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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헌터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음... 국내에도 3권까지 나오다 말았으니 아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현재 미국에는 16권까지 나와 있지요.

뱀파이어니 늑대인간이니 재규어인간이니 하는 초현실적 존재들이 득실거리는 현대 세계를 배경으로, 좀비소환사&뱀파이어 헌터인 애니타 블레이크가 활약하는 내용이죠.

애니타는 겉보기 등급은 이십대 중반의 꽃다운 아가씨로, 조그맣고,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 인형마냥 오목조목한 외모라 다들 얕보기 일쑤라는 설정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애니타 이미지는 이 아가씨... 사람 생각이란 비슷비슷해서, 저말고도 많은 팬들이 그녀를 언급하더군요)

 



마블에서 내놓은 코믹스 판 표지. -_-;;


국내에서는 애니타가 이 동네 뱀파이어 짱인 장 클로드와 맞서면서, 그에게 끌리는 마음을 콱콱 눌러밟는 대목까지만 나왔지요.

연초에 허리가 작살나 누워있으면서, 이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는데, 10권 읽다 말고 쥐쥐치고 말았습니다.
뒤로 가면서 시리즈가 망가진다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설마 그 정도일 줄은...;

4-9권까지 애니타는 늑대인간 리처드와 사귀다가, 리처드의 어떤 면을 보고 질겁하여 뱀파이어 장 클로드의 품에 안기죠.
그리고 다시 장 클로드가 숨기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둘다 걷어차(...) 모드로 가지요.

그런데 10권 Narcissus in Chains에서, 애니타가 갑자기 주화입마(...)에 빠지더니,
뱀파이어가 피를 필요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에로에로(...)한 기운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리처드, 장 클로드를 비롯하여 이놈저놈요놈그놈(...)하고 다 잠자리를 하는 사이가 되어버리지요.
12권인가 애니타가 임신한 줄 알고 개난리치는 내용이 전개되는데, 애 아버지 후보를 한손으로 셀 수가 없는...

시리즈 초반부에서는 리처드와 사귀면서도 내내 잠자리 한 번 한적 없는 청교도적인 여주인공이었다고요!
(그게 미덕이라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일관성 이야기입니다;)

저는 애니타가 주화입마(...)에 빠지는 10권 읽다가 관두고, 그 뒤 전개가 어찌되나 뒤의 두세 권 조금 넘겨보고 그냥 이 시리즈에서는 손 털었습니다.
(전 threesome까지 취향으로 커버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런데 어제 아마존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이 시리즈 신간을 발견하고 심심해서 찾아봤는데...
맛가기 시작한 10권 근처에서부터는 별점 평가가 아주 박합니다. 2.5-3.5점(5점만점)정도지요.
아마존 독자들이 비교적 점수 후하게 주는 편이라는 걸 생각하면, 대단히 안 좋은 점수예요.

뭐 별점 점수 나쁜 거야 예전에도 알았지만, 이번에 다시 보니 리뷰 갯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별점은 개판인데, 달려 있는 리뷰는 책 한권당 3,4백개.

...그렇게 씹으면서도 여전히 매달려 있는 팬들을 보니 제가 다 안구에 습기가 맺히더이다. ㅠㅜ
그 팬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욕하면서도 계속 읽는 걸까요. 옛정? 애증? 관성? 아니면 언젠가는 제대로 돌아오겠지 하는 기대?

저 같은 경우는 더 망가지는 꼴을 보기 괴로워서 손을 털면 털었지, 계속 볼 마음은 안 나던데...;
시리즈가 이만큼 망가지는 꼴을 보자니, 차라리 미국 코믹스 시스템처럼 출판사에서 작가를 갈아치울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은 조금 들긴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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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뭐 먹었어? 2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신간 나온건 며칠전에 알았는데, 어물적 하다보니 이거 설연휴 특수랑 맞물려서 설 지나고서야 오면 어쩌지? 싶은 날짜까지 와버렸네요.
그래서 그냥 나간 김에 오프라인서 사와버렸습니다.;
...사실 만화코너가 큰 곳이 아닌지라 설마 있을까 하고 물어봤는데, 매장 직원이 컴도 안 확인하고 제깍 '여기 있습니다'하고 알려주지 뭐예요. 의외로 인기작이었나?

요시나가 후미는 가끔 뭐랄까 윽 소리 나올 만큼 쿡 찔러버리는 구석이 있어요.
주인공 40대 게이남과, 요리 친구인 50대 아주머니의 대화입니다.


"저... 카요코씨(아주머니)는 아버님이 암에 걸렸다는 걸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으음~
솔직히 아버지가 암이라는 얘길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후~ 어머니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거였죠 아마?"

"카, 카요코씨도 그랬어요...?(휴)"
(다행이다... 난 사람같지도 않다는 생각에 아무한테도 말 못했는데...)

"그렇잖아요.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어머니는 혼자 남으셔도 어떻게든 사실거란 생각 안 들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참..."

"맞아요!
아버지는 참...
그렇죠?"

