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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감 찾은 두더지 ㅣ 이야기 속 지혜 쏙
김인자 지음, 토리 그림 / 하루놀 / 2018년 10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393524853

지혜의 이야기가 김인자 작가의 손에서 어떻게 재탄생 됐을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보고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하면서도 표지의 그림이 너무나 웃기게 생기고 왠지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을 거 같다며 함께 읽어보았습디다.

책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면지의 꽃을 단 두더지의 모습은 거만해보이고 쌩뚱맞게 생겨 얄밉게 느껴진다고 해요. 이 두더지가 과연 어디로 향하는 걸까요? 당연히 신랑찾아 떠나는 모습이라고 아이들은 대답했어요.
김인자작가는 우리가 흔히 해주는 옛이야기의 서두를 아주 재미있게 표현합니다. 자연스레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장착되네요. ^^
'아주아주 먼 옛날, 호랑이가 담배 피던 그 시절에'라는 시작문구와 호랑이가 담배피우는 그림에 아이들은 바로 반응을 합니다. 땅 속 마을에 행복하게 살던 두더지 부부에게 늘그막에 딸아이가 생겼고 부모의 사랑을 듬뿍받아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었지요. 땅 속 두더지 총각들은 이 소식을 듣고 청혼을 했지만 딸 두더지는 땅속에서만 살고 있는 두더지들이 몹시 시시해 보여 가장 힘이 센 신랑감을 찾으러 떠납니다.
음율처럼 반복되는 노랫말같은 글은 아이들의 흥을 돋아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고 큼직막한 그림이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어 신기해 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점은 얌전히 눈감고 있었던 돌부처가 눈뜨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설정에 아이들은 비밀을 찾아낸 듯 기뻐했답니다.
더 나아가 땅속 총각두더지의 열정의 비밀도 아이들의 입에서 뒷담화로 나오는데... 세상에 몰래몰래 계속 따라다녔던 스토커였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