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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 - 투명인간, 순간이동, 우주횡단, 시간여행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0년 4월
평점 :
우리보다 백만 년 앞선 문명이라는 것이 대체 어느 정도로 발달한 문명인지 감이 잡히는가? 지구에서 라디오망원경은 불과 수십 년 전에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구에 기술문명이 싹튼 것도 기껏해야 수백 년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구보다 수백만 년 앞선 문명인이 우리와 마주친다면, 그들은 마치 우리가 원숭이를 대하듯이 바라볼 것이다. - p23, 칼 세이건
우주를 나는 우주선에서 광선포가 뿜어져 나오고, 사람들은 광선총을 쏘아 대는 장면은 이젠 SF 영화에서는 먼지가 쌓인 구식이 되어버린 면이 있습니다. 공간이동을 하고 광속으로 우주를 날아가는 장면도 흔한 이야기의 하나가 되었고, 영화 속에서는 인간과 비슷한 로봇이나 외계인이 스스럼없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해리포터에 나오던 투명망토는 머지 않아 세상의 현실이 될 것처럼 매스컴에 이런 저런 기사가 소개되기도 했고, 아직도 여기저기서는 영구기관을 만들었다거나 거기에 필적하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관을 만들었다고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과학이라는 바다에 인간의 무궁한 상상력이 덧씌워진 이러한 것들은 진실여부를 떠나서 그것을 보거나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것이 현실이 아니더라도 영화속에서 또는 상상속에서는 현실처럼 작동하면서 또다른 세상에 대한 꿈을 꾸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움 주는 것들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등과 같은 공상과학영화 속의 미래에 나오는 이러한 여러가지 상상의 결과물들에 물리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그것이 과연 영화속에서처럼 미래에 실행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습니다. 가능성과 불가능에 대한 판단은 저자 개인의 주관이 좀더 강하게 작용하는 부분이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생각으로만 상상하는 것들에 대해서 저자는 현대 물리학의 여러 분야의 발전 가능성과 과학적으로 타당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으로 그것들의 실현 가능성을 찾고 있기에, 훨씬 더 현실적인 답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그러한 것들이 현실성 있는 것들인가에 대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더 과학적인 근거위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면이 있음을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저자는 쉽게 쓴다고 했겠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좀 싸매야 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있다고 해야 겠네요.^^- 저자는 불가능의 정도를 세가지 부류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제1부류 불가능>은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물리학의 법칙에 위배되지 않아서 21-22세기 안에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들입니다. 영화에서 보던 보호막으로 쓰이던 역장, 투명망토 등의 투명체, 레이저 빔이나 광선총 등의 무기, 바이러스 등의 간단한 물질의 공간이동, 텔레파시, 염력, 인간과 같은 로봇, 외계인 과 UFO와의 조우, 우주선, 반물질 엔진 등이 저자가 생각하는 1부류 불가능에 속합니다. <제2부류 불가능>은 물리법칙에 위배되는지 불분명한 것들로, 위배되지 않는다면 수천 내지 수백만 년 후에 실현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것들로, 시간여행, 사람의 공간여행, 평행우주의 발견 및 웜홀 등을 이용한 타임머신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제3부류 불가능>은 물리학의 법칙에 위배되는 것들로 물리학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으로, 저자는 영구기관과 예지력을 들고 있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영화 속의 일이라고만 상상하는 것들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후에는, 우리 후손들 중의 누군가는 그것들을 일상에서 누리고 살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인데,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거리는 듯 합니다.
거꾸로 돌아보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일상 속에는 지금부터 백여년전의 사람들이 상상하지도 못한 것들이 가득합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 원시시대로 돌아간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현재의 가능한 범위에서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고 미래세계를 그린다는 것 자체가 별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의 천체물리학자 니콜하이 카르다셰프는 에너지 소비량으로 외계문명의 수준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고 합니다.(p235-236) I단계 문명은 행성에 전달되는 태양열을 100% 활용하고, 화산에서 분출되는 에너지늘 활용하고 날씨를 조정하며 천재지변을 제어하고 바다에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문명, II 단계 문명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모든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고, 그 양이 I단계 문명의 100억배에 달하고, 모행성이 파괴되더라도 다른 적절한 행성을 찾아 이주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문명, III단계 문명은 은하 전체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문명으로 II단계 문명의 100억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사용하고, 수십억 개의 태양계를 식민지로 거느리고, 블랙홀의 에너지도 이용할 수 있고, 은하 모든 곳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명을 말합니다. 한 문명의 에너지 사용량이 매년 수 %씩 증가한다면 수천~수만년 이내에 다음 단계 문명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는데, 지금 우리의 수준은 0단계라고 합니다. 물론 여기서 각 단계의 문명에 대한 정의 또한 '존재한다면'의 가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그 규모와 발전 단계를 상상해 본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칼 세이건의 말처럼 그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지금보는 원숭이보다 더 나을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지금 우리의 과학문명의 한계 안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 더 많은 비밀스런 것들이 알려지고 나면 훨씬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 되어 있을 것이고,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것들은 더 많이 등장하겠지요. 동굴 속에서 살던 우리의 옛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것들이 여전히 현실보다는 상상의 세계에 속하는 것이고, 이 책처럼 과학적인 바탕위에서 공허한 몽상과 실현 가능성이 있는 상상속의 현실을 구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여러 책들이 과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 현재의 세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는데 기여 했다면, 이 책은 눈길을 미래로 돌려 과학이 미래에 이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현실감 있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커다란 매력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붙임- '4장 공간이동' 편에서 공간이동에 관한 최초의 기록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인용한 신약성경의 사도행전 8장 36-40절의 이야기에서 에티오피아의 내시에게 성경을 풀이해준 인물은 '베드로'가 아니라 '빌립'인데, 어디선가 잘못된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부분을 공간이동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며 읽으니 -문자적으로만 이해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또한 그럴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