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회사가 하도 팍팍하여 눈치 보느라 오늘에서야 올립니다.
연보라빛우주님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하필 5시 탑골공원에서 일본 군국주의화 저지를 위한(?) 집회가 있었던 터라 1시간 좀 넘게 지각을 했더랬습니다.
마태우스님, 수니나라님, 수암님, 진/우맘님, 에피메테우스님, 로렌초의 시종님, 깍두기님, 실론티님, 숨은아이님, 미스하이드님, 하얀마녀님, 따우님, 서림님, 그루부님, 마냐님+서영+준영의 식사는 끝난 상황. 염치가 없어 밖에서 따로 먹고 오겠다고 했지만, 마태우스님이 살뜰히 챙겨주셔서 김치볶음밥과 칼국수, 된장찌게를 맛나게 먹었습니다. 옆지기 때문에 어차피 된장박이 고기를 먹을 수 없었던 터라 오히려 늦은 게 운이 좋았을 수도. (헉, 우주님, 미안)
우리 3식구만 밥을 먹는 상황이다 보니 마로 먹는데 관심이 집중되더군요. 수니나라님, 진/우맘님, 깍두기님, 마냐님 등등, 4살짜리가 왜 저리 많이 먹냐며 경악을 금치 못하더군요. 집에서 굶기냐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미리 딸기와 두유를 실컷 먹여뒀는데도. 돼지 마로. ㅠ.ㅠ
그래도 마로는 서영, 준영 남매와 놀고 싶어 평소와 달리 밥도 좀 남겼습니다. 제 경험상 마로가 눈 꽂힌 사람은 준영보다 서영이었습니다. 언니가 준 칼라찰흙과 색연필을 지금도 보물단지처럼 종이가방에 넣고 다니며 '언니가 준 재밌는 가방'이라고 합니다. 언니가 먼저 가버리자 건물 입구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아주 가슴이 찡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저도 마냐님에게 반한 거 같아요. 미모도 미모였지만 아, 목소리. 정말 근사했어요. 아무래도 마냐님, 가족 스토커에 대해 각오하셔야 할 듯. ㅎㅎㅎ
수암님은 케익하우스 원까지 가서 우리 모두의 과자를 사왔더군요. 월계동에서 부러 압구정까지 가서 과자를 사 신촌까지 오신 정성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마태우스님이 어머님을 위해 몰래 과자를 챙길 만큼 맛나고 이쁜 과자였지요. *^^*
수니나라님은 예의 *천원짜리 연두색 원피스에, 원피스보다 비싼 스카프를 훌륭히 소화하고 오셨더랬습니다. 요새 건망증이 심하다 한탄하는 옆지기가 유일하게 이름까지 기억할 정도로 화사한 봄아줌마였지요. 이름에 걸맞게 보라색으로 단장한 연보라빛우주님과 경합을 이룬 스누피원피스 사신 곳 제보 바랍니다.
맥주집으로 옮긴 2차에선 마로 뒤를 쫓아다니느라 거의 이야기를 못 나눴네요. 사자머리 따우님과 좀 더 사귀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실론티님의 지현 얘기도 듣고 싶었는데. 깍두기언니와 숨은언니와도 더 이상 못 볼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미스하이드님, 그루브님, 하얀마녀님, 서림님과는 거의 눈빛만 잠깐 마주친 수준이었다죠?
이 시점에서 스캔들 하나 공개합니다. 따우님이 긴가민가 하는데도 굳이 에피메테우스님이 자신의 막내동생과 닮았다고 우기며 함께 사진찍기를 강요한 진/우맘. 그 와중에 얼짱 각도를 출연하며 진/우맘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에피메테우스님을 고발합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진/우맘님, 전 진/우맘님만 믿고 사진을 거의 안 찍었는데, 어째 후기를 안 올리십니까? 남들 사진 찍느라 본인 사진이 없을까봐 이렇게 독사진도 찍어드렸건만. 무슨 일 있나요?

그나마 잠시라도 서재지인들과 노닥거릴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로렌초의 시종님 덕분입니다. 낯가림 심하고 까탈스러운 마로양을 순식간에 포섭해낸 시종님의 저력에 그저 경의를 표할 뿐. 다만 둘이 너무 꼭 붙어 재미나게 노느라 얼굴이 안 찍혔네요. 하지만 저 오순도순함은 느껴지지지요?

늦게 왔다곤 하지만 단비님은 2차에 바로 합류해 그나마 인사를 나눌 순 있었지만, 갈색빵님과 스노우드롭님과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쳐봤어요. 마태우스님 책을 들고 와 사인을 요청하신분이 스노우드롭님일까요? 매너리스트님은 우리 가족이 나간 다음에 왔나보지요? 여러 모로 아쉽네요.
마지막으로 올릴 사진은 수암님과 마로. 이젠 친해져서 아주 서슴없이 안겨 사진을 찍네요. 공개해도 되지요? 수암님? (참, 수암님은 옆지기의 이상형이 되셨어요. 같이 못 돌아가서 정말 서운했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