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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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화로 개봉된 '인어가 잠든 집'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소재로 만들었다. 역시 저자가 내놓는 책은 시각적 영상화 되어 더욱 밀접하게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이성과 지성 사이의 고뇌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슴 절절하게 느껴지는 애틋함이 가득했다.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를 재단 할 수 없는 기로에서 어떤 선택이 현명한 것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을만큼의 흔들리는 저자의 의도에 나 조차도 머릿속이 복잡해져 숨죽이며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별거중에 이혼까지 하려고 했지만 딸의 초등학교 입학때까지만 유예기간을 두었던 가즈마사가오루코는 갑작스런 딸 미즈호의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다. 다급한 목소리에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하여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딸은 이미 의식불명에 빠졌고 의사의 조심스런 소견으로 뇌사를 결정하기위한 절차를 설명하며 장기기증의 의사를 묻게 된다. 회생가능성이 없다는 소리에 작별 인사를 나누려는 마지막 순간에 미즈호의 동생 이쿠토의 인사에 손바닥에 놓인 손의 움찔거림을 느낀다. 살아있음에 움직이는 것이라고 느낀 부부는 뇌사검사를 철회하게 되고 자신의 집에서 딸의 간병을 하는 가오루코는 혼신의 힘을 다해 돌보기로 한다. 한편 IT 기업의 대표인 가즈마사는 뇌의 손상으로 인한 불편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하여 움직이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딸에게 적용하여 연명치료의 일환으로 개발자를 보내게 된다.

산 사람이냐... 죽은 사람이냐 라는 무게와 기계로 인한 연명의 문제가 제시되는 이 책은 판단을 흐릿하게 만든다. 눈물나도록 심금을 울리는 말과 반대로 타인의 냉정한 시선은 참담한 심경에 비수를 꽂는다. 심장이 뛰고 있음에도 뇌가 움직임을 멈췄다면 의학적으로 사망한 사람으로 되어 뇌사판정의 단계를 거쳐야 하고 뇌가 살아있으면 장기를 기증받아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맞을 수 있다는 것에 저자는 아주 강력한 한방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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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뿍이의 종이구관 2 - 나만의 소중한 커플 종이인형, 종이구체관절인형 예뿍이의 종이구관 2
예뿍 지음 / 우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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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뿍이의 종이구관 유투브를 보면서 인형놀이의 최고조를 달한 딸아이는 예뿍이의 로고송을 부르며 어깨를 들썩이며 춤추듯 오프닝을 맞이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를 만났을 때 가장 아쉬웠던 남자친구들이 두번째 이야기에서 등장하며 밀당의 시작을 알리지요. ㅎㅎ

 

 

남자친구가 등장하면서 정말 재미있었던 점은 옛날의 혼례문화와 현재의 혼례문화를 복습하듯 무척 다양한 활동을 하였는데요... 그동안 놀았던 여자친구와의 의리에 대한 놀이가 가득했다면 이번엔 심리를 이용한 놀이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는데... 요즘 아이들의 모습과 생각의 차이를 보면서 참으로 신세계를 맛보는 듯 했답니다. 역시 빠르긴 빠르던군요...

 

 

어느날 친구의 권유로 미팅을 하게된 네 친구들은 자연스레 마음에 드는 짝꿍과 커플을 하게 됩니다. 취미가 같다거나 서로의 관심사가 맞는 사람과 마주하는게 대화를 나누기가 편했고 공통의 관심사에 따른 다음의 약속을 하게 됩니다. 어느 커플은 만날때마다 트러블이 발생하여 가끔은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공감의 장을 만들기도 하지요.

보라색 눈을 가진 체리는 웃음 가득한 친구로 다른 이들과 금방 친해지기도 하지만 덜렁대는 성격탓에 의기소침해 지기도 한답니다. 하늘빛의 눈을 가진 제스는 낙천적이고 꼭 체리와 결혼하겠다고 하지만 그건 마음대로 되지않겠지요? 진지함의 대명사 라임은 차가운 이미지지만 정이 많은 친구고 까칠남 는 차도남 스타일이지요.

