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짤릴 각오를 하고, 5월 연휴를 포함해서 11박 12일로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가기 일주일 전까지 못 갈 것 같은 분위기에 계속 노심초사했었는데, 여차저차하여 그냥 감행하게 된 것. 일행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준비 하나도 못하고 그냥 갈 뻔 했다. 가기 전에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다 읽어보려 했으나... 1권 겨우 반 정도 읽고 갔다는.. 슬픈 이야기.

 

이탈리아는 내 인생에 세 번째였다. 대학 때 배낭여행 가서 로마-바티칸-피렌체-베네치아-폼페이-제노바 등을 일주한 게 첫 번째였는데, 그 때는 한여름에 간 거라 정말 너무 더웠고 그래서 허덕거리며 다닌 기억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것. 길바닥이 거의 한증막이었고 20kg이 넘는 큰 짐을 등에 진 채 온종일 헤매는 것이 정말 힘들었었다. 두 번째는 학회 발표 때문에 로마로 간 거였는데 로마-바티칸-티볼리를 다녀왔었다. 나는 그 때, 9월의 이탈리아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 처음 느꼈었다. 푸르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배경으로 로마의 콜로세움이나 포로 로마노 등 옛 유적들이 보이는데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왔다. 아 이탈리아가 이런 나라구나.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였구나... 싶었고.

 

그래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도 갔던 거다. 일행들은 이탈리아를 패키지로 다녀와서 제대로 못 누렸다고 했고 나는 봄날의 이탈아가 보고 싶었다. 긴 일정동안 많은 곳을 다녔다. 로마, 바티칸과 피렌체를 기본으로, 시에나, 아씨시, 나폴리, 폼페이를 갔고 친퀘데레를 갔고 토스카나의 와이너리도 들렀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비가 추적거려서 날씨가 이러면 안되는데 라며 걱정이 많았지만 갈수록 점점 봄날이 무르익고 그렇게 아름다운 이탈리아를 보고야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맑은 공기와 따뜻한 햇살, 높고 푸르른 하늘이 나를 반겼다. 매일 피곤한 줄 모르고 봄날의 이탈리아를 누리며 다니느라 이 주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탈리아는, 와인이 맛있고 그래서 거의 매일 먹어 주었고, 커피가 맛있고 그래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먹어 주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보기에 좋았고 하나하나 역사가 살아 있어 좋았으며 미술관에 전시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그림들이 너무나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카라바조의 그림들이 보게레제 미술관에 잘 전시되어 있어서 감격에 겨워 보았더랬고. 여느 유럽의 나라들처럼 길가에는 담배피는 사람들이 즐비해서 담배냄새가 늘 자욱했지만 왠지 참을 만했다. 음식에 자부심이 커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피자와 파스타, 각종 해산물 요리 등이 하나 지겹지 않을 정도로 맛났다. 올리브오일과 트러플오일/소금 등의 풍미가 남달라서 덩달아 몸이 좋아지는 기분도 들었고 말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직설적이지만 유쾌했고 그다지 친절하진 않았지만 과하게 붙지도 않았다. 물이 안 좋아서인지 맥주는 그다지 맛이 없었지만 그래도 참 열심히 매일 먹어대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아름답게 다가오는 나라였다. 물론 소매치기가 많아서 짐 조심을 해야 하긴 했지만, 바르셀로나와 파리도 다녀온 나인 만큼 그 정도야 하고 대범하게 지낼 수 있었다. (같이 간 일행은 다이소에서 열쇠와 복대까지 들고 왔었다. 허허)

 

 

 

 

 

 

 

 

 

 

 

 

 

 

 

 

아마도 가기 전에 이탈리아에 대한 스가 아쓰코의 글들을 읽어서 더 그랬는 지 모르겠다. 물론 그녀가 주로 있었던 밀라노와 베네치아는 가지 못했지만, 이탈리아의 분위기를 간직한 채 여행을 떠났던 게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더 좋게 받아들이는 데 일조를 한 건 분명한 듯 하다. 가능하면 다음엔 밀라노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여행이 좋은 건, 멀리 떠나서 나의 일상에서 조금 거리를 유지한 채로 나를 돌아볼 기회를 가진다는 것, 그리고 이국적인 풍광 앞에서 무장해제를 자연스럽게 하여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것.. 그런 거 같다. 다시 돌아와 출근을 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니, 언제 여행을 갔나 싶게 그렇게 빨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산다는 게 다 그런 거겠지. 여행의 감상은 마음 한 구석에 그리움으로 남겨지는 것이고. 일상은 또 일상대로 영위해야 하는 것이겠고.

