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이니
배영익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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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미스터리 범죄소설의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뿐이였고 머릿속에서 영화의 스틸컷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 연상되면서 온 몸에 돋아오는 오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지금도 섬뜩함에 몸서리치도록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왠지 끝나지 않았을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내가 보이니'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신적인 문제로 저질러지는 범죄가 절대 아니다.  여기에서는 무수한 트릭과 두뇌싸움, 그리고 풀리지않는 인물들의 연결고리조차 존재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사건은 덕적도 앞바다에서 건져올려진 의문의 시체가방에서 시작되는데 가방 속에는 발치된 지문이 지워진 시체와 너무나 깨끗해서 신원을 전혀 알 수 없는 변사체들이 발견되었다.  예전의 프로파일링이였으며 현재는 방송국에서 피디로 활동중인 류PD의 카메라의 화면으로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는데,  비현실적인 도깨비 감투라는 설화와 점목하여 숨가쁜 스토리가 진행된다. 

   귀신에게 계속 시달림을 당하던 기담은 어느날 장인의 골동품 가게에서 '도깨비 감투'를  얻는다.  의문의 남자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중이라 이 감투는 요긴하게 쓰이기 시작했고 이에대한 대가와 커져가는 욕심 사이에 무한한 갈등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얽히고 설킨 삶을 추적한다.

   '도깨비 감투'를 쓰면 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 한편을 본 것처럼 끊이지 않는 서스펜스는 대단했으며, 감투를 쓴 사람이 죽게되면 다시 보이게 되는 섬뜩함은 끝난 것 같아 보여도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선사해주듯 보여준다.

"이 망할 감투가 벗겨지질 않아."
자신이 존재함을, 살아있음을 증명하면 벗을 수 있다. 어떻게 증명할지는 본인의 마음만이 알 것이다. (본문중)

 

마지막에 피로 써내려간 한마디....
'내가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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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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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불과 한달전에 읽었던 소설이였다.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트릭을 해석해가며 사건의 진상만을 따라가며 읽어 나갔는데 이것조차 너무나 놀라워 문고의 장바구니에 소장용으로 넣어두었었다.
운좋게 다시 만난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이번엔 조금 느릿하고 정성스럽게 이시가미란 인물에만 집중했다.

 

   1년전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시도하려 할 때, 옆집에 이사왔다고 인사하려 찾아 온 모녀를 만난다.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것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였는데 이보다 더 아름다움을 발견한 이시가미는 제어할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매일 아침 그녀가 일하는 '벤텐데이'에 찾아가 오늘의 도시락을 주문하며 그녀의 목소리만을 듣는다.  그녀의 이름은 야스코....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야스코만이 이시가미의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다.

사건의 시작은 5년전 이혼한 남편이 야스코의 집까지 찾아와 협박을 하였고 갑작스레 벌어진 살인 사건에 이시가미가 개입하며 굉장한 사건의 트릭들이 만들어진다.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짜여진 사건현장에 구사나기 경찰은 혼동과 혼선이 쌓이고 이러한 트릭을 예전 동창이였던 물리학자 유가와가 해석한다.

P≠NP 문제라고 불리는 건데, 스스로 생각해서 해답을 이끌어 내는 것과, 다른 사람의 답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간단한가 하는 거야.

이시가미는 용모 따위에 신경쓰는 남자가 아니였는데 용모에 대한 물음 한마디로 유가와는 모든 것을 알아버리고 만다. 
마지막에 유가와와 야스코의 만남으로 모든 걸 알게 되었을 때, 그의 사랑의 깊이를 간음한 야스코는 결국 자백을 하게 된다.



얼마나 사랑했기에 이런 가슴쓰린 헌신을 하게 되었을까?  끝까지 지키려했던 그녀가 자백했을 때 그의 절규는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가해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만드는 작가만의 문체에 다시한번 놀란다.
이 남자의 백 퍼센트 헌신은 과연 어디에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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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2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비세 (시즌 2) 미생 12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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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동안 '나' 처럼 미생을 보지 않았다면 미생 12권을 읽기전에 시즌2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는 아래의 동영상을 참고 하시길...

https://youtu.be/VrYB3fDX27A

 

 

「평범하게 사는 것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사는게 바빠 드라마를 볼 시간도 없고, 만약에 이슈가 되는 드라마가 있다고 하면 여유있는 시간과 날을 잡아 1.2배속 속도로 돌려, 한꺼번에 몰아보기로 시청하는 '나' 이다.  이상하게도 미생이란 책과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많았지만 보지도 읽지도 못했다.   난 사회생활을 더이상 하지 않고 있고 사회생활을 했었을때도 자아발전은 커녕 더하기빼기만 하다가 끝날 것 같아 일찌감치 다른 진로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주종관계는 성립되어 그들만의 욕구에 맞게 맞춰진 생활을 계속 해왔고 언변의 기술이 그나마 있어서 잘나갔던 시절도 있어서 그나마 읽는 내내 많은 위로가 되었다.

