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녕, 뜨겁게
배지영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http://hestia0829.blog.me/221136099533
손이 내려왔어요.
두 개의 손이였지요.
사람의 손과 생김은 똑같았지만 빛이 나는 하얀 손이었어요.
그것은 마치 달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았어요.
물론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요, 그 두 개의 손이 바로 그레이 사냥꾼이었어요.
이름은 알려드릴 수 없어요.
카모라고 부르죠.

스토리의 소재가 참신하고 신비스럽기도 했다.
책 속의 주인공 제이는 오늘이 내일같고 내일 또한 오늘과 별다를 것 없이 그냥그런 하루가 뻔한 그냥그런 여자이다. 입사시험의 면접을 하는 날, 어렸을 때부터 안좋았던 한쪽귀 때문에 사장의 입모양을 뚫어지게 주시하여 제대로된 대답을 하려고 했던 제이는 오히려 자세가 마음에 든다며 사장의 호의를 얻는다. 보잘것 하나없는 스펙과 모아논 돈도 없고 게다가 아직까지도 갚아야할 학자금 대출에 허덕였지만 제이는 어쨌던간에 당당하지 않은 사장의 '실수'로 입사에 성공하게 된다.
<좋은 이웃>이란 월간지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서 계약직 기자로 일을 하게 되었고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기사 아이템 회의중에 외계인과의 교신을 한다는 배명호와 인연이 닿게 된다. 어렸을때 봤던 UFO, 이후에 귀가 안들리게 됐다던 제이는 기자란 직업을 숨긴채 이별했던 남자친구를 찾는다는 거짓말로 배명호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만남이 지속될수록 제이의 저 깊은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추억들이 살아나고 예전의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기억의 큐브를 완성해가는데 우리가 미처 잊고있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들을 되살려준다.
책 속의 제이처럼 우리의 현실속에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들을 끄집어내어 잘 '안녕'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엄마나 아빠에 대한 기억, 친구나 연인에 관한 기억, 혹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소중한 사람들의 기억들을 모아 책의 제목처럼 뜨겁게 안녕을 고하도록 기억속의 숨은 조각들을 하나씩 모아준다.
현재에서 멈춰서지 말고 나를 찾는 여행의 길을 당당히 떠나기를 응원하며 나를 치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의 사진들을 남기길 '세상의 모든 J 들에게' 소리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