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erly 베벌리
닉 드르나소 지음, 박산호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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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속에서 무수히 늘어나는 억측과 음모로 누군가의 삶이 송두리채 망가지는 모습을 그렸던 사브리나를 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베벌리는 이미 사브리나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지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묘사했다고 하는데 표지에서 보이는 큐브조각 같은 공간은 십대들의 머릿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함께 있어도 즐거워 보이지 않고 표정없는 얼굴을 보니 어쩌면 겉과 속을 알수 없는 그들만의 심리석 상태를 옅보는 듯 한 느낌이다. 어쨌든 LA타임스의 최고의 그래픽노블상과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새로운 발견상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이 책이 품은 의미는 결코 작지는 않을것이라 예상된다.

그저그렇게 평범하게 보여지는 가족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 베벌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자연스레 인사하고 저녁시간을 즐기며 대화를 하며 여유로운 여행을 하면서 단란한 가족상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뒤에 그려지는 십대 아이들의 심리적 모습은 왠지 위태롭기만 하다. 친구를 만들기위해 다가가지만 방법에서의 문제가 있고, 관심사를 공감하고 싶어 대화를 시도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데다가 일방적인 대화법에 지져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상황은 우울하게 만든다. 언제 어떠한 난감한 상황이 되더라도 이상할 것 없는 스토리들이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이 책은 한번 읽어서는 도무지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기가 무척이나 힘들 것 같다.

