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트레이 귀공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5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이미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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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5

『 밸런트레이 귀공자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휴머니스트







가족이란 이름으로 벗어날 수 없는 무음의 족쇄가 존재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중년의 나이즈음 되니까 인간적 도리로서의 책임감이 자리매김하듯 마음이 원하는 것보다 조금 더 신경써야 하는 사회적 위치에 서 있다고 해야하나?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삶의 무게가 버거울때도 있는 것 같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밸런트레이 귀공자>를 읽으면서 '가족이란 이름의 족쇄와 삶의 무게를 왜 이야기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겠지만 이 책의 종착점은 결국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생각이 짙게 물들여졌기 때문이다. 형제간에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을 그린 '밸런트레이 귀공자'는 장자로서의 위치와 그 뒤에서 보필해야하는 차남... 관계가 엇갈리면서 벌어지는 서로에 대한 연민과 책임에 대한 짓눌린 무게를 그대로 그려냈다.



듀리스디어 사람들은 성을 잘 내지

창을 너무 많이 들고 말을 달리네



<밸런트레이 귀공자>의 화자는 집사 매컬리로 그가 남긴 문서에 이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1889년 이전엔 개봉할 수 없다는 문서가 열렸고 그 속에는 1745년 솔웨이 해안가, 세인트 브라이즈 근처의 듀리스디어 저택의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 된다. 

집사 매컬리는 듀리스디어 가문을 타자를 지배하기 위해 인간적 온정을 팔았으며 형제에게 결여된 자기 성찰을 보여줬다고 말한다. 그들에 대한 연민으로 마지만까지 곁을 지켰던 매컬리... 독자인 나로서는 오히려 외로운 자리에 서 있던 집사 매컬리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부패한 영향력에 변질된 아이, 해체된 가정,

주인님의 죽음, 아니면 죽음보다 더 고약한 결말,

처량한 슬픔에 빠진 마님......

어둠 위에 환하게 그려진 이 모든 것을 눈앞에서 보았고,

바람의 비명은 대책이 없는 나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



듀리스디어 가문의 일원을 소개하자면, 제임스라는 세례명으로 아버지를 닮아 독서를 좋아했던 밸런트레이 귀공자는 진취적이지만 영웅적 기질을 타고난 고집 센 인물이지만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면서 소동에 앞장 선 유별난 남자이기도 했다. 그의 동생 헨리 듀리는 나쁘지도 않고 유능하지도 않은 그저 정직한 남자... 함께 살았던 친척 앨리슨 그레임은 상당한 재산을 상속한 인물로 밸런트레이 귀공자와 혼인을 약속했지만 그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들은 후 어쩔 수 없이 헨리와 혼인을 하게 된다. 당시 듀리스디어 가문이 토지가 저당잡힐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했다는거... 그들의 아버지는 앨리슨을 아들과의 혼인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부친을 국왕으로 추대하기 위해 봉기를 주도한 찰리 공이 헤브리디스제도에 상륙한다. 듀리스디어 가문은 고민 끝에 한 아들은 찰리 경에게 줄을 세우고 다른 아들은 영국의 왕에게 충성을 유지한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자신의 가문은 멸망하지 않을테니까... 이미 밸런트레이 귀공자와 앨리슨 그레임은 결혼을 약속한 상태 그리고 장자로서 가문을 이어야 하기에 헨리가 찰리 공과 전쟁을 하려했지만, 영웅적 자만심이 발동한 귀공자는 자신이 나가겠다 고집을 부리며 결국 컬로든 전투의 패배로 귀공자의 전사소식을 듣게 된다.

