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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2029995464

복수하는 사람들이란 의미가 일인칭이 아닌 다인칭 시점이라 스토리의 시작이 어떻게 진행될지 무척 궁금증을 가져다주었다. 저자는 이미 초크맨과 애니가 돌아왔다라는 스릴러 작품으로 독자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늘어트리는 글밥이 아닌 짧고 긴박하게 쓰여진 문체는 온몸이 움츠려들정도로 긴장감을 전해주는데, 지하 세계에만 존재할 듯 한 다크웹의 존재와 범죄자가 아닌 가슴에 울분을 품은 이들을 개입시켜 도덕적인 판단을 흔들리게도 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거나 한 순간의 실수로 술김에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감형을 받게 되었을 때, 곁에서 견뎌야 하는 남은 이들의 고통을 대신 감당해줄 사람은 없다. 죄를 짓고도 그에 합당한 벌을 받지 않고 권력의 힘으로 없던 일을 당했을때, 가난하거나 힘없는 사람들의 무너지는 심경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디 아더 피플이 그 죄의 값을 치르게 해준다니 어둠으로 빠지는 선택은 찰나의 순간일 것이다.
광고업체에 프리랜서로 속해있는 주인공 게이브는 오늘만큼은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막히는 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지저분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여있는 앞차에서 자신의 딸과 비슷한 아이를 발견하고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얼마남지 않은 휴대전화의 밧데리는 금방이라도 꺼질것 같다. 께름칙한 느낌에 휴게소 공중전화에서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경찰이 받았고 절대 나에게만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은 피가 난자한 사건이 자신에게도 발생했음을 직감한다.
하루아침에 아내와 딸을 잃은 게이브는 자살을 하려 시도했고 죽음의 순간에 나타난 사마리아인은 자신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라고 한다. 뛰어내릴 난간을 잡고 잠시 천사이거나 악마라고 생각할 즈음 이 사마리아인은 총을 겨누며 뛰어내리라 소리쳤지만 게이브는 자신의 딸이 살아있다고 믿는 의지대로 삶을 붙잡는다. 이후 휴게소 카페에서 사고당시 발견했던 차량을 찾아 헤매고 게이브를 눈여겨보고 있던 케이티는 또 어떤 인연으로 얽혀있을지... 앨리스라는 소녀를 데리고 끊임없이 도망자 생활을 하고 있는 맨디, 그리고 하얀 방에 누워 잠만 자고 있는 창백한 소녀는 과연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지... 미스터리한 스릴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도덕적인 행위를 법으로 규정하여 인간적인 도리를 지키고자 지정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버스를 탈때 새치기를 한다거나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등은 도덕적인 지탄을 받을지언정 법적인 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범죄는 단연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처벌수준이 가볍게 여겨지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한다. 저자는 이러한 소재를 통쾌하게 풀어내는 듯 했으나 이면에 포함된 어둠의 대가는 두려움과 공포를 준다.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과 가독성있는 스토리는 늦은 밤이 되도록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연쇄적인 복수극의 판단은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심장의 온도에 따라 무척이나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