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시민다움]이 출간됐네요. 표지 그림이 아주 강렬하네요. ^^
참고문헌 정리와 엥겔스 글의 번역 모두 난장의 이재원 형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네요. 발리바르가 쓴 "conversion"이라는 개념이
본문에서는 "전환"이라고 되어 있고(가령 33쪽), 옮긴이 후기에서는 "전도"라고 되어 있네요.(204쪽 주 2) )
저는 사실 처음에는 "전환"이라고 했다가 교정 과정에서 "전향"으로 바꿔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아마 출판사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두 경우에 "전환"과 "전도"는 모두 conversion의 번역어니까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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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ion이라는 개념은 이 책에서는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데, Violence et civilite 프랑스어판(이 책의
완역본은 내년 중에 그린비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1부를 이루는 [웰렉도서관 기념 강좌]에서는
아주 중심적인 개념으로 부각됩니다. 특히 헤겔의 역사적 폭력론을 설명하는 데 관건이 되는 개념이죠.
저는 전에는 그냥 "전환"이라고 했는데, 이 책으로 세미나를 하는 과정에서 "전향"이라는 번역어가 더 낫지 않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conversion에 종교적 개종이나 회심 같은 의미가 들어 있으니까, "전향"이라는 말이 적절할 수
있겠다는 뜻이죠. 그 제안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 시험삼아 채택해보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네요.
그런데 사실 "전향"이라는 번역어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conversion이 역사적, 정치적 제도화를 통해 자연적
폭력을 지양하는 작용을 뜻하는 데 비해, "전향"이라는 말은 너무 주관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그래서 일단 번역어 후보 중 하나로 생각하고는 있는데, 좀더 적절한 번역어가 없는지 계속 물색 중입니다. 좋은 제안이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