시간이 흘러 앨리슨과 헨리는 결혼을 했지만 살았어도 죽었어도 그들의 저택엔 밸런트레이 귀공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는거... 그리고 프랜시스 버크 대령의 편지는 이 모든 족쇄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밸런트레이 귀공자는 살아있으며 자신의 것을 모두 빼앗은 헨리를 압박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책임의 정도라는 것이 가족에겐 무의미한 정의일까? 밸런트레이 귀공자가 해적을 만나 갖은 고생과 역경을 이겨내지만 그것의 원인이 헨리에게 있었던 것이 아닌데 너무나 가혹한 처사에 마음이 심란해졌다. 누구 하나 잘못되면 가족이 붕괴하듯 가족이란 이름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족쇄가 아님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삶을 실현한다는 것은 배려이지 의무가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풀 수 없었던 숨겨진 보물... <밸런트레이 귀공자>가 죽음 뒤엔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음을... 저자는 그 얘기하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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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가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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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220

『 배반 』

압둘라자크 구르나 / 문학동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배반>은 떠났으되 사실은 완전히 떠나지 못한 이들의 초상을 이 책을 통해 연민어린 시선으로 그려냈다고 한다. 저사가 어떤 이유로 반세기나 넘나들어가며 운명적인 인간의 내면을 그렸을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저자의 자전적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냈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저자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지만 손끝으로 그려지는 듯한 부드러운 문체때문에 더욱 깊숙히 작품 속으로 빠지게 되었다는거... 감춰야했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 몰입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배반>은 책 속의 화자인 '나'가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모두의 '나'를 대변하고 있다. 어느 공간에 속해 있으며 어떤 환경에서도 사회속에 적응하여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삶, 그런 우리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그 무엇에도 익숙해질 시간이 없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짙은 메세지를 선사하는 <배반>은 일상의 익숙함보다 앞으로 살아내야 할 우리에게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여전히 알게모르게 인종과 성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며 미래에는 또 다른 차별이 생겨날지 모른다. 인간이 인간에 대한 상실이 적지않은 상처를 남겨두지만 이어지는 삶에 대한 무책임한 회피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 길이 험난한 산골짜기의 절벽 끝이라도 인간은 갖은 방법을 동원해 살아내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모든 이들이 마치 자신이 존재하는 곳에 이방인과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내가 선 바로 그 땅의 중심은 바로 나라고... 저자는 부드러운 문체로 나긋나긋하게 낯선 땅에 속하지 못한 이방인을 얘기하는 듯 했지만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임을 짙게 전해주었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무질서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고 영원히 얽매는가에 관한 것이다.



문명의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는 소도시의 장사꾼 하사날리... 그는 모스크의 예배당에 기도시간을 알리기위해 부지런히 아침을 맞이한다. 그러던 중 잿빛 낯을 하고 쓰러져있는 백인 남자를 발견하고는 자신의 초라한 집에 데려와 보물을 모시듯 성심을 다해 치료해준다. 

한편 붙임성있고 성실한 영국인 친구 프레더릭 터너는 이 소도시에 발령을 받아 이곳의 실상을 파악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하였는데 매번 농장관리인 버턴과 의견대립이 있었다는거... 한마디로 프레더릭 입장에선 개발되지 못한 이곳은 영국의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버턴의 입장에선 그저 유럽인이 이곳을 점령하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어쨌든 터너는 백인남자의 소식을 듣고 자신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온다.

쓰러진 음중구(=백인을 뜻함)는 마틴 피어스라는 영국인으로 사냥관광 무리에서 빠져나와 소말리아로 향하는 중, 짐승 도륙의 참을 수 없는 파괴행위로 무리에서 벗어났다가 모든 소지품을 빼앗긴 채 버려졌다고 한다. 이후 건강을 되찾은 그는 자신을 구해준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러 찾아갔고 그곳에서 하사날리의 누이 레하나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시간은 급격하게 지나... 약 반세기 후의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또 다른 이야기라 했지만 과거와 연결지어진, 사실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다.

