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워낙 험하다 보니 마로에게 일찍부터 성교육을 시작했다. 일단은 그림책부터.


다행히 마로는 두 책 다 마음에 들어했지만, 난 '소중한 나의 몸'의 고추, 잠지 표현이 마음에 안 들었다.
못된 성격대로 스티커를 붙여 보지, 자지로 고쳐놓았고,
놀이방에서 남자/여자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치마/바지를 이용한 것을 알고 또 발끈해,
남자는 자지, 여자는 보지로 편을 나눈다고 마로를 거듭 세뇌시켰다.
덕분에 약간의 부작용이 발생하곤 하는데, 토요일 오후 수암님과 깍두기님을 만난 귀가길에 상황 발생.
빵집에 들렀는데 예쁘장한 또래 언니를 마로가 오빠라고 부르며 친한 척했다.
뚱하게 바라보는 여자아이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오빠가 아니라 언니라고 마로에게 일러주었다.
잠깐 갸우뚱하던 딸, "그럼 자지가 아니라 보지 가졌어?"
(헉,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어떡하니) "응, 당연하지."
"아, 그렇구나. 언니는 보지, 엄마도 보지, 마로도 보지, 아줌마도 보지, 할머니도 보지"
연신 주워섬기는 딸아이 덕분에 식빵만 달랑 사들고 황급히 빵집을 나왔으나 이미 재미들렸다.
자전거를 타고 오다 딸아이를 피하기 위해 멈춰선 청년을 손가락질하며 "아저씨는 자지야"라고 외치자
정말 시뻘개진 얼굴로 도망쳐버린 청년. 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