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장윤선/구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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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파병규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뒤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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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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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파병규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제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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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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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이라크파병규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의 미대사관 진입을 경찰이 막자 일부 참가자들이 전경버스에 끈을 묶어 버스를 쓰러뜨리려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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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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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15일 오후 6시41분]
"더러운 한미동맹 끝장내자" 통일의 함성, 파병철회 목소리로 바뀌다
15일 오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울려퍼졌던 통일의 함성은 오후 파병철회 목소리로 바뀌었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과 통일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광화문에서 '파병철회 범국민대회'를 열고 "망국적 한미동맹 반대", "파병강행 노무현 정부 규탄" 등 구호를 외쳤다.
단상에 올라선 인사들은 대부분 이라크 파병을 강행한 노무현 정부의 책임은 뒤로 한 채 미국과 한미동맹만을 집중 성토했다. 즉 "침략전쟁에 동참하도록 압력을 넣은 미국과 한미동맹을 반대한다"는 것.
"한미동맹은 살인동맹이자 민족이간동맹, 해체하라"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오종렬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이라크 파병을 강행함으로써 평화를 지지하고 침략을 반대한다는 헌법 제5조는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며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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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파병규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뒤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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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
"작년 3월부터 국회와 청와대, 광화문에서 목이 매도록 가지말라고 외쳤다. 제발 이라크에 파병하지 마라. 이것은 범죄이고 침략이다. 침략전쟁에 발을 들여놓으면 어떡하나. 왜 우리가 미국 대신 이라크 민중을 죽이고 이라크를 파괴해야 하나. 하지만 지난 3일 보내버렸다.
자이툰 부대가 머문 경기도 광주에 가는 날 이런 광경을 보았다. 우연히 하늘을 쳐다보는데 아름다운 꽃송이가 내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낙하산 부대였다. 우리 아들들이 낙하산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국과 부모 형제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주독립을 하겠다는 이라크 민중을 살육하는 전쟁에 가담하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었다.
미국에게 사랑받기 위해 만들어놓은 한미동맹 때문에 우리는 전범국가가 돼버렸다. 허울좋은 한미동맹은 살인동맹이자 민족 이간동맹이다. 이제 요행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우리 아들들과 이라크 민중이 피 흘리며 싸우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이어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8·15 광복 59돌'이 '미국 강점 59돌'임을 상기시킨 뒤 "한국이 주한미군의 범죄천국이 되었는데 사과 한마디 들은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총장은 "우리는 미국과 함께 강도 같은 침략전쟁에 동참하고 말았다"며 "미국 압력에 굴복해 침략전쟁에 동참하도록 만든 더러운 한미동맹을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종호 한총련 의장도 "한미동맹 때문에 민중의 아픔이 생겨났다"며 "이것을 끊지 않으면 어떤 불행이 다가올지 모른다"고 한미동맹 비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식들을 팔아 고깃국을 먹는 국익이 진정한 국익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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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파병규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뒤 미대사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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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파병규탄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뒤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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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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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운동가 켄 오키프 "한국민의 살아있는 양심에 고무"
이날 행사에는 푸른 눈의 반전활동가도 단상에 올랐다. 미국에서 태어나 세계를 돌며 반전활동을 벌이고 있는 켄 오키프(35)씨가 마이크를 잡은 것. 온 몸에 문신을 한 그는 "정의와 자유에 대한 내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문신이 예의에 어긋난 행위가 아님을 알아달라"고 양해를 구했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사실 정부와 언론이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세계 제1의 테러국가이다. 제가 태어난 미국은 이라크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미국과 동맹을 맺는 어떤 나라도 테러국가와 동맹을 맺은 것과 같다. 한국와 일본 정부는 미국과 동맹을 맺으면서 자국민의 평화와 자유를 불명예스럽게 했다.
한국민들의 투쟁을 보면서 양심이 살아있음에 고무됐다. 우리가 하나 되지 않으면 이 세상은 파괴될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제3차 세계대전을 예비하고 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손잡고 일어서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지 모른다. 믿는다. 동지들의 희망과 양심, 투쟁을. 사랑한다."
이날 대회에는 일본의 민주노조 관계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일·한 노동자 연대로 미·일·한 군사동맹 해체', '일·한 두 정부는 이라크 파병 철회하라', '천황제의 전쟁책임 규탄', '야스쿠니 신사 해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반대' 등이 적힌 큰 종이를 내걸었다.
대회 중간 중간에는 '반미자주의 몸짓'을 내세운 춤패 '들꽃'과 민중가수 박성환씨가 춤과 노래로 문화공연을 펼쳐 늦여름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대회는 오후 4시 20분이 조금 넘어 끝이 났다. 대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주한 미대사관으로 행진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이를 저지했다.
양대노총, 6개 결의사항 채택
한편 이에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파병철회 반전평화 2004년 자주통일노동자 대회'를 열고 한국군 전면철수 등 6개항의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양대 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파병철회와 한국군의 즉각 전면철수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전쟁위협,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주한미군 이전비용 부담과 군비증강 반대 ▲국가보안법 철폐 ▲민족공조에 의한 평화통일 실현 ▲2005년 통일원년 실현 등을 결의했다.
양대 노총은 결의문에서 "노무현 정권의 (최근) 행태들은 자국민의 안녕과 평화, 진정한 국익을 지키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의 기운을 진전시키려 하기보다는 미국 등 민족분열주의세력들의 강도적 요구에 굴종함으로써 권력의 안정을 보장받으려는 사대매국적 범죄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현 정부를 성토했다.
양대노총은 이어 "우리는 이러한 굴욕적인 주종관계를 강요하고 있는 근원인 한미관계를 반대한다"며 "이라크 점령 미군 철수와 서희·제마부대를 포함한 한국군의 즉각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해 끈질기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