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창해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https://hestia0829.blog.me/222067196903

더워지는 여름이면 시원한 곳에 틀어박혀 미스터리의 세계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꽤나 있을것인데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지금 나름 카페분위기를 내며 시원한 에어컨 밑에 앉아 나름 바캉스를 즐기고 있다. 한번 읽었지만 또 생각나고 미처 끄적이지 못했던 작품을 다시 꺼내 읽는 일은 새삼 또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히가시노게이고의 변신은 내 자신이 내가 아닌 듯, 다른 이의 존재에게 침식당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잃는 이의 이야기다. 삶에 대한 욕망때문인지 발전된 의학기술의 변화인지 인간의 존엄에 대한 메세지를 주는 추리소설이라 함께 읽고 나눠도 좋은 소재인듯 하다.
주인공 나루세 준이치는 산업기기 제조업체의 서비스공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회사에서는 그저 물흘러가듯 윗사람의 비위를 상하지 않게 조용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편이라는 이유로 잔머리 대마왕이란 별명을 가지게 되었고 퇴근 후에 즐기는 그림은 그에 성격에 딱 어울리는 취미였다. 화방에서 만난 메구미는 그의 그림에 호기심을 보이며 가까워졌는데 특히 그녀의 주근깨가 매력적이였다.
어느날 이사를 위해 부동산에 방문했던 그는 갑작스런 무장강도의 습격을 맞닥뜨리게 되었고 한 소녀를 구하려다 총격을 당하게 된다. 이후 눈을 뜬 곳은 도와대학의 연구소였고 수술 주치의 도겐과 조수 와카오와 다치바나의 도움을 받아 재활치료를 받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의 처지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된다. 총격 이후 뇌는 사망상태였고 마침 교통사고 사망자의 뇌와 10만분의 1의 확률로 뇌파가 일치 했다는 점, 그래서 누군가의 지원으로 뇌 이식수술을 시도했고 세계 최초로 기적을 이루어 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이상증후는 그를 점점 나락으로 빠트리고 마는데...
최첨단 의학의 성공을 알리고 싶었던 연구진의 비밀, 그리고 변해가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자신을 의심하는 호스트, 사악한 모습은 자신의 과거인가 아니면 의문의 도너인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연인 메구미 등의 인물을 보며 이 책에서 한명도 놓치면 안될 인물을 보며 각박해지는 지금과도 자연스레 연계하게 된다. 흥미로운 전개와 자신과의 쉼없는 싸움을 했던 준이치의 마지막은 안타까움만 서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