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일년에 한번 책기록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걸 올해도 어김없이 보니... 흠... 내가 매년 책구매하는 권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책을 너무 산다, 그만 사자.. 그러긴 했지만, 계속 비슷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기록을 보니 나의 의지가 구매에 반영이 되고 있었나 보다. 근데 웃긴 건, 그 데이터를 보니, 이런, 당장 책을 사야겠어 라는 마음이 먹어지더라는 거다. 이런 걸 유도했다면 알라딘, 성공한 거야... (-.-;;) 그래서 어제 책을 오랜만에, 구매했다. 11월엔 처음이더라구!

 

 

......................

 

 

부제가 <여성혐오 살해의 모든 것>이다. 제목만 봐도, 요즘 우리나라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 다양한 양상의 여성혐오 살해를 떠올리게 된다. 부르르.

 

페미사이드Femicide - 남성에 의한 여성혐오 살해. 가장 극단적 형태의 여성차별적 테러리즘 여성(Female) + 살해(Homicide). 마녀 화형에서부터 사티, 강간, 여아 살해, 포르노그래피의 폭력적 선전에 이르기까지 여자라는 이유로 죽어간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 책소개 中

 

다락방님이 12월에 책 같이 읽자는 페이퍼 올리셔서, 바로 같이 하겠다고 신청하고 구입했는데, 받아보니 772페이지. 페이지수를 보지 않고 덜컥 샀구나 이거 다 읽을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전에 든 생각은, 아 이 내용에 대해 이렇게 할 말이 많단 말인가. 도대체 여성이란 이름으로 살해를 당하는 일이 이렇게 800페이지에 가깝게 써내려갈 정도로 많다니... 다시금 부르르. 12월이라는 달이, 사실 연말이고 그래서 송년회도 많고, 그래서 술자리도 많고 해서... 쉽지 않아 보이지만,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으면 진진하게 바로 시작해보리라 싶다.

 

 

 

버지니아 울프가 설립한 출판사 '호가스'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여,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을 현대 소설로 재탄생시키는 ‘호가스 셰익스피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요 네스뵈는 마거릿 애트우드, 트레이시 슈발리에 등과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가, <맥베스>를 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 책소개

 

너무나 멋진 기획이다. 셰익스피어 대표작들을 현대소설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라니. 요 네스뵈의 <맥베스>가 심지어 7번째라니.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만으로도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무서운 작품인데, 이걸 요 네스뵈가, 범죄소설의 대가인 요 네스뵈가 1970년대로 재각색했다니.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세 마녀는 마약업자 밑에서 약물을 제조하고 심부름꾼 노릇을 하는 현실적인 인물들로 바뀌었고, 맥베스를 부추겨 살인에 이르게 만드는 '레이디 맥베스'는 더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길 꿈꾸는 전직 매춘부로 등장한다. 네스뵈는 원작의 플롯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탁월한 균형 감각으로 마약과 갱단, 부패한 경찰과 정치인 등 자신만의 관심사를 적절히 담아내 완전히 새로운 21세기의 <맥베스>를 선보인다. - 책소개 中

 

요 네스뵈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책도 '두껍다'. 700페이지가 넘는다. 이번엔 책이 배달되어 오는데 몇 권 사지 않았음에도 아주 택배 상자가 묵직했었다. 거의 책 두권 분량이 하나의 책으로 된 게 몇 권이나 되니..

 

 

 

솔직히, 여러번 애기했던가 싶은데, 미미여사의 현대물보다는 에도시대물을 훨씬 좋아해서 그 작품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면서도 미미여사 이름 붙은 소설이 나오면 안 사고는 못 배기게 되는 것 같다. 이 책도 내가 좋아하는 류도 아니고, 두 권이나 되어서 계속 망설이고 있었는데 결국 샀네.