"우리 아버지는 연세에 비해 당신 몸 정도는 잘 추스르시는 편이지만
그래도 절대 혼자 살림을 전부 꾸려나가진 못할 거예요."

"우리 아버지는 아마 현금인출기에서 돈 찾는 것도 못 하실 걸요?"


(헉... 이 정도 분량이면 혹시 저작권법에 걸릴까요?; 두근두근)


저희 아버지도 인출기서 돈 못찾으셔요. 최근 2-3년 사이 혹 배우셨으려나?;

전자기기 사용법도 새로운 것 익히기를 귀찮아하신달까...
휴대폰에 전화번호 입력/찾기도 못하시죠. 집에 전화해서 누구누구 번호 좀 알려달라고 할 때는 짜증스럽긴 해도 그래도 난 가족이니까 잔소리하며 알려드리는데,
회사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그 *** 전화번호 좀 알려줘 이러는 모습 보면 정말 사람들이 욕하지나 않을까 제가 다 두근거려요.

아직 두분 다 건강하셔서 저런 고민을 할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없는데,
저기까지는 아니어도... 만약 무슨 일이 생겨 아버지 혼자 남으신다면 어찌 될지 막막하네요.;

몇년전 어머니가 수술 한번 하시긴 했지만, 그땐 잘못될 수도 있단 생각은 전혀 안했던 것 같아요.
안달하는 아버지 보고 어련히 때 되면 나오지 않겠냐고 퉁박을.;;

그나마 저희 아버지는 가사는 웬만큼 하시는데, 은행일이며 서류 관계는 어머니가 다 처리하셨으니 그쪽으론 깜깜이세요.
결정적으로 제가 아버지 혼자 남으시면 어찌될지 막막한 이유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분이라는 거죠.

아무튼 아직까지 한번도 두분 중 한분이 가시게 되면 남은 한분은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작가가 저를 괴롭게 만드네요. ㅠㅠ
언젠가는 닥칠 일이겠지만 되도록 먼 미래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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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 Unbound (Mass Market Paperback)
J. R. Ward / Signet / 200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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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일족의 소수정예 전사집단 블랙대거 브라더후드 시리즈의 5번째 이야기입니다. 

4권에서 단짝인 Butch가 결혼하여 싱글벙글 유부남이 되어버린 이래,
외로움과… Butch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던 Vishous는 이래저래(…)방황을 좀 합니다.;
그러다가 그만 중상을 입고 인간 병원에 실려가… 유능한 의사 제인의 손에 맡겨지죠.

일반적인 인간과는 다른 환자의 신체 구조(심방이 여섯 개라든가;)에 경이로워하며
제인은 이 발표가 불러올 파장에 들뜨고,
상사로만 대해왔던 매니가 남자로서 그녀에게 어필해오는 바람에 혼란스럽습니다.

그 와중에 갑자기 덩치 큰 작자들이 쑥쑥 들어와서는
막 수술을 마친 중상 환자와 그녀를 보쌈( -_)해 나옵니다.

그리고 브라더들의 본가로 끌려온 그녀,
목숨을 구해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환자는 그녀더러 자기가 나으면 놔주겠다고 합니다.
(그러게 옛말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수술 후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부터 그녀를 향한 알 수 없는 소유욕을 느껴온 Vishous.
무조건 납치부터 했지만, 그녀를 곁에 둘 수 있는 것은 짧은 며칠뿐.
곧 일족의 씨내리(;)로 끌려가게 될 운명이었으니까요…


(줄거리는 이만생략;)


간만에 뵙는 괴작입니다.; 폭탄이 될 수 있는 설정이 세 가지 정도 있어요.

첫째, 뭐 앞권에서도 언급되었듯이 Vishous가 새디스트라는 거고
(재갈, 마스크, 사슬, 채찍 등등이 등장하는 부류 말이에요;)

둘째, Vishous가 Butch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져 있다는 거지요.

셋째는… 엔딩에 관한 건데, 이건 아마존에서도 원성이 꽤 대단하더군요.;
덕분인지 이 시리즈 중에서 평점이 가장 낮아요. 3.5점.

4권 뒤의 맛보기에서 Vishous의 상대가 인간 여자라는 걸 알았을 때,
전 이 여자가 일찍 죽고 나중에 뱀파이어로 환생하게 되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호호백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려두지는 않을 거란 생각에서…;)

인간이지만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는 해결책은 전편에 이미 한번 써먹었으니
그런 편리한 카드를 시시때때로 꺼내들 수는 없겠고,
어차피 V는 앞으로도 살날이 몇백년 남은 창창한 뱀파이어인데다
이 종족은 이십 초반이면 성년에 이르니 나이차 장애도 별로 없을 테고 말이죠.

실제 엔딩이 제 예상과 얼마나 비슷했는지, 혹은 틀렸는지는 굳이 안 쓰겠습니다만,
난 이걸 해피엔딩이라 인정할 수 엄따! 하고 외친 어느 아마존 리뷰어도 이해가 갑니다.
저도 사실 100% 흡족하다고는 못 말하겠어요.

