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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화염
변정욱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9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2100974457

책을 손에 쥐는 순간 긴장감에 근육들이 뻐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실명이 실린 사건은 출판을 하지 못했었는데 가감없이 드러내는 진실은 역시나 드러남에도 숨겨져 있는 권력에 의한 것으로 읽는내내 혼동스러웠다.
인터넷에서 우리 역사 속의 충격 사건을 검색해보면 육영수여사 피습사건이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관련 기사를 보면 발사된 총탄의 수와 범인 문세광의 묵비권 등으로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어 미궁속으로 빠지는 듯 했는데, 기술의 발달로 총성 소리를 분석하고 역으로 증거를 따라가니 청와대 경호실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소설화 한 저자 변정욱님은 미국 유학 시절 강도에게 총을 맞고 수술을 받았고 자신을 수술한 의사가 육영수 여사의 수술에 참여했던 의사라는 사실에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김대중 납치 작전이 미국의 개입으로 수포로 돌아가고 유신 반대 시위가 한창인 시점, 박정희 정부는 궁지에 몰려있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연설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중요한 시점에 터진 육영수 여사의 총격사건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국가의 질서를 확립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움직이는 법조인 신민규를 중심으로 쓰여진 이 책은 사건의 전말을 빠짐없이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조센징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성장한 문세광은 첫사랑 미키코와의 마지막 밀월여행으로 그녀의 남편 여권을 습득 후 한국행비행기에 탑승한다. LA타임스의 사무엘 제임슨은 자신의 예감 하나만 믿고 CBS뉴스 소속 친구인 브루스 더닝과 입국, 비번인데도 불구하고 까라면 까야하는 배영재 형사와 덕배, 그리고 백전백패 변호사 신민규는 모두 사건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감추려는 자와 드러내고자 하는 자의 전모와 밝혀지는 진실은 지금 이 책을 읽고있는 독자가 감당할 몫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양심선언이 있었다. 수사에 참여했던 전직 형사가 공론화하면서 드러난 이 사건의 총탄에 대한 비밀이였는데, 첫번째 탄환은 긴장감에 자신의 자리에서 터진 오발, 두번째는 박정희 대통령이 연설하던 연단의 왼쪽, 세번째는 경호원을 겨누며 쏜 탄환인데 정면의 태극기에 맞았고 네번째는 제압으로 쓰러지면서 발사된 탄환은 천장에 흔적이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탄환은 권총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책에서 말하듯 이 사건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자가 과연 누구일지.... 정치적 외압이 있었지만 기나긴 시련 끝에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니 꼭 눈에 담아야겠다. 알아야 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