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정호승 시집, 새벽편지(민음사)에서 <부치지 않은 편지> 전문.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그가 남긴 눈물은 그를 아끼던 이들의 가슴에 강물로 남아 출렁이고, 그의 사랑은 노래가 되어 우리들 가슴속에 소용돌이친다.
그는 떠났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그의 노래가 남아 있는 한 그는 살아있다. 우리들 가슴속에.
이런 마음을 담고 싶었다.
그가 그리워 하던 따뜻한 세상, 그가 꿈꾸던 좋은 노래.
그것은 이 음반에 참여한 여러 노래꾼(가객)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며 <가객>이란 음반 제목은 바로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삶을 바쳐 한 시대를 노래하는 노래꾼들의 '숨결'을 상징한다.
- 96년 겨울 백창우...
*************************
그의 노래를 부른 이들 노래꾼들의 마음과 지금 그의 노래를 듣는 나의 마음이 다르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