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또!'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지만, 그 중에 '언제나!' 빠지지 않는 계획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책을 더 읽자 이고... 그 결심이 작심삼일이라 할 지라도 결국 새해 첫출근날엔 책을 다량 구매하게 되는 원동력은 된다. 뭐 길게 썼지만, 오늘 책을 좀 주문했습니다. 라는 얘기이다. 큭. 그래서 덕분에 새해 첫 글이 '책주문' 글이다.. 이런 얘기이기도 하고. 냐하하~

 

 

 

[소설]

 

 

 

 

 

 

 

 

 

 

 

 

 

 

 

 

 

주제 사라마구를 좋아한다. 많이 좋아한다. 그의 책이 나왔다. 무조건 산다. 말이 필요없다.

 

사라마구는 카인이 10여 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곁에서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소설을 전개한다. 이 작품의 영어판 출간 시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숨막힐 듯 놀라운 상상력을 가진,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마지막 소설을 위해 성서적인 주제를 한껏 즐겼다"라 평하였고, 「뉴요커」에서는 "불경스럽게도 구약성경을 개작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수다스러운 작가 특유의 서술로 구약성경 속 하나님의 논리에 허를 찌른다"라고 극찬했다. - 알라딘 소개 글 중에서.

 

<스토너>에 대한 알라디너들의 평이 그렇게 좋았음에도 이제야 산다. 모르겠다. 계속 보관함에 두고 사지 않고 있었음으로 오늘, 발견했다.

 

아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조용한 소설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그 삶이 우리의 삶과, 그 반짝이는 순간들이 우리의 그것과 그토록 닮아 있으니까 말이다. - 알라딘 소설 MD 최원호의 글 중에서.

 

이 소개글이 마음에 들었었다. 평범하고 일상적이고 지루한 일상을 그린 소설인데 그게 나의 보통의 정서를 칠 거라는 예고 같아서.

 

 

 

[추리소설]

 

 

 

 

 

 

 

 

 

 

 

 

 

 

 

 

 

 

앨러리 퀸의 이 시리즈는 그냥 모으고 있다. 본 것도 있고 안 본 것도 있지만 나오면 차곡차곡 사둔다. 이 책, <최후의 일격>은 두 작가가 쓴 마지막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 심지어 내가 아직 안 읽은 것 같다!  폭설로 고립된 저택에서의 십이야 미스터리라. 둑은둑은.

 

<모든 것이 F가 된다>. 한스미디어에서 나오는 S&M 시리즈는 지금 4권쨰가 나왔고 이 책은 그 중 첫번째이다. 처음 사본다. 이공계 미스터리의 최고작가라는 모리 히로시. 왠지 이공계 미스터리라는 말에 약간의 반감을 가져서인지 쉽게 손이 나가지 않았다.

 

[모든 것이 F가 된다] 애니메이션 원작 소설. 이공계 미스터리의 최강자 모리 히로시의 데뷔작이면서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 중인 대표작이다. 하우미스터리 등 국내 미스터리 동호회에서 적극 추천하였고, 네티즌들이 직접 번역하여 돌려볼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화제작이다. 가상현실과 컴퓨터 공학 기술을 활용하여 완성한 충격적 트릭의 추리 소설로, 기발한 무대 설정, 치밀한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해 의문의 살인 사건을 파헤친다. - 알라딘 책 소개 글 중에서.

 

이거부터 봐야겠다. 보고 재밌으면 시리즈물을 보는 재미를 누리리라.

 

요것들이 시리즈물로 번역되어 나온 책이다. 시리즈물의 좋은 점은, 다 알고 있지만, 작가나 나오는 탐정이나 세월에 따라 깊어진다는 거, chronological한 배경이 있다는 거. 그래서 좋다는 거. 캬캬.

 

 

 

 

 

[조카에게]

 

 

 

 

 

 

 

 

 

 

 

 

 

 

 


 

 

 

 

 

 

 

 

 

 

 

 

 

 

조카에게 책을 사 준 지가 좀 되었는데, 세상에나. 조카가 좋아할만한 만화책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나와 있었다. 이런. 고모가 맨날 사주더니 이번엔 왜 연락이 없나 했겠다. 쩝쩝. 그래서 한꺼번에 4권을 척... 구매목록에 포함시켰다. 조카야. 너 책 사주느라 고모 허리가 휜다.. 에고에고.

