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오게네스 변주곡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https://hestia0829.blog.me/221823085052

중국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소개와 일본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한다면 당연히 찬호께이의 작품에도 열광할거라는 지인의 소개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게다가 디오게네스 변주곡은 그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집으로 클래식 음악의 향연처럼 붙여진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자연스레 흘러가는 작품으로 세분화된 장르로 긴장감 뿐만 아니라 따뜻한 감동까지 선사하는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찬호께이란 작가의 이름만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그의 작품이 뇌리에 깊게 새겨져 그의 작품집을 찾아보게 되었고 눈에 띄는 몇몇의 작품이 위시리스트에 저장되기도 했다.
버전1부터 이어지는 곡명에 따라 여러가지 작품을 수록한 이 책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처럼 강한 음율을 시작으로 자극을 극대화시켜 진정한 추리의 최고조를 시작으로 부드럽게 다독이며 고조되었던 감정을 추스릴 수 있게 월광소나타의 달빛을 물들이듯 조용히 습작의 시간을 준다. 첫번째 스토리인 파랑을 엿보는 파랑에선 스토커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트릭에 예감했던 바를 무참히 무너트리는 스토리를 보여주는데 이 짧은 글 속에 수많은 경우의 수를 넣어 머릿속을 헤집어 논다. 란유웨이의 마음 속에 있는 그녀,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통해 그녀가 다니는 직장과 사는 집까지 알아내고 그녀를 사로 잡기위한 퀘스트는 시작되고 계획된대로 치밀하게 제압에 성공하지만 실은 그녀는 눈요기일뿐, 그가 진짜 원했던 미끼는 과연... 그리고 두번째 스토리인 산타클로스 살인 사건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인 노숙자들의 잡담 중에 머리없는 산타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였을까?
짧은 이야기는 단 한장 뿐이데 그 속에 들어있는 의미는 결코 짧지 않았으며, 몇 십 페이지로 씌여진 스토리는 트릭에 트릭을 더해 장편을 몇 작품이나 읽은 느낌을 준다.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 스토리까지 들어있는 작품을 만나다보니 저자는 무척 공상가인듯 하다. 엉뚱한 생각에서 추리를 만들어내고 그냥 손이 가는대로 끄적였다는 저자의 말에 그는 진정 글쓰는 행위를 좋아한다고 느껴졌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의 단편들을 정리하며 작가로서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며 작품마다 숨겨진 에피소드가 꽤나 인상적이다. 발표한 매체도 있지만 발표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어 독자로서는 숨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뿌듯함과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긴장된 어깨가 드디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