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한가지 싫은게 생기면 영 마음이 좋아지지 않는다. 역시 난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인가보다.
그 긴 점심시간은 뭐하면서 보내는건지 꼭 세시 넘으면 부시럭대면서 뭔가를 쩝쩝거리시는데 영 듣기가 싫어 미치것다.
좋은 사람이었으면 그냥 배고파서 뭐 먹는가보다 할텐데, 관계가 좋지 않으니 사사건건 다 싫어진다.
계산기 두드리는 것 하나만 해도 뭐 뿅망치를 들고 패대기치는것마냥 숫자판을 눌러대는데 어찌나 듣기가 싫은지.
원래 내 자리가 이 위치는 아니었는데, 옆자리에 위치하게 되었고 사이가 안좋아지니 - 여기서 문제는 사이가 안좋아진 이유를 명확히 짚어내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냥 철저히 내가 판단한 내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소통없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는 - ㄹ 이라고 지칭해보자 - 그 ㄹ 은 자신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고 무조건 상대방이 잘못한 것이라고 한다. 백번 양보해서 내가 잘못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으니 그걸 얘기해달라고 하면, 본인이 알 것이라고... 이런 미친......
하아.
아무튼. 처음 시작은 나와의 관계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사람이 백퍼 잘못했고 그 잘못을 알고 있는데 사과는 커녕 오히려 화를 내더라, 에서 시작했는데 그 관계를 풀어보려다가 내게도 감정이 쌓였는지 나를 개무시하는 행동을 하더니 급기야 나에게만 소시오패스같은 행동을 해대고 있다.
본인은 말도없이 한시간동안 자리이탈하면서, 내가 외부업무중인데 뜬금없이 어디갔냐고 하면서, 국장님께 보고하고 갔다고 하니 자리를 비울 때는 옆사람에게 언급을 해 주는 것이 예의라고 얘기를 하더라. 사실 그런거정도는 그냥 나도 개무시하고 마는데 - 오히려 ㄹ 의 행태를 아는 국장님이 따로 전화를 해서 본인이나 잘 할 것이지 왜 저러냐고 핏대를 세웠었는데.
모르겠다. 지금은 그마저도 없고.
나도 개무시당하면서 계속 관계개선을 위해 시도할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다른 액션을 취하고 싶지 않아서 개무시로 가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내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그런데 저 ㄹ은 이런 상태가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나와의 사이에 있는 파티션 위로 모니터와 문구함들을 쌓아놓고 장벽을 만들더니 이제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부시럭대며 먹고 사래걸려 기침하고 생난리가 아니다. 문서를 전하기 위해 가까이 갔더니 책상위에 온갖 견과류를 펼쳐놓고 있었고 그 다음에는 볼이 빵빵해지도록 입에 뭔가를 넣고 씹다가 내가 서류를 주러 다가가니 입다물고 고개를 돌리는데 그 옆으로 볼이 미어터지게 튀어나온 것이 보일정도다.
아, 나는 정말 이런것이 너무 싫다. 싫다고 생각하니 더 싫어지고 있어서 도무지 이성적으로 대하지를 못하겠다.
처음엔 참고 있다가 한달이 넘도록 계속되니, 아침 출근하는 그 시간부터 냄새나는 걸 꺼내 먹고 싶은지... 사무실 들어오는 순간 냄새가 퍼지고 있으니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열어버렸다. 그래도 본인은 못느끼는지.
그리고 이제는 뭔가 부시럭대며 먹을때마다 밖으로 나가버리거나 일부러 전달할 서류가 있으면 전해주곤 했는데 그마저도 무신경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런 눈치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사회생활하면서 이런 상태로까지 오지는 않았겠지.
인사이동이 언제쯤 이뤄지려나, 기다리고만 있다. 나의 부서이동은, 너무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서 이뤄질 수 없을 것이고. 저 자의 인사이동만을 기다려야 할텐데. 직장내 괴롭힘으로든, 그들의 공동체에 꼬질러넣든 뭔가 행동을 취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사무실을 그만두지 않는한 그와 비슷한 또다른 관리자가 등장할텐데 어쩔건가. 그냥 참아야지.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모른척하는 사이코패스 같은 자에 대해 아무도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러니 나도 감정을 끊고 진정 개무시를 해야하는데, 이게 또 쉽지 않으니. 나는 아무래도 대문자 T가 아닌가보다.
그래도 한때는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만 판단을 해서 '너무 냉정하다'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변해버렸을까.
스트레스 상황이 계속되니 이성이 마비된 것일까.
다 때려치우고 하고픈것만 하면서, 보기 싫은 것들 안보면서 살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오려나.
덧. ㄹ은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걱정할정도로 집에서는 잘 안먹는다고 하는데, 혼자 고기 2인분을 먹는 사람이고 출근하고 바로 뭔가를 먹는 사람이고 - 집에서 아침을 꼬박꼬박 먹을텐데도 - 늦은 점심을 먹고, 심할때는 퇴근하기 전에도 뭔가를 집어 먹다가 간다. 그러고서는 집에서 못먹는척하는건지, 여기서 처 드시니 집에선 못 먹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