 

대학 생활에서 별다른 즐거움을 찾지 못하던 신입생 미시마 고타로는 우연찮은 계기로 신생 IT기업 '쿠마'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인터넷상의 공개 게시판과 개인 블로그 등에서 범죄의 흔적을 찾아내 감시하고, 필요에 따라 수사 당국에 협력하는 이른바 사이버패트롤이 '쿠마'의 주업무. 무궁무진한 문자의 바다에서 키워드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건져내는 행위에 흥미와 보람을 느끼고 점점 몰입해가던 즈음, 고타로와 친하게 지내던 아르바이트 선배 모리나가가 신주쿠 일대에서 노숙자들이 실종되고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리고, 고타로는 그의 행적을 좇던 끝에 몇 년째 비어 있는 신주쿠의 한 유령 빌딩에 잠입하게 된다. - 책소개 中

 

요즘은 컴퓨터가 워낙 대중화되어 있으니 IT 관련이라든가 SNS 라든가 하는 것들에서 발견되는 범죄에 대한 책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 미미여사가 새로운 유행이나 사회 분위기에 민감하다는 것을 아니, 어떻게 풀어나갔을 지 궁금은 하다.

 

 

 

이 분을 알게 된 건 <사라진 소방차>의 서문을 썼기 때문이다.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어? 괜챦아 보이는데 하고는 샀다.

 

오노레 발자크와 찰스 디킨스와도 비견되는 페르손 작품의 사실주의는 제임스 엘로이의 비정한 하드보일드와 결합되어 독특한 사회 비판과 다크 유머를 발휘한다.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는 린다라는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파헤치는 경찰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왜 여성이 피해자면 사건 앞에 피해자의 이름이 붙는가?'라는 의문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다. - 책소개 中

 

이 대목에서 관심이 갔다. 왜 여성이 피해자이면, 사건 앞에 이름을 붙이는가. 이런 예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안다. 어떤 사안이든, 여성이 관련되면 여자임을 강조한다. 그런 식의 관심유발 또한 여성혐오의 일종이지 않은가. 마치 피해자인데 뭔가 선정적인 느낌도 들고. 이 책, 그런 관점들에서 보면 볼만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범죄소설 쪽으로 구입하는 것 같아. 이전부터 사고 싶었던 다른 류의 책들 넣어 보았다.

 

<라틴어 문장 수업>은, 라틴어를 몰라도 읽을 수 있고 꽤 괜챦으며 읽고 나면 라틴어를 배우고 싶다는 평인지라.. 사실 이번 유럽 여행에서 라틴어라는 것에 대한 흥미도 생겼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영화 <일포스티노>의 원작 소설이라 예전부터 한번 읽어 보고 싶었다. 그 영화, 아직도 아릿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지라...

 

 

 

 

 

 

......................

 

 

한동안, 독서에 소홀했었다. 이제 다시금, 책과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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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1-23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둔 다른 책들도 열심히 읽고 페미사이드도 열심히 읽어봅시다!

비연 2018-11-23 11:18   좋아요 0 | URL
오케요!

레삭매냐 2018-11-23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군요...

저의 경우에는 새 책과 중고책의 비율이
자그마치 1:9 더라구요.

사실 새 책은 잘 사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점점 더.

도서관에서 원체 수급도 잘해 주고, 소장각
이라면 바로 사긴 하지만.

요 네스뵈의 <맥베스> 영화로 만들어 주었
으면 좋겠습니다.

