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마로 재롱잔치였습니다.
좀 엉뚱한 얘긴데 처음 옆지기가 단식 들어갈 때 소원이 재롱잔치 전에 국보철이 되는 거였습니다.
결국 부질없는 소원이 되어버려 어제는 여러 모로 심란했습니다.
각설하고...
작년 재롱잔치엔 '가만히 서 있기'와 '뜬금없이 울기' 공연을 했던 마로인지라 걱정했더랬죠.
아니나 다를까 무대 위에 올라온 마로는 부동자세. 잔뜩 얼은 거 같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음악이 흘러나오자 앞에서 시범 보이시는 선생님을 따라하긴 하네요.

"동이"라는 제목의 공연이었고, 노래 부르며 곰 흉내를 내는 거랍니다.
1살 더 먹었다고 좀 있다 또 무대 위에 올라오더군요.
이번 공연은 "쥐가 열 마리" - 마로가 좋아하는 노래라 기대를 했습니다.
내 딸이지만 정말 깜찍하군 이라 자화자찬하는데 이런...

모자가 벗겨졌습니다. 당황한 딸.

원장 선생님이 무대 위까지 올라가 다시 씌워줬지만
이젠 공연은 안중에도 없고 모자 벗겨질까봐 가만히 붙잡고 서 있기만 하더군요.
이 공연은 우스운 일이 하나 더 있었는데, 원래는 고양이가 나타나 쥐들이 막 도망다녀야 하거든요?
고양이 역은 마로(3살이지만 2월생이라 4살반입니다)보다 2살 더 많은 원장 선생님 아들이 맡았는데,
쥐 역을 맡은 4살반 아이 중 하나가 오히려 고양이 꼬리를 잡아당기며 덤비는 바람에 아수라장이 되었죠.
아깝게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만, 덕분에 엄마, 아빠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답니다.
3번째 공연은 "영어 Chant(<- 이거 뭐라고 번역해야 할까요? 노래랑 구별해야 하는데)
I Love you만 연발하는 단순한 공연이지만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호호호

그런데 아뿔사. 테이프가 늘어졌나봐요. 음악이 이상하게 들리네요.
죄다 뭔 일인가 싶어 선생님만 뚱하니 바라보고 있고,
왈가닥 희영이마저 이상한 음악 소리가 무서웠는지 울기 시작하는데,
마로만 혼자 신나서 팔짝팔짝.
결국 속이 상한 영어 선생님까지 우시는 바람에 격려의 박수는 제일 많이 받았습니다.

색색깔의 옷을 입은 아이들 이쁘죠? 마로를 찾으실 수 있겠어요?
에, 또, 좀 딴 얘기인데 발레 공연과 디스코 공연 옷이 제일 화려하고 이쁘긴 했는데,
노출이 심해서 막판엔 코를 훌쩍이더라구요. 마로는 운이 좋았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클로즈업 한 장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