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몬 스틱
고은주 지음 / 문이당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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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혼의 증강 현실을 보여준다는 이 단편은 무척이나 어둡다. 이 책으로 인한 부부관계의 경험을 확인하고 싶다면 절대로 읽지 말라고 말하고 싶고 이것이 부부의 모든 것이 아니며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필히 말해주고 싶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버텨내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하며 내면에는 잘 살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도닥이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어두컴컴하고 침울한 부부의 속내는 들여다 보고 싶지 않는다는 마음이 더 컷을거다. 나 자신은 책속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을거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내면의 아팟던 기억을 되살리게 했다. 남편의 아픔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그로인해 찾은 일이 난자은행에 난자를 제공하는 일이였다. 수치심이 들정도로 눕기 싫었던 부인과의 수술대는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게 원하는 아이를... 누군가에게는 순간의 실수로 생긴 아이와의 이별을... 또는 경제적인 문제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는 각자의 사정으로 아픔을 겪게 된다. 어떤 사정이 되었던 간에 부부에게 찾아오는 위기는 또다른 믿음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음 좋겠다.

부부란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동반자이고 난간끝에서 헤매더라도 피해가던지 헤쳐가던지 어쨋든 함께 사는 동안은 사랑인 것이다. 그것이 서로 다른 꾸밈말의 사랑일지라도 말이다.
가까이 있음에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책 속의 말에 공감하지만 외로움을 느낄때 곁을 내어주는 이도 서로이기에 이또한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말에 참 좋은 표현이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란 말 말이다. 시나몬 스틱의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내가 괜찮다면 그만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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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나라, 파란 나라 담푸스 평화책 2
에릭 바튀 지음, 이주영 옮김 / 담푸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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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높은 담을 사이에 두고 빨간 나라의 사람들과 파란 나라의 사람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표지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아이들은 다른 소리를 합니다.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사람은 왕관을 쓴 두사람 뿐이라면서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다시 살펴보니 정말 왕관을 쓴 두 사람외에는 다 놀라거나 궁금한 표정을 하고 있었어요.

 

 

마음씨 좋았던 레옹 임금님이 세상을 떠나자 백성들은 모두 슬퍼했습니다. 하지만 임금님의 두아들 가스통 왕자와 제데옹 왕자는 서로 왕권을 두고 싸우기만 했지요. 결국 가스통 왕자는 빨간색으로 된 모든 것을 가지기로 하고 제데옹 왕자는 파란색으로 된 모든 것을 가지기로 하지요. 영문도 모른 채 가족과 헤어지게 된 사람들은 높은 벽을 쌓아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지요.

이 이상한 상황을 바꾼 이들은 바로 아이들이였습니다. 어마어마한 종이 비행기를 상공에 띄워 빨간나라와 파란 나라를 잇는 예쁜 길을 만들게 됩니다.
두 욕심꾸러기 왕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어른의 잘못된 생각을 아이들이 바꿈으로서 성취감을 맛보는 멋진 그림책이랍니다. 힘이 있다고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 하는 두 왕자 앞에 왠지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는데 아이들은 어른도 잘못 판단해서 실수 할 수 있다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오히려 다독여 줍니다.
아이들도 이렇게나 쉽게 아는데 어른들은 왜 모르는걸까요?

학교에서도 세상에는 착한 어른도 있지만 나쁜 어른도 많다고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어쩌면 바른 어른이라며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앞서지 말고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그런 나무가 되어야겠네요. ^^
통쾌해 하는 아이들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떠보았지만 엄마는 착하니까 그냥 좋은거라며 안아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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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1 - 치명적인 남자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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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터지는 연애세포들이 붉은빛의 얇은 혈을 따라 흐르고 짜릿하게 터트리듯 자극하는 이 소설은 무척이나 야하다. 바른 소녀 테레사 영이 치명적인 나쁜 남자 하딘을 만나 아찔하고 짜릿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친한친구들은 그녀를 테사라고 불렀고 그녀가 여직 만났던 남자는 두명, 그중에 한명은 손만 잡았었고 현재 진행중인 노아와의 연애는 키스정도 만으로도 사랑이라고 여겼던 그녀였다. 워싱턴센트럴대학교는 엄마가 미처 꿈꾸지 못한 곳이였고 딸인 테사가 입학하면서 엄마는 멋진 여성상을 테사로 하여금 꿈꾸게 된다. 하지만 한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만난 하딘은 제멋대로에 위험해 보여 피하려고 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의 늪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육체적 사랑이 정신적 사랑에게 지배당하는 순간 속수무책으로 빠른 속도로 무너지게 된 것 같다.