비연 2018-11-23 15:17   좋아요 0 | URL
아... 전 중고책은 안 사는 편이라.. 이제 e-book을 사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도서관이 가까이 없어서 책을 빌려보기도 어렵고.
요 네스뵈의 <맥베스>는 읽으셨어요?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시니 기대가 더 되요~^^
 

 

카레를 워낙 좋아해서 대충 만들어 먹어 보았지요... 근데 물을 넘 넣어 좀 흥건했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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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1-2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야채 볶을 때 버터로 볶아보세요. 이미 그렇게 하셨을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진짜 카레 맛이 완전 업그레이드 됩니다. 저는 버터 완전 덩어리로 넣어서 볶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8-11-22 10:10   좋아요 0 | URL
오홋! 그런 팁이 있군요! 이번 주말에 다시 해보려고 하는데, 버터를 넣어야겠어요.. 완전 감사.
그리고, 그리고... <페미사이드> 지금 구매했어요! 오늘 저녁에 받을 거랍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8-11-22 10:12   좋아요 1 | URL
꺅>.<

단발머리 2018-11-22 11:48   좋아요 1 | URL
아!!!!!!!!!!!

이 순간 저는 카레도 부럽고 페미사이드도 부러운데...
뭐가 더 부러운가요..... 아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8-11-22 13:15   좋아요 0 | URL
오홍홍~ 둘 중에 무엇이 더 부러울까요오~ 전 둘다 있음 으쓱~

카스피 2018-11-22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도 카레가 넘 맛있어 보이는데요^^

비연 2018-11-22 13:15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감사감사~ 물을 많이 넣었더니 좀 싱거웠던..^^;;;;

레삭매냐 2018-11-22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카레를 주식으로 해서 먹고
살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ㅋㅋㅋ

비연 2018-11-22 13:40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런 시절이 있었단 말인가요! 전 카레를 매우 아주 상당히 좋아해서 매일 카레만 먹고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ㅎㅎㅎ 그래서 앞으로 다양한 카레를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레삭매냐 2018-11-22 13:44   좋아요 1 | URL
햄버거-라면이 주식이었고 그리고 카레를
한 번 맹글면 일주일씩 먹고는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땐 그랬지인가요 ㅋㅋ

비연 2018-11-22 14:37   좋아요 0 | URL
그 땐 그랬지.. 시절이 있으셨군요!
햄버거와 라면은 그런데.. 카레는 한 솥 끓여놓고 일주일 내내 먹어도 될 것 같네요...
말 나온 김에 오늘 해볼까요 ㅎㅎ

stella.K 2018-11-22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건해지면 녹말 가루 푼 물을 넣어보면 좋지 않을까요?
참고로 전 아직 그래보지 못했습니다.ㅋㅋ

카레 풀고 사과를 다져서 넣어보세요.
그것도 맛있어요. 그런데 거진 대부분의 음식이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사과 카레 한 당일 보단 그 다음 날이 훨씬 맛있더라구요.ㅋ

비연 2018-11-22 15:49   좋아요 1 | URL
앗. 녹말가루를 사야겠어요 ㅎㅎㅎ 사과카레도 흥미로운데요. 그럼 사과 가는 도구도 사야겠고... 흠;;;

무해한모리군 2018-11-22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갈지 않고 작게 썰면 되요.

비연 2018-11-22 16:02   좋아요 0 | URL
앗. 그런건가요. 유용한 팁들이 많아서 완전 흐뭇요~ 야채는 버터로 볶고 카레 풀고나서는 사과를 넣고.. 다시 해보겠어요! 감사!
 

 

7월 25일에 '독립'이란 걸 했고 오늘이 11월 22일이니 약 4개월이 되어가는 셈이다. 올해 초에 독립을 결심하고 나서 일을 추진할 때는 이게 과연 되긴 되려나 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결국 이사의 날은 왔고 정리와 가구/가전 등의 구매와 살림 등으로 '빡센' 일정을 보내고 나니 이제 좀 정착이 되나 싶다.

 

처음엔 장 보는 것도 서툴러서 뭘 사야 할 지 모르겠고, 어떻게 보관해야 할 지도 모르겠더니, 이제는 가서 장도 잘 보고 보관도 잘 하고 대충 끄집어내어 대충 만들어 먹는 것도 익숙해진 것 같다. 아침도 기존 반찬을 두고 계란 후라이 하나 부쳐 먹거나 전 같은 것 있으면 데워 먹거나 해서 든든히 챙기고 있다. 물론 설겆이를 아침에 못 하고 그냥 휘릭 나오는 건 여전한데.. 이게 시간 관계상 쉽지 않아서 일단 그대로 유지해야지 싶다. 저녁에 퇴근해서 설겆이통에 쌓인 그릇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긴 하는데..

