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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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도 더 된 이 이야기가 현실의 교육문제를 반영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과거 쳇바퀴 돌아가듯 학업생활을 했던 사람들에게 수레바퀴 아래서는 깊은 내면과 만나게 해주는 소설이였지만 성장기때의 내면의 흔들림은 책 속의 주인공 한스처럼 어두움을 채워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의 주입성 교육의 문제와 더불어 어른들과 교사들이 행했던 강압적 교육은 청소년의 자살 문제로도 확대되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교육의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외국의 좋은 사례를 그대로 들여와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기존의 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작은 마을의 도매업을 하고 있는 기벤라트씨는 천재라고 불리는 한스의 아버지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한스에게 종교생활을 강요했고 한치도 흔들림없는 체계적이며 강압적인 시간관리를 중요시 했고 그것을 어길 경우 매를 들어 엄격한 처벌을 했다. 학교도 마찬가지로 학업에 우수한 한스에게 온 관심을 기울이며 낚시를 하거나 산책을 하는 시간조차도 허용치 않았으나 교우들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다. 어쨋든 한스는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하늘의 별따기라는 주정부 신학교에 2등으로 당당히 입학하게 된다. 합격통지를 받은 한스는 일주일간의 방학이 주어져 그동안 하지 못했던 낚시와 여유를 즐기려 했지만 마을의 자랑이 된 한스를 보는 사람마다 그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에 전념하게 만든다. 신학교에 입학과 동시에 감옥처럼 느껴지는 기숙사생활을 시작한 한스는 그후부터 불행의 연속이였으며 자기 자신을 좀 먹는 생활에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어른의 명예욕이 만든 처참함은 그대로 나약했던 소년의 불행을 가져다 준다. 왜 소년이 좋아했던 취미 한가지도 못하게 손을 묶었고 왜 친구 하나 사귈 수 없게 시간에 구속했는지 어른의 어리석음에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이 책은 부모인 독자를 숨죽이게 만든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어떻게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좋은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누구로부터 받는 강압에 자신의 삶을 저버리는 나약한 존재가 아닌 나 자신의 신념으로 우뚝 설 소중한 존재가 바로 지금의 나의 아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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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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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이 책에 매달려 삶과 죽음의 경계안에서 사로잡혀 희망이란 메세지를 가장 많이 떠올렸던 것 같다. 푸르른 강물에 어수룩한 어둠이 짙게 물드는 듯한 표지에 물길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너무나 깔끔한 양복차림을 했고 박차오르는 발길 끝에는 무언가를 향한 희망이 보였으며 그의 주위를 반짝여주는 은빛 물결은 다른 것이 아닌 그 사람만을 비추는 듯 했다. 꿈의 책이라 해서 직장인의 바람을 이야기하나 싶었는데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사경을 헤매는 영웅을 만날 수 있었다.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할순 없지만 마음의 대화는 무척이나 아픈 가슴에 과거의 후회와 앞으로의 불안을 그대로 보여준다.

열세살의 샘은 헨리의 아들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 샘에게 받은 편지에는 세인트폴 스쿨에서 오래전에 헤어진 아빠를 기다린다는 메세지가 들어있어 그곳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목격하고 만다. 해머스미스 다리 밑에 흐르고 있는 템스강에 여자아이가 빠져 허우적 대고 있어 헨리는 그대로 강물에 몸을 던졌고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구출하지만 아이의 비명끝에 비틀거리던 헨리는 지나가던 차에 치이고 만다. 뜨끈한 무언가가 몸의 감각을 들여 마셨고 헨리는 서서히 눈을 감으며 제때 도착하지 못할 자신을 기다릴 아들을 기억에 묻는다. 자신을 만나러 와달라고 편지를 보냈던 아들 샘은 아빠의 사고 소식을 듣고 자괴감에 빠지지만 격리실에 누워있는 아빠의 손목을 보며 의무감에 자신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라 사랑이였기때문에 자신에게 왔음을 느껴 애절하고 간절한 삶의 끈을 잡는다. 모든 사물을 색으로 표현하는 샘이 가장 좋아했던 세가지 색상의 싸구려 고무팔찌를 아빠의 손목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아득하고 간절한 인간의 심리를 어쩜 이리 잘 표현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숨 쉬고 있음에 살아있는 것을 느끼고 내면의 대화를 통해 얽혀있던 감정들을 풀어내는데 책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간의 내면을 그대로 가감없이 표현하여 죽음의 경계에 놓인 심리 요소를 표현하여 적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나를 꿈꾸게 하는 소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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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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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는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같은 책이기도 하지만 소장하고픈 시리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책장에 전면으로 나란히 세워놓고 매일 마주 하자면 자연스레 미소가 그려지기도 하고 스스로 "의쌰!! 오늘도 꽉채웠어!"하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도 있다. 이번에 만난 친구는 발랄의 대명사 무지무지 단무지를 만났는데 밝기만 할 것 같은 무지의 속마음을 들여다 본다. 먼저 달걀로 오해했던 나는 단무지란 소리에 엄청 웃어댔는데 세상에 토끼 옷으로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말에 엉뚱한 생각을 하며 벗겨보고 싶은 느낌도 들어 내면의 음흉한 나를 만나기도 했다.

