 해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꼼짝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나키즘 관련 책도 몇 년을 묵히길래 집어치우라고 했다"라고 털어놓는다. 독자입장에서도 따끈따끈한 해외 학술 동향을 철 지나 읽게 되는 격이라 분명 문제가 있다.


출판사들의 상업성도 학자의 가슴에 칼을 꽂는다. 박홍규 교수는 자신이 평전 저술가로 명성을 얻자 여기저기서 유명한 사람, 이를테면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씨 평전을 써달라는 요구들을 씁쓸하게 거절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출판사들이 '돈 되는 책'에만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책에 없어서는 안될 부분을 너무 전문적이라고 빼자고 압력을 넣는다든지, 책의 제목과 표지를 너무 대중적으로 가져간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상진 부산외대 교수(이탈리아문학)는 "이론적인 출사표를 던진다는 기분으로 묵직한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는데, 표지를 너무 대중서로 만들어서 항의했다"라고 밝힌다. 이에 대해 출판사는 "속 알맹이나 썼으면 됐지 겉까지 참견하느냐"는 답변을 해왔다. 저자와 출판사간 밀고당기기 풍경이다.


저자들은 또한 대형 출판사들이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공장 같다는 문제제기도 하고 있다. 큰 출판사라면 그 규모에 맞게 전문편집진용을 갖추고 일을 그럴싸하게 해야하는데, 관료집단처럼 의사소통과정도 느리고 답답하다는 지적이다. 저자와의 관계도 출판사의 주어진 틀 내에서 통보식으로 이뤄져 종종 "기분 나쁠 정도로 건방지다"라는 불만도 산다. 학술출판이 어렵다보니, 학술서를 내주는 출판사들은 이문을 적게 남기는 대신 저자에게 '유세'하는 일종의 암묵적 권위관계가 양자간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소형출판사에 오면 상황은 더욱 악화돼서 나타난다. 큰 출판사는 그래도 브랜드 이미지도 있고 해서 책을 꼼꼼하게 만드는데, 소형은 책의 종수를 늘려서 시장에 깔아놓는 데 급급하기 때문에 편집체제가 깔끔하지 못하고, 오타도 많다는 것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제작비의 일부분을 저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악풍'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새내기 강사 저자들은 IMF 이전만 해도 70만원 정도의 자기 책을 사주면 출판을 해줬는데, 요즘은 2∼3백만원어치 책을 구입해주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등 갈수록 상황이 안 좋다. 중앙대 교수는 "교수가 되기 위해 책을 내고 집에다 2-3백부 쌓아놓은 후배강사들이 수두룩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세지급의 불투명성은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학술출판은 갈수록 박해지고 있다. 가령 5백부의 책을 초판으로 찍어서 1백부가 팔리면, 그 1백부에 대해서만 인세를 지급하는 경우가 그렇다. 웬만한 양식있는 출판사라면 초판부수에 대해서는 발행후 곧바로 인세를 지급하는 게 불문율인데 말이다. 저자 입장에서는 '출판사가 겨우겨우 연명하는 걸' 보면서 인세를 올려달라고 말하기도 껄끄러워 아쉬운 소리를 하기보다 출판사를 옮겨다니기 일쑤다.

출판사 찾아 배회하는 저자들의 운명

송병선 울산대 교수(스페인문학)는 보르헤스, 마르케스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소설을 꾸준히 번역해온 대표적 번역가다. 그가 출판사에 바라는 것은 '긴 안목'이다. 남미쪽 소설을 내고 싶다고 찾아오는 출판사들이 "단발성으로 내려는지, 아니면 장기기획을 하려는지를 판단하고 출판사를 결정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김욱동 서강대 교수(영문학)는 '전문성'을 본다. 얼마 전 그의 환경문학서를 환경전문출판사인 '나무심는사람'과 작업을 같이 했는데 문학전문 출판사보다 편집자의 원고 해독력이 더 뛰어났다고 전한다.


저자들은 한 출판사와 자신의 '주치의'처럼 꾸준히 계약하는 걸 한번쯤은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상황에서 이는 쉽지가 않다. 꾸준히 사세를 유지하는 출판사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고, 한 출판사에서 계속 내면 주위에서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색안경을 끼기도 한다고 말한다. 아무튼 자신에 맞는, 자신의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아 이리저리 떠도는 게 오늘날 저자들의 운명이다.