 

 

 

[만화]

 

 

이 만화. 이걸 만화라고만 부르기엔 정말 망설여지는 그 만화. 사겠다. 드라마로 보고 감동 감동. 이 작가, 어떻게 이리 잘 아는 거지. 이 실상을, 이 이면을. 소름이 끼칠 정도의 대사들, 상황들.

 

만화로도 꼭 접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장바구니에 제일 먼저 넣었다. 어차피 만화 모으는 거, 이런 만화는 꼭 소장목록에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얼른 와라, 송곳.

 

 

 

 

 

 

 

[기타]

 

 

 

 

 

 

 

 

 

 

 

 

 

 

 

 

 

사월의책 출판사에서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계속 내고 있다. 표지 맘에 든다. 무엇보다 1926년에 태어나 2002년 타계한 이 사람의 책은, 시대를 관통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사는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 또 이렇게 비판적인 저작들을 남길 수 있었던 그 분에게 경의를 표할 뿐이다.

 

일리치는 매일처럼 직장에 나가 월급을 받고 행하는 임금노동이나 집안 유지를 위해 주부가 행하는 가사노동 등이 지난 수천 년의 인간 활동과는 전혀 다른 ‘기이한’ 노동임을 깨우쳐준다. 나아가 직장 통근, 자기 계발, 스펙 쌓기 등 경제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강요되는 모든 무급 활동이 자율적인 삶을 억압하는 ‘그림자 노동’이 되었음을 밝힌다. 이 책은 그림자 노동의 역사를 통해 성장주의에 찌든 현대를 고발하고 인간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삶을 회복하려는 선언문이다. - 알라딘 책 소개 글 중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 역사에 대한 통찰... 이런 것들만 있으면 안된다. 그런 것들을 비판적 시각으로 읽어낼 줄 아는 지성. 그리고 그 생각을 글로 말로 옮길 줄 아는 용기. 이반 일리치에게서는 이 모든 것이 발견된다. 이 책 읽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저 속에 끼인 그 인간부류이니까.

 

 

 

 

 

 

 

 

 

 

최근에 나온 이반 일리치의 책들이다. 사월의책에서 전집의 형태로 번역해낼 거라니 더욱 기대.

 

 

 

 

 

 

 

 

 

 

 

 

 

 

 

 

 

 

그리고 2월에 갈 오키나와 여행 준비를 위해 프렌즈 시리즈 한 권을 구매한다. 말로만 듣던 그 오키나와에 연휴를 핑계삼아 가서 쉬고 오려는 참이다. 여행책을 산다는 건, 그 때부터가 여행의 시작이다. 그래서 여행은 준비부터가 들뜨는 과정이고 그런 매력 때문에 다들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고.

 

 

*

 

주문할 때는 엄청나게 많이 사는 것 같아도 막상 이렇게 정리해보면 몇 권 안되네.. 라는 생각에 더 살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흠. 안돼안돼. 예산 초과야.. 2주 뒤에... 뒤로 물러선다. 책값을 아낀다기보다는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쌓여 있어서 새책을 사는 게 망설여지는 거다. 그럼에도 신간 나온 걸 보면 어떻게든 사려고 속으로 갖은 핑계를 다 만들어내곤 한다..ㅜ

 

게다가, 이번엔 알라딘 2016년 머그컵도 받는다. 그 속엔 도라에몽 머그도 있다. 으하하. 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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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1-0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ㅠㅠ 저는 월급 받으면 지를건데 도라에몽 컵이 그때까지 남아있을지 모르겠네요 ㅠㅠ

비연 2016-01-04 14:54   좋아요 0 | URL
락방님. 전 기다릴 수 없었어요..ㅜㅜㅜ 그냥 일단 카드로 쓰윽...긁어버린.

