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회사일로 모교를 갈 일이 있었다.
볼 일은 도서관 뿐이었지만 내친 김에 두루 두루 헤매고 다녔는데...

달갑지 않은 변화)
- 그린하우스가 없어졌다. '벌 만큼 벌었으니까'라고 선배는 촌평을 했지만 흑흑 내가 좋아했던 야채빵 ㅠ.ㅠ
- 부부상회도 없어졌단다. 요즘의 끽연가들은 어디서 담배를 살까 궁금.
- 신새벽 있던 건물이 철거중이다. 단골술집이었는데.
- 최저하숙비를 자랑했던 일명 닭장거리도 철거중이다. 이젠 고학생들이 어디서 살까?
- 메이퀸상가 리모델링이 완성된 듯 하다. 끔찍해라.
- 이화교도, 신단수도 없는 학교를 실물로 목격하는 건 정말 가슴 아팠다.
- 드디어 포스코관의 실물 목격. 정주영 기념실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진선미관, 아령관, 솟을관처럼 아리따웠던 명명은 앞으로 없을 듯. ㅠ.ㅠ

그래도 다행이다)
- 민주떡볶이. 단돈 2천원으로 2명이 배부르게 점심을 먹었고, 아주머니는 얼마 낼껀지 우리에게 묻는다.
- 예삐꽃방, 오리지날 분식, 뚱떡볶이, 리빙음악사도 그대로다.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 아직까지 우리 학교 내엔 파파이스나 스타벅스나 편의점이 없다.
- 불온서적간행물실이 없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이름이 바뀌었다. ㅋㅋㅋ
- 94년에 그린 운동장벽화가 아직도 선명하다. 당시 총학간부와 미대생들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 꿋꿋이 생협을 지키는 선배언니들에게 사랑을 ♡~

아쉬움)
- 따우님이 조교 시작한 걸 알았으면 과사에 가봤을텐테.
- 태양부동산은 아직도 남아있을까?
- 이화서림을 못 본 거 같다. 옮긴 걸까, 없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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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1-2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화교 없어졌다는 얘긴 들었지만, 정말 신단수도 없어졌단 말입니까!!! 그린하우스도 없어졌다니, 정말 안 믿겨지는 얘기에요. 저 96학번이고, 2000년도에 졸업했는데, 그새 너무 많이 변했네요.그나마 생협도우미들이 꿋꿋이 버티고 있다니 안심이지만, 서글퍼요~~

조선인 2005-01-2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분께)
아항, 이화서림이 없어진 건 아니군요. 하긴 서점도 없는 대학은 꼴불견이겠죠?
부부상회는 후문 건너편에 있던 가게로 학관, 사범대, 가정대의 단골이었죠.
끽연가들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후딱 담배를 살 수 있었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거기서 김치랑 부침가루 사와 전을 부쳤더랬죠. ㅎㅎㅎ

조선인 2005-01-2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와요, 퍼키님, 전 91학번이지만 애 낳기 전까지는 꽤 자주 학교를 갔었죠.
정말 오랜만의 학교 방문이었는데, 충격 많이 먹었어요. ㅠ.ㅠ

물만두 2005-01-21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그학교? 만순이도 갔다 실망하고 학교가 공사판됐다고 하던데요... 앗, 조선인님 만순이 후배시군요. 만순인 90입니다^^

조선인 2005-01-2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멈멈머, 물만두님과의 찐한 인연을 느낍니다. 와락 부비부비~

짱구아빠 2005-01-2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시여.. 여기서 아주 동문회를 해 버리시는구만요..나는 그 학교 가고싶어도 생래적 결격사유로 못 갔슴다. 아, 약 오른다 ^ ^

