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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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이랑 싹싹싹 2권을 가지고 있는데, 둘 다 그림풍과 색감이 맘에 들지 않아요. 배경과의 외곽선은 대개 그리지 않고 색으로만 구별함에 비해 옷의 주름이나 얼굴을 그릴 때의 선은 지나치게 굵어 그림이 조잡해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선명한 색깔을 쓰는 편인데 지나치게 보색 위주인 경향이 있으며, 단색으로 평면적으로 색칠을 한 뒤, 그림자나 볼의 홍조를 파스텔 느낌으로 표현한 것도 어쩐지 지저분한 느낌을 줘요. 누군가의 지적대로 돌 전의 아기에게 읽혀주기 시작할 때 알맞은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저로선 그림과 색깔까지 이쁜 책을 보여주고 싶네요.

음... 이건 하야시 아키코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출판본의 인쇄상태가 열악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림책의 경우 원본과 비교해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아 번역뿐 아니라 인쇄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솔직히 한림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달님 안녕'의 경우 글까지 평이한 내용이라 저로선 영 재미가 없네요. 엄마와 아가의 눈은 다르다지만 일단 제가 흥미가 없어하니 잘 읽어주지 않게 되고, 자연히 아가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지 않는 에릭 칼의 책을 아가는 좋아하는 걸 보면 아키코의 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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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 가려낳는 비결 - 중국인의 임신 출산백과
전희찬 외 지음 / 백암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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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21세기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나 아들, 딸 타령을 해야 하나요? 더군다나 그 방법도 너무나 비과학적입니다. 합방하는 날짜가 어떻고 방향이 어떻고, 남자나 여자가 먹어야 하는 음식이 어떻고... 자신의 비과학성을 숨기기위해 중국의 역사를 갖다붙이는 수법이 너무나 치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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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이산동양고전 1
미야자키 이치사다 해석, 박영철 옮김 / 이산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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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한 게 저의 잘못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체계적으로 쉬운 것은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한자의 경우 훈독이 없고, 직역은 그러려니 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의역은 지나치게 자유롭더군요. 그런 거야 이 책의 구성상 특징이니 어쩔 수 없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각 문장이 어떠한 배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에 대해 일절 설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짧은 논어편력으로도 진위의 논란이 있는 글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의 시대정치적 배경을 모른다면 내용의 해석에 있어 오류가 발생하거나 감동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요.

그런데 이 책은 아무런 배경설명 없이 자신이 택한 논어본의 자구 해석에만 충실하더군요. 그 본을 왜 택했는지에 대한 입장 기술도 없구요. 책 자체의 내용 뿐 아니라 역자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자의 자유로운 의역이 입문자로서는 부담스러웠지만 신선한 시도로 여겨졌습니다. 반면 이를 옮긴 이는 저자의 발상을 따라가지 못한 듯 합니다. 의역조차 직역으로 옮긴 듯 일본식 한자어라던가 우리글로는 어색하다 못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꽤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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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토끼 날개책 - 전4권 베틀북 날개책
아츠코 모로즈미 지음 / 베틀북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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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책의 특징은 보이지 않던 안의 것을 들여다볼 수 있음으로써 관찰력을 향상시키는 것, 또는 원래의 상황과 전혀 다른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의외성의 상상력을 길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기대보다 좀 떨어지네요. 저렴한 가격과 재미난 책 모양, 부드러운 색조의 그림, 토끼 캐릭터 등은 맘에 들었지만, 날개 속의 내용은 평범합니다. 가령 그네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여준 뒤 날개 안에서 그네를 타고 즐거워하는 모습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그저 책장 넘기기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 자체는 튼튼하게 만들어졌고, 종이도 두툼해서 어린아기도 쉽게 열어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이긴 합니다. 그러나 날개를 여는 방향이 일정해서 재미가 줄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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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 인간과 신화 역사 속에 살아 있는 인간 탐구 1
H.G. 크릴 지음 / 지식산업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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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난 논어를 완독해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한 이야기만 짜집어 보며 나름대로 '아하' 감탄했을 뿐. 어찌보면 자신의 통치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제멋대로 공자를 해석하고 끌어다쓰던 중국 군주들이나 근대 이후 아시아의 수많은 독재적 통치자들과 다를 바 없는 행위라고 하겠다. 그러다 문득 진짜 공자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논어'와 함께 고른 책이 이것이다.

이 책의 결과는 솔직히 실망이다. 크릴 교수가 아무리 중국 고대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라 할 지라도 미국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기는 힘든 것 같다. 방대한 문헌조사와 객관적 증거를 채택하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할 지라도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인'이나 '예'의 덕목을 설명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게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였다. 역설적으로 나는 철저히 서구화된 존재라고 자부(?)하는 이라면 어떤 개념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각도로 철저하게 풀어써 준 이 책이 '공자'로부터 비롯된 동양적 관념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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