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김소진 문학전집 3
김소진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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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편소설 읽기를 잘 하지 못한다. 소설로 그려지는 우리시대의 이야기에 담긴 뜻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가 더욱이 김소진의 소설을 읽는다는 건 힘든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김소진의 이야기에는 뭔가 여운이 남는다. 뭔가 이제 시작할 듯 하는데 이야기는 벌써 끝맺음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잠시 멈춰 그 느낌을 되새김질 해 본다. 나와는 동떨어진 듯한 이야기들.. 그래서 꾸며진 이야기구나, 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가지만 어느새 내가 읽고 있는 것은 단편소설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일기장을 들춰보는 느낌이 들게 된다. 자꾸만 김소진의 삶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는 것은 그런 이유때문이겠지.

노곤하게 찌든 민중의 삶을 이야기 하여 선동하는 것도, 부유하게 사는 상류 지식인의 삶을 이야기하며 풍자하는 것도 아닌... 그런 적나라함이 없기에 어쩌면 이렇게 여유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의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삶, 아둥바둥 거리며 어떻게든 나는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김소진의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책을 덮을 때쯤에는 잊지 말아야 하는 것, 외면해서는 안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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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1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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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씌여진 책이어서 그런지 첫부분을 읽다보면 어딘가 가벼워보이는 느낌이 있다. 물론 내가 알지 못했던 부분이 나오면 조금 무거워지기는 했지만.

처음엔 쉽게 풀어쓴 철학 이야기구나 라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고, 어느 부분쯤에서는 철학적 질문과 철학사상에 대한 더 깊은 설명이 듣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 두번째권을 읽게 되면서부터는 책에 나온 이야기들과 관련해서 다른 참고자료를 뒤적여보게 되었다. 그만큼 책이 재미있어졌다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시간이 지날수록 철학에 대한 흥미가 더 깊어졌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추리 형식의 이야기 구성은 결말이 너무 빨리 빤히 보여버려서 재미없을 것 같았지만, 생각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짓게 될지 궁금해서 오히려 그러한 것이 더 세번째권을 읽는 속도를 높였던것 같다.

괜히 수박 겉핥기 식의 철학 이야기가 되어버릴지 몰라 읽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읽게 된 것이 후회될 정도이다. 주요 핵심사상이 역사의 흐름에 따라 짜임새 있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야기 구성 역시 무작정 책을 따라 읽어가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찾아나갈 수 있게 되어있다.

철학 이야기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한번쯤 훑어보는 것으로, 더 많은 흥미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참고자료를 뒤적여보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면서 철학적 사유를 해 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시간을 유쾌하게 만들것이라 생각하며, 청소년에게는 필독서로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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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Fat Cat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
무코야마 아츠코 외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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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조금(?) 할 줄 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는 없을것이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처럼 빤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사실들을 얼핏 건드리기만 한 이 책을 보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영어가 흥미의 대상으로, 재미있게 한번 익혀볼만한 것으로 생각이 바뀔것이다.

사실 내가 살아가는데 영자신문을 읽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영어 사용자들과 학술토론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내 생활에 유익함을 가져다 줄 만큼의 영어능력을 갖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영어능력을 갖는 과정 역시 학문의 탐구가 아니라 내 삶을 유용하게 즐기기 위한 것으로써 말이지.

영어방송을 보고 들으면서, 영어학습교재를 읽으면서 유쾌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재미있게 영어를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라 기억될 듯 하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벼운' 책이 싫으신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책임을 염두에 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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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폴 오스터 지음, 김경식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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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는 짧게 나온다.물론 다른 크리스마스 이야기처럼 무척 감동적이고 따뜻하고 사랑이 넘쳐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이처럼 짧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끝이 나버리지 않는다.'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아무리 폴 오스터가 썼다고 하지만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다는건 선뜻 맘이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좀 오래전에 꽤 광적으로 좋아하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시나리오를 읽고서 잘 이해를 하지 못했던 기억때문에 더더욱 맘이 내키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머, 크리스마스 이야기라는데...사실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이든 유쾌함과 감동이 넘쳐나게 되어있는거 아닌가 말이지.

어쨋거나 읽었다. 그 유명한 '스모크'라는 영화의 시나리오랜다. 하지만 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마구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폴 오스터가 쓴 영화 시나리오는 그의 소설과는 달리 감추어진 것보다는 내게 보여주는 것이 참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지금 크리스마스와는 좀 동떨어진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이 책은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느낌이 드는 건 그때문인것 같다. 폴 오스터가 말하고자 하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해마다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이지만 언제나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것처럼, 매일 되풀이되는듯 보이는 일상의 삶 역시 우리에게는 특별한 삶이며 그러한 일상의 삶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 믿고 싶은 건 나의 확대해석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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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전당포 살인사건
한차현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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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에 나무 한 그루가 벼락을 맞아 두쪽으로 갈라졌어. 너무 깊은 산속이라 세상 어떤 사람도 아직까지 그 나무를 본 적이 없대. 그 나무가 벼락을 맞았을 때 소리가 났을거 같아 안났을 거 같아?><넌센스 퀴즈야, 심리 테스트야?><우리들 모두, 차연이고 나고, 언제 어디서나 다른 누군가의 시선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야. 사람은 혼자가 아니거든. 혼자일 수도 없지. 세상은 그래서 온갖 시선과 시선들이 얽혀 돌아가는 거고>...얼뜨기 대학생활 시절에 선배 하나가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지금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여기, 재떨이가 하나 있지. 그런데 지금 아프리카 원시림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이 문명의 발명품 중 하나인 재떨이가 존재하고 있을까?'왜 나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 그 한가지 질문을 기억하고 있을까...존재에 대한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바로 그때 고민을 했어야 하는데, 나는 여전히 지금도 그에 대한 해답을 헤매고 있을뿐이다...'사람은 혼자가 아니고, 세상은 그래서 온갖 시선과 시선들이 얽혀 돌아가는 거'라는 말 속에는 '존재'를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뜻일까? 그것도 잘 모르겠네.

어쨋거나 '영광전당포 살인사건'은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를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책을 집어들었다가 전혀 맞닿지 않는 느낌으로 책을 덮게 되는 책이다. 물론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또한 깊이 생각하다보면 머리가 아플지도 모르는 책이기도 다.
참으로 뜻밖의, 멋진 소설이기도 하며!지금의 정치, 사회현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요즘은 흔한 말로 '상생(相生)'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과거의 희생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그래서 소설 속 '차연'의 말은 참 의미깊게 들린다.'화해, 를 원한다'는 말.그래서 그는 자유를 얻었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라스꼴리니꼬프의 새로운 삶이 아니라, 한차현이 얘기해 주는 '차연'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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