비로그인 2005-01-2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그린하우스는 작년에 없어졌답니다. 리모델링하고 다시 열었었다가 얼마 안 되어서 다른 걸로 대체되었다지요...ㅠ.ㅜ
2.신단수는 어딘가에 옮겨 심었다고 하던데 도대체 어디다 옮겼다는건진 아직 모르겠네요. 최근에 기숙사 근처 산을 파헤치고 또 무언가 짓기 시작했습니다-_-;;; 끔찍합니다. 으어어어억!!!
3. 포스코관에서 사회대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다지요..;; 학관보다 따뜻하고, 최신식 기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수업하긴 편합니다만 학관만큼 정이 안 가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휴식 공간이 어찌나 부족하던지... 사회대&경영대 건물이라고 해놓고는 요즘에는 전공수업보다 교양 과목 수업을 잔뜩 해서... 아마도 학내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건물일 겁니다.
4.글구... 메이퀸상가... 이름이 '파비'라지요. 아무튼, 한참전부터 상가 분양한다고 광고가 장난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아직 입점하려는 사람들을 못 찾은 듯 합니다. 이번 기회에 망해버리길 간절히 기도중이랍니다-_-;;
5.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항상 도서관 컴실 근처에서 배회중입니다..-_-

호랑녀 2005-01-2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반가우이...
그린하우스... 그랬군...
딸기골분식은 그대로 있남요? 후문 앞에 딸기골 김밥 무지하게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화교... 없애는 공사 보고 마음이 아팠는데, 결국 사라지고야 말았군요.
신단수 없음... 약속장소는 어디로 정하죠?
그리워라~

sooninara 2005-01-2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만나러 그학교 갔었는데^^ 정말 공사판이던걸요

비로그인 2005-01-2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골, 약간 좌측으로 이동하긴 했습니다만 아직 그대로 있답니다. ^^
완전 공사판이죠. -_- 이화광장에, 신세계관 공사하고 있고(경영대 건물이라고 합니다), 기숙사 쪽 산도 파헤쳤고-_-

조선인 2005-01-2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골도 그대로라니 좋네요. 그건 확인을 못했었는데.
그리고 여대생님도 만날 수 있었던 거군요. 아까와라.
그런데 신세계관? 그건 신세계에서 돈을 댄 건가요?

비로그인 2005-01-2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그렇겠지요.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화는 건물 지을 때 학교 돈을 1% 도 안 들인다는...;; 포스코관 지을 때도 포스코에서 100% 들여서 지으면서 이를 박박 갈았다더군요-_-;; 신세계관은 후문 쪽에 있답니다. 예전에 연대 세브란스 공사할 때 최악이었답니다. 길을 가운데 놓고 양 옆에서 공사를 하는;;
 

동방의 사찰 중에 제일의 경관

'양수리 근처'라 하면 더 알기 쉬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 중턱에 수종사가 있다. 유명한 이 절집을 소개하는 글에는 대문장가 서거정이 "동방의 사찰 중에 제일의 경관"이라고 감탄했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동국여지승람' 저술에 참가했던 서거정의 지리적 안목이요, 명나라에도 이름을 떨친 당대 문호가 찬사를 보낸 수종사의 전망은 더 말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 대웅전 마당에서의 장쾌한 조망

ⓒ2004 곽교신

서거정의 글도 좋지만, 그로부터 340여 년 뒤의 사람이며 수종사 부근 마현이 고향인 다산 정약용이 고향 마을에 머무르던 약관 20세 때 지은 '춘일유수종사'(春日遊水鐘寺 봄날 수종사를 유람하다)의 단 한 귀절은 아직 수종사를 모르던 시절의 필자를 황홀하게 했었다.

다산 왈,

輕陰汎遠田 엷은 (산)그늘에 멀리 밭이 떠있네

파스텔화 같은 이 귀절은 수종사에 오르기 위해 다산이 배에서 내려서서 본 강가의 경치를 그린 것으로 보이는데, 대웅전 마당에서 보는 조망은 저절로 이 귀절을 연상시킨다. 이 시를 알고 간 사람은 "아! 정말 논밭이 물에 떠있는 것 같네"하며 감탄하며, 이 싯귀를 나중에 들은 이는 수종사에 다시 오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말하곤 한다.

▲ 다산이 배를 내렸을 위치에서 본 수종사

ⓒ2004 곽교신
다산이 수종사에 들르며 배를 대던 나루터 자리는 지금 중앙선 철교가 지나는 자리라는 게 근처 사시는 최점윤(85. 남양주시 조안면) 할머니의 증언이다. 그 곳은 50년대 말까지도 배를 대던 자리였다 한다.