후애(厚愛) 2016-01-0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구입하셨네요.^^
부럽사옵니다!!!!! ㅎㅎ
도라에몽 머그 참 예쁘게 나왔어요.
직접 보시면 더 예쁠 것 같아요.^^

비연 2016-01-05 08:09   좋아요 0 | URL
ㅎㅎㅎ 후애님...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무서울 뿐이죠 ㅜㅜ
그래도 책을 사고 읽고 하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ㅋㅋ
도라에몽 머그는 오면 인증샷 올릴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아. 조카가 벌써 6학년이 된다. 며칠 전 친척 중 누가 조카에게 "너 이제 내년에 6학년이야?" 그랬더니 한숨을 푹 쉬면서 "나이 먹으니 힘들어요.." 라고 했다는 우리 조카..ㅎㅎㅎㅎ 그래도 책 꼬박꼬박 읽고 무럭무럭 자라주니 고맙고 대견할 뿐이다. 6학년이 되니 읽는 책들도 많이 달라질 것 같고 해서 이제 어떤 방법으로 사줘야 하나 고민 중이긴 하지만, 조카에게 책선물하기 프로젝트는 쭈욱 이어진다. 올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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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나는 새벽같이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 오늘이 2015년 마지막 근무날이다. 주위의 동료들은 오늘부터 쉬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차저차 사정이 허락치 않아서 내일부터 나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여행을 갈 때 노트북은 가져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오늘 이 글이 2015년 을미년의 마지막 글이 되지 싶다. 이따가는 퇴근해서 집에 가 짐부터 싸고 자야 해서 시간이 별로 없을 듯.

 

올해, 화두는 '비통 (悲痛)' 이다.

 

사실 돌아보기도 싫은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일이 있었고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슬펐다. 내년도 그렇게 그런 감정이 이어지긴 하겠지만, 올해의 충격만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이보다 더한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충격을 받았고 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렇게 한 해가 마무리된다는 게 신기하다. 7월에 그렇게 충격을 받았을 때는 시간이 정지한 것 같더니. 시간은 무념무상으로 제 갈 길을 간다. 그리고 어느 틈에 나도 갈 길을 가고 있었던 것 같다. 슬프게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거고 자기 인생을 어떻게든 끌고 나가야만 하는 거니까.

 

여행이 가기 싫어졌었다. 어딘가로 떠난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뒹굴뒹굴. 거렸다. 10월에 부산영화제를 다녀온 건, 이렇게 지내선 안되겠다는 억지심이었다. 물론, 다녀오긴 잘했다. 영화제는 좋았고 내년에도 또 가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내년에는 좀 알게 되었으니 보다 알차게 다닐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는 앞뒤로 여행을 간 게 거의 없다. 그리고 내일 가는 건, 순전히 추억을 위해서다. 그래서 여기저기 관광지를 다닐 생각은 없다. 그냥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지낼 거다.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는 거. 그래서 내년을 살아낼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술을 끊고 사람을 끊은 하반기였는데... 내년도 이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술이고 (쓸데없이 알기만 하는) 사람이고 다 부질없는 짓이다. 말짱한 정신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을 늘려나가는 게 요즘 나의 화두이다.

 

*

 

올해 책도 그저 그렇게 읽어서 추천하기도 민망스럽지만, 알라딘 서재에서 한 해를 정리한다면 책으로 정리해야 할 것 같아 몇 권 들어보려고 한다.

 

 

 

1.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백창화, 김병록)

 

이 책으로 하나의 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일까. 외국 도서관이나 서점에 대한 책은 있어도 우리나라 것들은 찾아나서지 않아왔던 분위기에서 내 주변의 서점이나 책방에 눈을 돌리게 만든, 놀라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돈도 안된다고 보여지는 일에 아이디어와 정열을 쏟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흐뭇함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는 책이었고.

 

 

 

 

 

 

 

 

2. 13.67 (찬호께이)

 

올해 읽은 최고의 스릴러 혹은 경찰물이다, 내게 있어선. 왠만한 B급 소설은 다 읽어치우는 터라 왠만해서는 아 새롭다 아 재미있다를 잃은 지 오래인 나다. 그런데 이 책은, 심지어 홍콩의 추리소설이라는 이 책은 내게 정말 색다른 감동과 줄거리를 주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홍콩의 역사를 반영하고, 경찰의 애환을 드러내고, 단편과 단편 사이의 역사를 만들어내고, 하나하나의 사건에서 재미있는 트릭들로 사람을 놀래키고.... 뭐 하나 빼놓을 게 없는 책이다.

