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을 솔직히 털어놓기란 쉽지 않다. 책을 쓰는 일도 '내 자신을 모두 내어놓는' 일이기에 힘들긴 마찬가지다. 사랑이란 자신을 내어주는 것. 인간사의 갖가지 문제들, 하느님과의 관계, 내가 추구하는 것들을 써봐야겠다. 멀리 내다보면, 인간사란 도움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니, 내 자신에 대해 써보자... ... 나는 전기 작가도 아니요, 저술가도 아닌 저널리스트일 뿐이다. 주위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나 병고와 굶주림과 비애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루 중 수많은 시간을 펜을 놀려 글을 쓰는 일이란 더없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렇다고 썩 잘 된 글을 썼다는 생각도 안든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했다. - 기나긴 고독에서, 도로시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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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적인 세상의 고통에 직면했을 때, 도로시는 우리가 삶의 기쁨과 아름다우에도 귀기울여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태양과 달과 별, 우리가 사는 이 섬을 에워싸고 흐르는 강, 만에서 부는 시원한 미풍 등에서 아무런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 세상 비참함의 극치에 덩달아 한몫 거드는 셈이다" 칼럼을 쓸때 도로시는 자주 도스토예프스키의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구원받으리라"는 말을 인용했다.
비록 여러 주교들과 수도원들의 야심만만한 건축 계획에 분개하기는 했어도 도로시는 저들의 아름다운 교회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것까지 아까워하지는 않았다. 그렇다, 분명히 이들 가난한 교회로 가야 할 많은 돈들이 엉뚱한 곳에 쓰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도로시는 교회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고요와 평화와 휴식뿐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까지 찾았던 휴식처를 보았다. 이것들은 빈민가에서도 무시되어서는 안 될 가치들이다. 전임 신문 편집장이었던 톰 코넨은 이같은 도로시의 생각을 다으의 이야기와 연관지었다.
어느날 한 여인이 '가톨릭 노동자'에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를 기증했다. 우리는 도로시가 그것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보석상에 가 돈으로 바꿔올 수도 있었다. 다이아몬드 반지 한 개 값이면 한달치 콩을 사고도 남을 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오후, 도로시는 가끔 우리에게 끼니를 얻어 먹으러 오던 혼자 된 어느 노파에게 그 반지를 주었다. 그러자 누군가가 "그 반지를 팔면 1년치 집세를 치르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항의했다. 도로시는 그런 항의를 예상했다는 듯 그 노파에게도 존엄성이 있다고 하면서 노파가 원한다면 그것을 팔아서 집세도 낼 수 있고 바하마로 여행을 갈 수도 있었을 것이며, 아니면 그저 감탄을 연발하며 갖고만 있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하느님께서 부자들만 위해 다이아몬드를 만드셨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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