 

수리라는 걸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만 더러워져도, 조금만 생채기가 나도, 조금만 뭐가 떨어져도 엄청 에민해졌었다. 갑자기 일어나서 청소기를 돌리거나 걸레질을 하거나 하느라 심신이 피곤했었고. 이제는, 뭐 좀 더러워져도 좀 긁혀도 에라, 어차피 사람 사는 게 그렇지 뭐 하고 무덤덤해져서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생활을 하다보니 실수로 뭘 떨어뜨리기도 하고 뭘 묻히기도 하고 그러는데, 아 그런 걸 다 신경쓰고 살자니 넘 피곤했던 것이다.

 

청소와 빨래의 패턴도 생겼다. 언제쯤 청소를 하는데, 한번은 청소기만 돌리고 또 한번은 걸레질도 하고. 빨래는 모아두었다 하루쯤 세탁기 왕창 돌려서 잘 널었다가 걷어 개고. 드라이를 맡길 것들은 한 군데 모아두었다가 때되면 맡기고. 쓰레기 버리는 게 처음에 굉장히 골치였는데, 사실 번거롭고 싫고 그랬었는데 그것도 약간의 패턴이 생겼다. 정말 음식물 쓰레기는 대단히 문제라서 며칠만 지나도 찝찝한 지라 이틀 정도에 한번씩은 버리고 있다. 쓰레기봉투 값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벌레 생길까봐 아직까지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혼자 사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있다. 사실 처음 이사와서 한 달 정도는 잠이 잘 오지 않았고 내 집 같지 않은 기분에 어색해서 허둥지둥이었는데 이제는 다른 데 가서 자는 것, 하물며 원래 살던 부모님 집에서 자는 것도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갈 때 안심되는 기분이 느껴지고. 물론 저녁에 혼자 있다는 것은 묘한 외로움을 주어서 맥주 먹는 횟수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조금 자제해야겠다 싶기는 하다. 매일 맥주 한 캔씩 먹으니 얼굴도 붓고 몸도 좀 찌뿌뚱하다고나 할까... 와인으로 돌려볼까 싶어서 장비 마련을 시작하고 있다. ㅎㅎ 와인잔도 사고 오프너도 사고 등등등.

 

생각해보면, 좀더 어릴 때 독립이란 걸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생활이라는 걸, 인간이 스스로 전부 챙겨서 하는 생활이라는 걸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나의 모습과 또 다른 인생을 겪어보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대부분 부모님들은, 딸인 경우에 하숙을 내주는 것도 찝찝해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딸들은 나이들어도 부모님이랑 계속 같이 살기도 하는 듯 한데, 독립은 꼭 필요하다는 게 내 결론이다. 물론 나도 몇 년 살면 아 힘들어 하고 돌아가고 싶을 지 모르지만. 내 친구들한테도 딸들 크면 30 넘어서는 내보내라.. 라고 말하지만 다들 싫다는 반응. 하긴 우리 부모님도 정말 내켜하지 않으셨으니.

 

오늘은 집에 일찍 가서 남은 김치로 참치김치찌개를 해먹을까 싶다. 레시피를 보니 해볼만한 것 같아서. 요리학원을 다녀야 할텐데 시간이 없네. 회사를 안 다녀야 모든 게 가능해지건만, 도대체 회사가 걸림돌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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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1-22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리를 정말 못하는 사람이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못하긴 하지만, 이게 하다보니까 좀 늘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제 계란말이 망치고 할 말은 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엔 레시피 보고서 따라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레시피 한 번 쭉 훑어보고 으음, 이러면 되겠군...하는 경지에 이르긴 했어요. 맛은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횡설수설)

아무튼 응원합니다. 잘 챙겨드시고 혼술도 잘 하세요!
저는 혼술이 요즘 너무 씐나요!
와인 따라두고 좋아하는 안주 마련해두고 티븨 앞에 앉아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노라면 세상 천국입니다.....