 

 

아이가 만들어 간 이야기는 제스의 바람과는 달리 루와 체리의 만남이였어요.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외모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지만 갈수록 느껴지는 마음이 깊어져 서로 사귀게 되었고 둘은 바다로 휴가를 가기도 하고 체리는 까칠하지만 자신만 바라보는 루를 위해 요리도 선물한답니다. 어떤 요리를 내놓더라도 군말없이 그릇을 비우는 루를 보며 체리는 인생의 반려라고 생각해 루보다 먼저 청혼을 하게 되지요.

 

 

둘의 결혼식은 야외에서 조촐하게 치뤄지는데 들러리 친구 제스라임은 결국 귀여운 사랑싸움을 끝내고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이야기예요.

이번에는 소품까지 등장해 더욱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졌지만 다음 이야기는 종이구관 첫번째 시리즈에 있는 친구들이 총 출동해 서바이벌 남자친구 사귀기 스토리가 펼쳐진다고 하네요. 이 책은 예쁘기도 하지만 놀이를 통해 친구들과의 인성관계도 확인할 수 있고 인형놀이를 하고 싶어 집에 친구 손님들이 많아졌답니다. 신학기가 시작되어 떨리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덕분에 인기짱이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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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 꽃과 잎이 그려 낸 사계절 이야기 꽃잎과 나뭇잎으로 그려진 꽃누르미
헬렌 아폰시리 지음, 엄혜숙 옮김 / 이마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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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꽃잎과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표지는 왜가리를 상징하는듯 합니다. 긴 부리와 긴 다리로 물속을 헤치면서 단숨에 삼키는 생태계의 신비한 이야기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금색의 테두리를 둘러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듯 책의 제목처럼 사계절의 이야기가 환상에 젖은듯 계절의 소리를 들려주겠지요?

 

 

역시나 이 책은 계절마다 변하는 꽃잎의 색을 따라 그 계절을 추억하기 위해 책갈피에 고이 접어 끼워내듯 수백가지의 꽃의 잎과 풀들을 가져와 새로운 계절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요. 순전히 꽃잎과 나뭇잎으로 섬세한 부분까지 살려 최대한 입체적인 느낌으로 살려냅니다. 연필의 길을따라 완성한 스케치는 형용할 수 없는 자테를 만들어 내어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지요.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눈꽃이 녹아가는 봄이 오면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하지요. 초록이 눈을 뜨면 새들의 합창이 들려오고 둥지가 가득차게 알을 낳고 움츠려있던 번데기들이 하나둘씩 등을 펴고 나오는 시기이기도 해요. 개구리 가족도 봄을 맞아 알과 올챙이들이 함께 어우러져있고 오랜만의 오리가족들도 나들이를 나온답니다. 한 여름에는 화려한 색으로 꽃들의 잔치가 열리고 저녁무렵에 열리는 풀숲 음악회는 신나기만 하지요. 가을에는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듯 씨앗의 향연이 열리기도 하고 숲 속의 그늘엔 버섯들이 가득하답니다.

