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12월
평점 :
https://hestia0829.blog.me/221759808496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나와 같은 또 다른 아이로 영화화했던 비밀의 원작, 그리고 이미 예전에 나왔던 레몬의 원제가 바로 분신이다. 애초부터 미스터리란 장르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책을 가까워하지 않았던 독자로서 히가시노게이고란 작가는 가장 쉬운 문체로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며 머릿속으로 영상을 만들어가며 읽기에 쉬운 책이였고 이를 통해 다양한 장르로 책을 읽기 시작한 계기가 되어, 개인적으로 최고로 좋아하는 작가가 바로 히가시노게이고를 손꼽을 정도였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저자가 히가시노게이고라서 무작정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가독성있는 글의 대가인 것을 또 한번 느끼게 했다. 게다가 화학이나 수학, 물리학 등의 그동안 만나왔던 저자의 전공적 스토리가 아닌 색다른 메디컬 미스터리를 보여줌에 따라 기대감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훗카이도에 살고 있는 마리코, 그리고 도쿄에 살고 있는 후타바!!
이 이야기는 그녀들의 미심쩍은 탄생으로부터 시작된다. 마리코의 아버지는 대학교수로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는 전업주부인 엄마의 슬하에서 행복하게 자라왔다. 행복하게 자라온 듯 했지만 어느 순간 부모의 모습을 전혀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리감이 생겼고 솔직히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기숙사학교로 보내려는 부모의 태도 때문에 마리코는 서서히 자신의 탄생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다. 결국 기숙학교에서 생활을 하게 된 마리코... 방학때마다 집에서 보내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했는데 어느날 폭발과 함께 섞인 불기둥에 엄마를 잃게 된다.
또 다른 한쪽의 후타바는 엄마의 반대를 무릎쓰고 방송사의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녀의 얼굴이 방송에 타자마자 뭔가 석연치 않은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의심스런 방문객들과 엄마의 뺑소니 사고는 후타바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자신의 탄생에 비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그녀는 태생의 비밀을 좇아 미스터리한 흔적을 찾게 되는데, 과연 비밀의 끝은 어디일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요즘 결혼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또 하나의 결정에 크나 큰 중점을 두는 것이 바로 아이다. 그저 둘의 사랑으로 아이없이 평생을 친구처럼 사는 것을 목적으로 두는 사람도 있지만, 사랑의 결실을 맺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복을 추구하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이가 잘 생기지 않아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등의 의학적 도움을 받는 부부들도 있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했던 것의 후자인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얻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 뒤에 숨겨진 무시한 권력의 탐욕을 보여준다. 그것이 과연 신의 영역일지...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지는 독자들의 판단이지만 글을 읽는내내 인간으로 태어난 나 자신의 진정한 주체가 과연 무엇일지 깨닫게 해준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고 말 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