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다 현기증으로 쓰러졌는데 고관절을 다치셨단다. 꼼짝없이 병원에 입원중이라길래 안부 전화를 드렸다. 이 얘기 저 얘기 두런두런 나누는데... 고모가... 고모가... 울 아부지 잘 계시냐고 안부를 묻는다.
울 아부지 돌아가신 게 언젠데... 고모 와카노... 농담처럼 넘기려고 했는데... 고모가 대성통곡을 한다. 왜 연락을 안 했냐며 곡을 하신다.
간신히 달래며 이미 7년 됐다고, 고모가 울 아부지 장례도 왔었고 현충원에 작년에도 왔었다고 말씀 드리니 고모가 우시다 소스라친다. 니 00이 맞자? 니 딸 하나 아들 하나 있자? 니 남편이 0가 맞자? 내가 이걸 다 아는데 내 오빠 돌아가신 건 생각이 안 난다. 내가 와 이러노?
고모가 독한 정형외과 약을 먹고 정신이 없나 보다고, 푹 쉬면서 뼈 붙고 다릿심 생기면 다 기억날 거라고 간신히 간신히 달래 전화를 끊었다. 그게 2시간 전인데 아직도 손에 일이 안 잡힌다. 이를 우야면 좋노... 우야꼬. 고모가... 고모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7-11-22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7-11-2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여든이 넘으셨지만 총총하시던 분이라... 제가 너무 당황스럽고... 사촌언니에게 연락은 했는데... 언니도 놀라고... 경황이 없네요.

만화애니비평 2017-11-2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모님의 말씀이 님을 너무 슬프게 만드는듯..ㅠㅠ..힘내세요

비연 2017-11-2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ㅜ

hnine 2017-11-2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병원에서 드시는 약이나 주사제 영향은 아닐까요? ‘섬망‘이라는 증상이요...
고모님 연세가 연세이시니 만큼 병원 치료 잘 받고 퇴원하셔야 할텐데요.

stella.K 2017-11-2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힘내십시오.
고모님 괜찮으실 겁니다.

승주나무 2017-11-2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기술이 빛의 속도로 발전해서 고모님의 빛나는 눈빛을 얼른 다시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남일 같지 않네요 ㅠㅠ

조선인 2017-11-2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세가 연세다 보니...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네요. 조만간 휴가내서 고모뵈러 내려가볼 생각입니다. 따스한 말씀 남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2017-12-02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백만 가지쯤 쌓였는데 다른 사람들 귀를 더럽힐까봐 토해내지도 못하겠다. 1시간 30분째 심호흡중인데 계속 부글거린다. 음... 하... 음... 하... 음... 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연 2017-11-2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제 괜챦아지셨어요? 릴랙스 릴랙스...

조선인 2017-11-2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전떡볶이 매운 맛 먹고 어떻게든 해치웠어요. 한밤에 위통으로 고생은 했지만요. ㅎㅎ
 

책을 읽어도 좋고요.
드라마를 봐도 좋아요. 드라마는 IPTV는 모르겠고 디지털케이블-티브로드나 CJ헬로비전, 딜라이브라면 VOD로 있어요.
카모메식당을 좋아한 분이라면 강추입니다.
전 VOD로 먼저 접했는데 하루에 한 편씩 아껴가며 보고, 결국 한 번 더 봤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주가 달아준 듯한 플라스틱 카네이션을 다신 할머니a가 내 앞에 섰길래 자리를 양보하려 했다. 극구 사양하시길래 좀 무안하지만 다시 앉았다. 그러다 할머니a보다는 좀 젊은 듯한 할머니b가 타시길래 다시 자리 양보를 하려고 일어서는데 할머니a가 내 어깨를 짚으며 못 일어나게 막으시는 거다. 난감했다.
그러다 마침 내 옆자리가 비어 할머니a가 앉게 되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할머니b에게 자리를 양보한 뒤 좀 떨어져 서 있었다. 몇 정거장 뒤 할머니a 옆에 자리가 났는데 이 분이 엎드려 눕다시피하며 그 자리를 사수하면서 나를 부르시는 거다. 민망하게도 결국 그 옆에 앉았는데 이때부터 할머니a의 폭풍 잔소리.

지금 이 나라에 노인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일일이 양보하면 내도록 자리에 못 앉아. 노인들도 힘이 역사급으로 많은 사람이 태반이야. 자기 실속은 자기가 챙기고 살아야지. 등등.

하하. 자리 양보했다고 혼날 줄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4년 봄 회사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 후 오래오래 참고 있었다.
이번주 월요일 관변행사로 외부에 있는데
희망퇴직 공지사항이 올라왔다는 얘기를 들었고
나는 그 첫번째 신청자가 되었다.
드디어 오늘 퇴직이 확정되어
평소라면 일하는 시간에 까페에 앉아 이 책을 읽노라니
퇴직금을 들고 터키에 가야 하나 싶다가도
아직 고등 초딩인 애들을 생각하면 과욕인 듯 싶다.
고작해야 내 간은 터키를 그리며 영남길을 걸을 듯 싶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이스탄불이나 마카오를 갈 날이 있길.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7-04-2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조선인님! 2004년부터라니 오래 버티셨네요.
그야말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을 들으실 자격이 되세요.
터키는 터키대로, 영남길은 영남길대로, 의미있겠지요.
(저도 오늘 사의 표명을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술렁술렁합니다. 저야 뭐 겨우 5년 동안 하던 일이긴 하지만 ^^)

비연 2017-04-2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홧팅이에요^^
터키 곧 가실 수 있기를.. 이제까지 열심히 일하셨으니 당분간 누리시길!

hanicare 2017-04-2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벌써 고딩.견디는 하루하루는 참 긴데 뭉텡이로는 휘리릭 넘어가네요.저도 싫어싫어하며 겨우 4개월째인데 휴...참 오래 견디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조선인 2017-04-29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오타에여. 2014년... 이 회사가 12년으로 제일 오래 다닌 회사인데 시원하면서도 좀 서럽네요.
비연님. 감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 일단은 실업급여도 신청해야 하고 어째야 하나 싶습니다.
하니케어님 이제는 또 다른 지옥불을 걸어야겠지요. 하아. 참 간단없는 세상살이입니다

2017-08-13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7-08-1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고딩임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