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삶
마르타 바탈랴 지음, 김정아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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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노란색의 표지가 한 여성의 새로운 삶을 보여주는듯한 느낌이였지만 얼굴이 없는 것을 보며 존재해도 존재하지 않는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커피잔을 응시하며 가지각색의 헤어롤을 말아 개성이 뚜렸한 강인한 여성의 등장을 기대했는데 역시나 사회에서 배제된 여성의 삶과 과거 가부장적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연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로 잘 살고 있는지 물음을 던지는 이 이야기는 큰 깨달음을 주게한다.

이 책을 한 문구로 표현하자고 한다면 "여자는 그런 거 할필요 없어."라는 말일듯 싶다. 어렸을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가지며 반짝반짝 빛났던 에우리지시는 하고 싶은 열정이 가득한 여성이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방과후에 배웠던 플루트는 그녀의 첫사랑이였고 어느날 클래식 지휘자였던 이가 에우리지시의 연주를 듣고 음악학교로 스카웃하겠다고 하지만 집의 일을 거들어야 한다며 부모님은 거절하고 만다. 또 다른 일은 대학에 들어가 능력있는 남학생을 만나 청혼을 받게 되었고 그의 집안과 능력을 보고 결혼시켰지만 첫날밤에 이불에 얼룩이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설을 듣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기계발을 하며 삶을 살아갔는데, 그녀는 음식 솜씨가 아주 뛰어나 요리책을 낼 계획으로 레시피를 끄적였지만 조소 섞인 남편의 비웃음으로 포기하게 되었고 미싱과 디자인에 탁월한 재능이 있어 옷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집안을 돗대기 시장으로 만든다며 남편의 행패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타자기로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사실 에우리지시의 언니 기다가 그녀의 삶에 중요한 동반자였다. 하지만 기다의 남자친구로 인해 크게 싸우고 결국 집을 나가버린 그녀 또한 진취적 삶을 버텨낸 멋진 인물이며 서로에게 상호 의존 하는 소중한 자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아 가부장적이고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하지만 시대가 발전하고 인식의 변화에 남녀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불균형의 모습들이 있어 서로의 목소리가 대립하여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 책은 20세기 중반의 브라질 여성의 이야기라고 한다.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었던 그 시대에는 먹고 살기 급급해서 그랬을까? 지금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공감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여인들의 한숨은 거짓이 아니여서 매우 애처로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아무튼 이러한 삶이였더라고 힘을 내보자 응원하게 하는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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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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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타일러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다. 책을 읽고 있는데 지인이 "앤 타일러의 책이네요?"라며 저자에 대한 소견을 얘기해줬고 책을 읽는 중이라 그런지 왠지 기대감도 더했다.

파스텔톤 핑크빛의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퓰리처상 수상작가라는 소개에 눈길이 갔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흘러가는 인생의 시간이라는 상상에 유혹을 느껴 읽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이였던 것 같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위험한 순간이 최소 세번은 온다는 옛 어르신의 말이 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인 윌라도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세 번의 위기가 찾아오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자신의 삶을 찾는 여정이 시작되는데 그 기나긴 여정이 무척이나 드라마틱 하기도 하지만 부드럽고 다정하게 흘러보내는 현명한 모습에 나도 그녀처럼 잘 늙어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가끔 버럭하는 엄마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을때 동생을 돌보며 하루를 버티는 힘든 날을 보내는 초등학교 시절을 보게 됐다. 자상한 아버지 덕에 무던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참을성있게 기다려주는 기특함을 보여줬고 대학 시절에 남자친구인 데릭의 청혼으로 인생의 갈림길에서 중대한 결정을 해야하는 갈등에 자신을 지키기도 했으며 그렇게 결혼에 성공했지만 이른 나이에 미망인이 되어 어두운 그림자에 파묻히기도 했다.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남겨있는 자식을 잘 지키기로 다짐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의문의 여자에게 이상한 전화 한통을 받게 되는데... 정확히 어떤 일인지도 묻지 않은채 홀로 남은 손녀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글이 흘러가는대로 인생의 여정이 부드럽게 담긴 이 책은 꽤나 다정하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굴곡은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위기가 닥쳤을때 누군가는 실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피하지 않고 덤덤하게 헤쳐 나가는 대범한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어쨌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위기에 직면하여 융통성있게 해결하는 것이 옳을 듯 싶다. 인간의 삶이 관계의 연속이라면 주인공과 같은 삶도 멋진 인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만큼 성실한 삶을 살았으면 그걸로 족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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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담 고미답 : 우화 소설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2
박윤경 지음, 김태란 그림 / 아주좋은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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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라고 하면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소재로 사람처럼 행동하게 해서 재미있게 꾸민 이야기로 그 속에 참된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고미담 고미답은 교과서에서 나오는 고전이라는 소개에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었고 나 자신 또한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고자 읽게 되었어요. 호질, 두껍전, 장끼전 이렇게 세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어떤 지혜가 들어있는지 옅보기로 합니다.