박준식 한림대 교수(사회학)는 '사회과학 학술출판사'에 대해 '체계적인 마케팅 능력의 부재'와 ' 원고의 평가, 교열, 편집, 디자인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역량 있는 에디터의 부재'를 대표적 문제로 꼽는다. 박 교수는 이것이 기본적으로 출판산업의 열악성에 그 원인이 있다며 "공공 도서관, 학술 업적 평가 시스템에 따른 공공 구매 제도 등이 발전"해야 하고, 그래야 출판사들이 단기적 업적 및 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책을 평가, 출판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김진 울산대 교수 또한 "학술업적 사후평가제를 도입해 학진의 논문지원을 줄이고, 저술지원을 대폭 늘려서 고만고만한 논문들의 대량양산을 줄이는 대신, 양질의 연구저술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게 한국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도움이 된다"라는 견해를 보였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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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6-0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에 근무하는 분들 보면, 업무는 과중한 데 비해 보수가 너무 형편 없어서 딱한 생각이 들더군요. 작은 규모의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책을 내기 위해 애쓰는 사장님들도 마찬가지구요.
반면에 이런저런 학문을 전공하면서도 책을 거의 안 사는 분들 보면, 어이가 없더군요.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공부하는 사람들이 책을 안 사면 도대체 누가 책을 산다고 그 돈을 아끼시는지, 원 ...

sweetmagic 2004-06-0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잘 봤습니다... 좀 퍼갈꼐요 `~^^

balmas 2004-06-0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이시군요. 안녕하세요?
얼마든지 퍼가세요.
출판사들하고 이렇게저렇게 관계를 맺고 있다 보니까, 그쪽 문제에 늘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앞으로 좀더 사정이 나아지겠죠 ...

MANN 2004-06-1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안타깝네요... 언제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는지...;
 

서울大 폐지논쟁 중단을 - 정운찬 서울대 총장

 동아일보[특별기고]  
 
한국사회는 지금 도약을 위한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양적 팽창에서 질
적 성숙으로의 전환, 사회영역 전반에 걸친 민주역량의 제고, 국제경쟁력의 강
화, 효율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등 엄청난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입
니다. 이러한 개혁의 열쇠는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담당할 인적 자원 양성에서 
찾아야 합니다. 결국 창의력과 함께 폭넓은 식견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
한 교육혁신은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서울대는 최근 이러
한 교육혁신을 구체화하려고 학사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정원축소등 뼈깎는 자기혁신중▼ 

서울대는 지난 2년간 교육과 연구의 내실을 다지기 위하여 뼈를 깎는 노력을 기
울여 왔습니다. 몇 가지 예만 들겠습니다. 학생을 다양하게 뽑기 위한 ‘지역균
형선발제’를 이번 가을부터 시행합니다. 글쓰기 말하기 토론 훈련과 핵심 교양
강좌를 통해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의 내실을 기하기 위하여 
2005학년도부터 학사과정 한 학년 입학정원을 3850명에서 3225명으로 625명이나 
줄이는 자기혁신의 고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울대 폐지론, 국립대학 평준화론 등 대학 밖으로부터의 바람이 거셉니
다. 저는 오늘 서울대가 그리는 학사구조의 미래상을 소개하면서 아무런 국가적 
실익이 없는 저간의 논쟁을 중단할 것을 제의합니다.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국가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시점에 최근의 논쟁은 소모적일 따름
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입학정원 축소는 그 자체가 기초교육 강화와 양질의 교육환경을 위한 최선
책이라는 판단에서 추진됐습니다. 또 정원 조정은 학사구조 선진화의 첫걸음일 
뿐 아니라 사회통합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추진될 서울대 
학사구조 개선의 원칙과 방향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첫째, 초기에는 교육단위, 그리고 여건이 성숙되면 모집단위로서의 학부대학
(university college)의 설치입니다. 학부대학 체제는 기초교양교육과 전공교육
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고급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데 적
합한 제도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초학문의 발전과 이를 발판으로 한 응용 
또는 종합학문의 동반적 발전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학부대학과 함께 전문영역
에서 활동할 인재를 양성하는 기존의 단과대학들이 서울대의 학사과정을 구성하
게 될 것입니다. 