15세에 조안으로 시집와서 여태껏 사셨다는 최 할머니는 해방 직전인 16,7세에 강에서 자갈 한 바락(한짐을 뜻하는 듯)을 퍼다 철교 공사장에 주면 5원을 줬다는 기억이 또렷하셨다. 그 때 쌀 한말이 150원 했단다. 할머니 증언대로 철교 근처에는 최근까지 나루터로 쓰던 흔적이 있었다.

다산이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던 때(1782년)는 팔당댐이 없었으니 우리가 지금 보는 팔당호 수면보다 훨씬 아래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보였을 것이다. 만년에 다산이 고향마을을 두고 "먼 훗날 물이 산으로 올라올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는 야화가 있던데, 1974년 팔당호가 생겨 수면이 부쩍 상승해 '물이 산으로 올라와' 고개마루 산마을이 강가의 마을로 되었으니 우연으로 돌리기엔 기이하다.

수종사에서 보이는 양수리도 팔당호가 생기면서 논이며 밭이며 마을이 물에 떠있는 듯이 보이게 되었으니, '멀리 밭이 떠있네'라고 읊은 다산의 문학적 상상력이 200여 년 뒤 미래의 풍광을 미리 꿰뜷었다 하면 필자의 지나친 비약일까. 다산 만큼의 상상력은 없이 보아도 수종사에서의 조망은 시원하고 장쾌하다. 호방하다. 참으로 아름답다.

종소리로 들린 물소리

▲ 대웅전 옆의 정의옹주 원형부도와 오층탑. 탑내에서 발견된 복장품들은 국립 중앙박물관으로 이전

ⓒ2004 곽교신

한국전쟁 때 잿더미가 되어 사적기가 없는 수종사의 창건연대는 알 길이 없고, 신라사찰이란 주장도 있으나 경내 원형석조부도의 명문으로 보아 조선 세종조의 사찰로 여겨지는데, 세조 4년(1458)에 어명으로 중창한 확실한 기록은 마치 수종사 창건설화처럼 전한다.

36살에 계유정난을 일으켜 엄청난 피를 뿌리고 옥좌에 오른 후 조카(단종)마저 기어코 죽여 시신을 영월 서강에 던져버린 세조이니, 유교국가 조선의 군왕으로는 백성에게 도무지 떳떳하지 못했다. 세조는 불교로 민심을 얻을 요량에 억불숭유의 조선이었지만 불사에 힘을 쏟는다. 그런 연유로 세조가 세운 여러 절집 중의 하나가 수종사이다.

세조가 백관을 거느리고 금강산, 오대산 기도를 마치고 북한강 뱃길로 한양으로 향하다가 이 곳 이수두(두물머리, 곧 양수리)에서 묵던 밤, 멀리서 울리는 맑고 은은한 종소리를 듣는다(피의 대가인지 51세로 죽을 때까지 심한 부스럼에 시달리던 세조가 문수동자를 만나 피부가 깨끗해졌다는 설화가 만들어진 오대산은 이래저래 세조와 인연이 많은 셈이다).

이튿날 종소리가 들린 운길산을 뒤졌으나 절은 안보이고 작은 암굴에 모셔진 16나한을 발견한다. 세조가 들은 종소리는 굴 천정에서 떨어진 물소리의 울림이었다. 이 자리에 절을 지을 것을 명하니 바로 수종사이다.

집채 만한 바위가 날아다니던 영주 부석사의 예처럼 허구적이지만 적당한 신비성은 기본인 창건(또는 중창)설화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겠다.

절집에서 사무를 보시는 보살님 말씀에 의하면, 세조는 수종사에서 눈으로 보이는 곳까지의 땅을 모두 수종사에 주었다는 말이 전해지고, 산 밑 마을의 노인들이 수종사 아래 골짜기의 "구(舊)절터"라는 곳을 기억하며 지금도 그 곳에서 기와파편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수종사가 꽤 큰 사찰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단종의 생모이자 형수인 현덕왕후(문종의 비)가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꿈을 꾸자 그 무덤을 파헤쳐 부관참시를 한 포악한 세조였으니, 지은 죄가 많은 탓에 환청으로 물소리가 종소리로 들렸으리란 것도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아무튼 수종사 중창 설화는 세조의 귀에 종소리로 들린 바위굴의 물소리에 기인하므로 이에 절집 이름도 '물종' 즉 '수종(水鐘)사'가 되었다.

