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에서 주최하는 하계학술강좌를 맡아서 하게 됐습니다.
강좌의 취지와 강좌별 안내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국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사용한 바 있는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는 개념은 하나의 통치, 하나의 삶의 질서에서 다른 통치, 다른 삶의 질서로 나아가는 이행기의 상황을 표현하는 개념이다. 바우만과는 약간 다른 의미에서 우리 역시 인터레그넘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본다. 올해 우리나라는 해방 70주년을 맞이하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에게 공동의 가치, 공적인 것(res publica)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먹고 사는 것 하나만이 대한민국이라는 정치공동체의 유일한 가치로 존재해왔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메르스의 대혼돈이 빚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동의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가 만들어야 할,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는 어떤 것인지, 우리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공동으로 질문하고 답변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번 강좌는 이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다듬어보기 위한 자리다.
1강. 푸코와 민주주의―바깥의 정치, 신자유주의, 대항품행
강의 소개: 미셸 푸코의 통찰에 기대어 현재 민주주의 위기의 핵심이 무엇이고, 신자유주의적 예속화를 넘어설 수 있는 주체화의 가능성은 어떤 것인지 모색해본다.
2강. 세월호라는 이름이 뜻하는 것―폭력, 국가, 주체화
강의 소개: 세월호 참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좌절감을 가져다주었다. 세월호 사건이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며, 세월호 참사를 진정으로 애도하기 위한 과제는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
3강. 정치적 주체화란 무엇인가? 푸코, 랑시에르, 발리바르
강의 소개: 푸코가 처음 사용한 이래로 주체화라는 개념은 현대 철학의 핵심적인 용어가 되었다. 푸코, 랑시에르, 발리바르 같은 현대 철학자들의 작업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정치적 주체화의 쟁점을 탐구해본다.
4강. 몫 없는 이들의 몫-을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강의 소개: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을이라는 용어는 권력자, 부자, 가진 자들에게 부당하게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보통 사람, 평범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민주주의의 본래 뜻은 평범한 사람들의 통치, 보통 사람들의 권력이었다. 을은 다시 한 번 민주주의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4강에서는 이 문제를 함께 다루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