 

일년에 한번씩은 유럽이나 남미, 아프리카 이런 곳에 가겠다 마음 먹어본다. 더 나이들어 다니기 힘들어지기 전에 갈 수 있는 곳을 다 가보자... 그렇게 나를 좀 자유롭게 놓아두어 보자... 우선 올해는 이탈리아 다녀왔으니.. 다음 여행 계획은 내년으로 하고 어디로 갈 지 미리 구상하는 즐거움을 내내 누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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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14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일단 잘 다녀오셨다니 다행이고요, 무척 좋으셨다니 더 다행입니다.
처음 가서 별로 였던 곳에 다시 가서 좋은 느낌을 남기는 거 너무 소중한 것 같아요.

몸이 허락하는 한, 우리 계속 다녀봅시다, 비연님.
가서 이렇게 또 즐거운 경험 잔뜩 하고 마음도 충전해서 돌아오자고요.
그런게 필요한 사람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비연 2019-05-14 19:55   좋아요 1 | URL
정말, 몸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다니고 그 좋은 느낌을 나누는 생활 오래도록 하여요!^^

고양이라디오 2019-05-1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멋지십니다. 여행도 잘 다녀오시고 무사히 일상복귀하셨다니 다행입니다^^b

비연 2019-05-14 19:56   좋아요 1 | URL
감사함다 ㅎㅎ 돌아올 일상이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제일 큰 행운인 거 같아요^^

희선 2019-05-18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시간 보내고 오셨겠네요 돌아오고 바로 일상으로 돌아가다니... 그래도 가끔 그때가 생각나기도 하겠습니다 새로운 곳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다른 곳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비연 2019-05-18 05:10   좋아요 1 | URL
참 좋았슴다~^^ 여행이라는 건 그런 거 같아요. 새로운 곳에서 나를 바라보기.

봄누리 2019-05-20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탈리아 여행 후기를 마치 제가 쓴 듯 느낌이 비슷하군요 ㅎ 잘 읽었습니다

비연 2019-05-20 09:34   좋아요 0 | URL
앗. 비슷하다니 넘 반갑습니다. 이탈리아.. 그리워요~ 다시 가고 싶습니다^^
 

 

딱히 리뷰라고 할 건 없었지만, 그래도 책 읽고 그 안에 있는 좋은 단락들 몇 글자 끄적이며 내 나름의 감상이랄까를 적는 게 좋았는데 요즘 그게 하기 싫어진 건 뭐인지. 하기 싫다.. 라기보다는 좀 게을러진 것 같다. 읽고 나서 다시 끄집어내어 뭔가 쓰는 게 귀챦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뭐 이러다 말겠지. 쌓이는 책들을 보며 뭔가를 쓰겠지 하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어 본다.

 

 

 

이 책은 좀 길게 잡고 읽은 것 같다. 요즘 빅데이터니 뭐니 하면서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데이터를 잘못 분석하면 안돼, 라고 경고하는 책이라는 것이 흥미로와서 보았던 것이다. 책을 쓴 사람 자체가 수학을 전공했고 실제 증권가에서 숫자를 다루는 직업을 가졌었고 그 와중에 데이터라는 것을 잘못 취급했을 때 얼마나 큰 폐해가 나타나는 지를 절감하고 그것을 막기 위한 활동들을 하게 되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지만, 데이터라는 것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고 설사 그다지 사악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닐지라도 지속적인 현실의 반영과 점검을 하지 않으면 실제로 사회에서 경제적, 인종적, 성적 차별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은 악순환으로 이어져 그 status를 고착화 혹은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의 선한 의지가 개입될 수 있도록 선순환의 루프를 도입해야 하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들을 계속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당히 동감한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제목이 좀 무섭기는 하다...;;;)

 

 

 

 

드디어 이 책이 마무리가 되었다. <항설백물어> 책이 여러권 나왔지만 사실 첨에 한 권 정도 읽고 읽지 않았는데 (교코쿠 나츠히코의 책을 왕성하게 읽을 때도 있었건만) 이 책이 나오키상을 받았다고 해서 <후 항설백물어>는 상/하권을 다 읽어내었다. 이 책, 하권에서 이제 일단락이 되면서 그간의 많은 이야기들이 저물어가게 되고, 이 정도로 일본의 괴담을 재미나게 의미있게 풀어냈다면 나오키상 한번 정도는 줄 만하겠다 싶었다. 

