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님 이벤트에 당첨하여 날개님이 소장하고 있던 만화책 한 질을 받기로 했어요. 자그마치 북해의 별을!
그러나 기쁨도 잠시. 날개님과 시간 맞추기가 왜 이리 힘든지. 정말 우리 회사 미워!!!
다행히 이번 연휴에는 출근도 야근도 없었다. 이 황금같은 기회를 어찌 놓칠소냐. 일단 날개님께 만나자고 조르니 선선히 승락하시어 토요일 오후 3시로 약속을 잡았다. 비록 퇴근한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도망쳤지만 1시 30분에 퇴근하는 것도 무사히 성공했고. 마로를 찾아 버스를 탔는데, 이런, 오리역이 아니라 미금역행을 탔다. 다행히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니 큰 문제야 없다고 생각했지만... 미금역의 위력을 난 너무 무시했던 것이다...
가끔 외식하러 가던 곳임을 마로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음식점에 들어가려 하는 걸 저지하니, 마로는 그 옆 음식점에 들어가길 시도. 몇 차례 이를 되풀이하다 결국은 김밥 한 줄 사주는 것으로 타협. 그나마 이 실갱이는 몇 분 걸리지 않았지만, 더 큰 문제는 미금역 내 지하철서점. 어르고 달래고 윽박지르고 협박하고 별별 수를 다 썼지만 꿈쩍도 않고 유유히 이 책 저 책 골라보는 딸래미 때문에 약속시간에 늦을까 속이 바싹바싹 타들고. 책을 한 권 사줬지만, 여전히 마이동풍 송마로. 결국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딸아이가 화장실에 가고싶다고 서점에서 빠져나왔다. ㅠ.ㅠ
이제는 정말 시간싸움. 오리역에서 나와 부지런히 까르푸까지 가는데 성공했지만, 아뿔사, 파파이스 오픈행사란다. 키다리 삐에로가 풍선장식을 만들어주고, 판다곰이 풍선을 나눠주니 딸의 발바닥은 또 찰싹 달라붙어 움직일 줄 모르고. 결국 날개님이 왜 안 오냐고 찾는 전화를 주실 때에서야 비로소 판다곰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
날개님이 날 잘 알아보라고 검은비님 티셔츠를 입고 나가고, 마로에겐 진/우맘 목걸이를 해줬는데, 전혀 필요가 없었다. 내가 롯데리아에 앉은 효주를 한눈에 알아본 것. 마찬가지로 날개님도 마로를 한 눈에 알아봐주셨다. *^^*
시간이 좀 넉넉했으면 더 실컷 수다를 떨었을텐데, 날개님은 효주의 합창단 복장을 사느라 미리 와계셨었고, 장을 보러 부군도 오시기로 한 터라, 시간이 너무 짧았다. 다음엔 꼭 날개님 댁으로 초대받을 수 있기만 바랄 뿐. ^^;;
< 뒷 이야기>
날개님과 헤어진 뒤 근처에 사시는 친정아버지께 들려 함께 저녁을 먹고나자마자 마로는 잠들어버렸다. 잠보 송마로. 잠든 시간이 겨우 6시 반이지만, 다음날까지 절대 안 일어날 것이 명약관화. 버스 안에서라도 깜박 잠을 자라고 했던 나의 권유를 무시하더니, 쩝. 결국 택시를 불러 집에 가야했는데, 어쨌든 마로를 업고 가야하기 때문에 짐을 오빠네 놔두고 나와야했다. 덕분에 신이 난 건 새언니. 북해의 별의 위력을 느끼는 순간. 다시 한 번 고마워요. 날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