둘째, 고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의 설립입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
원(law school)의 도입을 천명한 단계에 있습니다만 사법개혁안이 구체화되면 
뒤를 이어 출범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학사과정교육의 기초 위에 고도의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하는 분야들이 발전적 개편을 통해 전문대학원으로 정착될 것입
니다. 이는 고등교육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전문대학원 체제
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과정이 필요합니다. 서울대는 
전문대학원 도입에 필요한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셋째,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담당하는 일반대학원의 강화입니다. 서울대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지식의 창출입니다. 이러한 기
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학문에 매진하는 학문후속세
대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가발전 차원서 각계 협조해야▼ 

서울대가 세계 최일류 수준의 교육과 연구의 전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에
서 제시한 학사구조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개선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서울대 구성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사회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
됩니다. 국가 발전의 차원에서 서울대 미래상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시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2004. 6. 3
			서  울  대  학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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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6-0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정보광장>에 들어가면, 매일 뜨는 메시지입니다.
제가 이런저런 견해를 밝힐 처지는 아니지만,
위기 의식이 상당하구나 하는 건 분명히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04-06-1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라고 죽여야 한다면....이 세상은 사람들의 바램대로 조금은 균둥화 되겠지만, 1등을 죽인다면 또 다른 1등이 나오게 되고...북경대나 도쿄대 총장의 발언이 신문에 나오는데 그들의 사고는 우리만 못해서 북경대나 도쿄대를 더 키우게 되는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가지, 학사구조 개선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출처 : 수수께끼 > 이등박문은 우리 황태자의 스승이었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었는데 왜? 지금까지 이런 내용이 공개적으로 거론이 되지 않았었는지 ....

나중에 조선총독부의 총독까지 오른 이등박문이 일본에 유학중인 우리 황태자의 스승이었다는 사실은 정말로 충격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내선일체를 위하여 일본에 볼모의 형식으로 유학을 갔던 우리 황태자의 모습은 비록 어린 황태자였지만 늠름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던것 같습니다.

 <소년> 창간호의 맨 앞을 장식하고 있는 이 사진이 주는 의미는 육당 최남선이 우리 나라 최초의 잡지를 발간하면서 우리의 독립을 추구하는 권두언을 쓴것을 보면 결코 친일파는 아니었던것 같고, 이 사진을 게제한것은 황태자가 볼모로 유학을 갔으니 정신 차리자는 의미인것 같습니다.

                                                               <如        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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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선배님들이 하는 사이트에서,

현충일 날짜의 유래가 노르망디 상륙작전 개시일(1944년 6월 6일)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놀랍다, 정말.

혹시 사실관계를 더 정확히 아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이라면, 불길하게도 사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대단한 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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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6-0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해를 하신 거 같네요. 아무리 사대정부라 해도 우리나라와 상관없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가지고 현충일을 삼았겠습니까. 우리 풍속상 한식에 성묘를 하고 망종에 제사를 지냅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망종에 죽은 군인들을 위해 국가차원의 제례가 있었다고 하네요. 이처럼 옛풍속을 쫒아 망종이었던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한 것입니다.

조선인 2004-06-08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시는 분이 더 자세한 설명을 올려주셔서 몇 자 더 옮겨적습니다.
수수께끼님 왈~
24절기중 망종의 앞에 있는 청명에는 삭초를 그리고 한식에는 성묘를 지냈고, 망종에는 제사를 지내던 우리 고유의 풍습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현충일이 제정된 1956년의 망종이 바로 6월 6일이었으며 그로 인하여 매년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노르망디 운운하며 사대주의를 들먹이는것은 단지 시비를 위한 낭설일 따름이며 우리국민은 남의 승전일을 따라 현충일을 정할 만큼 그렇게 덜 떨어지지는 않았답니다.

balmas 2004-06-0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설마 했는데, 그렇겠죠 ...
아무리 그래도, 천년 넘게 문자를 갖고 공부를 해온 사람들인데,
그렇게 허술하게 일을 처리하지는 않았겠죠.
아무튼 이렇게 명쾌한 답변을, 빨리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수께끼님께도 상세한 설명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저의 무식함이 만천하에 드러나긴 했지만, 오해를 빨리 풀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저만큼 무식한^^ 제 선배님들께도 빨리 알려드려야겠군요.