지금은 흔적도 없는 설화 속의 물방울 떨어지던 석굴은 어디 쯤이었을까. 이는 절집에서도 알 수가 없지만 현재 약사전 마루바닥 아래에서 가물거나 장마가 지거나 매양 고만큼씩 졸졸 흘러떨어지는 석간수가 있단다. 단단히 자물쇠를 채운 곳에 필자가 가까이 다가가 그 소리를 들어보니 소리 울림이 청량하다. 세조가 듣던 그 착각의 종소리도 이랬을 터인데 그 암굴은 어디쯤일까.

중창설화의 기원지일지도 모르고 수량이 매우 적은 이 석간수 샘은 이래저래 수종사 최고의 보물로, 물맛과 형태의 보존을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하고 그 물은 부처님께만 공양을 올린다고 한다. 사진촬영은 물론 기사에도 자세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절집의 부탁에 필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단 한평의 차 재배지도 없는 수종사가 예로부터 차로 유명한 아이러니는 오로지 그 물로 설명이 되니 어찌 그렇지 않으랴.

미각이 예민함을 자부하는 필자에게 맛을 보라며 절에서 한 컵 내어준 그 귀한(?) 물의 맛은 거의 '비어 있었다'. 좋은 물일수록 맛이 크게 비어 있다. 크게 비어 있는 물이니 당연히 채울 곳이 많다. 그 빈 곳으로 차 맛이 깊게 우러나리라.

▲ 다실 '삼정헌'

ⓒ2004 곽교신
물 맛을 알아본 다산이 시인묵객들을 모아 수종사에 머무르며 석간수로 우린 차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 최고의 찻물이다. 다성(茶聖)으로 일컫는 초의선사도 내왕한 이 물의 전통은, 대웅전 마당에 있는 다실(茶室) '삼정헌'(三鼎軒)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차를 보시하고 있는데 휴일에는 4~500명의 호사가들의 접대에 손이 바쁘단다. 사연이 깊은 수종사의 삼정헌에서의 차 한잔은 다향 만큼이나 뜻이 깊다 하겠다.

명절에 조상께 올리는 '차례'(茶禮)는 고려시대에 부처님께 차를 올리던 '차(茶)공양'에서 유래된 것이니, 한가위 전후에 수종사에 올라 차를 마시며 조상을 생각하는 것도 의미가 각별하지 않을까? 주문하는 '차례상 세트'에 꾸뻑 절만 갖다 맞추고 풀세트로 차례를 간단히 끝내기도 하는 세태에 '차례' 본래의 정갈한 뜻이 얼마나 통할까 싶지만.

수종사의 월출

필자가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한가위 연휴에 하늘이 대체로 맑으리란다. 달이 얼마나 밝을까. 두둥실 떠오를 큰 달덩이를 "동방 제일의 경관"을 지닌 수종사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이보다 특별한 경험이 또 있을까?

일출은 물론 월출도 백미인 수종사이지만 급경사를 오르내리는 차량의 안전을 고려해 아쉽게도 야간엔 출입을 막는다 한다. 저녁예불 시간까지는 개방을 한다고 하니 저녁 6시경이면 솟는 보름달을 한 시간은 볼 수 있겠다. 자고 나면 험상궂은 기사가 난무하는 이 어지러운 시대를 달빛처럼 푸근한 순리로 만져주길, 스산한 바람이 부는 이 땅에 달빛같은 평화가 가득하기를 간절히 빌어보자. 다만 절집에서도 염려해주는 차량안전이니 개개인의 조심스런 안전관리도 예의의 하나이겠다.

500년 전 다산의 마음에 떠있던 논밭은 아파트도 들어선 양수리로 서있지만, 깊고 푸근한 달빛 아래 떠있는 양수리는 우리 마음에도 선경으로 다가올 것이다. 엷은 산그늘에 멀리 양수리가 떠있을 것이다….

곽교신(iiidau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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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랑 2005-06-0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종사 좋지요 ^^;; 새벽에 물안개 있는 모습도 좋구요.
저는 가을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 여름에 갔었는데, 가을 무렵에 가면 훨씬 운치 있을 거 같아요.

