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소장하고 싶었던 海街diary 7권.
오늘 제게로 왔습니다.. 색채가 고운 표지들이 마음을 확 사로잡네요~

1권을 펼치면 네모진 모양의 책갈피인지 컵받침인지도 있답니다.

아.. 일본어 원서이니 조금씩 공부도 할 겸 읽고 보고 해야겠어요.

가지게 되어, 기쁩니다. 우히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역시 여행하면, 가서 읽을 책 고르기의 즐거움을 뺄 수 없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면 바리바리 몇 권이건 들고 가겠으나 이번처럼 가족여행이고 보면 저녁에 과연 책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싶기도 해서 한두 권 가져가는 게 고작일테지만 말이다. 그러니 더욱 머리가 아파지는 것이고 더욱 설레게 되는 것이고. (크)

 

지금 읽고 있는 <사피엔스>는 너무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궁금하지만 가져가기에는 좀 버거운 몸체이다.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니 말이다. 지금 10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대단히 흥미진진한 책이라는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으나... 여행에는 부적합. 하고 옆으로 슬쩍 밀어둔 상태이다. 어제 생각해보니 이 책이 좋겠다 한게.. 바로 요것. ↓

 

 

 

누구 기다리다가 손에 쥔 책이 그날따라 없어서 근처 서점에서 냉큼 사왔던 책이다. 지인이 너무 시간 맞춰 오는 바람에 몇 페이지 못 읽고 넣어두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설정에 재미난 문체였다. 이 정도면 가볍고, 무게로나 내용으로나, 따라서 여행에 적합하겠다 싶다. 이거 읽고 나서 재미있으면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사려고 보관함에 담아 두었다.

 

 

처음 나왔을 때 표지가 참 이뻐요 하고 유념해두긴 했었는데 다시 봐도 예쁘다. 색깔도 그렇고 내용과 무관하지 않은 표지그림도 그렇고... 앙투완 로랭 이라는 사람은 처음으로 접해보았고 조금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라고 감히 생각하는 중이다. 물론, 다 읽어봐야 말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걸로 한 권 낙점. 

 

 

 

 

 

 

한 권만 더 가져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주저없이 고른 건 [Axt] 9-10월 호이다. 표지가 김연수라는 점이 일단 마음에 든다. 사실 김연수의 책은 딱 한 권 읽었다. 그것도 에세이.

 

대단히 감명깊었다고는 말하기 힘들겠지만, 좋았다고는 말할 수 있는 책이었다. 사람들은 김연수의 책을 많이들 읽던데, 아직 소설은 접해보지 않았고 앞으로의 계획도 모르겠다. 지난 7-8월호를 보고 정유정의 책을 읽은 것처럼, 그래서 다른 책들도 다 읽어버려야지, 팬이 되어버려야지 라고 결심하게 된 것처럼, 9-10월호를 읽고 나서는 김연수의 팬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일을 어떻게 알겠는가. 아뭏든, 흥미를 계속 가지고 있었던 작가라서 표지모델 보고 아 이번에도 [Axt]는 사야겠다 했다.

 

[Axt] 냐 [Littor] 냐 정기구독을 뭘로 할 것인지 아직 정하지 못해서 지금 그냥 서점 가서 구매하는 중이다. 9월에는 결정해야지. 라고 비장해져 본다.

 

 

 

두 권. 조금 아쉽지만, 여기까지 가져가련다. 부모님도 가시는데 저녁마다 책읽는다고 방에 쳐박히는 짓은 집에서나 하는 일이지. 놀러 가서까지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서이다. 그리고 부모님이랑 가면 저녁에 많이 피곤하다. 의외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어디 불편하실까봐, 식사 끼니 걸러질까봐, 간 곳이 재미없을까봐... 별로 신경 쓰이게 하는 스타일들이 아니신데도 자식이니까 그런 자잘한 신경근육을 쓰게 되는 듯 하다. 그래서 저녁에 맥주 한잔 함께 하고 수다 떨다가 곯아 떨어지기 일쑤.

 

그래도 두 분 다 건강하셔서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을,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에 친구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중환자실에 계셨다가 일반실에 계셨다가 왔다갔다 하시고 정신도 약간 오락가락 하시고 몸도 반신마비가 와서 재활을 해야 하고 ... 하는 일이 벌어졌었다. 식구들이 총비상이 걸렸고, 연세드신 아버지 챙기랴 병원에 계신 어머니 챙기랴 다들 혼을 뺀 채 살고 있다. 아직 어떻게 될 지 기약이 없어서 서로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어머니는 얼마나 불편하시겠으며 혼자 집에 덩그러니 계시는 아버지는 얼마나 쓸쓸하시겠는가. 

 

여행을 간다는 건, 항상 기쁨이다. 내일부터 재미나게 삼사일 다녀오도록 하겠다.