 

 

 

 

 

 

 

 

3. 법륜 스님의 금강경 강의 (법륜)

 

왠 금강경? 하겠지만...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위안이 많이 된 책이다. 일단 금강경을 참으로 쉽게 해석해준 법륜 스님의 필력도 있었고 나 또한 혼란스럽고 힘든 마음에 한구절 한구절 닿아오는 좋은 말들이 고마왔다. 다른 경전들도 읽어봐야겠다 라는 마음을 일으키는 책이다. 아니면 다시한번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도 들게 하는... 모든 것은 나에게서 비롯된 것. 나를 벼려야 하는 것이다. 그게 다다.

 

 

 

 

 

 

 

 

 

4. 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조던 스몰러)

 

이런 책을 좋아한다. 일단 제목이 딱딱하고 내용도 전문적이긴 한데, 교양 과학서적에 충실하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보는 관점을 살짝 비틀고 거기에 현재까지의 과학적 성과들이 기여하는 바들을 술술술 풀어놓은 책이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은 무엇인가. 비정상이라는 것은 정말 완벽하게 비정상일 뿐인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비정상이 과연 비정상이 맞는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고쳐잡게 하는 글들이다. 편견이라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것이며, 그러한 것에 비과학적인 맹신들까지 가세하여 집착하는 것은 또한 얼마나 우매한가.. 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5.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프리모 레비)

 

이 책을 읽고서야 프리모 레비가 왜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 지를 이해했다면... 무리인가. 하지만 서경식선생도 이 책을 프리모 레비 사상의 결정판으로 꼽았고 나 또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보였던 현상에 대한 고발적인 내용들이 확장되어 프리모 레비 자신을 포함한 인간 본성 자체에 대한 고발을 담았다고나 할까. 사실 읽으면서 섬찟 했다.

 

 

 

 

 

 

 

 

 

6. 칠드런 액트 (이언 맥큐언)

 

이언 맥큐언의 글은 정갈하다. 점잖다. 그런데 그 내용은 가끔 통렬하다. 우리가 얘기하기 껄끄러워 하는 이야기를 가감없이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래서 읽노라면 무섭다... 뭔가를 들킨 기분이다. 미성년 아이와 종교의 문제. 여기에 판사의 개인적 사정이 얽히고 아이와의 관계가 뭔가 복잡해지고... 그러면서 마음과 정신에 스미는 많은 의문들, 판단들. 이런 것들을 참 평이하게 풀어나가고 있는데 다 읽고 나면 전혀 평범하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표지는 좀 바꾸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봐도 못마땅..;;;)

 

 

 

 

 

 

 

 

7. 발칙한 현대미술사 (윌 곰퍼츠)

 

내가 읽은 중 최고의 현대 미술사이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담을 내용 다 담았는데 재미있다. 그리고 현대 미술을 보는 안목을 좀더 부여해주는 매력이 있다. 이런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전문가구나 라는 생각에 부끄러움마저 느껴졌던 책이다. 역사를 관통하는 히스토리를 이해하고 있다는 건, 단편적인 사건들이 전체에 미치는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니까. 여기 있는 지하철 노선도에 빗댄 현대 미술의 계통도는 잘라다가 방 벽에 잘 붙여두었다. 어쩐지 그것만 보고 있어도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기분이라 말이다.

 

 

 

 

 

 

*

 

여기까지.

 

꼽으라면 더 못 꼽을 것도 없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들만 추려 보았다. 애초에 작정했던 방향으로의 독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많이 반성 중이지만, 올해도 여전히 잡다하게 여러 분야로 읽어대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좀더 계획성 있는 독서를... 부탁.

 

*

 

그리고, 알라디너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여기 서재에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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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2-3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해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비연님, 여행 잘 다녀오시고 내년을 살아갈 힘을 더 많이 축적하시길 바랄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연 2015-12-30 14:44   좋아요 0 | URL
락방님. 님의 글들이 제게 많은 힘이 되곤 합니다. 새해에도 부디^^
내년을 살아갈 힘을 축적하라는 글, 마음에 크게 와닿네요. 그러고 오겠습니다~
락방님, 새해에도 건강과 복이 함께 하시길..^^

cyrus 2015-12-3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비연 2016-01-04 10:03   좋아요 0 | URL
cyrus님~ 제 서재에 자주 들러서 댓글도 달아주시고. 넘 감사한 2015년이었습니다.
2016년에도 행복하시고 더욱 자주 왕래하는 서재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서경식 선생의 글은 빠짐없이 읽는다. 그의 생각이 좋고 글들이 좋다. 기저에 깔린 디아스포라로서의 정체성이 주는 묘한 서글픔까지도 좋아한다. 이 책도 사둔 지 꽤 되었건만, 뭐가 그리 분주한 지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다. 들고 다니기 가볍고 작아서 출퇴근 시간에 가지고 다니기로 낙점. 부제가 <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이다. 정말 동감한다. 나를 견디게 해주는 건 다른 무엇보다 책이라는 것에. 나도 그러니까.

