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책을 좋아하고, 베이킹을 좋아하는데, 국내 베이킹 책들은 아직 많이 다채롭지 못한 면이 있어서 한번 사봤어요.
사실 이 책에 실린 레시피들은 마사 스튜어트의 홈페이지 http://www.marthastewart.com 에 다 실려 있지만, 어떤 종류의 쿠키가 있는지 알아야 검색을 해서 찾지 않겠어요?
홈페이지에 실린 레시피의 양이 워낙 방대해서, 그걸 죽 훑어보기는 무리거든요.
아 이런저런 쿠키도 있구나! 하고 시야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괜찮은 책이에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책이죠.
해외 요리책은 종종 사진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과자마다 다 사진 실려 있습니다.
저처럼 다 만들어보진 않아도 사진 보면서 눈요기하기를 즐기는 사람에겐 아주 반갑지요.
다만 과정샷은 거의 없어요. 이따금 좀 까다로운 모양잡기만 한컷 들어간 정도?
끝에 쿠키 종류별 말거나 써는 방법이 실려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베이킹 왕초보보다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분들께 추천.
재료 구입의 난이도는... 베이킹 재료상에서 거의 구할 수 있는 품목인 듯해요.
그래뉼 슈가 같은 거야 그냥 일반설탕으로 대체 가능하고.
저는 초콜릿 쿠키 몇 가지와 브라우니를 시험해 보았는데 다 괜찮았어요.
바나나 호두 초코 쿠키 같은 경우 맛의 조합이 과연 어울릴까? 싶었는데 주위 반응이 아주 좋았고요. 생 바나나를 으깨서 넣기 때문에 촉촉합니다.
코코넛의 향과 씹는 질감이 독특한 더블초코 코코넛 쿠키도 좋았고요.
쿠키별로 보관법과 며칠간 보관 가능한지도 소개되어 있어요. 뭐 어차피 그전에 다 나눠주고 처분합니다만. ^^;
다만 설탕의 양에 대해서라면, 여기 제시된 대로 다 넣었다가는 혀가 오그라듭니다. -.-
저는 서양 레시피의 경우 설탕을 딱 30-50%가량 빼고 있어요. 이 책의 경우엔 1/3정도 뺍니다.
설탕을 1컵 반 넣으라고 되어 있으면 1컵 넣는 정도지요. 나머지 분량은 대개 그대로 따르고요.
그 정도가 주위에서 '덜 달아서 맛있다(50%)' '이만하면 충분히 달다(30%대)라는 반응이 나오더군요.
(부작용은 덜 다니까 부담없이 여러개 먹을 수 있다는 것...;)
최근 연타 세번째 만들고 있는 코코넛 브라우니 레시피를 소개해볼게요. 원 레시피에서 설탕을 줄이고, 밀가루 일부를 코코아가루로 바꾸어 넣었습니다. 초코맛이 진한 게 좋아서...
초콜릿은 취향따라 비중을 자유롭게 하셔도 상관없어요. 원래는 무설탕초코60그램+세미스위트초코 120그램이었죠..
코코넛 브라우니, 20*20cm 사각팬 기준 재료.
(1컵은 240밀리. 괄호 안은 제가 그램 단위로 환산해 놓은 거예요.)
버터 1스틱(113그램)
설탕 100그램+1큰술, 원 레시피로 시도해보고 싶으시다면 50그램 더하세요.
연유 1/3컵(110그램)
코코넛 슬라이스 2/3컵(55그램)
계란 흰자 1개
바닐라 2와 1/4작은술
87% 초콜릿 50그램
50% 초콜릿 130그램
밀가루 70그램
무가당 코코아가루 10그램(없다면 밀가루로 대체하시고)
베이킹 파우더 1/2 작은술
계란 큰걸로 3개+노른자 1개(위에 흰자 쓰고 남은 것. 원래는 안 넣지만 남기기 싫어서)
1. 팬에 유산지 두를 것.
2. 설탕 1큰술+연유+코코넛+흰자 1개+바닐라 1/4작은술을 섞는다
3. 버터와 초콜릿을 중탕하여 녹인 다음 식힌다. 완전히 굳을 만큼 식히란 건 아니고요, 여기다 계란을 넣을 거니까 계란이 익어버리지 않을 정도면 돼요.
이쯤에서 오븐을 170도로 예열해 둡니다.
4. 가루류를 섞는다. 오리지날 레시피는 밀가루+베이킹 파우더고, 전 밀가루를 약간 빼고 코코아가루를 넣어줬지요.
5. 설탕을 초콜릿 믹스에 넣고 달걀을 넣어 잘 젓는다. 바닐라 2작은술을 넣고 젓는다. 밀가루 믹스를 넣는다.
6. 초콜릿 반죽 1/3을 팬에 붓고 고르게 편다. 코코넛 반죽을 한큰술씩 1인치 사이를 두고 떨어뜨린다. 나머지 반죽을 붓고 남은 코코넛 반죽을 위에 떨어뜨린다. 버터나이프로 바닥까지 살살 저어준다. 마블링은 알아서 적당히 예술적으로... 전 그냥 대충대강해요.
7. 170도로 예열해둔 오븐에 넣어 35-40분 굽는다.
초콜릿 케이크류는 익었는지 아닌지 겉보기로 파악이 힘들어요. 찔러보는 수밖에.
가느다란 젓가락이나 이쑤시개로 찔러서, 반죽이 코팅되어 나오면 조금 더 익히고, 덩어리처럼 묻어 나오는 정도라면 꺼내세요.
촉촉한 맛이 중요하니까 바싹 익히면 곤란해요.
8. 식힘망에 얹어 식힌 다음, 뜨거운 물에 칼을 담갔다가 물기 닦아내지 않은 채 썰면 깔끔하게 잘립니다.
보관은 책에 따르면 이틀까지. 잘라서 보관하는 것보다 통째로 보관하는 쪽이 조금 더 오래 가요. 자르면 아무래도 수분이 날아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