 

 

모두들, 즐겁고 건강한 한가위 되시길! 

제발 지진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 시간들이길 바래본다. 으악. 무섭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9-1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에 책 한 두 권 챙겼어요. 그런데 안 읽는 날이 많았어요. 연휴의 반은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서 책 보고, TV도 봐야겠어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

비연 2016-09-13 22:12   좋아요 0 | URL
연휴에 책, 느무 좋아여~^^ cyrus님도 즐겁고 건강한 추석 보내세요!^^

시소 2016-09-2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로랭의 책 재미있죠. 비연 님의 글을 읽으니 누구 기다리면서 읽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출퇴근 길에 틈틈이 들고 다니며 읽었어요. 이러쿵 저러쿵 활기차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가볍게 해줬던 것 같네요. ㅎㅎ 아, 추석도 벌써 꽤 지났네요. 곧 10월.. 풍성한 가을 보내세요!

비연 2016-09-28 20:26   좋아요 0 | URL
시소님~ 이 책 읽고 계신 거에요? 웅. 기뻐요^^ 가끔 뜻하지 않게 마음틀에 꽉 맞는 듯한 책을 발견하곤 하는데, 이 책도 그런 책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곧 10월. 만사형통하시길! (저두요 제발 ㅠ)
 

 

아침에 늦잠을 잤다. 연휴 전날이라 일어나기 싫었던 모양이다. 늦잠도 잔 주제에 머리 드라이가 잘 안 되어 시간을 배는 썼다. 회사 가겠다고 대충 차려입고 나오니 시간이 꽤 지났고 그 시간은 중고등학교 아이들이 등교를 하는 시간이었다. 아. 버스 붐비겠네. 라는 마음에 좀 싫은 마음이 들었지만, 늦게 일어나서 그런 걸 어쩌나. 암튼 지각을 면하려면 얼른 타야한다.

 

회사 가는 버스는 두 대가 있다. 회사 바로 앞에 서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나로서는 그 중에도 또 가리는 버스가 있다. 하나(파랑)는 바로 가는데 다른 하나(초록)는 꽤 돈다. 안 막힌다는 것을 전제로... 15분 정도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파랑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아뿔싸. 11분이나 남았단다. 이 버스는 도대체 맨날 배차시간 간격이 넘 크다고 투덜. 4분 뒤에 온 초록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었다. 초록 버스는,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로 가득이었다. 열심히 비집고 겨우 카드를 찍은 후 매달려 탔다. 어차피 중학교가 바로 코 앞이라 몇 정거장만 참으면 되는 것이다.

 

한 정거장 뒤에 안 쪽에 여유 공간이 생기길래, 쓰윽 들어갔다. 마침 자리가 났는데 어떤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앉았다. 그 앞에는 두 남자아이가 포개듯이 앉아서는 장난치는 중이었고. 셋은 친구인 듯. 자리에 앉은 게 좋아서 키득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 앉아 있는 남자아이가 날 보더니 엉덩이를 들썩.. 하면서 불안해하는 거다. 흠? 쟤가 설마 나를 보고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겠지?... 순간 당황. 그러더니 그냥 앉았다. 괜한 안심.

 

근데 곧, 앞에 앉아 있던 두 남자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안으로 들어온 거다. 요즘 애들이 되바라졌다고 해도 어른에게 자리도 양보하고 기특한 애들이 더 많아... 라고 생각했다. 아줌마는 사양않고 털썩. 그랬더니 그랬더니....

 

그 뒤에 앉아 있던 남자아이가 결국 날 보면서 일어나는 거다!!!

 

헉. 어쩌지? 머릿 속에서 순간적으로 수만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는 거야? ... 라고 잠시 생각했다가

말할까? 얘야. 난 괜찮다. 너 앉으렴.

아니면 이렇게 말할까? 너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보이니? 그냥 앉아.

라는 생각들로 망설임... 주저.... 그러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털썩 앉아 버렸다. 아까 그 아줌마처럼.

 

그러니까, 내가 오늘 태어나서 최초로 '자리를 양보 받은 어른' 이 되어 버렸다. 자리 양보는 적어도 65세 이상 경로 우대증을 받는 분들에게나 해당된다고 생각해온 나로서는 충격. 앉아버린 내가 더 충격... (피곤했다고 조용히 변명해본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쟤네는 나를 '상당히' 나이많은 어른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엄마나 이모뻘? 중학생이래봐야 10대 중반이니 말이다. 아. 사람 이렇게 되는 거 한순간이구나.. 라는 마음에 괜히 씁쓸해졌더랬다.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고 나의 다음 세대가 크고 그런 게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면서도 가장 쉬운 일이긴 하지만 막상 당하고 보면,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인데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노인분들 중에 자리 양보하면 막 화내는 분들도 겪어봤었는데... 그 분들 심정이 이제야 절렬히 이해되고 말이다.