 

 

 

 

 

 

 

 

 

 

 

 

 

 

 

 

머리말부터 인상적으로 시작한다.

 

장 폴 사르트르는 명저 <유대인 문제에 대한 성찰> 에서 반유대주의(넓게는 인종차별주의)는 사상이 아니라 "하나의 정열이다"라고 썼다. 그렇다. 이것은 실증서이나 논리적 정합성과는 무관한 하나의 위험한 정열인 것이다. 그런 정열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지성이나 이성을 전제로 말을 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6

 

이게 어디 비단 반유대주의나 인종차별주의에 국한된 것이겠는가. 집단적인 최면, 맹목적적인 숭앙, 주변에 대한 철벽같은 몰이해와 자기방어 등이 다 해당하는 것일테고... 우리도 이 모든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이기에 이 '정열'이라는 말이 새삼 크게 와닿는다.

 

10여 년 전 가토 슈이치는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서 강연할 때 이렇게 말했다. "더 성능이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건 기술을 배우면 가능하다. 그러나 그 자동차를 운전해서 어디로 갈지를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교양이 필요하다." - p7

 

마음에 얼마나 와닿는 말인가. 그러나 이 얘기를 강단에서 했을 때 어떤 학생이 말했다 한다. 행선지를 알려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라고. 인간의 단편화가 무섭게 진행된 작은 사례이다. 내 의지가 아니라 컴퓨터의 의지로 움직여지는 세상. 그래서 사람들은,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몽유병 환자마냥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이동을 한다. 사실 끔찍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게 당연한 현실이라니.

 

그리고 서경식 선생이 추천하는 첫 책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사이드 음악평론>이다. 이 책을 논하기 앞서 선생은 '서재'라 는 어감에 대한 복잡한 심정으로부터 시작을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영화 등에서 보는 영국풍 서재에 대해 강한 동경을 품었다. 높다란 천장까지 짜놓은 유리문 달린 책장에 빽빽이 들어찬 가죽 표지의 책들. 널찍하고 중후한 책상. 앉으면 포근할 것 같은 의자. 낮게 흐르는 바로크 음악... 그러나 현실의 내가 늘 책을 읽는 곳은 잠자리였다. 머리맡에 어지러이 책을 쌓아놓고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읽어 재끼는 것이다. 결국 그런 습관을 버리지 못한 채 나이를 먹어, 지금은 서재가 있는데도 괜찮다 싶은 책을 잡으면 책상이 아니라 잠자리로 향한다. 게다가 한심하게도 젊었을 때와 달리 금방 수마에 사로잡혀서 두세 쪽도 읽지 못한 채 잠들고 만다. 즉 나는 더는 책을 읽을 수 없게 된 것이다. - p20

 

이런. 내 얘기인 줄 알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어쩜 이렇게 나랑 똑같으신지. 나도 늘 서재를 꿈꾸지만 현실은 침대에 폭 들어가 누워 책을 읽는 게 일상사다. 으하하. 서경식 선생과 나랑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연말을 보내련다. 아주. .. 좋은 선택이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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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2-2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에 전기장판 켜놓고 배 깔고 엎드려 책 읽다가 졸음이 오면 바로 잡니다. 최고의 개인 시간입니다. 단점은 불을 끄지 않고 잠을 자면 엄마의 폭풍 잔소리를 각오해야 합니다. ^^

비연 2015-12-26 20:51   좋아요 0 | URL
아... 넘 행복한 정경이에요 . 저도 틈만 나면 같은 자세로 꾸벅꾸벅.. 최고죠. 우힛.
 