비로그인 2004-06-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무식하다기 보다는 모르고 계시는 선배님들이실것이고, 관심이 없었기에 일어난 일일것입니다.

balmas 2004-06-1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식을 너무 너그럽게 봐주시는 것 아닙니까?^^
 

* 레즈비언 웹진 [또다른 세상]에서 퍼왔습니다. 아래 주소로 가시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습니다.

http://kirikiri.org/ttose/

 

우리는 살고 싶다. -한국사회 성 소수자 인권 현실-
<또세에 게시된 글을 옮기거나 인용할 때는 출처를 꼭 밝히셔야 합니다>

1. 들어가며

2002년 10월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는 동성애 사이트를 전면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수호천사’를 제작․유포하는 (주)플러스 기술과 동성애를 음란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을 ‘인권침해’로 규정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지난 4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끼리끼리>의 진정을 받아들여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상의 동성애 관련 조항은 인권침해 조항임으로 삭제하라는 권고를 하였고,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삭제 결정을 공식 발표하였다.

그러나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공식발표에 이어 보수 종교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다수의 인권을 유린하는 결정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인권위원회측에 공문을 발송하여 권고 결정을 취소하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보수 종교 언론인 <국민일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 결정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동성애란, 두뇌 구조이상 유전인자가 요인’․‘동성애 사이트 접속 허용, 잘못된 환상 심어’ 등의 동성애혐오 기사를 게재하였다.

권고 결정 이후 시작된 보수 종교계의 반발이 거칠어 질 때 즈음인 4월 26일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이자 활동가인 윤모씨(19세)가 6장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윤씨가 남긴 유서에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하여 청소년 보호법상의 동성애 차별조항이 삭제된다면 바라 것이 없다’, ‘이젠 내가 동성애자라고 떳떳하게 밝힐 수 있어서 행복하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문화제’가 개최되었다. 이화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인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주최로 개최된 이번 문화제는 “넌 어쩌다 이성애자가 되었니?”라는 주제로 기획․진행되었다. 이대 활동가들은 이번 문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이를테면 홍보를 위한 포스터를 붙이기 위해 학생들이 모두 하교하고 난 이후 늦은 밤 시간만을 이용해 홍보 작업을 해야했고, 다음 날 아침이면 찢겨지고 떨어져나간 포스터를 발견하고, 그 날 밤이 되어야 다시 보수를 해야하는 어려운 진행을 지속해야 했다.


문화제 기간 중에 <이화에서 레즈비언 문화제를 반대하는 모임>이라는 모임이 결성되어 이번 문화제를 ‘비정상적인 행사’로 평가절하하며 ‘넌 어쩌다 이성애자가 되었니?'라는 질문과 '어쩌다? 이게 정상이야. 우리가 비정상인양 말하지마'라는 대화로 이루어진 대자보를 선전하는 일이 발생했다. 레즈비언 문화제를 기획․추진한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 활동가 모씨는 “이화 안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ꡐ평범한 이화인은 당연히 이성애자ꡑ라는 말이 소름 끼칠 지경이다"라고 말한다.

공중 매체를 통해 커밍아웃한 남성 동성애자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성전환수술을 한 트랜스 젠더가 유명세가 떨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이 판치는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하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자의 인권이 향상되고 있는 증거들이 아니냐”며 당연하다는 듯 묻고는 한다. 그러나 가부장제와 이성애 중심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수많은 동성애자들은 여전히 골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말 할 수 없이 끔찍한 피해들을 경험하는 현실에 살고 있다.

1994년부터 시작된 한국 사회의 동성애자 인권운동은 어디에까지 와 있으며 동성애자 인권은 어느 수준에까지 올라와 있을까.