 

세상에 요괴/요물은 있는가. 사실 다 사람의 원념과 나쁜 마음에서 비롯된 것들을 그러한 정체불명의 그리고 세상에 있음직하지 않은 존재들로 대체하여 표현하는 것은 아닌가. 시종일관 이 책들은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교코쿠 나츠히코라는 사람은 참으로 독특한 사람이 아닐 수 없고 이 기묘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마음에 의외로 꽂히게 하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그리고, 어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았다. 개봉일이 그제였는데 그날 보려고 했다가 못 보고 어제 부랴부랴 예매해서 보았다. 저녁 7시 35분 시작해서 10시 35분 시작, 집에 도착하니 세상에 11시 30분 쯤이었다. (지금 피곤) 세시간 내리 영화를 해대는 건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집중력이 계속 상승하여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사람들이 중간에 꼭 화장실을 간다고 해서 영화 들어가기 전에 물 종류는 아예 먹지를 않고 화장실도 여러 번 다녀온 끝에 영화는 무사히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중간에 뛰쳐나가는 사람들 꽤 되어서, 그걸 보면서 괜한 뿌듯함이 밀려왔다... 면 내가 이상한 건가? 아뭏든... 역시나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단원은, 사람과 현재와 우정과 가족을 다시한번 환기시키는 그것이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한 어벤져스들이 아무리 첨단의 무기로 장착하고 초능력을 가지고 싸운다 해도 결국 싸울 때는 중국 무술이나 일본의 유도, 우리나라의 태권도 같이 몸과 몸이 맞서 싸우는 전통적인 방식의 싸움일 수 밖에 없고 그들이 회귀할 곳은 어디 멋드러진 행성이나 어마어마한 곳이 아니라 자신의 한몸, 운명의 흐름에 따라 맡기고 안위를 위탁할 가족이더라... 뭐 이런 것이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스포가 될 테니 여기까지. 이 열기가 좀 식으면 iMax로 한번 더 볼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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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9-05-14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신 책들 다 재밌을 거 같습니다. 오늘 집에가서 열심히 책 읽어야겠네요ㅎ

‘세상을 구하기 위한 어벤져스들이 아무리 첨단의 무기로 장착하고 초능력을 가지고 싸운다 해도 결국 싸울 때는 중국 무술이나 일본의 유도, 우리나라의 태권도 같이 몸과 몸이 맞서 싸우는 전통적인 방식의 싸움일 수 밖에 없고 그들이 회귀할 곳은 어디 멋드러진 행성이나 어마어마한 곳이 아니라 자신의 한몸, 운명의 흐름에 따라 맡기고 안위를 위탁할 가족이더라... 뭐 이런 것이었다..‘

뭔가 물 흐르듯이 읽히는 좋은 문장이었습니다^^b

비연 2019-05-14 19:54   좋아요 1 | URL
다 괜챦은 책들에요 ㅎㅎ 제가 마블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게 저변에 깔린 ‘결국 인간이더라’ 라는 휴머니즘적인 테마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혼자 사는 생활에 대해서 꾸준하게 쓰려고 했었는데 마지막으로 쓴 게 12월. 그러니까 4개월을 훌쩍 보내버린 것 같다. 사람들이 가끔 물어본다. 혼자 사니 어떠십니까.. 흠. 그럭저럭 괜챦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혼자 살면서 일어난 변화는...

 

우선 혼술이 늘었다는 거다.

 

 

 

 

본가에서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엄마는 집에서 술을 먹는 걸 상당히 싫어하셨기 때문에 맥주 한잔 먹는 것도 눈치 보며 먹어야 했었다. 이제는 내가 안주도 만들어보고 다양한 안주거리도 사오고 술도 와인이며 맥주며 사와서 가끔씩 기분을 낼 때가 생겼다. 물론, 이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게 문제이긴 문제인데.. 이게 혼자 있으면 왠지 술이 땡기고 뭔가 허전하고...

 

 

 

 

심지어, 며칠 전에는 야구 보면서 치맥까지 했다. 집에 맥주를 많이 두지 않기로 약속했음에도 늘 한두 캔은 있는 바, 한 캔 훌쩍 따서 가져온 치킨이랑 냠냠 먹으면서 야구를 보니, 그다지 직관을 하지 않아도 괜챦겠다는 안일한(?) 생각마저 들었더랬다. 이게 집순이가 되는 지름길이라는데... 흠. 왠지 조심해야 할 것 같은... 그러나 혼술의 맛은 괜챦다. 아직은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일어난 변화라면 살림이 좀 늘었다는 거.

