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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http://hestia0829.blog.me/221501934158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라는 짧지 않은 이름과 발음조차도 쉽지 않아 왠지 머리아픈 아저씨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므흣 므흣' 입밖으로 새어나오는 웃음 소리는 멈출 수 없었다. 키크니는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번아웃을 경험하고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독자들과의 소통에서 다시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SNS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댓글에 남겨진 그들의 메세지를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반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다독이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특별한 만남덕에 책으로 만들어지는 기적을 얻게 되었다.
삶의 낙을 느끼지 못하고 지쳐있을때 누군가가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잠겨있던 문을 빼꼼이 열었을때 조건없이 양팔을 벌려 가슴 가득 안아주듯 이 책은 보는내내 재미있어서 미소는 짓지만 가끔은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도 하였다. 댓글의 사연을 한편의 그림으로 나타내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은데 키크니는 이상하게도 재미도 주는 동시에 감동까지 선사한다.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들은 그냥 빈페이지로 두어 더욱 생각을 깊이 하게 만들고 잘 모르겠어서 빈공간으로 두었다는 솔직한 표현도 무척이나 당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유쾌, 상쾌, 통쾌한 만남이라는 것이 바로 이 책을 읽는 시간을 말하는 듯 하다. 말로 드립을 치는 수준은 말 할 것도 없이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을 이해하는 순간에는 어처구니없는 황당함도 느끼게 되는데 글과 연결되는 한 컷의 그림이 댓글을 남긴 이에겐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가슴이 뿌듯하기도 했다.
키크니의 위로를 받고 싶다면 댓글의 흔적을 남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