어른들이 보는 세계와 십대들이 바라보는 세계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부터 시작된다. 한마디로 원만한 관계는 중요단어 몇마디면 다 해결이 되는 십대와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지만 유연하게 표현하려는 어른들의 대화법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읽으면서 옅보는 그들의 복잡한 심리적 불안감과 동요하지 못하는 고독 등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씁쓸한 모습을 맛보게 됐다. 아프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마도 베벌리가 보여주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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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9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9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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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만났던 아이는 베니코에게 푸욱 빠져버렸답니다. 길벗스쿨에서도 그만큼 인기가 있는지 따로 홈페이지를 개설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말이죠.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전천당 과자그림 그리기에 도전할 정도로 책 속에서 만나는 기가막힌 과자를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어느날 행운의 카드를 받고 럭키박스를 선물받아 하루종일 기분이 업된 날도 있었는데 요즘같이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고 집콕만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만한 도서가 없는 듯 해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이번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아홉번째 이야기에서는 베니코의 여행길에 동행하게 됩니다. 베니코의 검은색 털 목도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귀염둥이 스미마루예요. 정해진 목적지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베니코와 스미마루는 도시락을 가득 들고 기차에 오릅니다. 그곳에서 만난 여인은 어릴때부터 심한 멀미로 민폐를 끼쳤는데 지금도 기차안에서 죽을 힘을 다해 울렁거림을 참고 있었답니다. 문제는 베니코가 들고온 도시락... 행운의 과자가 필요할 때지요. 가장 마음이 갔던 이야기는 먼저 떠나보낸 부인을 잊지 못하는 강태공이였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일이 무척이나 애처롭게 그려져 있어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이뤄준 베니코의 마음이 커서 더 그랬나봅니다. 아이는 읽는내내 스미마루의 행동과 냐옹으로 통하는 대화법, 그리고 마지막에 포함된 스미마루의 그림일기가 쎈스 넘치는 아이디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혼자가 아닌 모든 연령이 함께 읽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이해와 배려, 사랑과 이별 등을 자유롭게 그려내며 과욕을 부리거나 나쁜 짓을 행하는 자에게는 과감히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해 교훈을 남겨 자연스레 깨달음을 주는 좋은 책인 듯 합니다. 읽으면서도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에게 잘됐음 좋겠다는 독자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행운을 전해주고,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에겐 따끔하게 혼내줬음 좋겠다는 마음도 그대로 실어주었답니다. 역시 아이와 함께 믿고 읽는 전천당, 오늘도 읽고난뒤 뒷담화는 늦게까지 계속 됐네요.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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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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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의도한 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욕망으로 인한 포로가 된 세계의 인물들에 대해 여러가지 썰을 풀어놓은 이 책은 왠지 동화책의 완역본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우리나라의 부부클리닉 드라마로 방영됐던 사랑과 전쟁이 가장 먼저 생각났는데 그것보다 더한 실제 상황과 잔혹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어 읽는내내 정신이 혼미하게 빠진것처럼 어깨가 들썩이며 혼자 조용한 공간에 앉아 조심히 읽기도 했다. 일단 사랑으로 인한 헌신과 배신이 난무하는 이 책은 왠지 야설적이면서 인간이 깊숙히 품고 있었던 욕망을 끌어올리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이 책에서는 사랑과 욕망을 톱니바퀴에 비교하며 톱니바퀴의 축이 든든하게 자리잡아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원리와 같다고 표현했다. 한마디로 어느 한쪽이 움직이지 않는 한 톱니 바퀴는 굴러가지 않으며 중심축이 흔들리면 사랑과 욕망이란 이름은 허울뿐임을 말해주고 있다. 첫번째 마리앙투아네트를 짝사랑한 페르센의 이야기부터 무척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하고 있는데, 짝사랑하던 앙투아네트를 망명시키기 위해 연인에게 돈을 빌리면서까지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지만 루이16세의 원초적 욕구와 무던함을 극복하지 못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다는 이야기는 무모하기 짝이없었다. 그중에 명나라 황제 가정제에 관한 에피소드가 가장 흥미를 끌었던 점은 본초학이라는 학문이 각광받던 시절 성적놀음을 위해 불로불사로 통하는 미약을 제조했는데 미소녀의 생리혈과 오줌 등의 희귀한 재료를 얻기위해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연행해 생리혈 목장을 만들었고 당대 최고의 미약이였던 홍연환의 제조법은 기록으로도 남길정도로 효과가 특별했다고 한다. 다만, 끔찍한 부작용은 여기서 설명할 수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또하나 흥미로웠던 사실은 다윈의 은둔설이였는데,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다윈은 그 시대적 신앙이였던 기독교사상의 이단적인 존재로 20년간 감금을 당했지만 어쩐일인지 아이는 많이 낳았고 근친상간이였기 때문에 병약한 아이들이였다고 한다. 마침내 지금의 우리도 알고있는 종의 기원을 탄생시켰지만 당시 극심한 반발때문에 400번의 구토도 했다는 메세지를 남겼다고 한다. 이렇게 발칵 뒤집어질만한 이야기가 28가지나 들어있으니 밤새 읽게 되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역사에 길이 남아있는 위인이라는 인물들의 실제를 옅본다는건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일이다. 믿거나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닌 구전이나 자서전 등을 통해 전해진 이 내용은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거나 믿기어려운 이야기들이 즐비해 있다.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는 이름값을 돈독히 한 듯 하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으니 말이다. 어렵지만 세계사의 재미있는 인물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역사를 직시하는 시각과 깊이에 대한 통찰은 독자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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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들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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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아이는 잘 놀다가도 멍하니 어딘가로 시선을 둔 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용히 불러도 크게 소리를 질러도 듣질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날은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무엇을 조작하거나 종이나 물건들을 꺼내어 알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 오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주위에 어떤 소란이 일어나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듯 아니면 진짜 듣지를 못하는 나람마냥 눈치채지 못하였지요. 혹시 문제가 있나 싶어 병원에도 가보고 심리상담을 해보았는데, 몇몇 아이들의 특징 중에 이런 성향을 가진 남자아이들이 있다며 주의집중력이 높아 모든 정신을 한가지에만 쏟아낸다는 말을 들었답니다. 헛웃음이 나오며 "내가 천재를 낳았구나." 했지요. 모든 부모가 이런 생각은 한번쯤 하지 않았나 싶네요. 엉뚱하지만 기발한 생각들이 현실화되고 인류의 변화를 가져다 준다는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최초의 것들을 소개합니다.