부푼 가슴을 안고 도착한 대학교 기숙안에서 처음만난 룸메는 온몸에 타투가 가득하고 얼굴 곳곳에 피어싱을 하고 있었고 차가운 표정에 재수없는 말투의 하딘은 통제되지 않는 불도저같았다. 이런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 후에야 엄마를 집으로 돌려보낸 테사는 단단히 마음을 잡고 공부에만 전념하려 했으나 첫날부터 거절할 수 없는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곳에서의 불편함은 이상하게도 주체하지 못할정도로 이성에 마비를 느끼게 된다. 헤어나오고 싶어도 헤어나올 수 없는 하딘의 눈빛에 휘둘리고 다잡고 싶어도 그의 목소리에 취해 또다시 흔들리는 그녀는 그로인해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여자는 왜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스스로도 알 길이 없다. 매력적인 남자에게 눈길이 가고 알게 모르게 진행되는 심리싸움에 결국 주인공이 빠지게 되는 전형적인 로맨스의 뒷 이야기는 역시나 남자의 진심이 드러나며 둘은 행복하게 지냈다고 마무리하는 엔딩 장면을 그려내지만 '애프터'는 야하게 자극하는 밀당이 지루할틈 없이 진행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하딘의 폭풍이 테사를 최악으로 끌어내리지만 눈빛을 마주할때마다 설레는 아슬한 사랑을 끝에는 완성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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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습관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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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고 있을 때만이 마음의 휴식을 가질 수 있는걸까?
한 생을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몇이나 만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습관'은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의 정의를 다시 세우고 현실의 삶에 대입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예단하는 시간을 준다.

연극을 제작하는 조지 탤벗은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세련된 외모와 타인의 우상이 되는 존재였다. 어디를 가서도 성공하고 싶은 이들은 그에게 눈이라도 한번 마주치려 애썼고 연극계의 젊은 여성들과 사귀기도 했는데 깊숙한 심연의 외로움은 역시나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세월은 지났고 어느덧 그도 예순 살이 되었고 오랜기간의 외로움은 결국 가슴 한켠에 쌓여 아픔마저 느껴졌다. 그래서 조지는 가슴이 아팟다. 그런 조지를 무심해 보이지만 예의가 바르고 혼자인데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보비의 간병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들은 소소한 결혼식을 올렸고 품에 안겨 있는 따뜻함에 안정을 느끼고 곁에 머물며 마주보는 시간만이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잠든 그녀를 만질 수 없다는 불만감에 또 사랑이 맞는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습관처럼 사랑하는 게 아니냐는 보비의 말에 조지의 평온한 일상은 또 어색해짐에 우울감에 빠진다.

사랑은 퍼즐조각을 맞추듯 정해진 그 곳에 딱맞는 퍼즐을 끼워넣는 것이 아니다. 뭔가 아쉽지만 애타고 설레고 순간마다 흔들리는 게 사랑인 것이다. 분열된 그 시대의 배경에 무언가를 갈구하는 스토리는 억압된 사회속에 시대에 도전하려는 전진이 아닐까싶다.
도리스 레싱의 예리한 글귀의 흩날림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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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살인의 문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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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연히 경계된 색상의 표지에는 서슬이 얽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과 작은 불빛의 씨앗을 보여주듯 성냥의 작은 불꽃은 왠지 그 문을 통과하지 못 할 것처럼 어둠에 둘러쌓여 있다.
원서책에서는 이를 '그 자식을 죽이고 싶다. 하지만, 왜 죽일 수가 없는가.'라는 문구로 무척이나 심리전을 벌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뒤엎듯 스토리는 일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듯 진행되어 경청을 하며 들은 느낌이였다.

다만, 한 사람의 인생이 누군가의 계략으로 처참하게 몰락해 가는 과정을 서슴없이 보여주는데 물없이 퍽퍽한 고구마를 크게 한입 베어물고 꾸역꾸역 씹어대는 것 처럼 인상을 찌푸리고 답답함에 가슴을 내리치는 듯 했다.

어린 시절 내노라하는 부잣집의 도련님 다지마 가즈유키와 두부가게를 하면서 푼돈을 열심히 모아 생활을 하는 구라모치가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의도적인 접근으로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살의의 갈등을 얘기한다.
아마도 시작은 다지마 할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였을 것 같다. 이후에 다지마의 가정이 깨지고 경제적 여유도 서서히 무너지는데 순식간이였다.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고 살았던 다지마는 구라모치의 꾀임에 빠져 내기 오목으로 학생시절 돈을 날렸고 이후에 번번히 구라모치의 빼어난 언변에 휩쓸려 사기까지 당하며 살의를 느끼게 된다. 살의에 계기가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악의적인 증오를 쌓아가며 살인의 기회를 옅보는 듯 했으나 한권이 넘어가고 두권의 중반이 다 하도록 살의의 충동으로 하여금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뭐랄까.... 이정도까지 배신을 당했으면 죽일 것 같다라던지, 친구라는 이름으로 저렇게나 못되처먹은 짓을 저지른 저놈은 죽어 마땅하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독자의 이성을 마음대로 흔들어 놓는데도 불구하고 작가는 더 기가막힌 일이 남았으니 끝까지 기다리라는 듯 적나라하게 짜맞춘 스토리는 끝이 없었다.

남의 불행을 보면서 삶의 희열을 느끼는 어둠은 사회의 악적인 존재이다. 동기가 있어서 살인을 했다고 한들 인정의 수준이 있을까만은 얽히고 설킨 끈은 반드시 끊어버리는 담대함도 필요할 것이다. 결국 주인공이 살인의 문을 넘었는지에 대한 해답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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