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의 일본군‘위안부’ 테마 프로젝트에 대한 입장
일본군‘위안부’ 피해 여성을 또다시 성의 상품화로 울리는 상업주의에 분노한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모욕과 수치심을 주는 상업주의의 형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6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잊을 수 없는 한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과거의 경험은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피해자들에게는 여전히 씻을 수 없는 고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삶을 힘겹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령의 피해자 할머니들의 가슴에 또 다시 못을 박는 “이승연, 일본 정신대에 끌려가는 위안부 컨셉의 누드 촬영”이라는 기사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12일 이승연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된 보도자료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그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으나,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의 나열이라고 본다. 우선, 아무리 아니라고 할지언정 명백히 인기연예인의 누드집이라는 것이 여성의 성에 대한 상품화의 극치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나아가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자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면, 이 문제를 컨셉으로 하는 누드 촬영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승연씨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네띠앙 측은 이 프로젝트로 인해 또 다시 상처 입고 분노할 피해자를 상기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승연씨가 밝힌 바와 같이, “잊지 말아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가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는 프로젝트의 의의라면 더욱이 피해자의 가슴에 못을 박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지난 14여년을 일본군‘위안부’의 진상을 알려내며, 일본 정부로부터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통한 명예 회복을 위해 힘겹게 싸워왔다. 고령의 나이에도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그 분들은 명예 회복을 위한 싸움을 오늘도 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정의 회복을 위한 길에 함께 하지 못할지언정, 그분들의 명예를 또다시 욕보이는 이번 이승연의 일본군‘위안부’ 테마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는 이러한 피해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고령의 피해자와 더불어 여성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번 프로젝트가 중단될 때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2004년 1월 12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132명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나눔의 집,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대구시민모임▪통영,거제시민모임▪부산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