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화염
변정욱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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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 쥐는 순간 긴장감에 근육들이 뻐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실명이 실린 사건은 출판을 하지 못했었는데 가감없이 드러내는 진실은 역시나 드러남에도 숨겨져 있는 권력에 의한 것으로 읽는내내 혼동스러웠다.

인터넷에서 우리 역사 속의 충격 사건을 검색해보면 육영수여사 피습사건이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관련 기사를 보면 발사된 총탄의 수와 범인 문세광의 묵비권 등으로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어 미궁속으로 빠지는 듯 했는데, 기술의 발달로 총성 소리를 분석하고 역으로 증거를 따라가니 청와대 경호실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소설화 한 저자 변정욱님은 미국 유학 시절 강도에게 총을 맞고 수술을 받았고 자신을 수술한 의사가 육영수 여사의 수술에 참여했던 의사라는 사실에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김대중 납치 작전이 미국의 개입으로 수포로 돌아가고 유신 반대 시위가 한창인 시점, 박정희 정부는 궁지에 몰려있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연설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중요한 시점에 터진 육영수 여사의 총격사건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국가의 질서를 확립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움직이는 법조인 신민규를 중심으로 쓰여진 이 책은 사건의 전말을 빠짐없이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조센징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성장한 문세광은 첫사랑 미키코와의 마지막 밀월여행으로 그녀의 남편 여권을 습득 후 한국행비행기에 탑승한다. LA타임스의 사무엘 제임슨은 자신의 예감 하나만 믿고 CBS뉴스 소속 친구인 브루스 더닝과 입국, 비번인데도 불구하고 까라면 까야하는 배영재 형사와 덕배, 그리고 백전백패 변호사 신민규는 모두 사건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감추려는 자와 드러내고자 하는 자의 전모와 밝혀지는 진실은 지금 이 책을 읽고있는 독자가 감당할 몫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양심선언이 있었다. 수사에 참여했던 전직 형사가 공론화하면서 드러난 이 사건의 총탄에 대한 비밀이였는데, 첫번째 탄환은 긴장감에 자신의 자리에서 터진 오발, 두번째는 박정희 대통령이 연설하던 연단의 왼쪽, 세번째는 경호원을 겨누며 쏜 탄환인데 정면의 태극기에 맞았고 네번째는 제압으로 쓰러지면서 발사된 탄환은 천장에 흔적이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탄환은 권총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책에서 말하듯 이 사건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자가 과연 누구일지.... 정치적 외압이 있었지만 기나긴 시련 끝에 영화로 제작된다고 하니 꼭 눈에 담아야겠다. 알아야 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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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양의 마음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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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에 얌전히 앉아있는 여인에게는 얼굴도 없고 마음도 보이지 않는다. 그늘에 가려진 것일까 아니면 삶에 대한 공허함을 보여주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주잡은 두손은 간절한 무언가를 감싸안은 듯 하다. 관계에 있어 세가지의 마음이 모이기가 쉽진 않은데 이 책은 서로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어떻게 한데 모았을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끝엔 희망의 빛을 보여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거센 물살때문에 계곡에 빨려 들어간 유주를 구해준 아저씨의 얼굴은 영정사진으로 보게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분명히 한쪽 발목을 잡고 있는 힘껏 들어올린 후 그도 물 밖으로 나왔는데 2주후 갑작스런 돌연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유주네 가족이 장례식장을 찾았을때 실신한 그의 부인을 보고 유주아버지는 난동을 부렸고 엄마뱃속에 있던 남동생도 결국 미숙아로 태어나 3일만에 사망하고 만다. 결국 유주는 사람 잡은년이라는 둥 동생을 잡아먹은 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야했다. 그리고 계속 아파왔던 뒷꿈치때문에 절음발이라는 별명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고 지금 중2가 되었다.