비연 2018-11-22 10:14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요리 시작하는 사람‘ 이고 ‘요리 잘 모르는 사람‘이라 ㅎㅎㅎ 레시피 보고 따라 하는데 이게 맞는 건지 아닌 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그런데 잘 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거죠. 왜냐하면 먹는 건 소중하니까 ㅋㅋㅋ 그래서 계속 도전해보려구요. 그리고 혼술혼술.. 아무래도 맥주보다는 와인이 혼술에 적합한 듯 싶어요.. 라고 술 좋아하는 비연... 은 말해봅니다. 저도 곧 와인잔이랑 사서 다락방님 같은 천국을 맛보려구요! 그 때 사진 올릴게요~ ㅎㅎ

레삭매냐 2018-11-22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식물 쓰레기는 정말 매일 치워야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싱크대에 설거지
쌓인 건 볼 수가 없어서 바로 바로
해치워 버립니다. 제가 보기 싫어서요.
성격 탓일까요?

비연 2018-11-22 14:38   좋아요 0 | URL
음식물 쓰레기를 매일 치우자니 음식물 쓰레기 봉투값이 넘 아까운 거에요.
그래도 냄새가 나니 이틀에 한번은.. 하는 마음이긴 한데...
저도 설거지 바로바로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성격... 비슷하신가봐요 저랑 ㅋㅋㅋㅋ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용 자체는 그렇게 재미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과거에 일어났던 하나의 사건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숱한 심리적 묘사가 구체적이고 내밀해서 읽을 만 하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인생이 무엇인가, 인생에 기만당하고 사람에게 기만당하는 게 인생인가 라는 허탈함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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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의 유럽여행이었는 지 모른다. 벼르고 벼르긴 했는데, 막상 떠날 때는 긴급 구매한 여행책자 두 권과, 곡 가고 싶었던 곳의 현지투어 예약확인증 한 장..이 전부였고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었다. 바르셀로나에 들어가 파리로 나오는 일정. 바르셀로나는 처음이고 파리는 세번째인가. 바르셀로나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가우디가 유명하다는 거. 파리는 그동안 갔을 때 못 가본 데를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었고. 그렇게 비행기에 몸을 실었더랬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치고는 꽤 만족스럽게 잘 다녔던 것 같다. 바르셀로나의 곳곳을 누비며, 저녁에는 다음날의 일정을 짜고 그 일정에 따라 또 발이 닳도록 열심히 걸어다니고, 그렇게 일주일을 지내니 아 나 이제 가이드해도 되겠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도시가 친숙해지기 시작했더랬다. 알고 보니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만 있는 게 아니었고 피카소도 있고 호안 미로도 있고 FC 바르셀로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가우디도 가우디의 건축물 예뻐 이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어려웠던 인생사와 고뇌가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바르셀로나의 사람들은 친절했고 사실 어딜 가나 한국사람들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스페인 음식을 좋아해서 갈 때 컵라면 하나 가져가지 않았으나 막상 가서 매일 빠에야에 타파스를 먹자니 느끼하고 힘들어서 나중에는 기운이 빠져 꾸역꾸역 한식당을 찾아가 김치찌개를 먹었었다. 눈물이 쑥 빠질 정도로 고마왔던 맛. 그 칼칼한 고춧가루의 맛. 나이를 먹어서인지, 한국 음식 없이 여행하는 게 힘들어진 것 같다. 엄마 말씀 듣고 조금은 싸올걸 꽤 후회했었다.