공부에 소질이 없어 옷을 지었던 파리다, 부모님과 같은 교사의 길을 걸었던 아민,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런던으로 떠났던 라시드... 여기서 아민은 파리다의 고객이었던 자밀라와 만나 은밀한 사랑을 나눈다. 바로 자밀라가 마틴과 레하나의 손녀였다는거... 막내 라시드가 유학중에 써내려간 이 이야기는 떠나왔음에도 여전히 그곳의 삶을 이어가는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 모든 비밀스런 이야기들은 벗어나지 못한 삶의 굴레였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삶에 대한 연민이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잔지바르 출신으로 영국으로 이주해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로 마치 <배반> 속에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차별로 인한 관계의 단절은 배반이 아닌 자신이 존재했던 곳으로의 회향이 아닐까 싶다. 섬세한 아름다움의 문체를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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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부르는 그림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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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월드 제2막 . 기타기타 시리즈

『 아기를 부르는 그림 』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종이책만을 고집했던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는 작가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한 애정을 한없이 보여주는 편집자 삼송 김사장도 꽤나 유명인물이다. 특히 이번에 <아기를 부르는 그림> 속에 편집자의 후기가 들어있다고 해서 먼저 읽게 되었는데 유독 미야베 미유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종이책 사랑이 남달랐던 저자였지만 지금은 전자책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미야베 미유키만이 전해줄 수 있는 특유의 정감있는 복선을 마주하게 되었다.

먼저 만났던 기타이치는 다소 세상물정 모르는 어수룩한 인물로 순수한 청년이란 느낌을 받았는데, <아기를 부르는 그림>이란 제목을 보면서 아기라는 간절함을 이용해 어떤 사건이 일어났으며 이 순수청년이 어떻게 해결할지 너무나 궁금했다.






이 그림을 가지고 있으면

신이 아기를 점지해 준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결혼은 현실이다...? 사람의 심리가 그러하듯 결혼을 했으면 아기를 낳아야 하고 스스로 세상에 설 때까지 부모는 아이를 돌봐줘야 한다는 관습적인 생각들... 생각들이 변해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주위의 지인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듯 하다.

아이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게 어디 마음먹은대로 되는가...? 최근 의료시스템이 좋아졌다고 하나 그럼에도 아이가 생기지않는 부부는 구전으로 전해오는 온갖 방법을 시도해보기도 한다는거... 문제는 이 간절함을 이용해 득을 얻으려 하는 파렴치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연 <아기를 부르는 그림>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걸까?




마음 밭에는 나쁜 씨앗이 떨어져 있고,

그것이 싹을 틔우면 잡초가 되므로

부지런히 잡초를 없애는 게 중요하며

오캇피키는 세상을 상대로 잡초를 제거하는 사람이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세상이란 밭을 기어 다니며

잡초를 뽑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해, 기타이치 __.



마침내 센키치 대장의 붉은 술 문고를 계승하게 된 기타이치... 느티나무집의 신베에 도움으로 작고 허름한 오두막을 구해 독립하게 된다. 오두막 주인은 임대료는 필요없으니 철이 바뀔때 마다 새 문고를 달라고 했으니 참 다행이었다. 

토왕 축일을 기념해 전단지 광고를 통해 신상품을 알려야 하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였던 기타이치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기타지를 찾아 다른 가게의 전단지를 찾아보기로 한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보선 그림... 보선그림은 액막이를 막아주는 칠복신이 그려져 있는 것으로 정월에 베개 맡에 두면 길몽을 꿀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칠복신 중에 유일한 여자신이었던 변재천만 등을 보이고 있다는거... 사건은 그렇게 드러나게 된다. 

아기를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칠복신을 그려주는데 변재천이 아기를 안고 있는 그림을 가지고 있으면 아기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그림을 산 사람이 아기를 낳은 사례도 있으니 입소문을 타는 건 시간문제였던거... 문제는 시간이 지나 아이가 사망했는데 우연히 그림을 펼쳐보니 변재천이 등을 돌리고 앉아있었다는 것이다. 붉은 술 문고의 세키치 대장을 잇는 기타이치는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낼지 내심 기대되는 순간이다.

뿐만아니라 짱구머리 속에 든 것에서 기타이치가 캐 보고 싶은 지헤에 사건은 오캇피키의 존재를 알렸는데 관할 관리가 암흑세계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용해 뒷조사를 시켰고 그에 수상한 자를 물어다주면 거짓 자백을 시킨다던지 고문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쁜 오캇피키만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른 단편 인어의 독을 통해 보여주면서 이 또한 기가막힌 흥미를 자극한다.