 

어제 지진을 겪고 (사실 난 운동 중이고 집이 서울이라 느끼지는 못했다.. ) 아무리 사람이 잘난 척 하고 뭐라뭐라 해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다 성냥개비같은 존재구나 싶었는데, 오늘 나이의 힘을 겪고 보니... 사람은 누구나 비껴갈 수 없는 것이 있는 거구나. 그래서 공평한 거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그나저나 요즘 피곤해서 더 나이들어 보이나. 피부과라도 가야 하나... 흑. 

(하고 또 못 받아들이는, 어리석은 비연 ㅜㅜ;;)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붉은돼지 2016-09-1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축하드려요^^ 어르신이 되셨군요..호호호
처음엔 좀 거시기하시겠지만 금방 익숙해지실거예요 ㅎㅎㅎ
참고로 저는 아직 뭐 어르신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비연 2016-09-13 13:07   좋아요 0 | URL
붉은돼지님... 흑흑흑. 금방 익숙해...지기 시러욧...ㅜㅠㅜㅜ

syo 2016-09-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65세 양보설은 비연님 기준이지요. 애들은 양보를 안하면 모를까, 할때는 대상의 나이를 어림하기보다는 그저 어른이다 싶음 양보하는 걸거예요.

비연 2016-09-13 13:07   좋아요 0 | URL
syo님. 그런 거겠죠? 그냥, 그냥 어른이라고 양보한 거겠죠? 왠지 위안이 됩니다...으흑..ㅜ

컨디션 2016-09-1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 안 상황이 아주 생생하게 머릿 속에 그려집니다.^^ 원래 중딩 남자 아이들은, 자리 에 조용히(?) 앉아있는거 잘 못해요. 그 나이는 힘이 남아돌아 주체를 못하는데다 앞에 애들도 일어섰으니 같이 덩달아 일어서야만 했을..거라고...봅니다. ㅎㅎ 그러니 충격 같은 거 받지 마세요^^

비연 2016-09-14 21:23   좋아요 0 | URL
컨디션님... 흑흑... 위안받아 봅니다.. 감사요 으흑!
 
마음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2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암사에서 나온 나쓰메 소세키의 책 뒷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이야기"

동감한다. 매우, 깊이.

 

소세키 소세키, 무라카미 하루키가 얘기하고 강상중이 얘기할 땐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만, 한 권 두 권 소세키의 책을 읽다 보면, 이런 게 고전이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된다.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사람의 마음의 이야기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지금도 하나 어색하지 않게 묘사하고 있는 그의 소설들이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예전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올리게 하는 거라네. 나는 미래의 모욕을 받지 않기 위해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고 싶은 거지. 난 지금보다 한층 외로울 미래의 나를 견디는 대신에 외로운 지금의 나를 견디고 싶은 거야. 자유와 독립과 자기 자신으로 충만한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 외로움을 맛봐야 하는 거겠지. (p50)

 

이 구절이 나쓰메 소세키의 경향을, 그리고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해 나타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 '나'는 어느 해변가에서 '선생님'을 만나 친분을 쌓게 된다. 도쿄제국대학까지 나왔지만 별로 하는 일 없이 지내고 있는 선생님은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는데 '상. 선생님과 나'에서는 이러한 선생님을 미스터리하게 그림과 동시에 '나'가 바라보는 선생님에 대한 모습이 자세히 나와 있다. 뭔가 비밀이 있는 듯한, 전부 보여지지 않는 선생님에 대해 존경심과 의구심 등등 복합적인 심경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잘 되어 있다.

 

