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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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과 28을 쓴 작가의 여행기 치고는 가볍다. 진지하지 않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재밌게 읽기에 부담 없다는 뜻.

처음 쉰페이지쯤 읽으면서는 못견디게 히말라야에 가보고 싶어졌고, 점점 읽어나가면서 나는 절대절대 히말라야는 가지 않겠어 다짐했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는 동네 뒷산에 오르는 연습부터 해야하나 머리를 굴려보았다.


이런 여행기는 찾아보면 매우 많겠지만, 좋아하는 작가가 걸었던 길, 먹은 음식, 만났던 사람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고 재밌다. 책장에 묵은 '희박한 공기속으로'를 꺼내어 다음 읽을 책으로 줄세운다. 여러 사람들의 여러가지 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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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치료를 받고 있다. 초등학교 때 신경치료를 받은 이 하나가 다시 탈이 나서, 조금 피곤하다 싶으면 치통이 전면에 등장한지 수 개월. 수많은 밤을 끙끙대며 버텼는데 (미련하기도 하지), 첫 발을 내딛고 나니 별거 아니네 싶다. 물론 치료 과정은 예상대로 무지 아픈데, 고통의 한 가운데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치료가 모두 끝나면 더 이상 아플 일이 없겠지' 하며 신이 났다.


오전에 치과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는데, 자그마한 키의 한 할머니가 들어오셨다. 미리 대기중이던 한 할아버지와 아는 사이신지 옆에 앉아 급하게 이야기를 쏟아 놓으셨다. 주된 내용은, 할머니가 요즘 소화가 잘 안되어 음식을 잘 못 드시며, 뭐랑 뭐랑 뭐가 먹고 싶은데 그걸 못 드셔서 아쉬우며, 어제는 아침 점심 저녁에 뭘 드셨고 그제는 뭘 드셨고 하는 것. 할아버지는 종종 흥얼흥얼 맞장구를 쳐주며 신문을 넘기셨고,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속사포처럼 음식을 묘사하시고, 나는 고요가 깨어진 것에 약간 불편해하며 억지로 책에 집중했다. 


간호사가 할아버지를 불러, 할아버지는 진료실로 들어가셨다. 일순 대기실은 이 곳이 원래 이렇게 조용한 곳이었나 싶을만큼 차분해졌다. 말벗을 잃은 할머니는 강제로 입을 닫으셨다. 나는 순간 고요를 되찾은 것이 무척 반가웠는데, 기쁨은 잠깐이고 이내 마음이 짠해왔다. 할머니의 앙 다문 입가에는 슬픈 주름이 가득했고, 혹시 이야기 나눌 누구 또 없나 주변을 살금살금 두리번거리는 몸짓은 외로웠다. 옆에 가서 말을 걸어드릴까 잠깐 생각했지만 나는 그런 종류의 사회성은 꽝이라 주저주저하다가 진료실로 불려 들어갔다. 


마침 읽던 책에서 김연수 작가는 청춘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청춘의 절정을 한참 전에 지난 할머니를, 청춘인 나는 불편해하다가 짠해했다. 이 다음에 내가 그렇게 외로운 순간이 되면, 청춘인 누군가는 나를 불편해하지도, 짠해하지도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진료대에 누웠더니, 마취 주사의 얼얼함을 불평하기도 전에 드릴이 어금니를 파고 들어온다. 다음 차례라 옆 진료대에 따라 들어와 누운 할머니는 누구 하나 묻는 사람 없어도 한 주동안 이가 얼마나 불편하셨는지 공기 중에 내뱉는다. 아픔을 잊기 위해 평소처럼 숫자를 세는 대신, 할머니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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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그루 소령의 마지막 사랑
헬렌 사이먼슨 지음, 윤정숙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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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 멋진 데뷔작이라니.

헬프와 올리브키터리지의 매력을 골고루 섞어놓은 듯한 책이다. (공교롭게도 이 책의 날개에는 헬프와 올리브키터리지의 광고가 실려있다)

아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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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민음사 패밀리세일에 다녀왔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 1권 못 산 것과 단행본 몇 권 찾기 힘들어서 포기하고 나온게 아쉽지만 전반적으로는 읽고 싶던 책 많이 사왔다.

 

 

구매 서적 일부사진

(레미제라블 세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세계문학 몇 권이 사진에서 빠져있고, 창백한 언덕풍경은 원래 가지고 있던 책인데 저기 끼어있네 ㅎ)

 

 

 

일반은 정가에서 50%, 북클럽 회원은 뽑기 결과에 따라 60, 65, 70% 할인해주는데

뽑기 운이 좋았는지 70% 할인을 뽑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몇 권 더 살걸 하기도 ㅎㅎ

 

이제 열심히 읽는 일이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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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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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혈기가 무슨 뜻일지 읽기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아 정말로 이책은 매혈기 그 자체.

아빠 생각이 몇 번쯤 났다. 말은 안했지만 늘 가족들이 무거웠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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