상미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유괴를 당할뻔 했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를 한없이 바라보다 따라나섰고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다가온 여인과 다른 버스를 타려다 고모에게 발견되 집으로 돌아왔지만 상미네 집에서는 쉰내 나는 밥 아니면 굶주림뿐인데다 손찌검당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두 아이의 여름방학의 안식처는 도서관이였고 그곳에서 밥을 사주겠다며 말 걸어온 진영과의 인연은 어떤 사연으로 서로에게 어떤 끌림으로 연결되고 또한 어떤 갈등으로 끊어질지 그녀들의 사연이 시작된다.

 

며칠 전 뉴스에서 부모의 부재로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다 불이 나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거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소식도 말이다. 사회적 불안으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무너진 가정 속에서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이 책은 어렸을때부터 자라 온 작은 사회인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할 시간을 갖게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집이여야 하는데 집 밖으로 내쫓기게 되는 이유가 뭘까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때다. 아프지만 소박한 사랑도 분명히 존재했을 그녀들의 이야기를...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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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나쁜남자 편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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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엄마'작가 최문정님이 들려주는 나쁜 남자였던 조선의 왕은 어떤 시각에서 들려줄지 무척 궁금했다. 표지에 보이는 왕의 화려하고 담대한 뒷모습이 보이지만 아마도 냉철한 외면과 어두운 속내를 드러내는 듯도 했다. 왕이라는 높은 곳에 우리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권력과 힘이 있었겠지만 미색을 탐하거나 군주로서의 위엄을 잊은 채 방탕한 생활을 했던 그들의 모습도 옅볼수 있는 기회라 시선을 조금 아래로 두었다.

 

두 번의 왕자의 난을 겪고 왕이 된 이방원은 말끝마다 부인의 덕으로 왕이 되었다 했지만 금방 신하의 딸이나 기생, 과부와 노비 등의 여색을 탐하며 승은 궁녀들이 넘쳐났으니 조선의 나쁜 남자였다. 양녕대군 또한 어렸을 때부터 왕위를 위해 외갓집을 몰살한 태종의 행태를 지켜보다 결국 학문을 멀리하게 되고 호색행각을 버렸고 충녕대군(세종)이이 진정한 군주라는 부모의 귓속말을 옅듣게 되면서 권세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떠나게 된다. 문종 또한 성군이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찌감치 세자에 책봉되었지만 혼인한 여인들이 미색이 훌륭치 못하거나 어떻게든 합방을 하려 꾀내어 투기를 일삼았기에 어두워지는 밤이 되면 학문에 더욱 힘을 싣게 되었다. 그래도 진정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으니 자신만을 바라보고 그리워했던 순임, 단종을 낳았던 그녀였는데 연모한다거나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한채 떠나보내야 했다. 이후 이어지는 조선의 나쁜 남자들은 역시나 여색을 탐하거나 난폭하기 그지없는 폭군에 결국 정사를 돌보지 않아 망국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

 

오랜 여정이였지만 그들이 왜 나쁜 남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보여준다. 태어나면서부터 권력에 휘둘림을 당하고 정해진 여인과의 간택과 원치않는 합방, 시도때도 없이 권력을 빼앗고자 하는 어두운 그림자, 왕좌를 탐하는 자 사이에 온전히 자신만의 길을 택할 기회가 없었던 그들은 그렇게 나쁜 남자로 변해갔다. 조선왕조의 계보에 따라 연대표와 가계도를 함께 첨부해 더 읽기 쉽게 그려졌고 저자의 거침없이 힘있게 쓰여진 글도 한 몫 한듯 하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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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
이정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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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인 이 책은 표지를 보면 느낄 수 있다시피 명화 속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선왕의 죽음으로 복수를 다짐했던 햄릿이 자신의 연인이였던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하고 결국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였던 표지를 보니 얼마전 읽었던 햄릿과 그녀의 사정을 그림 속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난무했던 르네상스 시대부터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이르기까지 여성으로서의 존재와 가치, 낭만적 예술에 도래하는 듯 합니다. 특히 자연이 그대로 보여준 여성들의 빛과 그늘의 조화를 그려내며 시대의 으뜸이라고 여겼던 어둡고 음침한 성생활과 주체할 수 없는 고독과 반항을 옅볼수 있는 기회랍니다.