이 책은 생각을 글로 풀어낸다는 투에고님의 메세지가 가득한데 읽을수록 책이 주는 좋은 글귀가 아니라 나의 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얘기하는 듯 하기도 했고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는 편안함도 들었으며 그로인해 위로도 받는 따뜻한 느낌에 정성껏 읽었던 것 같다. 콤플렉스가 많은 나라고 생각한 어리석음에 한방을 맞은듯 타인에겐 전혀 상관없는 일이며 생각지도 않게 주위에 내편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일깨워주듯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서로 닮은 부분도 있고 가끔 부족하고 실수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듯 했다. 어쨋든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내 마음부터 다독이고 안아주라는 말에 무척 공감하게 됐다. 우리는 어쩌면 내가 아닌 타인의 눈치를 보며 타인이 덜 상처받는 말을 하고 나보다 타인이 가진 오해를 덜어주기에 급급하게 되는데, 전혀 그럴 필요없이 내 마음의 스크래치부터 아끼라고 한다. 게다가 무심해 보이고 왠지 엑스트라 같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길이 가는 콘은 무심한 친구같지만 없으면 허전한 필수 불가결의 존재와도 같지요.

모든 걸 다 아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며 우리는 참으로 무지하다고 한다. 이렇게 저렇게 무지무지 사용되는 무지는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가 아닌 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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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으면 제일 먼저 너를 만나러 갈게 - Novel Engine POP
시오미 나쓰에 지음, 나나카와 그림, 김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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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들의 트렌드인줄 알았던 마스크가 중독증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말에 꽤나 놀랐다. 지나다니다보면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고 게다가 패션마스크처럼 보이쉬하거나 예쁜 디자인도 있어서 패션 아이템으로 뽑는 줄 알았지만 마스크 중독이라는 저자의 소개에 설마하는 의심도 품기도 했다.

무턱대고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했고 이 가을과 너무나 어울리는 표지라서 읽기 시작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른 아침, 떠오르는 태양 앞에 두 연인이 마주보고 있다. 마주한 연인의 손끝이 무척 가깝지만 미처 다가가지 못한 손은 언저리를 헤매는 듯 했다. 그래도 책의 제목이 희망적이라 달달한 기대감을 안고 페이지를 넘겼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카네는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아이 세이지와 짝이 된다. 키가 훤칠하게 크고 중성적인 이미지에다 은발의 머리카락을 가졌고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에 무엇이든 생각나는대로 입 밖으로 내뱉는 말투, 그리고 그림에 특기가 있어 상도 꽤나 탓는데 모범생인 아카네 눈에는 그저 건방진 녀석으로만 보였다. 게다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그의 말 "네가 싫어."은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모범생인 아카네는 담임 선생님께도 인정 받았고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항상 밝은 미소로 싫은 내색없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반장으로 인정받고 있었는데 유독 세이지만이 그녀를 무시했다. 사실 아카네에게는 컴플렉스가 있었는데 바로 문제의 마스크다.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세상밖으로 나올 수 없었고 자신의 일그러진 감정을 철저하게 숨겨주는 방어벽과도 같았다. 하지만 세이지만큼은 그녀에게 마스크로 본심을 숨기고 있다며 의도와 다르게 가식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했고 아카네는 들키고 싶지않았던 그에게 자신의 모습이 비춰져 피해버리고 만다. 그러던 중 문화제가 다가오고 같은 반 친구들이 모여 연습을 해야하는데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고 이런저런 핑계로 참여를 하지않는 친구들에게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을 하던중에 세이지의 리더십으로 무사히 문화제를 마치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둘은 학교의 비밀공간에서 조금씩 가까워지며 마음을 터놓기 시작하는데 무척이나 긴장되고 위태롭기까지 하다.

자아를 찾는 시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의 불안한 미래와 싸우는 청소년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한다. 비록 아직은 작아보이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며 더이상 움츠리지 않고 마음껏 가슴펴고 숨쉬며 쉴수 있는 여유도 가졌음 좋겠다. 매번 말하는 거지만 나라는 존재는 그냥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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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다이어리 - 시인을 만나는 설렘, 윤동주, 프랑시스 잠. 장 콕도. 폴 발레리. 보들레르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바라기 노리코. 그리고 정지용. 김영랑. 이상. 백석.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starlogo(스타로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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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동주라는 이름이 들리면 자연스레 눈을 돌려 손을 뻗게 만든다. 이제 멀리있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가까이에서 따뜻한 말을 건네듯 곁에서 떨어지지않고 나란히 앉은 동반자와도 같은 느낌에 한가로운 마음을 품게 된다. 오래도록 그의 시를 뇌리에 새기면서 어려운 상황속에서 굴하지 않고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갈망하고 끄적였던 그의 메세지가 친구가 되어 나타났다.

바로 서울시인협회가 특별히 엮은 5년 다이어리로 한 페이지당 같은 날짜가 다섯개씩 들어가 있다. 매년 같은 날 같은 페이지에서 윤동주의 발자취를 따라 남긴 글을 만날 수 있고 윤동주가 사랑했던 시인들의 보석같이 반짝이는 글귀 또한 실려있어 무척이나 특별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한해동안의 만남이 아닌 아주 천천히 오랜기간을 약속한듯이 정해진 5년 다이어리는 그만큼 자신에 대한 마주함을 중요시 한것 같다. 어둑한 밤하늘에 누군가의 존재도 하나없는 그런 밤에, 그곳에 유일하게 초롱거리는 별빛만이 보일뿐인 이 밤에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선물하는 이 다이어리는 매일의 설렘을 가져다 줄 것이다.

곁에 좋은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추억을 하다보니 벌써 4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앞으로 쭈욱 같이할 생각을 하니 윤동주의 다이어리를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지금을 시작으로 5년을 함께 더 보낸다면 동주DIARY에 채워진 메세지가 얼마나 값진 보물일 것인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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