 

분야를 광범위하게 나누어 의. 식. 주.로 소개하는 이 책은 최초의 의류로 무화과 잎을 소개합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었고 수치심으로 인해 fig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어원으로 복장 등의 의미를 품고 있다고 합니다. 이후 파티나 장례 등의 상황과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입는 옷들이 변천하였고 악취나 오염으로 인해 세탁기도 발명되었다는 일들이 어쩌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일반적이지만 과거에는 획기적인 사실이였다는 소개가 공감되었답니다. 지퍼가 원래는 고문기구였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구요. 역시 먹는 이야기 중에 한국전쟁 당시 숨은 공신이였던 게, 바로 투시롤이라는 사실에 무척이나 의아하기도 했는데 참혹했던 전투에 전투식량으로 공급되면서 투시롤이 암호명으로도 사용됐는데 탄약을 보급해야할 상황에 사탕박스만 잔뜩 투하했다는 일화에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생활하는 공간은 그리스 신화의 신전이야기로 시작되는데 건축물의 양식과 계절에 따른 다양한 건축문화를 옅볼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나요? "대신 업무를 보거나 살림을 해주는 누군가가 있었음 좋겠다." 아니면 "다 귀찮으니 알약하나로 끼니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등의 바람들이 많지요. 대화 중이거나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이렇게 현실을 반영하여 갈수록 인간의 삶의 질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로인해 문제시되는 환경오염이라던지 페스트에 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해야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무척 유쾌하고 신기한 책이였고 읽을수록 책속에 푹 빠지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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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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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페미니즘 문학의 문을 열었다고 소개하는 이 소설은 성으로서 존재하는 생각의 차이를 말하려는지 무척 궁금했다. 특히 얼마전에 읽었던 저자의 '시녀이야기'는 디스토피아적 스토리로 인류가 직면한 출산의 문제를 계급을 통한 논쟁으로 꽤나 흥미로운 스토리로 전개해 나갔는데 '먹을 수 있는 여자'라는 기가막힌 제목과 핑크빛으로 물든 표지를 보며 당시의 페미니즘을 어떻게 그려냈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과연 제목에서 말하는 먹을 수 있는 여자의 존재가 먹히는 여자인지 아니면 도구를 이용해야만 먹을 수 있는 존재일지, 이 책을 집필한 시기의 1960년대의 모습은 페미니즘 이전에 불리던 여성운동으로 프로토페미니즘이라고 하는데 숨겨져 있었던 사상을 옅볼수 있을것 같았다.

대학을 나와 설문지를 만들어 통계를 내는 회사에 다니는 메리언은 에인슬리란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그저 시간이 되는대로 만났던 남자친구 피터는 그나마 한명 남은 친구마저 결혼을 하겠다고 선포했다며 경악을 할 지경이였다. 수습변호사였지만 능력이 있었던 그는 어느날 뜬금없는 청혼을 했고 그때부터 메리언의 심중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마치 자신이 정상이 아닌 듯 혼란에 빠지게 된다. 대학에 재학중에 일곱살이나 연상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은 친구 클래라는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도 임신중이라 만삭의 몸으로 우울한 기분으로 하루를 버티는 중이고, 룸메이트인 에인슬리는 결혼은 하지않은채 여성으로서의 완성인 아이를 낳을거라며 우월한 유전자를 찾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인공은 감정없는 누군가를 의식하며 나를 찾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재미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중년의 나이즈음 된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었기때문이다. 여자는 남자만 잘만나면 되지, 결혼해서 아들만 낳으면 예쁨 받을거야 등의 말들과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말들... 이런것들이 연결되어 있기에 재미있을리가 없었다. 과거를 되짚어보고 지금의 변화를, 그리고 앞으로 변화될 것을 기대하게 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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