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엔가 낮에 잠깐 눈비가 흩뿌린 적 있지만 제대로 눈온 건 지난 토요일이 처음인 듯 하다.
마로와 아빠 병원 가던 길이었던 지라 나로선 난감했는데 마로는 신이 났다.
신명이 나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가 요상하다.
"폴폴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 나라 선생님들이 소금 소금 하얀 눈을
자꾸 자꾸 뿌려줍니다. 자꾸 자꾸 뿌려줍니다."
나름대로 말은 되는 듯 해 배꼽 잡고 웃는데 이번엔 과일 장수 아저씨에게 말을 건다.
"지금 온 세상에 눈이 내리고 있어요."
아저씨가 어린 아이가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나 역시 혼자 속으로 생각해봤다.
내가 만약 할머니라면 노점을 하시면서도 제집앞인양 보도를 빗질하시는 아저씨를 기특하다 할텐데 라고.

사진설명 ) 컴퓨터를 포맷한 뒤 귀찮아 미루어왔던 데이터케이블을 드디어 연결했다.
막 눈이 내리기 시작했을 때 휘둥그레진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