 

파리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갔고 퐁피두센터를 갔고 몽생미셸을 갔고 몇몇 광장과 파사드를 헤매었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곳이었어서 안에서 한참을 머물며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그 옛날 문인들이 숙식을 하며 꿈을 키웠던 장소가 아직도 보전되어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고. 결국 책을 한 권 사서 나오는데 한국인 여자 두명이 지나가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거기갸?" "애개 이게 뭐야?" "사진이나 찍자." .. 그러고 나더니 둘이 셀카를 찍고 서로 몸을 비틀며 기념사진을 서점 앞에서 찍더니 가버렸다. 왜 왔니, 그러려면. 여긴 그런 장소가 아니란다. 속으로 푸념. 사실 파리에서는 이 곳 한 곳을 본 것만으로도 난 여행 다 했다 할 수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참 맥이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아랑곳없이 난 저녁 무렵까지 그곳 주변과 안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냈지만.

 

조금 무리해서 간 것이었는데,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만 남았다. 이번에 이렇게 안 했으면 또 몇 년 지나갔을 거고. 유럽이란 동네는 많이 걸어야 해서 한살이라도 어릴 때 가야 하는 거다.. 라는 걸 이번에도 느꼈으니. 파리를 들른다고 마음 먹었을 때 사실 가장 먼저 찾은 건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이 열리냐 하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여행 일정에는 눈에 안 띄길래 이번에 안 되겠구나 하고 갔는데, 가서 보니 20주년이라고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초까지 공연을 한다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헐. 그 때 다시 와야 하는 거야? 그러기엔 멀기도 멀고 돈도 많이 드는데... 하지만 지금 고민 중이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야할 곳들은 많다. 남미도 가고 싶고, 아프리카도 가고 싶다. 남미나 아프리카야 말로 더 나이먹으면 힘들어질 것 같아서 감행하려고 여러번 마음 먹었더랬지만 여건도 허락치 않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 왔다. 내년에는 한번 눈 질끈 감고 감행해볼까. 라는 생각을 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내 했다.

 

그렇게... 다녀오니 서울이다. 회사는 어김없이 출근을 해야 하고.. 그렇게 생활로 돌아오니 내가 지난 주에 유럽에 있었다는 게 꿈만 같다. 내가 과연 그 곳에 있긴 있었던 건지 아득한 것이... 그래, 지금은 서울이다.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어서 여행인 것이고 그래야 참맛이 있는 거라는 걸 잘 알지만, 또 돌아오면 여행지가 그립고... 그렇게 나가면 돌아올 곳을 생각하게 되고 돌아오면 나갔던 그 곳을 그리워하게 되고. 인생이.. 그렇게 꼬리를 물고 돌고 도는 것인지. 아, 어쨌든 서울이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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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1-21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유럽 여행 잘 다녀오셨는지요.서울이시라고 하니 아무래도 시차때문에 힘드실것 같네요.그래도 해외여행을 하신다니 넘 부럽습니당^^

비연 2018-11-21 18:18   좋아요 0 | URL
지난 일요일에 와서 며칠 지나니 시차는 그럭저럭 적응된거 같아요~ 해외여행은 좋은데 요즘은 금방 일상생활로 돌아와서 여행을 다녀왔나 싶은...;;;;

폭설 2018-11-22 0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스페인 여행 부러워요! 세익스피어앤 컴퍼니는 비포선셋의 그 서점인가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세느강과 그 주변 명승지들의 가까운곳에 있나요? 위치가 궁금해요. 우좌간 감축드립니다.앞으로 6개월은 현실을 버틸수 있겠군요~~ㅎㅎ

비연 2018-11-22 08:35   좋아요 0 | URL
비포선셋의 그 서점 맞습니다! 노트르담 성당 근처에 있어요. 아 정말 멋진 곳이었어요~ 그러나... 6개월은 못 버틸 것 같구요..흑흑. 한 달 정도? ㅎㅎ 그래도 마음에 위안이 참 많이 되는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