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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에게, 손글씨
정윤선 지음 / 길벗 / 2018년 1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190141328

예전에는 글씨를 꽤나 잘 써서 학교 환경판의 모든 문구를 내가 쓰고 펜글씨 자격검정을 응시하여 1급을 얻었던 기억이 있지요.
하지만 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손글씨는 퇴색되고 자판을 두드리기만 해도 더 빠르고 예쁜 글씨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펜을 손에서 놓은지가 너무나 오래되었어요.
한번쯤은 예쁜 손글씨에 도전하려고 마음잡는 도중 이렇게나 좋은 책을 만나는 기회가 생겼지뭐예요?
자~ 이제 펜을 들어보기로 합니다. ^^

제대로 따라해보자 마음먹고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해 붓펜을 구입하였는데 책의 저자 정윤선님은 억지로 잘 쓰려고도 하지 말고 따라 그리려고도 하지말라고 당부의 말을 남깁니다.
그냥 평소에 자신이 쓰던 펜이나 좋아하는 펜으로 자신의 일상을 한 줄씩 끄적여보라고 하는데 전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붓펜을 만나게 된것이 마치 신기루와도 같아서 정말 신기했답니다. 붓펜이 흘러가는 길의 굵기가 무척 자연스러워 초보인 제가 쓰기에도 편했고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더 연습하면 손놀림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나 자신의 언어...
지친 나에게... 슬픈 나에게... 행복한 나에게... 때로는 위로와 반성을... 응원과 공감을...
그래서 책 속에 들어있는 좋은 글귀를 나만이 만들수있는 글씨체로 적어보았지요. 책속 한쪽엔 캘리그라피의 멋진 문구가 적혀있고 다른 한쪽은 필사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아직 자신이 없었던 저는 엽서에 적어 연습을 했어요.
한참을 끄적이고 있는데 인기척도 없이 다가와 앉은 딸이 옆에 앉아 묻지도 않고 그자리에서 '엄마, 아빠 사랑해요.'를 적고 빈 공간에 장식을 얹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일상이겠지만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에 앉아 오늘을 회상하고 오늘의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적습니다.
지나간 나의 시간을 되돌아 앞으로 다가올 나의 시간이 오늘의 나에게 끄적이는 낙서를 통해 기억될 수 있기를 한껏 미소를 머금고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