 

 

 

 

 

 

여기에도 어김없이 반주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가 끓이고 굽고 해서 먹는 음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살림살이에도 흥미가 부쩍 생겨서 자꾸만 사들이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예전엔 관심없던 그릇에 왜 이리 눈길이 가는 지 말이다. 하나씩 둘씩 사는 것도 꽤나 부담이 되는 일인데 계속 쇼핑몰 보관함에 쌓아두면서 야금야금 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아직은 사다놓은 오븐을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고 (군고구마만 계속 ㅠ) 뭔가 근사한 요리는 해본 적이 없지만, 먹고 사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이 지내고 있다.

 

물론 요리만이 살림이겠는가. 빨래, 청소... 아 세상에 가장 하기 싫은 게 청소. 힘만 들고 성과는 미미한.. 가장 극한직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쌓인 먼지 덜어내는 것도 그렇고 닦기도 해야 하고.. 근데 돌아서면 먼지가 또 앉고.. 으악. 무선 청소기가 소리가 이상해지는 게 먼지가 속에 넘 쌓였나 싶기도 한 세월이다. 예전엔 일주일에 두번씩 했지만 이젠 팔목도 아프고 조금은 포기도 되어서 일주일에 한번씩만 겨우 청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엄마는 혼자 사는데 뭐하러 그렇게 청소를 해대냐고 하지만.. 아 먼지 있는 걸 못 참아하는 나.

 

흠. 일해야겠다. 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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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9-04-23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청소... 이게 진짜 해도해도 표시가 안 나는데 안 하면 너무 표시가 나서 말이죠ㅠㅠ 청소할 때마다 집에 있는 물건들 다 버리고 싶답니다. ㅎㅎ

비연 2019-04-23 10:30   좋아요 0 | URL
진심 백퍼동감.. 그냥 아무 것도 안 놓고 빈 공간으로 살고 싶습니다ㅜ 청소기 한번 휘익 돌리면 끝나게...

레삭매냐 2019-04-23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저도 오래 전에 혼자 살 적에
정말 밥 대신 혼술을 즐기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혼자서 밥해 먹기도 귀찮고...
그런 시절에는 혼술이 딱이지요...

아침부터 혼술 생각이 -

비연 2019-04-23 11:13   좋아요 0 | URL
제가 혼술에 대한 열망(?)을 되살려드렸군요 ㅎㅎㅎ
정말 이제 밥대신 혼술과 안주를 더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건강 문제도 있고 좀 자중해야 하나 하고 있습니다..ㅜ

단발머리 2019-04-23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소하면서 내가 움직일때 그 때 먼지가 만들어지는 거 아닌가. 안 그러면 어떻게 뒤돌아보면 먼지가 쌓여있나...를 근 20년째 진지하게 고민하는 1인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님, 청소생활 화이팅!!!

비연 2019-04-23 12:29   좋아요 0 | URL
아. 전 정말 초심자... 20년째라는 말에 허걱..^^;;;;;;;
정말 혼자살기는 청소생활로 압축되는 것 같아요.
나날이 쌓이는 물건들, 그 속을 비집고 해내야 하는 청소.. 특히 화장실 청소 시러요...ㅜ
어쨌든.. 다양하게(!) 화이팅입니다^^

syo 2019-04-23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또 야구가 시작되었고, 올해도 또 어김없이 비연님이 응원하시는 팀이 다른 팀 생각은 1도 안하고 제 멋대로 잘하고 있네요...... 예상했지만 부럽다요...😣

비연 2019-04-23 14:10   좋아요 0 | URL
흠..흠.. 일단 한번 웃고 호탕하게. 으하하하하하~
사실 경기내용은 마음에 안 들어서.. 1등을 해도 속이 편치는 않아요..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긴 하지만. 최근 KBO 야구 수준이 넘 떨어진 탓도 있긴 한데..
그래도 1등은 좋은 것이지요 ㅎㅎㅎㅎ 다른 팀 생각을 할 겨를 없이 막 달리고 있으니... 우히힛.
저 올해 야구보며 혼술 많이 할 것 같아요. 치맥, 피맥, 치맥, 피맥, 이렇게..^^;;;;;;;
 

 

회사에서 요즘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아, 아주 정확하게는, 고객사에서 근 두달 넘게 막 닥달하며 진행시키다가 갑자기 홀딩을 하라고 하더니만, 가타부타 연락도 없이 한 달도 넘게 엉덩이에 깔고 앉아 있는 바람에, 그걸 맡은 나는 그냥 고객사에서 연락오기만을 기다리는 해바라기가 되어 버려서 본의 아니게 무료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주기적으로 연락을 넣어보면 기다려라 라든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이러고 있으니 그럼 나는 어찌해야 하나요 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모양 빠지니까) 회사에서도 거긴 너무나 중요한 사이트이니 일단 기다려 뭐 이런 태도라 그래 뭐 그럼 기다리지 하며 지내고 있다.