기이한 사건들의 유쾌 상쾌 통쾌한 해결!! <아기를 부르는 그림>을 통해 기타기타 사건부는 인간적인 인지상정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어수룩한 키타이치의 성장과 세상에 홀로 남겨진 자신이 아니라고... 부대끼면서 어우러져 사는 인간사를 보여준 책이었다. 

아직도 의문이 남는 점... 느티나무집에 거주하는 병약한 작은 나리의 정체가 드러났는데 정말 남자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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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데스의 유산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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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죽음... 그리고 안락사... 무엇이 해답인지 이 책을 통해 옅볼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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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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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그의 사라진 발자취를 이제는 찾아야 할 때다

『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

윤선미 장편소설 / 목선재







589년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약 8년간의 평화를 맛보았다. 전쟁의 시작은 수제 양견의 칙서로 당시 고구려 왕인 원에게 수의 신하가 되었으니 덕을 베풀라며 수나라에 조공하고 입조하라는 명을 내려 원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독립국으로서의 고구려를 인정하지 않았다는거... '감히 짐에게' 라며 펄펄 뛰던 원은 군사 1만을 이끌고 요서를 침략했는데 그 전장에 바로 을지문덕이 있었다는 것이다.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혈투와 군부를 이끄는 장수로 올곧게 성장한 을지문덕의 인간미를 그려내고 있다. 전편에서 스치듯 인연이 닿지 않았던 가리와의 이루지 못한 애달픈 사랑도 보여준다. 역사소설이지만 마치 16부작 역사드라마를 보는듯 생동감 넘치는 문체에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겼다.





오라. 나의 나라를 피로 물들이려는 광포한 짐승들이여.

내 너의 피를 요하에 뿌려 설기의 넋을 달래고,

집과 세간을 잃어 통곡하는 고구려의 백성들을 위무할 것이다.



612년 정월... 수나라의 양광은 자신에게 신하의 예를 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을 통솔해 고구려를 섬멸하리라는 조서를 보낸다. 동원된 군사만 113만 대군으로 고구려로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수효였기에 장수간의 의견대립도 있었다는거... 손자병법의 진격함에 명예를 구하지 말고 후퇴함에 죄를 피하지 말 것이며, 오직 사람의 목숨을 보전하라며 피 흘려야하는 백성을 굽어 살피란 말에, 원은 절대로 수나라에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충심을 의심하며 화를 참지 못했다. 어쨌든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을지문덕은 살수대첩의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거...

다시 앞으로 돌아와, 그동안 을지문덕을 지켜본 평강은 그를 양자로 삼아 온달의 뒤를 잇는 장수가 되게 한다. 첫번째 전투에서 문덕의 기지로 대승을 거둔 고구려 군사는 귀환길에 올랐지만 문덕은 전방의 방비를 재정비 하기위해 그곳에 남기로 했는데... 아버지 고향이었던 이곳은 부동항에 위치한 곳으로 동국일대 패권국인 고구려를 뚫는 관문이며 물자가 풍부한 최대의 교역장이라는 점... 문덕은 요동성의 성주에게 대접을 받으며 아버지를 의문의 죽음으로 이끌었던 장사치 상두와 마주치게 되는데...

엄청난 사건들이 벌어지는 <살수의 꽃 2>편은 기억을 잃은 문덕, 그리고 그와 부부의 연을 맺었던 여인, 자꾸만 어긋나는 가리를 향한 연민 등...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에서 아슬하면서도 애달픈 사랑을 그려내 심금을 울리게 했다.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은 내 나라의 역사를 직시하기 위한 저자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듯 했다. 역사를 지키지 못하면 뿌리를 잃는 것이고 미래 또한 없음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목은 을지문덕의 스승이 군부를 이끄는 장수로 성공하려면 나를 믿어주는 주군과 옳은 길을 인도해 주는 친구 그리고 목숨을 다해 나를 보좌해줄 충실한 부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래를 잇기 위해 리더가 가져야할 필수 요건 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수의 꽃>은 그 해답을 가지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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