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폐지안 손바닥 상정,野'날치기 무효'
[노컷뉴스 2004-12-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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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의원이 법안 상정후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노컷뉴스)
여야 관계가 끝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예고된대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6일 오후 단독으로 기습 상정했다. 한나라당은 '원인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여야간 대치 상황은 최악으로 번지고 있다.
최재천 의원,상정 선포후 손바닥으로 처리
6일 오후 4시 10분 국회 법사위는 한나라당 소속의 최연희 위원장이 법사위에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최재천 간사가 법사위원장석에 앉아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합니다"라고 선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회의 개회가 예정된 오후 4시가 지나도 최 위원장이 입장하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위원장석을 차지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최연희 위원장이 아직까지 불참한 것은 사실상 사회를 기피하는 것"이라며 " 회법 50조 5항에 따라 여당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히고 국보법 폐지안을 기습 상정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간사는 여야 위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위원장석을 차지한 후 방망이 대신 주먹으로 위원장석을 세번 '땅땅땅' 치며 "법안을 상정한다"고 선포했다. 기습 상정 직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폐지안이 정상적으로 상정됐다"며 전원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한나라당 위원장 사회 거부에 따라 여당 간사가 직무 대행"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그간 한나라당이 일관되게 법안 상정을 거부하고 기피해 왔기 때문에 국회법 50조 5항에 따라 여당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해 오늘 법안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다만 국민 여러분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국보법 폐지안의 상정만 했을 뿐이지 여당 안을 그대로 갖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안보와 인권에 대한 앞으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청문 절차를 통해 국민 우려를 해소해 나가겠다"며 "한나라당도 저지 전술로만 일관하지 말고 하루 속히 국보법 폐지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날치기 상정 무효"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연희(한나라당) 위원장은 4시 30분 회의장에 열린우리당 퇴장 후 늑장 참석해 "회의장을 내부 정리를 한다"며 "200여명이 넘는 취재진과 국회사무처 직원들을 회의장 밖으로 내보낸뒤 4시 40분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정식' 법사위 회의를 개회했다.
열린우리당 강수 선택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감에서 비롯
한편 열린우리당이 이날 기습 처리한 것은 더이상 늦출 경우 국가보안법 폐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결과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국민 지지여론이 다소 상승한데 고무된 것으로 분석된다.
즉 법사위를 통과하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불가능한 만큼 회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만약 국가보안법 폐지안이 상정될 경우 의원직 전원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자고 결의한 바 있어 실행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원직 사퇴'도 검토, 연말 정국 최대 회오리
이미 박근혜 대표는 "만약 국가보안법폐지안이 상정될 경우 한나라당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한나라당 역시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열린우리당이 손바닥으로 처리한 것이 과연 법적효력을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힘겨루기는 이제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CBS정치부 박종률기자
어느 날인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촛불집회를 하던 도중 어차피 날치기로 만든 법, 한나라당 눈치 보지 말고 날치기로 폐지하자는 발언이 있었다. 흐음, 딱 오늘 상황이네. 날치기든 뭐든 좋으니까 국보법이 폐지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서지만, 의사봉이 아닌 손바닥으로 상정된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