 

막상 이렇게 무료하게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오니 뭐랄까... 좀 힘들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매우 투덜거리는 와중이었는데 문제가 발생. 삐요삐요.

 

워낙 몸이 부실해서 매년 정기검진 받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종합검진 이외에) 오늘 그 중 하나의 결과를 들으러 갔더니 좀 이상하다고 조직검사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전혀 예상을 못하고 갔던 일이라, 멘붕이 왔고. 자세히 물어보지도 못하고 다음 검사 날짜 잡고 다시 결과 들으러 가는 날짜 잡고 그러고 나왔다. 솔직히 지금 이렇게 도닥거리고는 있지만 마음은 심란함의 극치이고 내가 왜 무료하다고 투덜거렸을까 자책하는 중이다. 그런 평안한 생활이, 마음에 별다른 근심걱정 없는 그런 세월이 태평성대임을 모르고 투덜댔다니.

 

이번 주에 다시 검사 받으러 가야 하고 검사 받고 나서도 마음 졸이다가 다음주 초에 결과 들으러 갈 건데... 괜챦겠지 괜챦겠지 하면서도 속에 불안함이 먹구름처럼 낀 월요일이다. 괜히 더 피곤하고 힘들고 그런. 이런 걸 심인성이라고 하겠지만. 별 일 있으면 어쩌나.. 라고 혼자 생각하니 넘 심란해서 그 이상 생각의 진도가 나가지질 않는다. 일주일이 참 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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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4-22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렇군요.
그런데 이 검진이란 게 말씀마따나 받아도 걱정이고 안 받아도 걱정입니다.
저도 한번쯤은 받아둬야할 텐데 마음에만 있고 선 듯 나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어느 날 큰코 다치는 거 보다 알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낫지 싶어요.
미리 마음 졸이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 오세요.
문제가 있더라도 또 알아서 대처해주지 않겠습니까?
그러자고 의료가 있는 거잖아요. 괜찮을 겁니다. 힘내십쇼!^^

비연 2019-04-22 15:31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감사해요...
지금도 막 불안하고 일주일 어떻게 견디나 싶은데...
괜챦을 거야 마음 다잡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19-04-22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리 걱정해봐야 소용없는데 그래도 걱정되기는 할 것 같아요.
저도 근 열흘을 끙끙 앓다가 저번달에 후배에게 ˝나는 감기도 잘 안 걸려~˝ 자랑했던(?) 말들이 떠오르더라구요.
무료한 나날을 즐겼어야 했는데, 나는 너무 오만했구나. 너무 자신했구나.... ㅠㅠ
별 일 없으려니.... 생각하시고 일주일 보내시기 바래요. 걱정만 하다보면 일주일이 너무 기니까요.
오늘의 태그 : 비연 화이팅!!!

비연 2019-04-22 16:46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여전히 겁나고 불안하고 검사받기도 두렵고 한데...
어떻게든 일주일 버텨봐야겠죠. 정말 건강이라는 거, 일상의 평온함이라는 거
있을 때 감사하며 누려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의 태그, 힘나요^^

다락방 2019-04-22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비연님. 저도 건강을 자신했던 스스로가 너무 자만했다며 겸손을 배우는 중입니다. 저도 내일 의뢰서 들고 큰 병원가 다시 검사할 예정이거든요. 건강하자고 말한다고 또 다짐한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니 도무지 어째야할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몸을 소중히 다루도록 해요 ㅠㅠ

비연 2019-04-22 16:4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내일 큰 병원 가시는군요. 별일은 없겠지만, 가볍게 넘어가시길 바랄께요.
정말 병원 앞에서는 참 무력해지는 것 같아요. 이럴 땐 운동해야지 소중하게 지내야지 하다가도
좀 괜챦다 싶으면 도로 막(!) 지냈던 제가 원망스러워지는 시점입니다.
건강.. 지켜가며 할 수 있는 것 하며 잘 버텨보아요 우리~
 
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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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겪었던 경험들이 인생의 전반을 어떻게 힘들게 하는 지, 어떻게 사람을 왜곡되게 하는 지를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 특히 가쇼라는 캐릭터에 마음이 갔다. 어머니에게 학대받고 버림받은 예민한 감성의 남자아이가 어디에 마음 하나 못 붙이며 성인으로 성장한 배경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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