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척도
마르코 말발디 지음, 김지원 옮김 / 그린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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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500년이 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인물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작품이라는 소개와 누구나 실수하는 인간의 본 모습을 엿볼수 있다는 기대감과 인간의 본질을 각도계로 측정한다는 제목에서도 그가 생존했던 시대가 어떠한 잣대에서 사상적 성향들을 가지며 그의 일생의 한 편을 만나게 된다는 긴장감에 페이지를 넘겼다.

이야기는 10월 중순의 밀라노의 의회실... 군주를 중심으로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6인은 세금을 내는 모든 이들의 알현을 위해 모였다. 르네상스시대인 현재 이곳은 남자들의 권력이 막강하지만 이 시대의 여성들은 여자들만의 수법으로 남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으며 수레를 타고 활보할수 있었다. 다만, 재미있는 점은 이로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했다는 사실...

여하튼 프랑스 국왕 샤를 8세는 이름뿐인 국왕에다 멍청하기까지 하고 사실 한번도 전쟁을 치른적도 없으면서 아무 대책없이 이탈리아를 정복하려든다. 다빈치는 예술가로서 군주의 명으로 성 앞 광장에 세울 점토 말을 만드는데 어느날 그곳에 시체가 발견되면서부터 사건의 원인을 파헤친다. 예술뿐만 아니라 물리학과 수학에도 능하여 만능 인간이라고 불렸던 다빈치가 이 사건의 비밀을 풀어낸다.

저자는 이것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역사서가 아닌 소설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책 속에는 사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여 혼란스러웠지만 주요인물을 추려내 읽어 나가면 무리없이 읽을것이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대화체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소소한 긴장감을 느낄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한 자세, 실수를 인정하고 왜 실수를 저지르게 된 과정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 그리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것에 대한 중심을 놓지 않고 읽으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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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아르테 오리지널 11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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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한 초록의 표지안에는 이미 뚜껑이 열린 캔이 있고 그 속의 남녀 한쌍이 부둥켜 안고 있다.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면 세상의 고난을 맛보지 않았을텐데 이미 열린 캔뚜껑은 절대 다시 닫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세상밖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작은 공간 속에 갇힌 연인은 밖을 두려워하는 듯한 느낌이지만 어떻게 스토리를 진행시킬지 무척이나 궁금증을 자아낸다.

부유한 집안의 메리앤은 학교에서도 우등생이지만 타인을 무시하거나 오만한 언행을 일삼는다. 하지만 코넬에게 만큼은 한없이 부드럽고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데 문제는 그들의 관계가 둘만 있을때라는 함정이 있다. 학교에서는 서로를 모르는 척 지나치기도 하고 한다. 코넬은 차가운 듯 하지만 유쾌하고 인기도 있었지만 가끔 불만스런 감정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유는 그의 엄마가 메리앤의 집에서 청소부로 일을 하고 있었고 그일을 아는 친구들이 가끔 대화중에 그 이야기를 꺼내놓기 때문이다. 어쨌든 학교에서 재수없는 아이로 낙인찍힌 메리앤과 사귄다고 말을 꺼내기가 두려워 친구들에게는 둘의 관계를 비밀로 간직했고 메리앤 또한 그 일을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다가 학교 졸업파티때 코넬이 다른 여자애에게 파트너를 신청하는 바람에 메리엔은 크나큰 상처를 받고 학교를 관두는 동시에 고향을 떠나게 된다. 둘다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기때문에 대학에서 우연히 재회하게 되지만 둘의 관계는 아주 가까우면서 멀기도 해 인생의 가장 큰 흔들림을 경험한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부가 판매되었다는 노멀피플은 드라마로도 만나게 된다고 한다. 자아가 발달하면서 사랑을 알게 되고 그것이 진정한 사랑인지 그저 친구로서의 의지인건지 끊임없이 갈등을 겪는다. 청춘이라 하기엔 너무 격정적이고 순수라고 하기엔 말없는 상처가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다. 평범하다는 전제는 없었다. 부자에다 성적도 우수한 메리앤이였지만 가정 폭력에 시달려야 했고 우수한 인재지만 미혼모인 엄마에다 가난에 쪼달리는 코넬은 선택의 여지없이 누군가에게 흔들림을 당하거나 자신의 처지때문에 말못하는 사정이 생긴다. 현대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자유스런 문장 구성은 심오한 인간의 심리를 파고들었고 완전함이 아닌 온전함의 따뜻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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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 1
찰리 N. 홈버그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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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눈꽃이 감도는 표지에 종이 사슬을 감고 있는 한 소녀가 있다. 우등한 여자 마법사라는 소재라고 하니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가 생각났고 무시무시한 모험을 떠날지, 아니면 종이 심장이라는 제목에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게다가 디즈니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더욱 커지게 만든다.

주인공 시어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마법학교의 꿈을 접으려 했지만 누군가의 후원으로 입학하게 되었고 금속 마법사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5년간 열심을 다해 우등생으로 졸업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게 배정된 곳은 종이 마법이였고 종이 마법사 수가 적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더이상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게 만든다.19살에 키는 160센티미터 정도인 시어니는 처음 마주하는 선생님께 잘보이려 예쁘게 꾸밀만도하지만 미쳤다고 소문이 난데다 특별히 반겨주지도 않을 것같은 종이 마법사 선생님 세인에게 잘보일 마음이 없었다. 어쨌든 이런 마음으로 도착한 그의 집에서 처음 맞이해 준 인물은 바로 해골... 그리고 만난 세인은 평범해 보이지만 무척 젊었고 맑은 눈빛의 소유자였다. 바로 종이 마법과 시어니를 연결시키고 수업을 시작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의문의 전보로 세인은 한참이나 집을 떠나있게 되었고, 지친 기색으로 돌아오자마자 피를 이용하는 신체마법의 소유자에게 심장을 뺏기고 만다. 시어니의 사지가 떨리고 머릿속은 텅 비어갔지만 종이 심장을 떠올려 세인의 가슴에 잠시 묻어둔다. 종이심장의 생명은 하루 이틀정도만 유효했기에 시어니는 심장을 앗아간 리라라는 여자의 흔적을 쫓는다. 드디어 시작되는 판타지한 모험은 그녀가 숨겨두었던 사랑의 힘이 발휘되는데 심장이 움직이는대로 향하는 발걸음엔 쉼없이 싹트는 사랑도 존재한다...