참 그리고 8월의 인취사, 가까운 개심사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인취사는 아산 시내 바루 옆이구요, 개심사는 서해안 고속도로 타면 서해대교 건너자 마자 근처구요... 개심사 가실거면 해미읍성도 같이 가시면 좋아요 ^^
 
한+ 국어사전(중) - 개정2판
남영신 엮음 / 성안당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어떤 사전을 사는 게 좋을까요 알라디너들에게 물었더니 숨은아이님이 성안당 것을 추천해줬다.

직접 서점에 나가 확인해보고 역시나 믿을 만한 알라디너들이다 싶어 샀는데 오늘 더욱 만족.

다음은 껍데기에 관한 성안당의 설명이다.

---------------------------------------------------------------------------------------------------

1) 무른 물체를 싸고 있는 단단한 물건

2) 속에 든 물건을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 속에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것. 빈껍데기.
예문)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 껍데기는 가라)

3) 속을 싼 겉의 물건(예:이불 껍데기)

4) 화투의 끗수가 없는 패짝

---------------------------------------------------------------------------------------------------

예문으로 시 한 편이 통째 실리다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비록 2002년에 나온 뒤 아직까지 개정판이 안 나온 점은 안타깝지만 강추이다.

편집부가 아니라 남영신씨가 자기의 이름을 걸고 만들었다는 점,

고종석씨가 강추하는 사전이라는 점도 참고하시면 선택에 후회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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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1-1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

조선인 2005-01-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렇게 물으시면 할 말이...
전해 들은 것인지라. -.-;;

릴케 현상 2005-01-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씨가 이 사전을 추천한 글을 쓴 적이 있고, 오마이뉴스에서 헌책에 관한 칼럼 쓰는 최종규(?)씨도 이 사전을 추천하더군요...

숨은아이 2005-01-1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ㅎㅎ 마지막 줄에 고종석을 "고영석"이라고 쓰셨어용. 그리고 2003년 1월에 새로 나왔어요. 그건 표지 사진도 뜨는데... /자명한산책님 그렇습니까? 이 사전 은근히 추천을 많이 받는군요.

조선인 2005-01-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의 오타를 지적한 거군요. 전 그것도 모르고. ㅋㅋㅋ

마냐 2005-02-0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정말 대단한 사전임다. 시 한편이 통째로라니...상상이 안됨다. (왕뒷북 댓글, 양해를...^^;)
 
아빠는 널 사랑해
존 레논 지음, 이상희 옮김 / 베틀북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존 레논이 아들을 위해 썼다는 이유 만으로 덥석 샀다가 후회했습니다.

아마도 스케치북에 대충 그려줬을 법한 그림이 내용 연결없이 주르륵 담겨있을 뿐인 책.

단지 낙서한 사람이 존 레논이라는 이유만으로 출판사에서 잘도 상업적으로 이용했구나 했는데...

신기하게도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나로선 말도 안 된다고 여겨지는 낙서같은 그림들을 엮어 제맘대로 이야기를 지어내고,

스케치북을 끌고 와 따라 그린다고 흉내를 냅니다.

한참을 가지고 놀다가 책을 꼬옥 껴안으며 "아빠는 날 사랑해. 그렇지?" 눈을 반짝이며 묻습니다.

그리곤 아빠에게 물감놀이를 해달라고 조르는 것으로 끝을 맺는 딸아이의 일과.

존 레논이 아들을 무지 사랑했구나, 시간과 공간을 넘어 그 사랑을 내 딸이 느끼는구나 싶어 신기해요.

좀 큰 애들에겐 시큰둥하겠지만 최소한 마로에겐 사랑 가득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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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01-1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색해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아들은 션 레넌이더군요. 75년에 두번째 부인 오노 요코가 낳았으니, 존 레논은 그 아들이 5살이 될 때 죽은 셈이군요. 그리고 첫번째 부인 신시아가 낳은 아들은 줄리안 레논이라고, 나중에 80년대에 앨범을 내기도 했었지요. Hey Jude에서 Jude는 줄리안을 가리키는데, 불쌍한 줄리안을 위해(부모가 이별했으니) 폴 메카트니가 쓴 곡이라죠?

