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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521388601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에 울부짖듯 소리내어 보는 존 레논의 '이매진'은 아직까지 우리의 기억속에 머물러 가슴 뭉클함을 안겨주고 있다. 극적이고 미스터리한 글을 선물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번엔 지금을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과제를 남겨주었다. 현실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회의 문제와 인식 등을 독자들과 함께 편지라는 소재를 통해 나누어 토론의 장을 열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인공 나오키는 강도살인을 저지른 츠요시의 동생이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형제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는데 형 츠요시는 동생 나오키를 대학에 보내기위해 밤낮없이 일을 했지만 몸의 상태가 나빠지면서 해결방법을 찾다가 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처음부터 살인을 할 계획은 없었고 부유한 노인의 집에 돈 뭉치만 가지고 나오려고 했지만 범행현장을 들키고 난 후 판단이 흐려지는 바람에 살인까지 이어졌는데 그 과정이 인간적이면서 상황묘사와 내면의 흔들림을 저자의 글솜씨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게도 만들었다. 하지만 해서는 안되는 커다란 범죄를 저질렀고 그에 대한 벌을 받아야 함은 마땅하다.
어느날 나오키에게 벚꽃도장이 찍힌 편지가 도착한다. 그 도장은 교도소에서 검열을 마친 편지라는 증표이고 매달 도착하는 편지는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에 발붙이고 살아갈 힘을 잃고 주눅들게 만드는 칼날같이 느껴졌다. 과연 나오키는 타인의 차가운 시선과 맞서 싸울것인가, 도망자처럼 자신을 모르는 틈에 끼어 살 것인가? 해답을 찾아 책장을 쉼없이 넘겨보았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하였다.
사회의 시선이 삶의 질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잘나가는 집의 자식이고 누군가는 흉악한 사건을 저지른 범인의 자식이라는 낙인때문에 기회조차 얻지 못하거나 운이 좋아 기회를 얻었더라도 차가운 시선에 의해 조직에서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목격하게 된다.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지만 사람의 인식이 쉽게 변하지않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조용히 사라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현실이 반복되다보면 당연히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자신도 모르게 어둠을 찾을 수밖에 없으며 생활범죄가 발생되는 것이다. 변함없는 패턴에 휘말리는 시선의 피해자들을 우리는 어떻게 구제할 것이가 생각하는 계기를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