 

서재의 달인이라는 게 백만년 만에 되고 나서...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올해 내가 책을 얼마나 읽었나... 드러누워 생각해보았다. (이럴 땐 꼭 드러누워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된다...이히힝)

 

아. 돌이켜보니 정말 책을 안 읽은 한해였다. 변명하자면 끝도 없다...

 

뭐... 일이 많았다. 이건 언제나 하는 변명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기 바쁘고 다녀와서는 씻고 자기 바빴다 라는 흔해빠진 직장인의 변명. 그럼 주말엔 뭐햇니. 라고 물어보면... 잤어요 라든가... 일드 봤어요... 그러고보니 일드는 엄청 봤다. 머리 굴리기 싫고 그런다고 잠은 안오고 그럴 땐 스맛폰을 치켜들고 일드를 켜곤 했다. 그런다고 일본어가 마구 늘었다.. 라고 한다면 그나마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어요.. 위안은 할 수 있겠지만.. 는 건 자막읽기? (ㅠ) 자막 빼고 보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뭔가 답답함을 금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거지. 내가 좋아하는 일드는 더더군다나 스릴러물이라 뭐라고뭐라고 전문용어 나오면 이건 뭥미? 하긴 일쑤라.

 

또 무슨 변명을... 7월 이후로 몇 달간은 멘붕상태라 아무 것도 '안' 했다가 맞겠다. 세상에 의미는 없었고 그래서 그저 걸었다. 다이어트에 열중했다. 살은 많이 빠졌다, 사실. 그게 나의 소기의 성과라면 성과랄까. 걷는다는 건... 나중에 또 얘기할 때가 있겠지만, 참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걷는 거라면 몸서리치게 싫어했던 내가 이제는 강남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게 일상적인 일이 되었고 틈만 나면 걸어서 택시비 쓰는 게 많이 줄었다. 좋다. 하지만, 어쨌든 책은 못 읽었다.

 

10월 이후론 열중할 일이 하나 생겼더랬다. 회사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무심결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게 꽤 재미났다. 뭐냐고? Save the Children에서 하는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한 거였다. 털실뜨기라니. 너랑은 넘 안어울려.. 라고 주위 사람들은 얘기했지만, 내가 보기보다 그런 데 관심이 많다는 것. 나만 알고 있나? ㅡㅡ+ 잘 하진 못해도 잘 하고 싶어하는 건 있다.

 

 

 

 

 

이게 나의 첫 작품이었다. 지금 이렇게 시작해서 4개까지를 떴고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하하. 하노라면 이게 시간도 잘 가고 다른 일, 말하자면 일드 시청 같은 것도 같이 할 수 있어서 자꾸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세상 살면서 하나라도 의미있는 일 좀 해봅세.. 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니 그 어느 곳에서인가 이 모자로 생명을 유지할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뜨게 된다.. 라는 이야기.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요기 ↓)

https://www.sc.or.kr/moja/campaign/guide.do?_C_=825&NaPm=ct%3Diil4525c%7Cci%3D0u80002iHBLkAFW4004C%7Ctr%3Dsa%7Chk%3Dedc1f101d325b373b24a8b3fcd7b78094fda9db4&NVKWD=%EC%84%B8%EC%9D%B4%EB%B8%8C%EB%8D%94%EC%B9%A0%EB%93%9C%EB%9F%B0%EB%AA%A8%EC%9E%90%EB%9C%A8%EA%B8%B0&NVADKWD=%EC%84%B8%EC%9D%B4%EB%B8%8C%EB%8D%94%EC%B9%A0%EB%93%9C%EB%9F%B0%EB%AA%A8%EC%9E%90%EB%9C%A8%EA%B8%B0&NVAR=PL&NVADID=154756315+0u80002iHBLkAFW400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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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러느라 책 읽는 게 무지하게 게을렀던 한 해였다 라는 변명들을 늘어놓게 되는... 을미년 크리스마스 날이다. 내년에는 좀더 읽어야지.. 하며 알라딘을 뒤지고 있는... 집에 쌓아둔 책들은 어쩌고 왜 자꾸 새 책들을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니는 지 말이다.. 병이다 병..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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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2-2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모자뜨기...
저도 친구따라 몇개 떴었는데...
참 착하신 비연님 메리 크리스마스^^

비연 2015-12-25 18:1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착하다고 하시니 막 민망요..^^;;;
이거 매년 해도 좋을 거 같아요.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