'중. 부모님과 나' 에서는, 편찮으신 아버지와 그 옆에서 돌보시는 어머니, 그리고 나의 관계가 여러 각도로 조명된다. 아들이 대학을 나왔으니 뭔가 버젓한 직장을 바로 잡기를 원하는 부모와 조금은 태평한 아들의 모습, 아들이 직장을 잡고 제대로 살고 있다는 걸 남들에게 얘기하고 싶어하고 그런 일로 부끄럽고 싶지 않은 부모와 그런 것이 괜히 귀찮은 아들의 모습... 이런 모습들의 내면에 깔린 감정의 흐름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편찮으셔서 점점 죽음에 가까와지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식의 시선들도 마찬가지. 죽음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와 이제 아버지는 죽을 것이다 라는 것을 전제로 다음의 계획을 생각하는 자식들... 요즘 주변에 그런 일이 있어서인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하. 선생님과 유서' 에서는 선생님이 지면을 빌어 주인공 '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일인칭적 내용이다. 어렸을 때부터, 왜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는 지, 왜 별다른 일 없이 다 포기한 것처럼 살게 되었는 지.. 자신 안의 악마가 어떻게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는 지에 대한 고백들이 이어진다. 이 부분에서, 소세키에게 참으로 감탄하게 된다. 사람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들을 어찌나 잘 묘사하는 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고백을 받는 느낌을 부여하니 말이다. 사랑과 질투, 신뢰와 배신, 기만, 그리고 죄책감... 그 속에 위치하는 자아라는 그림자. 그리고 작품 전면에 깔려 있는 외로움. 내가 나를 마주 대할 때 느껴지는 외로움. 그 누구에게 이해를 구하기도 어렵고 그저 자기 자신만이 직면해야 하는 그 기저의 감정들. 그러한 내용들은 읽는 사람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자아를 어쩌면 외롭고 쓸쓸한 대상으로 바라보게 함과 동시에 그것이 진정, 사람이라는 것이구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현암사에서 나오는 이 시리즈는 다 사서 두어야 겠다. 현재 내게 있는 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 그리고 이 책 <마음>. 전부 14권 나와 있는 책들을 하나씩 둘씩 사모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어 본다. 신기하게도 계속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들이고... 아마 이런 것이 고전의 힘이 아닐까 싶다. 고전은 고전. 언제 읽어도 오늘에 비추어 퇴색해 보이지 않는 본질을 거울 처럼 명징하게 드러내주는 것. 재삼 느끼게 된 일요일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얼굴에 감정이 드러나는 걸 잘 못 숨기는 편이다. 아니, 잘 못 숨긴다는 건 어폐가 있겠다. 아예 못 숨긴다. 그리고 그게 좋아하지 않는 것, 못마땅한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항상 손해를 보고 사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포커 페이스. 이런 걸 잘 해야 사회생활에 성공한다. 이걸 나쁘게 얘기하면 뻔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내 감정을 내 얼굴 가죽 위로 다 드러내면서 마치 비디오를 보여주듯이 하는 게 딱히 좋다고도 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포커 페이스가 필요하기도 하다. 많이 노력하는데, 감정이 쌓여서 어느 순간 스위치가 켜지듯이 딱 깨닫는 순간, 표정이 확 가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에구. 근데 이게 때마다 그런 게 아니라 이제 내 얼굴로 되어 버린 걸까.

 

오늘, 지난 학회 때 좌장을 맡았던 사진 한장을 입수했는데 깜짝 놀랐다. 얼굴표정이 너무 무서운 거다..ㅜ 예전엔 이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발표하는 사람을 그냥 쳐다본다고 본 거였건만, 마치 질책하는, 노려보는 그런 표정의 내가 사진에 박혀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물어봤더니... "후배가 말도 못 붙일 얼굴이에요.", "무서워요..", "어엄청 무서워요.", "발표자가 자기가 뭐 잘못 하고 있나 떨었을 거 같아요".. 라는 다양하지만 일관된 어조의 대답들이 나왔다.

 

사실 그 때 나는, 아무 생각도 없었고... 발표하는 내용이 생각보다 너무 일반적이고 장황해서 언제쯤 끊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고 (모르는 사람이었...;;;;)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결국, 평상시에 내 표정이 이렇다는 거 아닌가. '화남'이 화석처럼 얼굴에 붙어버린... 그런 중년.

 

나이들수록 푸근하고 밝고 품이 넓은 표정이 되어야 하는데, 갈수록 빡빡해지고 싸나와지고 있구나 싶어 참 허탈했다. 예전에 차인태라는 아나운서가 말했었다. 모르는 분들도 있겠지. (차인표 아닙니다...) 장학퀴즈 사회자로 무지하게 유명했던... 나중에 MBC 사장도 했던 분이다. 그 분 얼굴이 좀 매섭게 생긴 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얼굴이 너무 냉정해 보인다. 그러면 아나운서할 때 좋지 않을 수 있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했다.. 매일. 활짝. 씨익. 하하. 이러면서 말이다. 그랬더니 나중에 얼굴이 변하진 않았으나 표정은 웃는 모습이 어울리게 바뀌더라.. 뭐 이런 말이었다... 나도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해야 하나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붉은돼지 2016-09-09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연님이 저 사진 속의 캔디처럼 항상 밝게 웃는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나이 마흔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뭐 그런 무책임한 이야기도 있지만 타고 나길 돼지로 생겨먹었는데 어쩌라는 말인지 하다가...차인태 아나운서의 말씀을 실천궁행해야겄다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일요일 아침마다 보던 장학퀴즈의 차인태 아나운서 제 기억엔 인상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비연 2016-09-13 09:41   좋아요 0 | URL
저 캔디가 붉은돼지님에게 혼란을 ㅎㅎㅎ 저도 아침마다 스마일 운동 한번 해보려구요~ 우리 함께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