    책 속에 이런말이 있다.
    부자인 친구도 좋고 공부 잘하는 친구도 좋지만, 보통의 평범한 친구가 오래 가는 것이라며 어른의 입장에서 설명을 해나가는데, 부자인 애들하고 놀면 눈치가 보여서 안돼고 공부 잘하는 애들하고는 자격지심이 생겨서 안됀다고 한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님의 말에 평범한 친구를 찾는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단 소리를 듣는다.  평범해보였던 친구라 다가갔더니 이혼가정이거나 아빠가 정리해고 당했다고 말하며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조차 알고보면 평범하지 않다며 평범하다는 것이 그렇게나 힘든거냐며 반문을 한다.

    평범함은 어렵다!!
대기업의 명함이 기준이 되는 평범함의 중심... 미생에서 나오는 인물 중 누구하나 느긋한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수금 문제는 정리해고를 고심하게 만드는 문제를 만들었고 이러한 최후통첩을 직급이 낮은 이로 통해 해결하려 하는 비굴한 방법도 보여줬다.  온길 인터내셔널의 김부련 사장을 포함해 김동수 전무, 오상식 부장, 김동식 과장, 장그래 사원 등이 펼쳐내는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아직 살아 숨쉬고 있는 자를 유지하기 위한 상생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바둑의 한 수, 한 수를 두며 상대의 전략을 탐색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스토리의 긴장감도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를 더했던 것 같다. 
   
    바둑의 한 수가 끝날때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기대감과 그에 순응하듯이 이어지는 스토리가 굉장히 탄탄하며 표정의 변화가 엄청나게 이어지는 나를 관찰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다.
    김동수 부장의 속마음과 충격적인 뒷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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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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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의 저자 리베카 솔닛이 지난달 서울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그녀는 강연 도중 '자꾸 같은 질문만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후속작으로 이번엔 페미니즘을 다룬 '모든 질문의 어머니'라는 원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른 이번 책을 진솔하게 소개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있는 이러한 이슈들과 사건들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자신의 마음 속에 알게 모르게 내재되어 있는 여성 혐오는 정신적 문제로 제기되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전문적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성의 페미니즘은 현실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이 남성의 판단에 의한 생물학적인 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평등한 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약 1년전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도 페미니즘을 말하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 남혐, 여혐으로 대치되어 논쟁을 벌인적도 있다.  여성은 우리나라 남성들이 여성을 상대로 쉽게 저지르는 사건들이 너무나도 많고 이렇게 심각한 범죄들을 남성들은 또 너무나도 무감각한지를 지적했고, 남성들은 이 사건은 여성 혐오 범죄일 수도 있으나 조현병이라는 증상으로 망상에 의한 범죄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논쟁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묵묵한 침묵이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가장 문제시될 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여성의 침묵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 일지도 모른다.  책의 본문에 경찰신고가 깔끔한 해결일거라고 하지만 경찰은 의심 많고, 둔하고, 가학적인 집단이라는 내용이 있다.   얼마전 중학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삶을 포기한 사건도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아픈 일이였다.  경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이 학생은 사건 수사 중에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말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잊을만 하면 계속 터지는 데이트 폭력, 심신 미약상태에서 벌어지는 아동 성범죄 등은 이제 진심으로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여성 혐오에 의한 범죄의 표적이 유난히 쉽게 여겨지지만 작가는 변화하는 사회에서 여성은 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았다.
    지금의 여성들은 자신만의 자아를 실현하고 있고 변화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매력적인 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도 끝없이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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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마을 파랑마을 키즈돔그림책 2
예르카 레브로비치 지음, 이바나 삐빨 그림, 신주영 옮김 / KIZDOM(키즈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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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서로 다름에 대한 동화책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표지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요... 흐르는 강줄기를 중심으로 딱봐도 알수있듯이 노랑마을파랑마을이 있지요.  두 아이가 '난 노랑마을이 좋아' '난 파랑마을이 좋아'라고 서로의 마을이 더 예쁘다고 우겨댑니다.  그러다가  지쳤는지 '초록나무가 가장 진짜 같네'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
  
    나무가 진짜라는 이야기에 문득 나무는 나무다우니까 가장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낡은 나무다리를 사이에 두고 아름다운 노랑마을과 파랑마을이 있었어요.  두 마을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지요.
    어느날 두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가 너무 낡아버려서 보수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다리의 색을 정하는 단계에서 결국 두 마을은 다툼이 일어나고 말았지요.  이 때문에 색깔전쟁이 시작됩니다.
   두 마을은 더이상 행복하거나 안전하지 않게 되었어요.
   다행히 이야기의 마지막은 아름다운 무지개가 떳지만요....^^

    아이들은 같은 색의 집에 같은 색의 옷을 입고 같은 색의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싸우지 않을 좋은 방법은 노랑과 파랑색을 적절히 사용해서 스트라이프 디자인으로 한다던지 반은 노랑색으로 반은 파랑색으로 칠했으면 이런 바보같은 싸움은 안해도 된다네요.  게다가 노랑과 파랑을 섞으면 나무와 같은 초록이 나오는데 어른들이 너무나 어리석다고 혀를 찹니다. ^^;
   원래의 알록달록한 마을이 얼마나 예뻣었는데 망가트려 버렸다고 말이죠...

    우리는 서로 다름을 '틀리다'라고 표현을 하지요.  어느 한페이지에 어른들이 뭉쳐서 싸움을 해대는 장면에서는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답니다.  나무뒤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했거든요.   상황에따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명한 방법을 찾는 그런 바른 어른이 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앞에 전혀 부끄럽지 않아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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