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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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좋은 책이라고 읽어보기를 권유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읽혀지지 않았던 책 중에 하나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우선 제목에서부터 무척이나 지루할거라는 생각과 정치적인 냄새도 날거라는 나의 잘못된 정보때문에 더더욱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정치적인 성향에서도 자유로왔다. 오히려 책을 읽은 동안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제목보다 더 잘어울리는 제목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인간을 공간에서 시간에서 육체적으로 속박할수는 있을지라도, 그가 가지고 있는 영혼에 따라 정신은 공간,시간등에 속박받지 않고 자유로울수 있다는것을 알았다. 책을 읽는 동안 신영복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고, 그전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던 '통혁당'사건에 대해서 찾아보기도했다. 그러나 책속에서는 자신을 무기수로 만들게 했던 그 사건에 대해서나 또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회나 정치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안은채 좁은 공간에서 자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신 신영복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어쩜 내가 신영복님이었다면, 감옥속에서 나를 이렇게 만든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있을텐데 말이다.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쭈욱 다 읽어버리는 그런류의 책이 아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어야 제 가치를 발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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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의 사랑
에릭 시걸 지음, 정영목 옮김 / 김영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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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생으로부터 소포를 받았다. 새책을 받은것도 있지만, 그전에 내가 읽었던 책들도 같이 보내주었다. 처음 '오직 하나의 사랑'을 집었을때, 난 산 기억이 없었고 읽었던 기억이 없어서 새로 구입한 책인가 생각했다가 겉표지가 투명비닐로 싸여있는것을 보고 갸우뚱했을뿐이다. 그러다 다시 책을 읽는 순간.. 예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솓아났다.
아..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이었구나... 그러면서도 처음 접한 책인양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 이책을 읽고 나서 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나보다. 그래서 내 기억속에서 사라졌던거겠지... 하지만 조금 내가 성숙되고 나서 다시 읽게 되었을때 새로운 느낌이 왔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을 아마도 그때는 매슈와 실비아의 사랑에만 촛점을 맞추었었겠지만.. 지금 감추어져있던 매슈와 애비의 사랑에 눈이 띄었다. '오직 하나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역설적이게도 매슈에게는 실비아만이 오직 하나의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꼭 하나의 존재로써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느꼈다. 작은 사랑은 큰 사랑에 묻혀 사랑이라고 인식하지 못할뿐. 작은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 말할수는 없다.

어쩜 매슈는 애비라는 사랑을 찾기까지 너무 오랜 세월을 소비했을지 모른다. 실비아를 때문에 잃어버렸던 매슈의 음악적 감수성은 실비아를 통해서가 아닌 애비를 통해서 다시 찾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이 아름다운건 그것이 과거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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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1
에릭 시걸 지음, 석은영 외 옮김 / 김영사 / 199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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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운영하시는 외삼촌 덕분에 접하게 된 책이었다. 외삼촌의 서점을 구경하다가 읽고 싶은 책은 빌려가서 읽어도 좋다는 말씀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갔던 책이었다. 그때는 이 소설의 작가가 '러브스토리'의 작가인지도 몰랐다. 그냥... 연초록색의 표지와 제목이 맘에 들어고 골랐던 책이었다. 책의 표지만큼이나 내용도 내게는 참 맘에 들었다. 하버드 의대생은 공부벌레에 인간미는 없을거란 생각을 뒤집고, 그들에게도 고뇌에 사랑... 그리고 인간적이다는 느끼게 했던 책이었다. 한편 소설속의 두 주인공이 서로를 나중에서야 인식했을때 소설속 주인공처럼 내 친구가 나중에 내 동반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했었다. 물론 지금 나는 다른 동반자와 같이 하고, 그 친구는 여전히 내게 친구로써 존재하고 있지만 말이다. '닥터스'에서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젊음의 열정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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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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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도 안했던 사람에게 소포가 왔다. 그것도 그냥 안면이 있었던 정도였던 사람이었는데 책 내용이 좋았다며 미국으로 보내준것이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책 선물을 한걸까? 하드커버로 책 하단에는 MBC '책을 읽읍시다'선정도서라고 찍혀있었다. 나중에야 한국에서 책을 읽는 프로그램이 있다는것을 알았고, 한번 찾아 보기까지 했다. 그냥 훑어보려고 폈다가, 얼굴이 붉혀졌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난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대한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세상을 다 변화 시킬수 없겠지만, 그 한사람의 노력이 있기에 세상은 살만하다고 말할수 있을것 같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는 행복의 소박함과 희망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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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3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오재국 옮김 / 범우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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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먼저 봐서일까? 라라를 태운 마차가 설원을 달리는 모습때문인지 '닥터 지바고'하면 겨울이 먼저 떠오른다. 영화을 보고 나서 계속 유리의 마음이 떠올라 가슴이 무척이나 아파 잠을 설치게 했다. 그렇게 잠을 이루지 못한 다음날 서점으로 달려가 원작을 찾게 했다. 내용은 영화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영화에서 표현되지 않은 섬세함을 찾아 읽어나갔다. 영화에서는 사랑을 더 느꼈다면 책속에서는 혁명속의 러시아를 더 느끼게했다. 확실히 원작을 찾아본 효과가 있었다고나할까? 둘중 어느것이 더 낫다고 말할수는 없을정도로 영화나 소설 다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그 여운은 더 느끼게 하기위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은 영화를 보기전에 소설속의 본질을 알기 위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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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0-07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와 소설은 참 다른 느낌이예요 영화가 라라와 유리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책은 혁명 때문에 고뇌하는 유리가 중심이랄까요? 문득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보슬비 2006-10-07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어느쪽이 좋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영화가 더 감성적이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