그치만 제가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위의 요소들보다는, 좀더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전체 분량에 비해 둘의 연애에 배당된 분량이 너무 적어요.
502페이지짜리 책에,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게 70페이지쯤이라니까요.;
(앞의 여주의 어린시절을 그린 프롤로그는 셈에 안 치면)

그럼 뭐가 이 엄청난 분량을 차지하느냐,
Vishous의 과거와 그의 트라우마, 다른 뱀파이어들의 상황 등등이죠.
시리즈가 장기화되면서 벌어지는 폐단의 하나랄까요…
주인공들보다 주위 얘기가 길어지는 현상.;

그래서 둘이 끌림을 느끼고 마음이 통하는 과정이 제겐 너무 급박하게 느껴졌어요.
특히 바로 직전까지 Butch를 향한 감정 때문에 절망하던 Vishous가 확 급전환해서는
얼굴도 제대로 못본 여자에게 mine! mine! 해대니 아무래도 좀…;
(뭐 이 종족 남자들은 제짝을 만나면 그렇다는 설정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여주인공 제인의 캐릭터도 좀 얇다는 느낌이고요.

이 초기 단계에서 공감이 안 되니 나중에 둘의 이야기가 절절해져도 그닥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중간 전개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말이지요…

종합하자면, 조금 폭탄스런 설정 몇가지를 극복하고
둘의 관계에 공감하고,
상당히… unconventional(엉엉 우리말 실력이 떡이야 ㅠㅠ)한 엔딩을 받아들이실 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테고,

아니라면 저처럼 허헙…; 하시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겝니다…
뭐 한가지는 확실하네요. 이런 책이 확실히 리뷰에 쓸 말은 많아요.
재미있게 본 책은 굳이 이유를 분석할 필요가 안느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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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After Dark (Mass Market Paperback)
Kenyon, Sherrilyn / St Martins Pr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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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인데... 다른 작가들은 안보던 거라 패스하고 J. R. Ward의 The Story of Son만 읽었습니다.

유능한 여자 변호사 클레어는 의뢰인의 호출을 받고 집으로 찾아갑니다.
개인 의뢰인은 별로 없는데, 워낙 오래되신(?) 분이라 아직 맡고 있달까...

평생을 혼자 살아온 리드 양은 이제 대저택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old lady지요.
유언 관련 해서 클레어를 불러낸 리드 양은 이상한 얘기를 합니다.
실은 그간 숨겨왔지만 내게 아들이 있다, 당신은 참 예쁜 아가씨니 아들이 마음에 들어할 거다 운운.

저 세대 양반이 결혼 않고 처녀의 몸으로 애를 낳았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고 동정하던 것도 잠깐,
못해도 50대는 되었을 아들을 소개시켜 주겠다니 클레어로서는 난감 당혹일 뿐이죠.
그래서 좋은 말로 사양하려 했지만... 어느새 잠이 스르륵 들어버립니다.

클레어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저택 지하실에 꾸며진 방 안에 가둬져 있었죠.
그리고 안에는 그녀 외의 다른 존재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리드 양의 아들.

처음 그를 두려워하고 움츠러들었던 클레어는, 그의 조심스런 배려에 조금씩 마음을 놓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알아나가게 되지요.

그는 열두살 때부터 오십여 년간을 이곳에 갇혀 살았고, 최소 일년에 한번은 인간의 피를 먹어야만 하기 때문에 어머니가 한번씩 여자들을 끌어들여 이렇게 데려온다는 겁니다. 며칠 피를 빨게 하고는 그를 시켜 기억을 지우고 도로 놓아주는 거지요.
리드 양은 아들에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어요. 자신이 낳은 아들이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아름답지만 위험한 짐승을 다루듯이 이곳에 가둬버린 겁니다.

실상을 알게 된 클레어는 자신이 마이클(천사 미카엘에서 따서)이라 이름붙인 이 아름답고 내성적인 남자를 구해내야겠다는 결의에 불탑니다. 화륵화륵.

(줄거리 예서 생략)

라푼젤 이야기를 남녀 성별 바꾸고 좀더 하드코어하게(작가 성향이 어디 갑니까) 바꾼 이야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블랙대거 브라더후드 시리즈하고는 연결점이 없으니 그냥 단편으로 보셔도 되겠어요.
인간과의 혼혈이라서 그런지 뱀파이어 특성 설정도 블랙대거 브라더후드 시리즈랑은 좀 다르죠. 뭐 나중에 어케 연결될 수도 있겠지만...

크게 임팩트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경험있는 여자+순수한 남자의 조합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보실 만합니다.
요즘 블랙대거 브라더후드 시리즈가 워낙 로맨스를 뒤로 젖히고 진행되다 보니, 둘만의 관계로만 진행되는 이 단편은 나름 신선했지요.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습니다만, 이거 하나 보기 위해 단편집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감을 고려해서 별점은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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