조선인 2005-01-1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서림님, 그런데 이 책은요, 아이가 좋아하는지 꼭 오프에서 확인하시고 사세요.
전 처음 이 책 받아보곤 얼마나 실망했는지.
그리고 미누리님 아이들도 안 좋아했다고 하구요.
마로가 이 책을 좋아하는 게 정말 불가사의하게 여겨질 뿐입니다.

짱구아빠 2005-01-1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나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 도대체 저딴 걸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사례가 왕왕 있습니다. 우리 둘째 녀석이 좋아하는 "핑구"같은 거...

미누리 2005-01-1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어쩌면 어른들의 눈에 안 보이는 어떤 것들이 마로에게는 보였나봐요.

설박사 2005-01-1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마음에 드네요... ^^
의겸이에게 이 책으로 세뇌를 시켜야겠습니다. ㅋㅋㅋ

조선인 2005-01-1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 들어가는 멋진 책은 더 많아요.

특히 "아주 특별한 너를 위하여" 강추입니다. 이미 있을 가능성이 더 많겠지만요.

 

오늘 1차검진 결과통보서를 받았는데 올해도 저콜레스테롤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이번엔 100을 넘겼으니 매일같이 삶은달걀 2개씩 먹을 필요는 없을 듯.

요잠혈 때문에도 2차 수검요망이긴 하지만, 생리잔혈일 수도 있으니 큰 걱정은 안 한다.

뭐, 어쨌든 확인 차원에서 병원을 가보긴 해야 할텐데 지난주 실컷 연차를 쓰고 또 휴가쓰긴 미안하다.

철판깔고 이번주에 옆지기 소변검사 받으러가는 날 한 컵 쥐어보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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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1-1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죽이랑 된장국 먹어요.
맛 없다고 투정하고, 체력이 후달린다고 투정하는 옆지기 달래는게 만만치않네요.
뭐 그래도 차츰 죽에 자신이 붙어 퇴직금타면 죽전문점 낼까 농담하기도 합니다.
ㅎㅎㅎ

로드무비 2005-01-1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레스트롤 수치가 낮아도 문제가 되나봐요?
아무튼 아무 일 아니길 빌겠습니다.
옆지기님 아직도 죽을 드시는군요. 빨리 건강 회복하시기를......^^

숨은아이 2005-01-17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차는 다 쉬라고 있는 것인데, 미안하다 생각지 마시고 실컷 쓰세요! 더욱이 건강 검진인데...

urblue 2005-01-17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작년에 저콜레스테롤, 저단백질 이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12월에 한 검사에서는 정상이더라구요. 역시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해요. 많이 드세요. ^^;

세실 2005-01-1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져 고기 많이 드세요. 우유도 많이 드시고~ 저도 저콜레스테롤이었던 적이 있었네요. 지금은 고지방...헉.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건강한것이 그나마 재산인 기분입니다.
조선인님, 옆지기님 화이팅

울보 2005-01-18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 아 싫다 전 죽 정말 싫던데....그래서 그렇게 죽에 조애가 깊으신가봐요.....힘드시겠어요 일도 하시고, 아이도 키우고, 와 철인이다.....
철인도 아플때가 있지요 아프기전에 미리미리 체크하세요....

starrysky 2005-01-18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검진결과에 재검 요망이라고 쓰여 있으면 정말 가슴이 금즉하지요.
아파서 병원 가는 건데 당당히 휴가 내시어요. ^^ 옆지기님께서도 빨리 맛난 음식 드실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셔서 다시 건강하게 살이 붙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조선인 2005-01-18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 진짜 별 일 없을 거에요.
울보님 말씀대로 아프기 전에 체크 체크 *^^*
세실님, 고기보다요, 달걀노른자, 새우튀김, 생굴... 이런게 짱입니다. ㅋㅋㅋ

부리 2005-01-18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레스테롤이 100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낮은 걸 올리는 건 언제나 쉽습니다. 문제는 높은 거겠지요. 너무 걱정 마세요.

반딧불,, 2005-01-2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놓친 글이 있엇군요.
어쨌든 지금은 괜찮으신거죠??
아프지 마세요. 죽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이야 끓여본 사람들은 알지요.
옆지기도 빨리 나으시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