기대한 것보다 디 환상적인 여행이였다. 원하지 않았지만 현실에 적응하려는 당찬 소녀는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마음을 다잡으며 용기를 내는 대범함을 보여준다. 또한 조금씩 싹트는 사랑도 애써 지우지 않고 수줍게 드러내는 모습에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복잡한 듯 하면서도 머릿속에 떠올리는 영상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필력도 가지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순식간에 읽어 나갔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아쉬운 순간은 다음편이 더 기다려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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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달처 지음, 고유경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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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그림자 속에 갇혀있는 한 여성이 고뇌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책이 처음 출판할때부터 '멋진 신세계'나 '1984'의 시대적 맥을 잇는다는 소개에 관심있게 지켜봤고 특히나 소리를 내어 말 할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했다. 침묵하는 여성일까, 침묵을 당하는 여성일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억압속의 여성들은 이러한 사회를 과연 변화시킬 수 있을까...

미국의 대통령으로 뽑힌 샘 마이어스순수운동이라는 사회적 변화를 추구한다. 그가 말하는 순수운동은 여성의 목소리를 빼앗음과 동시에 일자리를 시작으로 사회생활을 모두 박탈한다. 특수학교를 만들면서 선생은 모두 남자였고 주입식 교육을 하게 되었으며 종교과목을 추가하여 사상을 새뇌시키기도 하였다. 문제는 모든 여성들의 손목에 단어 카운터를 채웠는데 하루에 입밖으로 꺼낼 수 있는 단어를 백가지로 제한하고 그를 어겼을 경우엔 팔목에 채워진 카운터의 전기 충격을 통해 벌하기도 한다. 주인공 진 매클렐런은 언어사회학자로 신경학의 권위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아이들의 엄마였다. 남편 패트릭은 순응에 따르는 사람이였고 세아들은 기세등등하지만 여섯살 난 딸 소니아는 순수운동이라는 이름하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어느날 대통령의 형의 사고로 정부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진에게 치료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흔들리는 진은 자유로워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다 결국 조건하에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정의롭지 못한 행위들은 그녀를 도발하고, 인간답기를 원하는 여성들의 저항이 시작된다.

읽는내내 속이 뒤집어지며 입밖으로 나오는 욕설을 참아내느라 힘들었다. 여성의 침묵은 화목한 가정을 깨트린다.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책을 읽어줄 수도 없으며 사소한 고민조차도 조언해 줄 수 없는 가정붕괴를 가져온다. 제 시간에 일어나 아이를 흔들어 깨우고 시간에 맞춰 식사를 준비하는 그런 가정부가 아니란 말이다. 침묵을 강요하며 인구의 절반이 사회에서 버려지는 그런 하찮은 존재로 만드는 사회가 과연 인간다운 세상으로 거듭난다는 건 인간의 멸종을 보는 시각인듯 하다. 권력을 가진 자의 끊임없는 욕심이 처음에는 여성의 복종이였겠지만 자신 외의 인간 모두를 굴복시키려는 욕망이 아닐까... 이 책은 지금의 인간이 누군가를 굴복시키며 삶을 보내고 있는지 신중하게 되새김질하며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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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일
초록뱀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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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가 꿈이라는 아이는 끊임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미술학원은 가고 싶지 않고 그림만 잘 그리고 싶다는 아이에게 "그럼, 예쁜 그림책을 따라 그려보면 어떨까?"라고 권유했고 아이는 도서관에서 표지가 예쁘거나 캐릭터가 특별한 그림책을 찾아오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거나 상상으로 그려낸 아이콘들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만난 이 책은 아이에게 보여줘야 하나 고민이 됐어요. 작가와의 만남에서 한권의 그림책이 탄생하는 순간까지 얼마나 힘든 기다림의 시간을 버텨야하는지를 들어왔거든요.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자신이 즐거운면 된거고 앞으로도 많은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로 받아들였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불안한 현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교과서에 빼곡히 그림을 그려넣을 정도로 낙서를 좋아했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보통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그냥 지내오다 남들이 다니는 대학교까지 입학하게 되었지요. 그림과 관련된 동아리를 만나면서 그림을 향한 열정이 식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다시 열중하기 시작하는데...

현실은 빈 통장과 매달 다가오는 월세는 꿈과 현실에서의 불확실함만 확인하게 됩니다. 그림책을 출판하려는데도 진정한 자신의 그림이 아닌 상업적인 작품을 내야 한다는 현실에 주인공은 자신이 믿고 좋아했던 그림에 대한 이상이 점점 꺽여갑니다.

아직 꿈 꿀 수 있다는 아이의 말에 흐뭇한 감동이 전해지네요. 수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을거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것이 좋은 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메세지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다소 지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은 내일이 있을거란 희망에 오늘을 조금더 노력해 본다면 힘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 오지않은 불안한 미래에 제자리걸음 하지 말고 어쨌든 해야 할 거라면 한걸음 나아가는게 자신에게도 큰 도전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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