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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2073699405

최고의 추적능력을 지닌 여성이 대자연을 품은 어퍼반도를 배경으로 탈옥한 아버지를 사냥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마쉬왕의 딸'에 이은 후속작 '사악한 자매'가 출간되었다. 이 책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어퍼반도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몰락을 그려내는데 집요한 가족애라던지 존재로 인한 독이였음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잡은 손을 놓지 못하는 스토리 속의 심리전은 추악한 진실을 숨기지도 않은 채 불결할 정도로 목을 죄어오는 듯 하다. 제목부터도 섬뜩했지만 독을 품은 듯한 나뭇잎 뒤로 숨겨진 진실이 무엇인지 베일을 벗겨보도록 한다.
야생생물학자인 부모님은 커다란 호수가 둘러쌓인 어퍼반도의 숲속에서 양서류와 흑곰을 연구한다. 사실 먼저 거주하던 곳에서 옆집 아이가 우리집 수영장에 빠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문제는 울타리가 쳐져 있고 잠긴 문이 어떻게 열려있게 됐는지 밝힐 수가 없었고 딸인 다이애나의 젖은 옷을 봤기 때문에 더이상 그곳에서 버티기 힘들었던 부모님은 어퍼반도의 숲속으로 향했고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좋아질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현재, 주인공 레이첼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11살때 자신이 부모에게 총을 겨눠 죽게 했지만 경찰은 아버지 피터가 어머니 제니를 죽이고 결국 자신도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렸기에 온전한 내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곳엔 38살이지만 아홉살의 정신연령을 지닌 스코티만이 레이첼의 친구였는데 그의 기자동생 트레버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트레버는 레이첼의 어린 시절을 취재하고 싶어했고 취재에 응한 어느날 그가 보여준 사건 기록은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하게 되어 사건이 발생했던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다시 과거, 어퍼반도에서 자리잡은 후 가장 먼저 다이애나를 정신과로 데려갔고 사이코패스이며 치료불가능이란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어쨌든 사람의 왕래가 없는 그곳을 택한 건 옳은 일이며 최선을 다해 아이를 지키기로 결심한 부부는 주인공 레이첼을 낳고 뱃속에 아들 또한 품고 있었다. 과연 어퍼 반도의 숲 속에서 어떤 사악한 일들이 벌어질지...
애초부터 악마의 존재는 정해졌지만 겉잡을 수 없는 악마의 잔인한 횡포는 손끝에 떨림을 가져다 준다. 꼼짝없이 집에 갇혀 지내는 요즘, 책을 읽는내내 드러내놓고 보여주는 새치혀에 고개를 내두르면서 더위를 식히기는 커녕 오히려 열이 오르기도 했지만 거리낌 없이 보여주는 악마의 잔혹한 행태는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어깨를 움츠리게 만들었고 탄탄한 문체는 스릴넘치는 스토리를 뒷받침해 주고 있었다. 누구 하나 찾지 않는 외딴 숲 속, 이곳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무척 냉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