화려한 작품의 향연에 미술관에 들렀다 간듯 멋진 작품들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답니다. 그 속에서 들려주는 아름다운 사계절 이야기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사랑방 손님과도 같아요.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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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읽을걸 - 고전 속에 박제된 그녀들과 너무나 주관적인 수다를 떠는 시간
유즈키 아사코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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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여유롭게 침대에 늘어지게 벗고 누워 마음이 가는대로 편하게 책을 읽다 잠든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잠들기 전에 종이책이나 태블릿으로 읽는 로맨스 소설을 읽다 잠드는 나로서도 읽는도중 늘어지는 눈커풀때문에 안경을 쓴 그대로 잠들었다가 새벽녘에 깨어 안경을 벗어두고 다시 잠드는 일이 태반이지만 아침에 눈 뜨고나면 피로하지만 왠지 하루를 보람되게 보낸듯 싶어 입가에 미소를 띄우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읽었던 고전의 느낌을 주관적으로 내뱉어내듯 수다스런 잡담이 시작되는데 동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무척이나 설레였다. 예전에 실패했던 고전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공감을 만들어 냈던 것처럼 저자의 이야기는 독서토론을 하듯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다. 뭇 사람들은 주부들이 이른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등교시킨 후 어중이떠중이 모여 쓸데없는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고 하지만 저자의 수다는 인문학적인 요소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에 결코 여느 아줌마들의 수다가 아니였다. 게다가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접하기 어려운 인문학적인 요소가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인문학이 어렵다는 사람들이 처음 접하기에 굉장히 유용한 자료로 고전을 인용해 저자의 의견을 내포함으로써 인문학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쉽게 써내려 갔다. 또한 여성의 스토리가 많이 담겨져 있어 자아존중감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함으로서 나와 대면하는 시간 또한 제공한다. 책 속에 소개되는 고전을 찾아보거나 다시 기억을 되뇌이게 하며 자신의 삶의 주체가 '나'임을 강조하는 스토리는 자신 이외의 모습은 참고사항으로 남겨두고 있다.

팜므파탈의 여성상에 부러움을 담아 스토리를 만들어낸 저자는 어찌되었든간에 지금 꿈을 꾸고 있다면 쓸쓸히 혼자 걷더라도 포기하지 말길 바라며 누구든 하나씩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산하여 자신만이 발할 수 있는 빛을 내어 어떤 권력과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오랜만에 저자와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여유로운 오후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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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보고 싶어요 제주도 갈래요 - 지금쯤 외할머니댁은
김여랑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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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의 끝자락에 찾았던 제주도... 올해는 가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는데 이렇게 그림책으로 만나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유채꽃이 꽃 피울때쯤 찾았던 제주도였는데 책의 표지와 같이 붉은 핑크빛으로 물든 그곳을 만난적이 없어 왠지 서운하기도 했다. 파스텔의 고운 가루가 쓸려간 흔적은 아름답기도 하고 한가로운 오후의 풍경을 담아낸듯 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아이들도 아픈 엄마때문에 가지는 못하지만 여행의 흔적을 추억하듯 나른한 표정으로 그림을 바라보며 잠의 요정과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손자와 손녀를 위해 만든 그림책으로 방학이 되면 제주도로 와 마음껏 뛰놀다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려낸 저자의 추억입니다. 새 학년이 되면서 친구들과의 아쉬운 이별을 하고 눈덮인 제주를 찾아 다시 추억을 쌓습니다. 이때쯤 외할머니 댁에 가면 풍성하게 열린 귤을 만날수 있고 담장곁에 굳건히 서있는 하루방과도 인사를 나눌수 있지요. 밤에는 흰눈이 소복하게 쌓여 주위를 지나간 이들의 흔적을 없애고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새하얀 세상에 나만의 놀이를 즐긴답니다. 천천히 숲길을 거닐면 사나운 바다도 만나고 잠잠히 숨쉬는 바다도 만날 수 있어요. 그리고 흔들림없이 그곳을 지키는 등대도 만나지요. 봄이 되면 초록과 노랑이 가득하고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는 제주는 향기가 가득한 곳이랍니다.

언제나 찾아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곳, 제주는 우리가족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처음 찾았을때는 스케줄을 잡고 열심히 다녔지만 지금은 여유를 즐기며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쉬었다 가는 그런 휴가를 즐기다 가지요.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고 바다가 보이면 한켠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돌을 밟고 들어가 물을 건드려보고 발도 담그어 비춰보기도 하지요. 파스텔화가 들어있는 이 책은 할머니의 마음 그대로 담겨있어 온화하고 따뜻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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