'옛날 옛적에~' 아이들이 어렸을 적 잠들기전에 불을 끄고 이불속에 드러누워 시작했던 말이지요. 망태할아버지나 빨강휴지 파랑휴지 이야기를 해주면 잠들다가도 번쩍 깨어 무섭다고 서로를 부둥켜 안고 벌벌 떨어대기도 했지요. 무섭다면서도 또 이야기해달라고 떼쓰기도 하고 말입니다. ^^

이 책은 들어가는 머릿말에 고전을 읽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고전은 질문하는 힘을 기르기위해 읽는 것이라고 합니다. 호랑이가 살았던 시절에 인간은 가장 무서워 했던 존재로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인간은 죽은 영혼이 호랑이 몸에 붙어 산다며 인간이 어디에 있고 먹을만한지 이간질을 한답니다. 하지만 호랑이도 아무나 잡아먹질 않는지 어떤 인간이며 권력과 지식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가늠을 했다고 하는데 호랑이와 인간의 대화가 무척 기가막힌답니다. 이야기를 읽고 난 뒤로는 학생들의 평소 생활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화가 나온답니다. 상황을 통해 이야기와 연결시키고 작가와 글 속의 인물을 소개함으로서 더 깊숙히 들어가 글 속에 들어있는 핵심을 잡아준답니다. 실속있게 탐구하게 구성해 놓았어요.

고미담은 고전 속으로 들어가 소설을 읽고 미리 알아두어야 할 상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같이 고민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 의문을 갖아 한발자국씩 답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고미답이라네요. 가장 좋았던 점은 책을 읽으면서 발췌하고 질의할 내용을 찾아내는게 어려웠는데 고미담 고미답 속에는 상식과 질문이 들어가 있어 아이와 독후활동을 하기 쉽게 구성해 놓았습니다. 우리 고전을 친절하고 흥미롭게 풀어 재미가 가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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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엇지 최태성 한국사 강의만화 1 : 전근대편
최태성 지음, 김연규 그림 / 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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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샘으로 알려진 최태성 작가는 어쩌다 어른의 강연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군함도에 관한 강연을 하면서 뼈아픈 역사의 한 기억을 가슴아파하며 역사를 바로 알길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읽게 된 저자의 책은 구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아이들에게도 추천하는 책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학생시절에 수학을 더 좋아했던 나로서는 역사점수는 바닥이였고 이제 나이가 먹으니 아이들이 물어보는 과거 사건들을 정확히 이야기 해주고자 늦었지만 지금 다시 읽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아직도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드디어 다음엇지를 만났고 역사의 인물과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선생님들도 말씀하시길 역사가 어려우면 만화로 시작하는것도 좋다는 조언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 가면 어린이실에 구비되어있는 역사서도 만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식 전달보다는 재미위주로 되어있어 어린이들에게 권하기 난해했는데 다음엇지는 그런 재미를 따로 팁박스에 포함하지 않고 만화속에 다 들여다 놓았다.

만화의 순우리말은 다음은 어찌되지...라고한다.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고 체크하면서 역사여행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책속에는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를 이어 고려와 조선 후기까지 인물을 만나며 역사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를 전개한다. 중간에 한번씩 쉬어가는데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사상도 성장하고 법도 한층 더 성장하는 것이지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님을 인지시킨다.

재미로만 봐오던 만화를 생각하면 안된다. 그렇게 접근하면 다소 따분할 수 있기 때문인데, 최태성 작가의 강연을 들어봤다면 저자의 표정과 이야기를 그대로 영상으로 재생하는 듯 한편의 강연을 들은 느낌이다.

체계적 구성으로 역사의 흐름을 크게 분리하여 전개했으며 그 시대의 사상과 종교, 생활모습을 설명하였다. 한반도의 지리적 요건때문에 침략을 많이 당했지만 굳건히 나라를 지켜낸 조상의 위대한 업적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역사가 어려운 독자들에게 '다음엇지'를 꼭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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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 된 남자
샤를 페로 지음, 장소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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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변이 좋은 남자는 실속이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 호감을 느꼈다거나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남자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가 생기게 듣기도 했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소개와 아주 멋진 남자가 그려진 표지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에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다. 게다가 여라라면 한번쯤 꿈꾸었던 신데렐라를 쓴 작가라고 하니 얼마나 여성의 내면을 또 한번 사로잡을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즘의 영향을 받았는지 이 스토리는 주제삼아 대화할 소재가 무척이나 많이 가지고 있다. 초상화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포르트레'는 그 시대 사람들의 능력을 의미하는 문학 장르라고 한다. 그중 포르트레의 대가인 작가의 '거울의 변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랑트란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대화 상대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여 말하는 재주가 뛰어났다고 한다. 그의 앞에 서면 자신의 그대로가 드러나지만 그의 출중한 외모와 언변에 여자들은 그를 마음에 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대화하던 상대와 헤어지면 약속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나눴던 대화도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말과 상처가 되는 말을 가려하지 못해 판단력이 흐리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는 칼리스트였다. 그러던 어느날 칼리스트는 열병을 앓게 되고 병을 앓는 동안 얼굴이 흉측하게 변해갔는데...

거짓말을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너무 솔직하게 얘기해서 상처를 입히지 말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진정한 사랑, 헌신적인 사랑, 형식적인 사랑 등의 사랑이란 해석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되고 행동하게 되지만 이 책은 사랑이 중점이 아닌 대화의 신뢰가 얼마나 인간의 삶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일깨우게 된다. 고전동화같은 이 이야기는 잠재된 인식이 입 밖으로 꺼내어지는 순간, 말의 가치가 판단됨을 직시해 준다. 동화지만 인문학을 읽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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