2. 한국사회 성 소수자 인권 현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구체화된 시기는 1993년이었다. 1993년 11월 <초동회>라는 이름의 인권운동 모임이 조직된 이후 1994년 1월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모임 친구사이> 1994년 11월 <한국여성동성애자모임 끼리끼리> 단체가 결성되었고, 1995년 이후부터 4대 PC 통신에 동성애자 모임이 등장하게 되었다. 대학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위한 모임이 결성되기 시작했고,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 이후에는 사이버상의 동성애자 친목 사이트들이 봇물 터지듯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사회적인 편견과 그릇된 고정관념 때문에 항상 심각한 재정 적자와 열악한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 인권운동은 동성애를 혐오하고 비하하는 매스컴의 오보에 적극 대항하고, 매스컴을 이용한 대 사회적 커밍아웃 등의 과감한 활동을 통해 동성애자의 존재를 가시화 시키고, 상담소 개소․이반 업소 개업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동성애자를 위한 지지체계들을 마련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여 왔다. 동성애자 인권운동은 교과서에 실린 동성애 혐오 내용을 삭제하게 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관련 법령을 첨가시키고, 청소년보호법상의 동성애자 차별 조항을 삭제하게 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하였던 것처럼 여전히 우리 사회의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은 변하지 않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행태로 인하여 열 아홉 살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발생하고, 보수 기독교 학생 집단으로 간주되는 이들로부터의 노골적인 동성애자 혐오 작태가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9년째 성 소수자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 상담실에는 연간 300건에 이르는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 내담은 자신이 동성애자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는 문제, 기혼 여성․남성이 겪고 있는 성정체성 문제, 자신의 성정체성이 드러나 겪게되는 집단 따돌림과 구타 그리고 아웃팅 협박을 당하며 금품갈취와 폭력 그리고 성폭력의 피해를 입게되는 내용 등 다양한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끼리끼리>는 접수된 상담 사례 중 아웃팅 협박을 전제로 가해지는 동성애자 관련 범죄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사례 1. 이성애자로 정체화한 40대 모씨는 레즈비언 업소에 출입하며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사람들에게 접근, 상대방의 개인 신상을 알아낸 다음 아웃팅 협박을 하며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사례 2. 대학에 다니는 레즈비언 모씨는 같은 학과 남자 선배로부터 아웃팅 협박을 당하며 1년을 끌려 다니며 강간 피해를 겪고 있으나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

위의 두 사례는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의 ‘차이’일 뿐인 성 정체성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강제 결혼 당하고, 100% 해고를 당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 살아가는 성소수자들 에게는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이미 그와 같은 범죄는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금품갈취와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구제 법률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회적 현실 속의 성 소수자 피해자들은 ‘성 정체성을 드러내느니 당하고 만다’는 생각으로 피해를 묻어버리고,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자신을 놓아 버린다.

3. 나오며

최근 동성애자 커뮤니티내의 인권운동단체 결성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1994년에 조직된 <친구사이>와 <끼리끼리> 이후에 <동성애자인권연대>,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한국성적소수자인권문화센터> 등 인권운동단체들이 조직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위해 조직된 인권운동 단체들은 ‘다르지만 같은 지형’ 위에서 ‘동성애자 인권’을 인권 의제화하기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 성 소수자들의 인권 현실을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 인권 운동 단체들은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해외 단체들과의 연대, 국내 동성애자 단체의 연대를 통한 사회․문화․제도 차원에서의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윤씨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다. ‘차이’를 긍정하지 않는 편견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동성애자에 대한 집단적 가해에 다름 아니다. 윤씨의 죽음은 한국 사회에서 성 소수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버겁고 끔찍한 일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윤씨의 죽음은 지금 이 시간에도 구타 당하고, 강간 당하고 있을 성 소수자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활발해지고, 드러내는 성 소수자들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구체화되고, 가시화 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성 소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고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한국 사회가 더 이상, 하나의 ‘차이’를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 사회, ‘종교’라는 이름으로 성 소수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는 사회이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살고 싶다.
  

# 이 글은 문화연대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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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6-0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욕에 관한 세 편의 논문]에서 한편으로는 정상적인 성욕과 변태적인 성욕의 고착된 구분을 해체하려고 시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구조에 따라, 또는 그것이 함의하는 발달론적 도식 안에서 인간의 정상적인 성발달의 단계들을 제시하려는 프로이트의 모순적인 노력을 보면, 아연할 수밖에 없다.
라캉이 그 모순에서 벗어났을까? 라캉은 프로이트의 모순을 해소하려고 했지만, 역으로 <규범의 자연사>, 또는 단적으로 <규범(생산)의 역사>라는 문제를 환원시킨 게 아닐까?
성적 소수자들에게 <인권> 개념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지주이다. 하지만 그들의 외침에 좀더 생산적으로 답변하기 위해서는, 규범에 관한 비규범적인/비정상적인 이론 또는 문제설정(problematic)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