 

 

성모 마리아의 예수 잉태 후 신성함을 보장받았었던 때는 교회의 상징이였고 더 나아가 전쟁과 전염병의 창궐로 구원의 손길을 갈망했던 시대엔 더욱 신성시 되었었지요. 그리하여 마리아의 외모에 아름다움을 선사하면서 억압된 표현의 발판을 마련한 듯 프라 필리포 리피로 인해 인식의 혁명을 가져다 줍니다. 문제는 예술적 표현의 자유로 카리바조의 그림에서 막달라 마리아의 이미지가 외곡되었고 그를 후원하는 사람은 꽤나 많았다고 합니다. 카리바조의 그림에선 마리아가 과연 성녀였을지 아님 요부였을지 고민을 하다, 결국 창녀의 이미지로 선택되면서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라는 작품으로 그려냈고 교회의 위엄에 도전장을 내민거나 마찬가지라며 신의 모독으로 창고에 보관했다네요.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는 이런 사연을 품고 있답니다.

여성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 고정된 관습의 지위가 기로에 선 듯 했습니다. 측면에서 정면으로, 절제에서 드러냄으로, 또는 감정의 억압에서 해방까지 기나긴 여행을 하여 현재에 이르렀지요. 상실을 뒤로한채 아름다움의 순간을 그린 작품에 한참을 머물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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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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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흔적도 없어보이는 한적한 곳에 나홀로 옛추억을 간직한 듯 으슥히 서 있는 나미야 잡화점은 지나간 시간만큼이나 가슴깊이 간직해야할 소중한 것을 품고 있는 듯 하다.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읽는내내 머리를 쥐어짜며 저자의 글 놀림대로 혼돈을 가져와 밀당의 귀재라 일컬으며 믿고 읽었던 저자의 소설이였는데, 같은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다른 색감으로 등장한 이번작품만큼은 페이지를 넘기는게 아쉬울 정도로 아껴가며 읽었던 것 같다. 어느정도 읽었다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스토리를 되뇌이며 사연의 진실을 다시 되뇌이고 사연을 알게될 때마다 소스라치듯 흠짓 놀라며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가슴 깊이 미어지는 스토리로 형용할 수 없는 간절함이 잔잔히 스며드는 소설이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선물같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어느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한 임대주차장에서의 속삭임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세명의 좀도둑이 늦은 밤에 잠시 눈을 붙일만한 곳을 찾다가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서게 된다. 쓸만한 물건이 있나 내부를 살펴보던 중 닫혀진 셔터 안으로 밀려들어 온 편지를 발견했고 조금의 인기척도 없는 이곳에 누군가의 편지로 소스라쳐 놀란 그들은 의문의 '달토끼'라는 사람의 편지를 읽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처음으로 상담 편지를 드립니다."란 문구가 마음에 걸려 답장을 하게 되었고 잡화점에서 발견한 잡지를 통해 시간의 흐름이 다른 그곳의 비밀을 발견하고 숨어있던 그들은 답장을 하게되면서 크나 큰 깨달음을 얻는다. 그저 미지의 시간이 주는 환상과는 다른 편지란 매체를 통해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 책은 멈춰진 순간의 소중함을 전해준다.

바보같이 살았던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고 그로인해 힘을 얻어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면, 아마도 아직 나 자신이 세상에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 조금은 쓸모있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기껏 좀도둑의 삶도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만큼 거대하지 않지만 소소한 삶의 절실한 깨달음을 얻은만큼 따뜻함이 가득한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이 잔잔한 감동의 여운은 한참 가슴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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